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언약하는 천하제일의 산-황산
중국에서 웅장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산을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없이 황산이라고 이야기 한다. 황산은 그만큼 중국 사람들이 평생에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중국에는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 유명한 다섯 산 오악(五岳)이 있다. 오악은 동악의 태산(泰山), 서악의 화산(華山), 남악의 형산(衡山), 북악의 항산(恒山), 중악의 숭산(嵩山)이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오악에 올라 본 사람은 다른 산들을 눈에 들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황산에 올라 본 사람은 그 오악도 눈에 차지 않는다’라고 하여 황산을 산 중의 산이라고 한다.
황산은 중국 안휘성 남부 황산시의 내흡현, 이현, 황산구, 휘주구에 걸쳐 있다. 이 지역 가운데 154평방킬로미터가 황산풍경구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오백리 황산’으로 불리는 황산국립공원이다. 1982년 중국 국무원은 황산을 일등급 국가중점경관지구로 정하였고 1986년에는 중국 16대 경관 명승지 중 하나로 뽑혔다. 또한1990년 황산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
황산은 옛날에 이산(黟山)이라 불렀다. 당나라 천보6년(747년) 안휘성 남부에 자리한 황산에서 전설의 황제가 불로장생의 약을 먹고 승천했다는 전설에 의해 당현종이 칙령을 내려 황산이라는 이름을 얻게되었다.
황산에는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봉우리가 72봉이 있다. 산 전체가 장엄하고 웅장하며 산세가 험난하면서도 수려하여 천하제일의 경관이라고 찬단한다. 황산에서 내려온 여행객들은 하나같이 마치 선계에 길을 잘못 든 것과 같고 또 아름다운 꿈을 꾼 느낌이라고 이야기 한다.
황산의 봉우리 가운데 유명한 천도봉, 연화봉, 광명정은 황산의 3대봉으로 해발 고도가 1800미터 이상이다. 이 삼대봉을 중심으로 황산의 경치는 절정을 이룬다. 황산의 경관은 기송(奇松), 기석(奇石), 운해(雲海), 온천의 네 가지로 대표된다.
황산의 소나무 잎은 짧고 굵으며 생김새가 매우 특이하다. 어떠한 경우에는 바위에 뿌리를 내리기도 하는데 매우 튼튼하고 굳세다. 황산의 유명한 소나무에는 모두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는데 영객송, 와룡송, 흑호송, 기린송, 포단송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옥병루 앞의 영객송은 해발 1600미터의 험한 봉우리에서 자라며 나무의 나이가 천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가지와 잎이 무성하며 황산을 상징하고 있다.
황산의 기이한 바위는 대자연이 남긴 예술품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 사물, 새, 짐승 등의 형상으로 어떤 것은 마치 실물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으로 사자봉 정상에 있는 원숭이가 바다를 보고 있는 듯한 ‘猴子觀海’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산에 오르면 바다처럼 펼쳐진 구름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황산의 운해는 특별한 운치가 있다. 기이한 봉우리와 바위, 오래된 소나무가 구름에 가려진 모습이 한층 아름답게 보인다. 황산은 일년 중 안개 구름으로 덮이는 날이 200 일이 넘고 구름과 안개의 변화가 불규칙하다. 어떤 때는 풍랑이 없는 바다와 같다가도 흰 구름파도가 거세게 휘몰아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황산은 서애, 동해, 전해, 후해로 불리기도 하였다
황산의 온천은 매우 독특하다. 온천의 수온이 섭씨 92도이고 오랜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유량이 안정적이어서 매 시간당 약 48톤이나 솟아난다. 수질이 투명하여 맛이 달아 마시기도 한다. 황산에 여행온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이곳에 몸을 담그고 싶어한다. 이백(李白), 가도(賈島) , 서하객(徐霞客), 석도(石濤) 등 같은 역사상 많은 문인묵객들이 일찍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며 이곳을 찬미하는 많은 시문을 남겼다.
삼월의 봄바람이 대지에 불어오고 물소리가 노래하듯이 경쾌하게 흐르기 시작하면서 황산의 봄은 조심스럽게 찾아온다. 새하얀 망춘화가 가지 끝에 피어난 분홍색의 복숭아꽃, 노란색의 수국화, 빨간색의 진달개가 경쟁하듯 만발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만든다. 숲숙에는 구관조가 지저귀고 다람쥐는 산길에서 뛰어 놀기에 정신이 없다. 보슬비가 흩날려 황산의 산색은 희미하고 구름은 가볍고 부드럽게 떠다니고 겨우내 잠들었던 산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황산의 봄은 화려한 화원이며 생명력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세계이다.
폭포의 물줄기가 힘차게 떨어지면서 황산은 여름을 맞이한다. ‘하룻밤의 비로 사방이 폭포가 된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을 정도로 황산은 폭포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 폭포들은 황산을 찾는 여름철 여행객들에게 잠시 쉬었다 갈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비가 그친 산봉우리는 구름과 안개로 둘러싸여 망망 대해의 구름바다를 이루고 있다. 하얗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바위에 떨어져 만들어진 천년의 폭포는 장관을 이룬다. 산 속에서 비가 내리고 나면 더욱 맑고 상쾌해 지는데 황산의 여름 평균기온은 겨우 16도 정도이기 때문에 피서하기에 안성마춤이다.
황산의 가을은 아름다운 채색화에 비유할 수 있는데 그림 가운데 시가 있는 사람의 여혼을 울리는 한 수 의 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짙푸른 하늘 아래 미풍에 날리는 구름이 단풍 숲을 빠져나가고 태양이 온산에 뒤덮인 단풍을 비추면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화가 그려진다.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단풍과 산세가 조화를 이루어 기가 막힌 경치를 이룬다. 석양이 지면 빨갛게 물든 노을이 흐르는 구름을 만나 금빛 천지를 만들어낸다.
겨울에는 눈이 휘날리며 내리기 시작하여 조용하게 산골짜기를 뒤덮는다. 천도봉은 마치 은으로 단장한 선녀와 같고 연화봉은 하늘을 향해 눈꽃을 피우게 된다. 우뚝선 청송은 하얀 면사포를 쓰고 있고, 역동적이던 사자바위도 눈 봉우리 속에서 깊은 잠에 바진다. 하룻밤 사이 황산은 은빛의 세계로 변한다. 산에 가득 핀 보석 같은 꽃이 빛나고 사방이 아름답게 꾸며진 옥빛과 같아 다양한 예술품과 같은 경관을 나타낸다. 가볍게 흐르는 구름은 사라졌다가 어느새 나타나 절묘한 장면들이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를 연출한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의 연인들은 산에 올라 사랑을 언약하는 풍속이 생겨났다. 특히 황산에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전설이 전해지는 ‘연리지’가 있고, 열 쌍의 젊은이들이 여행을 왔다가 여덟 쌍이 맺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황산 정인골’이 있어서 더 많은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어 사랑의 언약을 한다. 그래서 황산의 꼭대기 천도봉 정상에 오르는 연인들은 하나같이 자물쇠를 준비한다. 연인들은 정상에 매어져 있는 쇠사슬에 자물쇠를 걸고 사랑을 언약한 후 자물쇠를 채우고 내려오면서 아무도 찾지 못할 산 골자기 깊은 곳에 열쇠를 버린다.
지금도 황산의 정상에는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진 자물쇠가 쇠사슬에 채워져 있다. 쇠 사슬에 하도 많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서 쇠사슬은 보이지 않고 자물쇠들만 주렁주렁 달려있다. 심지어 어떤 자물쇠는 다른 자물쇠의 고리에 채워져 자물쇠가 한 꿰미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혹은 하나에 많은 자물쇠를 채워 넣어 한 송이의 금빛 꽃송이를 이룬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황산의 골짜기에는 자물쇠의 수보다 두 배가 많은 열쇠가 버려져 있을 것이다. 열쇠를 버린 연인들의 언약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