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통령 김재익 박사 (1)각하와의 만남

먼저 1983년10월 9일 아웅산 국립묘소 폭발사건으로 고인 된 김재익 경제수석 비서관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일찍이 제5공화국에서 경제의 흐름을 가장 잘 파악 하고 있었고. 파산직적에까지 온 이 나라 경제를 김재익 박사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세월이 흐른 후에야 그런 평가를 하게 됩니다. 문민정부 시절이후 나라가 부도가난 후 각하도 어느 사석에서 다시 이 나라의 경제를 맡으신다면...기자의 질문에 김재익이를 데리고 오면 몰라도...하시면서 찾았셨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80년5월 재무부차관 발령을 앞둔 박봉환씨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으로부터 “차관으로 영전하면 앞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질 테니 당신과 똑 같은 사람을 한명 추천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당시 경제과학 심의회 사무국장이었던 박씨는 全사련관의 “경제가정교사”였다.널려 알려져 있다시피 전두환 장군은 10.26이전부터 경제 과외를 따로 받고 있었다. 그는 매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박봉환씨는 자신의 후임 “독선생”후보로 두 명을 추천했다. 재무부 국제금융국장이던 이준성씨(전재무부장관)와 기획원 기획국장 이던 김재익씨였다. 출중한 실력은 물론 사심이 없고 고도의 균형감각까지 갖추어야만 넘버원 실세의 가정교사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의 약력과 추천사유를 들은 全사령관은 아무 말 없이 김재익씨 쪽에 낙점을 했다. 이순간이 김재익박사 개인으로는 46세의 이른 나이에 미얀마에서 운명을 달리하게 된 사실상의 갈림길이었다. 김재익박사는 1938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났다. 9남매 중 막내로 모친이 43세라는 늦은 나이에 얻은 터라 부인 李씨가 가끔 “당신은 노인아들”이라고 놀렸다고 한다. 6.25전란 중에 부친이 희생됐고 형들 중 3명도 그 와중에 행방불명되었다. 독실한 카톨릭 집안으로서 金박사의 곧고 맑은 성품이 종교의 영향 때문이라고 짐작하는 이가 많다. 누나 중 2명은 수여로 각각 성심여대 학장, 성심수녀원 원장을 지냈다. 서울로 이사와 명문 경기중을 거쳐 경기고에 입학한 김박사는 고교2학년을 마치고 검정고시를 치러 56년 서울대 정치학과(외교학 전공)에 합격했다. 수재 중의 수재들만 모였던 당시의 경기고에서는 중도에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거뜬히 서울대에 입학하는 사례가 가끔 있었다. 취직 문이 좁다기보다는 아예 문자체가 없었다고 해야 할 정도로 직장구하기가 어려웠던 60년대에 대학을 졸업한 金씨는 한국은행 입행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해 사회에 발을 내딛었다. 이어 68~73년 사이에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통계학,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내면서 그 과정에서 “한국의 천재”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그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이미 70년내 중반에 사우디아라비아.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 金박사를 “수입”해 가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고 한다. 金박사의 대학1년 선배로“경제 자율화의 기수 김재익”이라는 제목의 논문쓴 백완기 교수(고대 행정학과)는 논문에서 대학시절의 金박사에 대한 한 가지 일화를 들었다. “그와 나는한태연 교수의 행정법 강의를 같이 들었다. 시험을 보는데 한태연 교수는 배우지고 않았고교과서에도 없는 문제를 내놓고 그냥 나가버렸다. 학생들 모두가 참고자료를 내놓고 섰다. 마침 에게 참고 될 만한 자료가 있어 옆에 앉은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고맙다는 자세로 정중하게 받았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자료를 들추지 않고 그냥 답안을 쓰고 나서 고맙다고 하면서 그 자료를 돌려주었다. 나는 몹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는 잘난 척 하는 선배의 호의를 겸손하게 받아드리면서 자기의 순수성을 지키고 있었다. 金박사의 고향친구이자 대학 동창인 김계익씨는(전교통부장관) 국보위시절의 김박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서로 집이 가깝기도 해서 金박사는 저녁이면 슬리퍼를 끌고 우리집에 자주 놀러 왔어요. 80년은 흉흉한 시절 아니었습니까? 전두환 장군에 대한 세간의 반감도 대단했지요. 나는 金에게 그랬어요. ”야 너 같은 친구가 왜 全장군 같은 자를 받드느냐고“고 노골적으로 면박을 주었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 하는 말이 ”그게 아니야“라는 거예요.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달리 전장군은 부지런한데다 공정 하려고 애쓰고. 가정생활 깨끗하고, 밤잠 안자고 나라 걱정을 한다.“는 겁니다. ”곁에서 잘만 보필하면 괜찮을 사람”이라는 거예요. 나는 기가차서 “이놈아, 예수 믿으면 예수가 제일이고 부처 믿으면 부처가 제일이라더니 너 혹시 권력에 취한 것 아니야”고 했지요. 내게는 그때 10.26사건 수사 발표를 하던 군복차림의 전장군의 독해 보이는 눈매가 좋지 않은 인상으로 남아 있었지요. 그랬더니 김은 “여하튼 지금 이 상항에서 그 양반을 대체할 권력자가 있느냐”고 되묻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