장마가 시작되면서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이뤄지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안가에 토사 등이 바다로 직접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12일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고, "토사와 임목폐기물들이 바다로 유입되면서 연안이 흙타물로 변하고 있다"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범대위는 "장마대비를 미처 하지 못한 해군기지 공사현장은 환경단체와 강정마을회가 지적했던 우려들이 실제로 나타나고 말았다"며 "지난 10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서귀포지역은 하루 동안 88mm의 강수량을 기록했는데, 이로인해 해군기지 공사장의 토사와 임목폐기물 등이 인근 바다로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비가 그친 다음날 현장을 확인했는데도 아직까지 인근 바다는 흙탕물이었고, 토사는 계속해서 유출되고 있었다"며 "임시로 만들어 놓은 침사지는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규격이 작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흙탕물 색깔로 변한 물 위에 임목폐기물 잔해가 떠 있다. <사진=범대위, 헤드라인제주>
가배수로 및 침사지 등을 만들지 않은 현장. <사진=범대위, 헤드라인제주>
흙탕물로 변한 현장. <사진=범대위, 헤드라인제주>
일부 침사지는 토사의 침사기능 없이 바로 바다로 연결된 관로로 유출하도록 만들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가배수로를 충분히 만들지 않아 바다로 직접 유출되는 토사와 임목폐기물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범대위는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바닷가 주변은 흙탕물로 변하고, 임목폐기물 잔해가 물위에 떠다니고 있었다"며 "해안가의 검은색 암반은 흙빛으로 변해있기도 했고, 다음날인 11일에도 적은 양이지만 계속해서 토사가 섞인 물이 바다로 흐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해군측에 토사유출을 저감하기 위한 방안이 미흡하다며 빠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었지만 해군은 늑장대응으로 일관해 오다 제주도청 관련부서 공무원의 방문 후에야 임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조치 역시 미흡해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장마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토사가 인근 바다로 직접 유입되는 일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무리한 공사강행으로 벌어진 일인 만큼 해군은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고, 강정마을회 및 환경단체 등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