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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복, 맹문재 엮음, <벌레마을에서 달나라까지>, 푸른사상, 2019년 10월.
벌레 마을에서 달나라까지
― ‘푸른사상 동시선 50’을 기념하며
맹문재
1.
2011년 12월 20일 ‘푸른사상 동시선’의 첫 권으로 『달에게 편지를 써볼까』가 간행되었습니다. 권현형․맹문재․박완호․서안나․이승희․장인수 시인이 함께한 합동 동시집이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는 일이어서 기쁨이 컸고 나름대로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다른 장르보다 시장성이 있다고 주위의 문인들이 권유한 면도 있었지만 아동문학의 영역을 개척해보고 싶어 다른 출판사에서 간행된 동시집이며 동화집 등을 서점에서 면밀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 작품의 수준이 낮았고 편집도 엉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기획을 잘하면 아동문학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동시집의 삽화를 아이들이 그리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기존의 동시집들은 삽화가 지나치게 강하고 세련되어 작품이 그림에 묻히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전문 화가의 그림보다는 구도나 색깔이 세련되지 않아 눈길을 끌지 못하겠지만 그 점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친밀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그림을 삽화로 사용한 또 다른 이유는 동시집을 만드는 데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시인의 동시집을 읽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함께 창작하는 존재로 만들어주려고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삽화를 그린 아이들의 이름은 물론 소속 학교와 학년을 동시집에 밝히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저작권을 인정한 것이지요.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동시를 읽고 이해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에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시인들 중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의 수준이 낮아 자신의 작품도 낮게 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낸 분도 있습니다. 저는 빙그레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푸른사상 동시선의 작품 수준이 삽화에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삽화로 사용하는 것은 푸른사상 동시선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푸른사상 동시선의 표지 디자인을 통일시킨 점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둥근 원은 지구 혹은 우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 안에 아이들의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둥근 원은 아이들의 마음이 모나지 않기를 바라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둥근 원 안에 들어 있는 그림은 동시집의 주제를 집약시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종상 시인은 『강아지 호랑이』 『손으로 턱을 괴고』 『벌레 마을 다문화 가족』, 서향숙 시인은 『자음 모음 놀이』 『땅속 거인』 『바글바글 무지개 마트』, 한혜영 시인은 『닭장 옆 탱자나무』 『큰소리 뻥뻥』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성환희 시인은 『궁금한 길』 『인기 많은 나』 『놀래 놀래』 등 세 권씩 간행해 푸른사상 동시선을 빛내주었습니다. 하빈의 『수업 끝』 『진짜 수업』, 신이림의 『발가락이 먼저』 『춤추는 자귀나무』, 김경구의 『앞니 인사』 『사과 껍질처럼 길게 길게』, 김이삭의 『바이킹 식당』 『감기 마녀』 등도 동시선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이외에 스물여덟 명의 시인들이 푸른사상 동시선에 함께해주었습니다.
2.
김종상의 『강아지 호랑이』는 동물들을 집중적으로 그린 동시집입니다. 강아지, 개구리, 고양이, 곰, 거북이, 고슴도치, 낙타, 돼지, 사자, 염소, 토끼 등 60마리의 동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 꼬리를 물려고/뱅글뱅글 돌다가//제 그림자 밟으려고/깡충깡충 뛰지요//그러다가 싫증나면/골목길로 탈래탈래”(「강아지」 전문)라고 노래했듯이 동물들의 특성을 재미있게 그려내었습니다.
김종상은 『손으로 턱을 괴고』에서는 과일나무와 곤충과 아이들의 마음 등을 실감나게 그렸습니다.
하늘을 끌어내려서
달과 해를 가슴에 품고
우주만 한 무게로 섰어요
매미도 감나무에서는
‘감, 감, 감! 나무, 나무∼!’
감나무를 노래하고 있어요.
― 김종상, 「감나무」 전문
위의 작품에서 “감나무”는 하늘과 달과 해를 품고 있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주와 함께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매미”는 그것을 알고 “감나무”의 이름을 “감, 감, 감! 나무, 나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감나무”를 존귀한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김종상의 또 다른 동시집인 『벌레 마을 다문화 가족』은 개미, 거미, 굼벵이, 귀뚜라미, 노랑나비, 달팽이, 메뚜기, 반딧불이, 바퀴벌레, 잠자리, 하늘소 등 60마리의 벌레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벌레는 생김새가 징그럽지만 애정을 가지고 살펴보면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배추꽃이 좋아서/배추밭만 찾아요/배추꽃이 하얘서/날개도 하얀 나비/서로가 좋아하면/서로가 닮나 봐요.”(「서로가 좋아하면― 배추흰나비」 전문)라고 노래한 데서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서향숙의 『자음 모음 놀이』는 한글을 집중으로 노래한 동시집입니다. 기역(ㄱ)부터 히읗(ㅎ)까지의 자음과 아(ㅏ)부터 이(ㅣ)까지의 모음을 제재로 삼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한글을 아이들의 유사한 행동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국제어로 사용되고 있는 영어의 중요성을 인식해 알파벳 에이(A)부터 제트(Z)까지도 노래하고 있습니다.
친구 집 담장에
팔 걸치고
마당에서 놀고 있는
친구를 훔쳐보고 있다
담에 붙은 몸
낑낑대지만
떨어지진 않는다
쪼올깃 쪼올깃
찰떡같은 몸
쿵닥쿵 쿵닥쿵
좋아하는 맘.
― 서향숙, 「ㄱ(기역)」 전문
위의 작품은 한글 자음 “ㄱ”의 생김새를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좋아해 몰래보는 것으로 그렸습니다. “담장에/팔 걸치고/마당에서 놀고 있는/친구를 훔쳐보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쪼올깃 쪼올깃/찰떡같은 몸”이나 “쿵닥쿵 쿵닥쿵/좋아하는 맘”에서 볼 수 있듯이 의태어나 의성어의 사용으로 아이의 좋아하는 마음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땅속 거인』에서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여행에서 느끼고 감동한 면을 소개했습니다. 삽화 대신 작품의 제재와 관련된 사진을 수록했습니다. “와카티프 호수 속에는/마알간 유리가/가득 들어 있나 봐/속이 환히 비쳐 보이지//참 이상한 건/호수 면이/조금씩 높아진다는 거야/우리 가족 사랑이 두터워지는 것처럼//호수 앞에서/깊게 심호흡하는/내 마음속에/함빡 들어찬 아빠 엄마의 사랑.”(「남섬 와카티프 호수」 전문).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고사성어가 있듯이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세계 여행의 필요성과 가치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서향숙은 『바글바글 무지개 마트』에서 어린이들의 꿈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현실 생활에 진열하였습니다. “은설이와 함께한/엄마놀이가 얼마나 재밌는 줄/우리 말고는 아무도 모르지/특급 비밀이거든/친구와 함께/집보기 하는 날의/최고 놀이야/빨간 엄마 립스틱을/뻬뚤 빼뚤/입에 바르고/서로 마주보며/까르르 깔깔/우리에겐 원피스 된/엄마 블라우스 차려입고/큰 하이힐도 멋지게/신어 보았어//우린 멋쟁이 꼬마 엄마다!”(「엄마놀이」 전문)라고 노래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빨강 무지개, 주황 무지개, 노랑 무지개, 초록 무지개, 파랑 무지개, 남색 무지개, 보라 무지개 등 색깔별로 어린이들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혜영은 첫 동시집 『닭장 옆 탱자나무』에서 “암탉이 알 낳았다고/꼬꼬대액! 꼭꼭 꼬꼬대액! 꼭꼭꼭/자랑, 자랑을 했다//닭은 진짜 바보다/알 낳을 때마다 저렇게 소문을 내니까/번번이 알을 뺏기지//닭장 옆에 세들어 사는/탱자나무/노란 알을 그득하게 품고서/혼잣말로 중얼거렸다”(「닭장 옆 탱자나무」 전문)에서 보듯이 풍부한 상상력과 해학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가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와 학원까지 날아가 살펴본 것이나, 꿀벌을 단벌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노동자로 상상한 것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면은 두 번째 동시집 『큰소리 뻥뻥』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윗돌에 공룡 발자국이 선명하다.//쪼르르 내려온 참새가/제 조그만 발을 견주어보며/큰소리 짹짹! 친다.//“우리 아빠의, 아빠의/아빠 발이 이렇게 컸단 말이지!”//공룡 발자국이/제 조상의 것이라고/큰소리 뻥뻥! 치고 있다.”(「큰소리 뻥뻥」 전문)에서 확인됩니다. 활달한 상상력에 더해 탄탄한 구성력으로 작품의 재미는 물론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한혜영은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에서도 뛰어난 상상력, 구성력, 비유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기장을 펼쳤는데
개미가 뽈뽈거린다
헐, 개미가
학교까지 따라오다니
지금쯤 난리 났겠다
개미 엄마랑 아빠
형이랑 누나가
막내 찾는다고 난리 났겠다
어쩌면 좋지?
개미는 파출소가 없으니
데려다 줄 수도 없고
― 한혜영,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전문
위의 작품에서 아이는 집에서 쓴 일기장을 책가방에 넣고 학교에 가져와 펼쳐보다가 “개미”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순간 아이는 “지금쯤 난리 났겠다/개미 엄마랑 아빠/형이랑 누나가/막내 찾는다고 난리 났겠다”고 상상합니다. 그리고 개미를 돌려줄 방법을 궁리하다가 “어쩌면 좋지?/개미는 파출소가 없으니/데려다 줄 수도 없고”라고 고민합니다. 구어체를 활용하고 탄탄한 구성력을 갖춰 “개미”를 살리려고 애쓰는 아이의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져옵니다.
성환희는 첫 동시집 『궁금한 길』에서 가족과 친구와 이웃은 물론 자연 대상을 구체적으로 그렸습니다. “천천히 가라/넘어진다//아빠가 말합니다/등 뒤에서//얘야, 조심해라//할머니가 말합니다/아빠한테//쉬엄쉬엄 가세요/어머니//엄마가 말합니다/ 할머니께”(「소풍」 전문)에서 볼 수 있듯이 가족 사랑이 여실합니다. 『인기 많은 나』 『놀래 놀래』 등의 동시집에서도 가족, 친구, 이웃, 생명체 등을 친밀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책상 앞에 앉은 나를
햇살이 부른다.
바람이 부른다.
강물이 부른다.
“시험 끝나고 보자.”는
내 말,
잊었나 보다.
― 성환희, 「인기가 많은 나」 전문
위의 작품에서 아이는 자신이 “인기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시험공부를 할 수 없다고 능청을 부리고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햇살”과 “바람”과 “강물”이 놀자고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위의 작품은 독자에게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는 것만이 공부이고 “햇살”과 “바람”과 “강물”과 함께하는 것은 공부가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시험과 진학만을 추구하는 현재의 학교 교육에 필요한 공부라고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신이림의 『춤추는 자귀나무』는 꽝꽝나무, 쥐똥나무, 화살나무, 자귀나무, 팽나무, 병꽃나무, 박태기나무, 대추나무, 고욤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은사시나무 등의 나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무 이름과 관계된 특별한 이야기를 한 가지씩 들려줘 나무가 더욱 소중한 존재로 인식됩니다.
김경구의 『사과 껍질처럼 길게 길게』는 사과를 집중적으로 노래한 동시집입니다. 사과의 도시인 충주를 작품의 배경으로 삼고 사과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미래에는 사과를 볼 수 없다는 우려감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김이삭은 『바이킹 식당』 『감기 마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 이웃, 풀, 꽃, 들판, 바다 등을 따스하고도 재미있게 그렸습니다. 구체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비유들이 눈길을 끕니다.
하빈은 『수업 끝』 『진짜 수업』에서 감각적인 표현들로 동시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변기를 제재로 삼고 쓴 13편의 연작 동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정세훈의 『공단 마을 아이들』은 공단 마을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일상을 집중적으로 그린 동시집입니다. 강원도 정선과 사북 등의 탄광촌 아이들을 그린 임길택의 『탄광 마을 아이들』(1990)이 떠올려집니다.
좁디좁은 단칸방이지만
모처럼
모두 함께 자니
꿈만 같다.
엄마 손을 잡고
아빠 팔베개를 하고
잘 수 있어
꿈만 같다.
밤 근무하던 아빠가 낮 근무하는 날.
― 정세훈, 「꿈만 같다」 전문
위의 작품에서 아이는 교대 근무하는 아빠가 야근하는 기간이 끝나 함께 잠잘 수 있게 되었다고 마냥 행복해 합니다. 풍요롭지 못한 환경이지만 아이는 부모를 무시하거나 원망하지 습니다. 오히려 가난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부모를 이해하고 끌어안습니다. 가난한 형편에도 주눅 들지 않고 생활하는 아이의 모습이 감동을 줍니다.
김성범의 『콧구멍으로 웃었다가 콧구멍으로 기억한다』는 염소를 데려와 키우다가 헤어지기까지 그린 동화 같은 동시집입니다.
새끼 염소 두 마리가
아빠 고물차에 실려 왔다.
꽁무니를 뒤로 빼고 버티다가
펄쩍펄쩍 뛰어오르다가
음매에에
요란스럽다.
그래 봤자 소용없다.
이제 너희들은 나랑 함께 살아야 한다.
염소 앞에 쪼그려 앉으니
히죽히죽 웃음이 나온다.
넌 월평리에서 왔으니, 월평이
넌 신기리에서 왔으니, 신기
아,
좋다, 이름!
월평아∼
신기야∼
― 김성범, 「이름 짓기」 전문
위의 작품은 “월평이와 신기가 도깨비 마을로 이사를 온 날” “요 녀석들을 주인공으로 동화를 한 편 써 봐야지,/했는데 시가 되었네요.”라는 ‘시인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염소 두 마리를 키우면서 일기처럼 쓴 연작 동시 중의 한 편입니다. 아이는 염소를 “월평아∼/신기야∼”라고 부르면서 매일 먹이를 주고 똥을 치우고 표정을 바라보고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염소와 아이의 관계를 통해 인연의 소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서안나의 『엄마는 외계인』에는 서유리(일산 은행초교 2학년)가 그린 몇 장의 그림이 삽화로 쓰였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소아암으로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고 투병 생활하는 병실에서 그린 것들입니다. 서유리의 그림에는 병을 이겨내려고 하는 의지와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4.
박소명의 『꿀벌 우체부』, 장영복의 『울 애기 예쁘지』, 김춘남의 『앗, 앗, 앗』, 손일수의 『힘센 엄마』, 신현득의 『세종대왕 세수하세요』, 박방희의 『우리 집은 왕국』, 조소정의 『중심잡기』, 한선자의 『벌레는 디자이너』, 금해랑의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홍희숙의 『웃는 얼굴 좋아서』, 한상순의 『병원에 온 비둘기』, 김지원의 『엄마만 애쓰고』 등도 푸른사상 동시선의 목록을 채워주었습니다. 1959년부터 동시를 써온 신현득 선생님의 참여는 푸른사상 동시선의 권위를 한층 더 높여주었습니다.
정은미의 『호수처럼』, 신현옥의 『무얼 하고 있니?』, 유은경의 『괜찮아, 나니까』, 심강우의 『쉿!』, 유종선의 『내 방에 찾아온 해님은 네모』, 이준섭의 『사각사각 내려온다』, 방승희의 『의사 삼형제』, 이시향의 『아삭아삭 책 읽기』, 하미경의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 오창화의 『송아지는 힘이 세다』, 박해경의 『두레 밥상 내 얼굴』, 이순주의 『나비의 방석』, 김지연의 『피자의 힘』 등도 푸른사상 동시선을 빛내주었습니다.
‘푸른사상 동시선 50’ 이후에도 동시집의 간행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상의 다락방 이야기들로 환경이나 생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심효숙의 『지구 사용 설명서』, 우리나라의 어린이날을 제정했을 정도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한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계승하고 있는 장정희의 『고양이 입학실 날』이 그 산물입니다.
맹문재 ∣ 시인 · 안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