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여권으로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6년전 영화배우 황정민님과 같은비행기를 탄 적이 있다
싸인은 받고싶고
수첩은 없고
얼떨결에 내민 여권 맨 뒷장에 싸인을 받았다
그러면서 여권을 펼친 나의 순발력을 은근 자랑하고 다녔다
무식함을 자랑하고 다닌거였다
황정민님 싸인이 참 독특하고 이쁘죠?
와중에 또 싸인 자랑 중
출입국 도장 외의 글이나 그림 등도
여권훼손에 해당한다
훼손여권으로는
출국과 입국이 제한되어
무사히 출국했어도
해당국가의 입국을 거절당해 강제 출국당할 사태가 발생할수도 있다.
그동안 무사히 잘도 다녔는데
입국심사 까다로운 미국에 가려니 좀 걱정이 된다
ESTA
여행허가증도 나오고 하니
만료기간도 남았지만 여권을 갱신하기로 한다
어색했던 구여권에 비해
자연스레 나이든 모습이 그대로 보이니
오히려 더 좋다.
물론 뽀샵은 엄청 해준 사진이지만.
반짝반짝 새 여권으로
어깨 펴고 출국심사 받았다.
면세점에선 남편이 참새가 되어 방앗간에 들른다
담배 언제 끊을건데요
이번엔 내가 참새가 되어 방앗간을 찾는다.
내 방앗간은 라운지.
다이너스카드 혜택이 줄어
갈 수있는 곳은 오직 스카이허브라운지다.
남편은 야무지게 비빔밥을 만들어 한그릇 뚝딱
난 요것조것 갖다먹고는
컵라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국물까지 후루룩!
기내에서 마실 물한병 챙기고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남편은 나보고 라운지 오는 재미로 여행다니는것 아니냐며 놀린다.
녜녜 ~~~맞아요.
난 라운지에 와야 공항에 온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요.
화장지우고 영양크림 듬뿍 바른 얼굴로
10시간 뱅기와의 결투 준비는 끝났다.
아메리고베스푸치는 배로 신대륙에 도착했지만
난 비행기로 간다
미국, 날 맞을 준비는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