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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殺生)을 하지 말라
[본문]
[阿難又諸世界六道衆生이 其心不殺하면 則不隨其生死相續하리라.]
아난아, 모든 세계 육도의 중생들이 그 마음에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게 되면 생사의 상속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해설]
모든 생명체들이 남을 해치려는 살심(殺心)이 없다면, 그 인과(因果) 작용에 의해서 죽고 사는 문제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생사윤회가 이어진다는 것은 남을 해치거나 죽이기 때문에 그로인해서 서로 간에 인과(因果)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전번(107회) 회의 음욕(陰欲)이 중생의 생사윤회 중 생(生)의 업보와 관련된 요인이 크다면, 이번의 살생(殺生)은 사(死)의 업보와 관련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살생(殺生)은 살탐(殺貪)이 근본이 되어 저지르는 행위이니 이 살탐(殺貪)을 끊지 못하면 모든 세간의 중생이 힘의 강약을 따라서 번갈아서 서로 잡아 먹는 업보가 생긴다는 것이죠. 사람이 개를 잡아 먹으면 개는 죽어서 사람이 되고 사람은 죽어서 개가 되는 식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백생을 거쳐서 수많은 무리가 서로 죽이고 죽으며, 번갈아서 나고 나면서, 서로 잡아 먹고 먹히되 악업(惡業)으로 함께 나고 죽으며 미래세까지 서로 간에 생사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가(佛家)에서는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본문]
[汝修三昧는 本出塵勞어니와 殺心不除하면 塵不可出이니,
從有多智禪定現前이라도 如不斷殺하면 必落神道하야 上品之人爲大力鬼하고
中品卽爲飛行夜叉와 諸鬼師等이며 下品當爲地行羅刹이니
彼諸鬼神亦有徒衆하야 各各自謂成無上道하리라.]
그대가 삼매를 닦는 것은 본래 마음을 더럽히고 몸을 피로하게 하는 번뇌에서 벗어나려고하는 것인데,
만약 살생할 마음을 제거하지 아니하면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비록 지혜가 많아서 선정이 앞에 나타난다 하더라도 만일 살생할 마음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귀신의 세계에 떨어져서 상품은 큰힘을 가진 귀신이 되고, 중품은 나르는 야차와 여러 귀사(鬼師) 등이 되고, 하품은 땅으로 기어다니는 나찰이 되며, 저 모든 귀신들도 역시 그 무리가 있어서 각기 스스로 최상의 도(道)를 성취했다고 할 것이다.
[해설]
구도자는 누구나 정신수행을 하여 오염된 몸과 마음을 정화해서 번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서 영원한 생명임을 깨닫고자 하는 것이지만, 만일 다른 생명체를 해하거나 죽인다면 그 인과작용의 결과로 번뇌고통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비록 열심히 수행을 해서 높은 삼매상태에 도달했다고 해도 남을 해치는 살심(殺心)이 남아 있으면, 마음이 아직 이기적이고 나와 남을 분별하는 분별심이 남아 있으므로 절대 진아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의 "내가 있다"는 존재의식단계에 머물러서 더 이상 깊은 경지로 나아가지 못하는데, 가장 높은 경지까지 간 것은 존재의식의 핵점 부근에 까지 접근하게 되는데, 여러가지 신비능력을 얻고 또 활용할 수 있는 신의 경지까지 가겠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그 능력이 소멸해버리고 보통사람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중간단계의 높은 경지까지 같다고 해도 존재의식과 이원화 번뇌사이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잘난 척이나 하는 가짜도인으로 행동하며, 이것을 하늘을 날라다니는 야차 귀신이나 귀신의 우두머리가 된다고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내 금방 타락하여 번뇌에 끄달리고 만다는 것이죠. 가장 낮은 단계는 존재의식단계까지도 올라가 보지 못하고 탐진치에 매여서 거친 중생의 번뇌 속에서 헤멘다는 것을 땅으로 기어다니는 나찰이 된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위에서 대역귀(大力鬼), 또는 하늘을 나는 야차나 귀사(鬼師), 땅으로 기어다니는 나찰 등은 그 살심(殺心)을 없애지 않고 수행만 하는 구도자가 죽었을 때에 그 죽은 후의 혼이 상급은 대역귀(大力鬼)가 되고, 중급은 하늘을 나는 나찰이나 귀사(鬼師)가 되고, 하급은 땅을 기어다니는 나찰 귀신이 된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 구도자가 살아있을 때는 본문에서 표현한 그 귀신의 수준에 해당하는 살아있는 의식의 높고 낮은 수준으로 비유해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깨달으면 나찰귀신이니 뭐니 아무 것도 없겟지만, 깨닫지 못한 중생입장에서는 육도(六度) 윤회에서 돌고 돌므로, 그 육도도 높고 낮은 수준이 있으며, 하늘도 욕계 하늘, 색계 하늘, 무색계 하늘 등 여러 단계 하늘이 있습니다. 색계,욕계,무색계의 하늘에 있는 존재들이 바로 위에서 말한 야차 등의 귀신을 말합니다.
[본문]
[我滅度後末法之中에 多此鬼神熾盛世間하야 自言食肉으로 得菩提路리라.]
내가 멸도한 후 말법의 시대에는 이러한 귀신들이 세상에 치성하여 스스로 '고기를 먹고도 깨달음의 길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해설]
이 능엄경의 8,9,10장으로 가면 50종의 마구니 경계가 나오는데, 가딱 잘못하면 그 마구니 경계에 속기가 쉽습니다.
그러한 마구니 경계에 있는 자들이 모두 귀신들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부처님의 법이 희미해지는 말법시대에는 구도자들이 고기를 먹으면서도 깨달았다고 자랑하며 사람들을 뫃아놓고 도를 가르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그 말법시대가 바로 지금 현대를 가리킵니다. 말하자면 사이비 도사들이 많이 나와서 구도자들을 헷깔리게 한다는 것입니다.
[본문]
[阿難我今比丘로 食五淨肉이나 此肉皆我神力化生이라 本無命根이니라. 汝婆羅門이 地多蒸濕하고 加以沙石하야
草菜不生일세. 我以大悲神力所加라 因大慈悲하야 假名爲肉이요 汝得其味이니와 奈何如來滅度之後에 食衆生肉을 名爲釋子리오.]
아난아, 내가 비구들에게 오정육(五淨肉)을 먹게 하였으나 이 고기는 모두 나의 신통의 힘으로 변화해서 생긴 것이기에 본래 생명이 없는 것이다. 너희들 수행자들아 ! 이곳은 토지가 열습(熱濕)하고, 더구나 사석(沙石)까지 겹쳐서 풀이나 채소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대비의 신통력으로 만들어 낸 것이니, 대자비로 인하여 가명으로 고기라 했고, 너희들이 그것을 맛보았으나 어찌 여래 멸도 후에 중생의 고기를 먹는 자를 부처님의 제자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
[해설]
오정육(五淨肉)을 먹는다는 것은 주로 소승(小乘)에서 나온 말인데, 오정육이란 내 눈으로 죽이는 것을 보지 않은 것(不見), 나를 위하여 죽였다고 듣지 않은 것(不聞), 나를 위하여 죽였으리라고 의심하지 않은 것(不疑), 즉 불견(不見), 불문(不聞), 불의(不疑) 이 셋과 스스로 죽은 것(自死), 날짐승이나 길짐승이 스스로 죽을 수도 있으니 그런 것과 마지막으로 매나 사나운 짐승들이 잡아 먹다가 남긴 것들을 말합니다.
인도 같은데서는 사람도 물어 갈만한 큰 독수리가 있는데, 노루를 잡아 먹는다든지 꿩을 잡아 먹는다든지 해서 짐승이 먹다남긴 것들도 오정육에 들어 간다고 합니다. 이 오정육을 남방의 소승불교에서는 살생하는 것이 아니니깐 먹어도 죄가 안된다는 말이 있고, 남방스님들은 신도들에게 음식을 얻어 먹으니깐 고기도 그냥 주는 것 받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직접 살생을 하지 않던 남이 주던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대승불교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반대합니다. 남방스님들이 신도들에게서 밥을 얻어 먹는데, 고기주는 것도 할 수 없이 먹는다는 것은 일종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대승불교의 스님들이 보는 시각입니다.
부처님은 이 비구들에게 오정육을 먹게 한 것은 그 고기가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변화시켜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생명을 가진 것을 죽여놓은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신력으로 오정육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도는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더운데다가 땅에 모래와 자갈이 많아서 채소농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으므로 할 수 없이 부처님이 대자비심과 신비력을 발휘해서 오정육을 만들어 먹었는데,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누가 오정육을 만들겠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틀림없이 생명을 가진 짐승을 먹을 것인데, 중생의 살고기를 먹는 사람이 어찌 도를 닦는 승려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절대로 고기는 먹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본문]
[汝等當知하라. 是食肉人은 縱得心開하야 似三摩地皆大羅刹이라 報終必沈生死苦海하리니 非佛弟子니라
如是之人相殺相呑하야 相食未已하리니 云何是人得出三界리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고기를 먹는 사람은 비록 마음이 열려서 흡사 삼마지를 얻게 되더라도 모두 대나찰(大羅刹)이 되고, 과보가 끝나면 반드시 생사의 고해에 빠지게 되리니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다. 이러한 사람은 서로 죽이고 서로 잡아 먹어서 서로 먹고 먹힘이 그치지 않을 것이니 어떻게 이러한 사람이 고통의 세계(三界)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
[해설]
비록 오정육이라고 하지만 고기를 먹는 사람이 비록 수행을 열심히 해서 삼매를 얻게 되어 지혜가 생기더라도 나찰귀신이라도 되지만, 그 보(報)가 사라지면 반드시 생사고통에 빠지게 되니 불제가가 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기를 먹는 사람은 서로 죽이고 서로 교대로 잡아 먹히는 과정이 끝없이 반복되니, 이러한 윤회에 걸리면 고통의 세계인 삼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찰에서도 스님들끼리 밤중에 남몰래 술과 고기를 먹는 것이 신도나 기자들에게 발각되어 밖으로 공개되어 간혹 떠들석할 때도 있는데, 원칙적으로 조계종에서는 고기를 못 먹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스님들 중에 병자가 있다든가 하면 허약한 몸에 저항력을 기르기 위하여 간혹 환자스님에게만 고기를 준다고 합니다.
[본문]
[汝敎世人修三摩地인댄 次斷殺生이니 是名如來先佛世尊의 第二決定 淸淨明誨니라.]
그대가 세상 사람들에게 삼마지를 닦게 하려면 음행 다음으로 살생하는 마음을 끊게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여래와 지난 세상의 부처님께서 제이(第二)로 결정하신 청정하고 분명한 가르침이다.
[해설]
세상사람들에게 올바른 삼매를 닦게 하려면 성(陰行)생활 다음으로 생명체를 죽이는 마음(殺生心)을 끊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경전 같은데서는 보통 계율에서 살생금지가 첫번째로 나오는데, 이 능엄경에서만은 음행(陰行)이 첫번째로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능엄경이 생긴 이유가 바로 아난이 음녀인 마등가의 유혹에 넘어 갈려는 순간에 아난을 음행(陰行,性欲)의 타락으로부터 구하기 위하여 능엄주를 활용했기 때문에, 그로인해 이 능엄경을 부처님이 설하게 되는 동기가 생겼으므로 음행(陰行)이 첫번째 계(戒)로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살생(殺生)이 두번째로 나왔습니다.다른 데서는 살생(殺生)계를 첫번째로 가장 중요하게 취급합니다.
[본문]
[是故我難아 若不斷殺하고 修禪定者는 譬如有人이 自塞其耳하고 高聲大叫하며 求人不聞이니 此等名爲欲隱彌露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 만약 남을 해치고자 하는 마음을 끊지 않고서 선정(禪定)을 닦는다는 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신의 귀를 막고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다른 사람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서 이러한 것을 이름하여 '숨고자 하나 더욱 드러난다'하는 것이다.
[해설]
만약 생명체를 죽이는 마음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으려고 하는 것은, 고통의 삼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인데, 삼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비유적으로 말하면, 마치 사람이 자기 입으로 크게 소리를 내지르면서 자기 귀를 막고 남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소리를 안들리게 귀를 막고 감추려고 하지만 더욱 소리가 크게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본문]
[淸淨比丘及諸菩薩은 於岐路行에 不踏生草어든 況以手拔가 云何大悲로 取諸衆生의 血肉充食이리요.]
청정한 비구나 보살들이 길을 다닐 적에는 산 풀도 밟지 않으려 하는데 하물며 손으로 뽑겠으며, 어찌 대비심을 가르치면서 중생의 고기와 피를 취하여 배를 채우겠는가?
[해설]
비구나 보살들이 산풀도 생명이 있다고 밟지 않으려고 하는 대비심이 있는데, 하물며 그 풀을 자기 손으로 뽑으려고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렇게 대비심을 가르치면서 생명체의 고기와 피를 음식으로 감히 먹을 수가 있겠느냐는 것입니다.절대로 비구나 보살 뿐만 아니라 일반 구도자들도 고기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