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을 비포장 길을 걸어 다녔다.
비만 오면 움푹 파인 길에 흙탕물이 고여 그 흔한 백바지 한 번 입어 보지 못하고 뽀족 구두 한 번
제대로 폼나게 신어 보지 못했다. 한 가구만 산다는 이유로 13년을 말 없이 걸어다녔다.
굵고 거친 돌들이 군데 군데 박혀서 차라도 타고 들어 돌때면 덜컹 덜컹 거리는 통에
신경 쓰지 못한 달걀들은 터지기 일쑤고 짜장면 배달 아저씨도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무조건
오기 싫다고 하던 오지 같지 않은 외딴집 풍경이 이젠 확 달라졌습니다.하파 동네 다리 입구에서
우리집 까지 이제 시원하게 레미콘 포장이 되어서 사람도 차도 미끄러지듯이 우리집까지 시원하게
들어 올 수 있답니다. 그 동안 누추한 가옥구조와 흙먼지 일어나는 거친 길 때문에마음 놓고
누군가를 초대하지 못했답니다.
마치 구멍난 메리야스를 입고 있는 내 모습 같아서...
방금 2선거구 모임을 갖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 멋지게 포장 된 길을 걸어 오면서
깡총깡총 뛰어서 왔답니다. 너무 좋아서.. 너무 고마워서... 아무도 지금 나의 기분을 알지 못합니다.
살아 보지 않았슴으로...
이제 우리집에서 동네 입구까지 시원하게 길이 보입니다. 너무 행복한 풍경입니다.
마당도 포장되고 길도 포장되고 이젠 조금 거칠고 메마른 내 마음의 그늘만 고운 물감으로 물들이고
분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새로 난 길 위로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맛난 만돌이 곶감을 사러 달려오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엄머나! 언니 넘 좋겠수당 인제 애들 피자, 치킨, 자짱면,생맥(?) 마음껏 시켜 줄 수 있겟수당. 나도 그길 한번 뛰어 볼때가 올까?.....늘 잦은 카페 방문으로 분위기 업....좋은 주말 보내시옹...
한번 걸으러 가야겠는데요~~
인숙동지 나도한번 걸어봐야겠네 얼마나 좋을찡.............좋은일있길바라겠습니다
언니 글을 읽을때마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