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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느님] 06 - 수술전에도 나는 인간이었습니다.
1. S# 저택, 거실.
계단에서 내려오던 은혜, 멈칫.. 보면
뒤돌아 서 있던 허원장, 천천히 돌아서서 은혜를 본다.
은혜 : 아... (본다. 보더니 조금은 뻣뻣하게) 안녕하세요.
허원장 : (그런 은혜를 표정없이 본다)
은혜 : (머슥하게 시선 마주치며) 박동재선생 아까쯤에 나갔는데요,
허원장 : 알아요.
은혜 : (? 보면)
허원장 : 오늘은 박동재선생이 아니라, 서은혜씨한테 볼일이 있어서 왔어요.
은혜 : (본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위로)
하루E : 똑똑해지면 다 되는건줄 알았어요.
2. S# 실내 강당.
농구게임을 하는 동재와 하루, 그러면서 조금씩 골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이 벌어진다.
점점 거칠어지는 농구경기,
하루, 미친 듯이 가로채기 하고, 슛을 하고, 드리블을 하고, 점점 동재가 밀리기 시작한다.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던 두 사람, 마지막으로 하루가 점프슛을 날리면서
동재, 쿵! 바닥에 넘어진다. 헉헉! 숨을 몰아쉬며 올려다본다.
하루, 공을 받아들고 숨을 몰아쉬며 동재를 본다. 시선에서.
하루E : 그런데.. 마음만 더 비참해졌어요.
3. S# flash-back> 염교장댁, 하루의 방.
하루 : 내가.. 너무나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알아버렸거든요.
장필구 : (본다)
하루 : (두 눈에 눈물이 촉촉히 젖어오며) 그게 너무 아프구.. 너무 미안하구.. 화가 나요.
똑똑해졌는데... 더 모르겠어요. 내가 누군지, 어떻게 살면 좋을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장필구 : 이제부터 알아가야지.
하루 : (? 장필구를 돌아본다)
장필구 : 니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면 돼. 서두를것도 없고, 조급해 할 일도 아니야.
살아봐야 뭔지를 알지. 니가 누군지, 뭐가 될수 있는지.. (따뜻한 미소로) 그래서 인생 아니냐.
하루 : (글썽.. 하는 눈빛으로 장필구를 본다. 시선에서)
4. S# 다시 실내 강당.
하루 : 그래서.. 대단해지려구요. 아무도 은혜한테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힘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졌어요.
동재 : 무슨 뜻이야.
하루 : 여길.. 떠나려구요.
동재 : ! (본다)
하루 : 연구가 끝나지 않았다는거 알지만.. 그래서 동재선생님한테 정말 죄송하지만.. 그래두 가야겠어요.
(보며) 저를.. 보내주세요.
동재 : ...! (보면)
5. S# 저택, 거실.
은혜 : (멈칫..! 놀란 표정으로 고개들어 보며) ...네?
허원장 : (맞은편에 앉아 똑바로 보며) 여기서 나가달라구 했어요.
은혜 : ! (보면)
허원장 : 서은혜양 같은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사는지 대충은 알아요. 필요한걸 취하기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것도 알구.
은혜 : 저기.. 어제 경찰서에 간 일 때문에 그러신거라면..
허원장 : (순간 한쪽 눈썹 치켜뜨며) 경찰서? 또.. 경찰서에 갔었어요?
은혜 : ? (허원장을 본다. 모르고 있었나? 순간 실수했다 싶어서) 그게.. 그러니까 어떻게 된거냐면요..
허원장 : 됐어요, 궁색한 변명 할거 없어요, 질색이니까.
은혜 : (멈칫.. 보면)
허원장 : 아가씨 문젠 박동재 선생이 알아서 한다고 했지만, 첨부터 별로 믿진 않았어요. 세상에서 남자가 맘대로 할수 없는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이를 낳는 일이구, 또 하나는 여자를 다루는 일이거든.
은혜 : (보면)
허원장 : 난 말이지, 아가씨가 자꾸 거슬려. (보며) 나가주면 좋겠어.
은혜 : ! (순간 맥빠지는 기분으로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동재E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6. S# 다시 실내 강당.
걸어나오는 하루의 팔을 붙잡아 돌이켜 세우는 동재.
동재 : 가겠다니, 어딜 가겠다는거야! 누구 맘대루!
하루 : 일단은.. 내가 살던 집으로 돌아가겠어요. 거기서부터 제대로 시작해보려구요.
동재 : 말두 안되는 소리 하지마! 니가 있어야 할곳은 여기야! 여기서 니 미래도 시작되는거야, 알아?
하루 : 알아요, 동재선생님이 날 똑똑하게 해주신거. 덕분에 많은걸 배웠구, 세상도 알게 됐어요.
동재선생님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알게 됐구, 그리구..
동재 : 그리구 뭐!
하루 : 내가 얼마나 작고 보잘 것 없는지도 알게 됐어요. 하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려구요.
동재 : ! (본다)
하루 : 똑똑해진 바보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한 남자로서 은혜를 지켜주고 싶어졌어요.
동재선생님처럼 되려면 한참 부족하겠지만.. 그래두 한번 해보려구요. 저를.. 보내주세요.
동재 : (꿈틀..!하는 시선으로 하루를 보면)
하루 : (당당하고 솔직한 눈빛으로 마주보면)
동재 : 안돼. 허락못해.
하루 :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동재 : (순간 확! 열이 받는 듯 단숨에 버럭!) 글쎄 안된다구 했잖아, 내가! 넌 아무데도 못가! 내가 허락못해! 절대 허락 안해!
아직은 내가 니 하나님이야! 그러니까 내 말 들어! (본다)
하루 : ...! (순간 쿵! 하는 느낌으로 동재를 본다. 시선에서)
타이틀 화면, “안녕하세요, 하느님! 제 6부”
7. S# 저택, 거실 안.
소파위에 무릎을 모은채 쭈그리고 앉아 있는 은혜, 한숨을 푹 내쉬며 얼굴을 묻는데
그 때 달칵!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동재,
은혜, 얼른 고개 들어 돌아보더니 벌떡 일어나 다가선다.
은혜 : 이제와요? (다가서며) 저기.. 할 말이 있는데..
동재 : 나중에 합시다. (시선도 안준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은혜 : (멈칫.. 멈춰서서 지나쳐가는 동재를 본다)
그 뒤로 다시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하루.
은혜, 문 소리에 고개 돌려 보면, 안으로 들어서던 하루와 시선 마주친다.
은혜 : 하루 너.. 바람쐬고 온다더니 동재씨랑 같이 있었니?
하루 : (슬쩍 은혜의 시선을 피한다.)
은혜 : 왜 그래? 둘이 무슨 일 있었어?
하루 : (대답대신 조용히 이층으로 올라가버린다)
은혜 : (? 본다. 보다가 다시 동재쪽 회의실 돌아보면)
8. S# 회의실.
책상앞에 서서 논문자료들을 정리하는 동재, 그 뒤에 서서.
은혜 : 왜 그래요? 두 사람.. 무슨 일 있었어요?
동재 : (대꾸없이 계속 논문만 정리하면)
은혜 : (본다. 보다가 조용히 돌아서서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저기요, 사실은 할 말이 있는데.. (하면서 보면)
동재 : (여전히 돌아보지 않는 그의 뒷모습)
은혜 : (보더니) 나중에.. 하죠 뭐. (혼잣말하듯 하더니 돌아서서 나간다)
9. S# 복도. (회의실 문 앞)
밖으로 나온 은혜, 잠시 문앞에 서 있더니.
은혜 : 나중에 하지 뭐... (한숨 길게 내쉬며 터벅터벅 걸어나가면)
10. S# 회의실.
턱! 책상위로 논문자료를 던져놓고 의자에 털썩 앉는 동재, 치밀어오르는 화가 가시질 않는다.
잠시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집어들어 번호를 누른다. 신호가 간다. 저쪽에서 받는다.
동재 : 박동잽니다. 바쁘십니까? 지금 좀 뵀으면 하는데요. (시선에서)
11. S# 카페 일각.
문을 밀고 들어서는 장필구, 안을 돌아보다가 시선 멈추면 자리에서 일어나 장필구를 보는 동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장필구, 그를 본다. 시선에서.
(짧은 경과)
두 사람앞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찻잔. 둘 다 마실 생각도 없이 마주앉아 있는 가운데.
동재 : 선생님이십니까?
장필구 : (동재를 본다)
동재 : 선생님께서 하루를 부추기셨습니까?
장필구 :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다.
동재 : 하루가 선생님댁에 다녀온거 알고 있습니다.
장필구 : 그런데.
동재 : 그런데 다녀오자마자 갑자기 제 연구소를 나가겠다고 합니다. 선생님댁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시작하고 싶답니다.
장필구 : 그래서.
동재 : (멈칫.. 장필구를 본다)
장필구 : 제대로 살겠다는 의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갖는거야. 그런 당연한 생각을 하루가 한것뿐인데... 그게 문제가 되나?
동재 : 학회발표가 바로 코앞입니다. 제 논문은 이미 다음달 뉴로써저리에 발표될 예정이구요, 다음달이면 이번 수술의 성과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런 시점에 갑자기 하루가 선생님께로 돌아가겠다는겁니다.
문제가 되냐구요? 몰라서 물으십니까?
장필구 : (본다. 잠시 보더니) 자네는.. 왜 하루를 수술했나.
동재 : (멈칫.. 다시 장필구를 본다. 보더니) 무슨.. 뜻입니까.
장필구 : 무슨 뜻인지 정말 몰라서 묻나?
동재 : ...! (보면)
장필구 : 그만 일어나겠네. (그대로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동재 : 제가 하루를 똑똑하게 만들었습니다! 선생님이 못해내신걸 제가 해냈다구요! 아시겠습니까!
장필구 : (동재를 본다. 조금은 딱한 기분으로 보더니) 찻값은 내가 내지. (영수증 집어들고 돌아서서 간다)
동재 : ! (본다. 젠장...! 바라본다. 장필구가 계산하고 나갈때까지 쳐다보면)
그 일각.
한쪽으로 조용히 신문을 읽고 있던 사내(구기자. 40대 초반男), 무심한척 신문을 넘기면서 흘끗 동재를 한번 쳐다보는데서.
12. S# 저택, 하루의 방.
화이트보드위로 복잡한 수식을 적어놓고 설명하고 있는 선생, 그 앞에서 멍하니 다른 생각에 잠겨 있는 하루 위로.
동재E : 아직은 내가 니 하느님이야!!!
동시에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하루,
선생 : (수업하다 말고 놀라서 보며) 하루군, 왜 그러나? 아직 수업 안끝났는데.
하루 : 죄송합니다. 오늘은 더 이상 수업을 못하겠습니다.
선생 : 안돼요! 오늘안으로 이 문제를 다 풀어야.. (하는데)
하루, 그대로 화이트보드앞으로 다가서더니 펜을 집어들고 세 개의 수식밑으로 아주 간단한 해법을 풀어내버린다.
선생, 뭐지? 안경을 치켜올리며 쳐다보면
하루, 쓱쓱, 낙서하듯 수식을 풀어가는 모습.
선생, 점점 눈이 둥그래져서 쳐다보면 탁! 탁! 탁! 각각의 답을 내버린 하루, 탁! 펜을 내려놓더니.
하루 : 다 풀었습니다. 나가볼께요. (그러더니 돌아서서 나간다)
선생, 이미 하루는 관십밖인 듯, 화이트보드를 빤히 들여다보더니 안경을 이마위에 턱! 걸치며 한발짝 다가서서 들여다본다.
오호~! 놀랍군! 하는 표정에서.
13. S# 저택, 거실.
아래로 내려오는 하루, 거실이며 주방쪽까지 살펴보지만 은혜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어디갔지? 하는데.
그 때 거실로 나오는 주인턴.
주인턴 : 하루씨. 왜 나와 있어요? 지금 수업시간 아니예요?
하루 : (돌아본다) 문제 다 풀었거든요. 근데 은혜는요? 못보셨어요?
주인턴 : 한시간전쯤에 잠깐 나갔다온다구 나가든데..
하루 : 네에.. (그러면서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주인턴 : 저기요 하루씨..
하루 : (? 돌아보면)
주인턴 : 오늘부터 외출 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요.
하루 : 무슨.. 뜻이예요?
주인턴 : 하루씨, 연구소밖으로 못나가게 하라구요 박동재선생님께서.. 꼭 나가야 할 특별한 일이 생기면 사전에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한다구.. 박동재선생님께서.. (하면서 말끝을 흐리면)
하루 : (본다. 보다가 조금은 어이없는 기분으로 시선 돌리면)
14. S# 편의점.
쓱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은혜, 휘 한번 둘러본 뒤 아무 물건이나 짚히는대로 하나를 집어든 다음 카운터 앞으로 다가선다.
계산을 하려고 바코드를 찍는 점원1.
은혜 : (흘끗 보더니) 저기.. 아르바이트 구한다구 써 있던데..
점원1 : 이력서 가져오셨어요?
은혜 : 이력서요?
점원1 : 사진이랑 이력서 써서 가져오세요. 요즘은 아르바이트도 이력서 다 지참해야해요.
은혜 : 아.. 네에. 이력서.. (끄덕이더니) 이력서 그거.. 얼마예요?
15. S# 사진관 안.
“자자, 고개 쪼끔만 오른쪽으로, 너무 갔다 왼쪽으루..”
은혜, 사진사가 시키는대로 고개를 움직이며 어색한 표정,
“웃으세요, 가볍게 미소오..”
은혜, 어색하게 베식 웃는 얼굴에서 찰칵!
16. S# 저택, 주방안. N
한쪽에 앉아서 이력서를 쓰고 있는 은혜,
이력난에 써진 경력이라고는 초등학교 졸, 중학교 졸, 고등학교 중퇴, 검정고시 패스.. 달랑 네줄뿐.
은혜, 볼펜끝으로 탁탁탁.. 치며 바라보다가,
은혜 : 서은혜 인생.. 참 짜잘하다, 짜잘해. (자기 반명함 사진을 들어서 보더니) 그래두 어쩌겠냐. 이게 난데.
인정할건 인정해야지, 그치 은혜야? (그러더니 그 사진에 풀 발라 이력서위로 떡하니 붙이는데)
벌컥!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동재,
은혜, 재빨리 옆에 있던 잡지책을 펴들며 이력서들을 덮는다.
은혜 : (흘끔 보며) 오셨어요? 늦으셨네요?
동재 : (시선 한번 준 뒤 대꾸없이 그대로 밖으로 나간다)
은혜 : (흘끗 돌아본다) 요즘 계속 저기압이네.. (그러다 피이.. 하면서 다시 이력서 꺼내들더니)
그렇다고 나까지 기죽지 말자구, 먹구 살아야잖니, 그치? (그러면서 사진을 붙이고, 또 붙이고.. 여러장 붙이는데서)
17. S# 하루/ 은혜 몽타쥬.
1. 몇군데 편의점마다 들어갔다 나왔다하는 은혜, 이력서 내고 들이밀고 인사하는 은혜의 얼굴, 얼굴들..
2. 저택 주방, 주방으로 들어와 물을 마시며 창가쪽으로 가는데
그 창밖으로 쓱 지나가는 경호원1(고용된 경호원정도), 하루를 흘끗 돌아본 뒤 지켜서듯 돌아선다.
하루, 그 경호원을 본다. 시선에서.
3. 페스트푸드점에 들어가서 인사하고, 이력서 내미는 은혜,
4. 저택, 거실. (다른 날)
내려와 보는 하루, 돌아보는데 또 은혜가 없다.
하루 : 오늘도 은혜 나갔나요?
주인턴 : 그런거 같은데요. 나 지금 나가는데 뭐 필요한거 없어요?
하루 : 없어요.
주인턴 : (밖으로 나간다)
나가면서 열리는 현관문밖으로 보이는 경호원2.
하루, 닫히는 문사이로 안쪽의 하루를 한번 돌아보는 경호원2와 시선 마주친다.
경호원2, 보란 듯 하루 눈앞에서 문을 닫아버린다.
하루, 본다. 시선에서.
5.. 커피전문점에도 들어가 이력서 내밀고 꾸뻑 인사하는 은혜의 모습들.. 모습들.
6. 저택, 하루의 방.
책을 보고 있던 하루, 창가를 지나쳐 가면서 흘끗 내려다보면 저 아래로 하루의 방 창가옆을 지키는 경호원3.
하루, 내려다본다. 보다가 탁! 책을 덮는다. 돌아보는 시선에서.
18. S# 저택, 회의실 안.
쿵!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하루,
하루 : 밖에 세워둔 사람들.. 언제까지 있게할 생각이세요?
동재 : (돌아보지 않은채) 필요할때까지.
동재, 책상위에 있는 하루의 뇌CT며 뇌MRI사진자료들을 하나하나 불빛에 비춰가면서 직접 분류확인작업중이다.
하루 : (본다. 보며) 이렇게까지.. 꼭 해야만 합니까?
동재 : 필요하다면.
하루 : (본다. 조금은 기도 막히고, 화도 나고,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동재 : 니 삶을 찾겠다는건 좋아.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하루 : (멈칫.. 멈춰선다. 동재를 돌아보면)
동재 : (돌아보지 않은채 계속 필름들을 보며) 넌 임상실험이 끝날때까지 여기 있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어.
그래서 니가 선택을 받은거고, 수술을 받은거야. 그걸 잊지마. 더군다나 넌.. 아직 치료도 다 끝나지 않은 상태야.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여기 있도록 해.
하루 : (본다. 잠시 보더니) 동재선생님은.. 나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동재 : (순간 멈칫.. 그제서야 하루를 돌아본다)
하루 : 계속 궁금했었어요. 나를.. 뭐로 생각하는지.
동재 : (본다)
하루 : (본다. 시선에서)
19. S# 김밥집.
라면 한그릇에 김밥 한줄 시켜놓고 먹는 은혜, 국물을 후루루 마시다가 ? 옆에 써 있는 <김밥 말아주는 아줌마 구함.>
은혜, 흘끗 본다. 시선에서.
(짧은 경과)
은혜, 천원짜리 돈 내면서 슬쩍 이력서 내민 뒤 쓱 문열고 나간다.
아줌마1, ? 열어보면, 이력서 맨 끝에 “열심히 말겠습니다!” 써 있다.
아줌마1, 어이없게 웃는데 그 때 그 이력서 쓱 빼드는 손.
아줌마1, 놀라서 돌아보면 사내.1.2 (우팔, 좌팔)이다. 꽤 심각한 표정으로 은혜의 이력서를 들여다보는데
갑자기 그 이력서 다시 쓱 빼드는 손, 표사장이다. 얼른 옆으로 찌그러지는 사내1.2. (우팔, 좌팔)
표사장, 이력서를 쓱 훑어보더니 은혜가 나간쪽을 돌아본다. 시선에서.
20. S# 거리 일각.
전봇대(또는 광고판같은데)앞을 지나쳐가던 은혜, 다시 되돌아와서 본다. 보더니 가방에서 메모지와 볼펜을 꺼내 적기 시작한다.
은혜 : (작게 혼잣말로) 서빙아르바이트..오전 열시서부터 저녁 여섯시까지..시간당..삼천 (원..하는데, 그 위로 겹쳐지는 목소리)
표사장E : 시간당 삼천원?
은혜 : (멈칫.. 쓰던걸 멈추고 천천히 고개 돌려보면)
그 뒤로 서 있는 표사장과 사내1.2.(우팔, 좌팔)
표사장 : 시간당 삼천원이라고야? 으따, 베룩의 꼬딱지를 파내도 고것보단 많겄다.
고깟 시간당 삼천원으루다 워느 천년에 내 돈을 갚을라고야?
은혜 : 시간당 삼천원짜리래두 갚을려고 애쓰는걸 고마워하세요, 예? 먹구살기두 힘들어죽겠구만.
(쯧! 돌아서서 마저 연락처를 적으면)
표사장 : 아야, 은혜야. 그라지 말고, 나가 끝내주는 일자리 하나 소개시켜줄텐게 한번 안가볼라냐?
나가 잘 아는 성님이 하는 업손디..
은혜 : 아는 성님 누구요? (다른 광고판에 붙은 구직내용도 적어가며) 나이트클럽하는 성님, 아니면 룸싸롱하는 성님?
표사장 : 당근 룸싸롱이제.. (하다가 멈칫.. 은혜를 보며) 얼레? 니가 워찌 아냐? 너두 그 성님 아냐?
은혜 : (다 적은 듯 탁! 수첩집어넣으며) 아저씨가 아는 성님이면 뻔하지, 책방을 하겠냐, 슈퍼마켓을 하겠냐?
(하면서 한쪽으로 가면)
표사장 : (얼레? 보더니 쪼르르 따라오며) 으따, 그래뵈도 그 성님 춘천바닥에서 잔뻬가 굵어갖고냥,
지역사회선 제법 저명인사랑께? 룸싸롱 이름도 천국으 다리라고.. 전국서 걍 다리쪽으루다 쭉빠지게 늘씬헌 아가들만
스카웃했당게에. 다리허믄 은혜 너도 한다리 허잖냐, 안그냐? (하는 순간)
은혜 : (걸음을 멈추고 홱! 돌아서며) 그래서!
표사장 : (따라오다 순간 거의 부딪힐뻔한걸 겨우 멈춰서며) 음마 깜짝이야..
은혜 : 그래서어! 거기다 나 팔아먹고 아저씨는 돈만 챙기겠다고? 엿같은 내 인생 조청 만들어놓구,
아저씨 혼자 잘먹구 잘살겠다고? (기막혀) 인간이 그러구 싶냐아?
표사장 : (순간 비굴하게 씩 웃으며) 그거슨 쪼까 그렇겄지이? 그자아?
은혜 : 진짜 뽀내 안난다, 뽀대 안나. (한심하다는 듯 돌아서서 가버리면)
사내1 : 으따 저 싸가지 없는 주둥아리를 확..! 형님 지가 가서 확 삐리리 해불라요,
표사장 : (손을 들어 말린다) 냅둬라. 말허는게 이뿌잖냐.
사내1 : 예? (보면)
표사장 : 엿같은 인생 조청만들지 말래잖냐, 시간당 삼천원짜리래두 일해서 갚는다 안그냐, 시방.
(허.. 어이없게, 그러나 싫지 않은 듯 웃는다. 그러면서 보면)
저 멀리 꼿꼿이 걸어가는 은혜의 뒷모습에서 dis.
21. S# 버스 정류장 일각. N.
앞씬의 기세와는 정반대로 처량하고 불쌍한 자세로 정류장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은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한숨 푹! 내쉰다. 지치고 힘든 표정, 고개 돌려 옆자리를 내려다보면
의자위에 아무렇게나 올려져 있는 수첩과 볼펜.. 은혜 수첩을 집어들어 보면 쭉쭉 줄로 그어져 있는 구인 메모.
두어장 넘겨보면 전부 다 그렇게 쭉쭉 줄로 그어진 구인메모다.
은혜, 다시 한숨을 푹 내쉬는데, 그 때 띠리리 울리는 핸드폰.
은혜, 피곤한 듯 꺼내서 받는다.
은혜 : 여보세요. 네.. 서은혜 맞는데요.. (하다가 순간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서며) 네? 정말요? 저.. 정말로 취직됐나요?
네! 네에! 아, 네에.. 그럼 언제부터.. 내일이요? 아, 살았다 진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아!
(허공에다 대고 계속 꾸뻑꾸뻑 인사하며) 네!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더니 핸드폰 접는다. 접더니) 아싸아~!
그러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한쪽으로 뛰어간다. 뛰어가다가 아! 이쪽이 아니지 참! 하더니 반대편으로 달려간다.
야호! 한번 펄쩍 뛰는데서.
22. S# 커피전문점. N
수화기를 내려놓은채 잠시 서 있는 곽점장, 쓱 옆을 돌아보면
그 옆으로 나란히 서서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는 표사장과 사내1.2.
표사장 : 애썼소, 점장선상. 앞으로도 우리 동상.. 자알 좀 살펴주소, 이? (하면서 턱! 하니 곽점장의 어깨 한번 쳐주면)
곽점장 : 아.. 예. 그럼요.
그러면서 들고 있던 은혜의 이력서 살포시 가슴에 안으며 씩 웃는다. 웃어주고 고개 돌리는 순간 젠장..! 하는 표정에서.
23. S# 염교장댁 전경. N.
24. S# 염교장댁, 거실. N
수화기앞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는 자물통, 수화기를 한번 집어들었다 도로 내려놓는다.
다시 왔다갔다하고 있는 자물통, 한쪽에 앉아서 귤을 까먹고 있는 봉평댁과 수정, 장필구, 염교장.
봉평댁 : 음마, 음마.. 속터져 죽겄네. 전화를 헐라믄 허구, 말라믄 말구, 사내새끼가 되갖구 냥..
(하다가 멈칫..장필구와 시선 마주친다)
장필구 : (흠..! 작은 헛기침으로 시선 돌리면)
봉평댁 : 발써 몇십분째 저러구 있으니께 지가 숙이 터져서유, 지도 모르게 그만 헛말이 나왔네유우. 호호호.. (웃어넘기려는데)
수정 : 헛말 아니잖아요, 아줌마 원래 욕쟁이잖아요,
봉평댁 : 너는 쬐깐헌 것이 워서 어른을 모함허구 지랄이냐? (하다가 순간 멈칫..!) 워메, 오늘 저녁먹은 것이 목구멍에 얹혔나
셋바닥이 왜 자꾸 삑사리가 난다냐? 지랄이 뭐랴 지랄이.. 호호호호.. (장필구 의식하면)
장필구 : (그저 말없이 귤을 까서 수정이에게 줄뿐)
염교장 : 어떤 아가씬데 물통이가 저렇게 좌불안석이냐?
장필구 : 카페에서 같이 쥐잡다 만난 아가씹니다.
염교장 : 쥐이?
장필구 : 예. 허허.. (웃으면)
봉평댁 : 그저 여자는 딴거 없는디, 걍 남자가 씨게 밀어부치면 모르는척 넘어가주는게 그기 여잔디,
남자덜은 여자맴을 너무 물러. 물러두 너무 물러, (하는데)
수정 : 그거슨 여자맴이 아니라 아줌마맴이겠지유,
봉평댁 : (이 기집애가 근디! 째리는데)
장필구 : (짐짓 웃으며) 자, 수정아. (하면서 귤 하나를 까서 내민다)
봉평댁 : (순간 그 귤을 홀라당 채가더니 입에다 쏙 집어넣는다)
수정 : 어? 내 귤!
장필구 : (??? 수정이만큼 어이없는 표정으로 봉평댁을 보면)
봉평댁 : 워메 달어! 장선상님께서 까주시니께 당도가 이백프로루 치솟네유 냥,
애쓰신짐이 한개만 더 까주실티유? 아아! (입벌리면)
장필구 : (썰렁..해진다. 왠지 점점 봉평댁이 무서워지는 듯..)
염교장과 수정, 서로 시선한번 마주치며 어이없게 웃어버린다.
그 뒤로 혼자서 수화기앞을 왔다갔다하다가 들었다놨다 하는 물통,
드디어 결심한채 막 수화기를 다시 집어들려는데 때르릉! 울리는 전화벨.
염교장, 장필구, 수정, 봉평댁, 일제히 ? 돌아보면
자물통 : (어? 본다. 보다가 수화기 집어든다. 제법 굵게) 네에, 하늘본동 염교장님댁입니다.
25. S# 만화방. (또는 섭외편한 장소로 하셔도 무방) N.
핸드폰을 든채 고개를 드는 민주,
민주 : 안녕하세요 자물통씨. 저 허민준데요.
자물통 : (insert> 순간 놀라서 수화기를 떨어뜨릴뻔하다 겨우 잡는다)
민주 : 전화 주신다 그래서 기다렸는데. 어제두 기다리구, 그저께두 기다리구 그그저께두 기다리구.
자물통 : (insert> 아...! 기다렸다구? 내 전화를? 밀려오는 감동의 도가니!)
민주 : 우리 만날래요?
자물통 : (insert> 목소리도 안나온다. 그저 입모양으로만 어... 언제.. 하는데)
민주 : 저 지금 하늘 만화방에 와 있거든요. 읽던거 마저 읽을려면 한 이십분쯤 걸릴거 같은데..
이십분 뒤에 저번에 만났던 커피집에서 봐요, 어때요?
자물통 : (insert> 급한 마음에 고개만 크게 끄덕거리면)
민주 : (다 알아들은 사람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그럼 이십분뒤에 봐요.
(하더니 탁! 핸드폰 접는다. 보던 만화책 보며 후루룩! 컵라면 먹으면)
26. S# 염교장댁, 거실. N
덜컥! 수화기를 내려놓는 자물통, 잠시 생각해본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그러더니 갑자기. 후다닥 뛰어나간다. 나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방으로 들어간다.
잠시 뒤 외투를 걸치고 다시 뛰어나오는 자물통, 밖으로 달려나가면
염교장과 장필구, 수정, 봉평댁, 일제히 현관쪽을 내다보면서,
장필구 : 그 여자 전화였던 모양인데요, 선생님.
염교장 : 그래애? (바깥쪽 돌아본다)
수정 : 진짜 좋아하나봐 할아버지, 어떤 언닌지 잘됐으면 좋겠다. (웃으면)
봉평댁 : 꼴을 봐라, 잘되게 생겼나, (하면서 자기손으로 한입 가득 귤을 넣으면)
식구들 : (다시 일제히 썰렁하게 봉평댁을 돌아보는 표정에서)
27. S# 커피전문점 앞. N
뚜벅뚜벅 걸어오는 민주, 불빛이 흘러나오는 유리창앞에 서서 돌아본다.
아직 도착 안했나, 시계를 들여다본다. 돌아보는데 그 때 저쪽에서부터 미친 듯이 달려오는 자물통이 보인다.
민주, 그 자리에 선 채 빤히 달려오는 자물통을 본다.
자물통, 전력질주로 달려온다. 헉! 헉! 점점 그녀가 가까워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민주, 그런 자물통을 빤히 쳐다본다.
자물통, 있는 힘껏 달려와 드디어 민주앞에 선다. 너무 심하게 달려왔다 헉! 헉! 숨을 내쉬느라 말도 못한다.
민주 : (그런 자물통을 본다. 보더니) 왜 그렇게 뛰어와요? 아직 십분이나 남았는데..
이십분 되려면 십분 더 있어야한다구요.
자물통 : (본다. 보더니 숨을 몰아쉬며) 그런 민주씨는.. 왜 벌써 왔어요?
민주 : (본다. 보더니 베식 미소) 그냥.. 발이 와지더라구요.
자물통 : 저두요, (숨을 몰아쉬며) 저두.. 그냥 막 발이 빨리 와졌습니다.
민주 : (본다. 픽 웃음)
자물통 : (같이 베식 웃는다. 부끄러운 듯.. 보며) 근데.. 우리집 전화번호는 어떻게...
민주, 주머니에서 볼펜(청소용역 광고용 볼펜)을 꺼내든다.
flash-back> 5부에서 자물통한테 전화번호를 적어줬을때 빼들었던 볼펜.
자물통, 아..! 그렇구나! 그러면서 민주를 본다. 미소..
두 사람, 그렇게 마주서서 서로 부끄러운 듯 베식베식 웃기만.. 그렇게 커피집에 들어갈 생각도 없이 마주서 있는 두 사람..
무언가 잘될것같은 좋은 예감에서..
28. S# 저택, 거실. N
양손 한가득 들고, 안고 넘칠 듯 장을 봐 온 은혜, 문을 낑낑밀며 겨우겨우 안으로 들어온다.
그 앞으로 지나가던 주인턴, 보더니 얼른 다가와 두어개 받아들며.
주인턴 : 어? 은혜씨! 무슨 장을 이렇게 퍼지게 봐오셨어요?
은혜 : (쭉 주방쪽으로 와서 짐들을 내려놓더니) 에고고.. (힘들다) 박동재선생이랑 하루.. 어디 안나갔죠?
주인턴 : 예에, 다들 있죠. 근데 오늘 무슨 날이예요?
은혜 : 날이요? 뭐.. 날이라면 날이죠. (팔을 걷어부치며 씩 웃는 얼굴에서)
29. S# 주방. N
짜잔! 두 개의 촛불에 낮은 조명등에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테이블.
연구원1.2. 주인턴, 와아..! 기분좋게 상위를 쳐다보고 있다.
하루도 조금은 놀란 듯.. 이게 다 뭔가 하고 은혜를 보면,
은혜, 쑥스럽게 한번 씩 웃으며.
은혜 : 제가.. 간만에 없는 솜씨 한번 부려봤슴다. 맛있게들 드세요. (하는데)
동재 : (국물 한번 떠먹고) 하루 너 오늘도 수업 안했다면서.
은혜 : ? (동재를 보면)
하루 : (본다. 보며 맑은 표정으로) 네, 안했어요.
은혜 : ? (하루를 돌아본다)
동재 : 벌써 삼일째라던데.
하루 : 앞으로도 수업은 더 이상 받지 않을 생각이예요.
동재 : 왜.
하루 : 더 이상.. 수업받기 싫어서요.
동재 : (고개들어 하루를 본다)
하루 : (똑바로 동재를 보면)
은혜 : (그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아, 찌개 식겠다, 어서들 드세요.
연구원1.2. 주인턴 썰렁한 분위기로 쳐다보다가 식사 시작하려는데,
동재 : 단지 하기싫다는건 이유도 변명도 안돼.
은혜 : (멈칫.. 다시 흘끗 동재를 쳐다보는 위로)
동재 : 잔말 말구 내일부터 다시 스케쥴대로 수업 시작해.
하루 : 안할래요.
동재 : 해.
하루 : 안한다구요.
은혜 : 저기.. (끼어들려는데)
동재 : 내가 너한테 준 스케쥴도 치료과정중에 하나야. 니 뇌가 얼만큼 성장하고, 어디까지 발달하는지 지켜보는것도
이번 임상실험에서 중요한 데이터라는거 몰라?
하루 : 알고있어요, 임상실험이 끝날때까지 내가 지켜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거. 그래서 내가 선택을 받은거고,
수술을 받은거라면 알았어요, 있을께요. 동재선생님이 됐다고 할 때까지 있는다구요, 하지만 그 이상은 기대마세요.
나도 내가 하고싶은게 있고, 하기싫은게 있어요. 그 정도 선택할 자유쯤은 있잖아요, 나한테두.
동재 : 이건 니가 선택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야. 그러니까.. (하는데 순간)
은혜 : (탁! 젓가락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밥 좀 먹죠, 예?
동재 : (순간 멈칫..! 은혜를 본다)
하루 : (역시 멈칫..! 은혜를 보면)
은혜 : 여기 지금 부러지게 한상 차려논 거 안보여요? 내가 월급탄걸루 장봐다가 일일이 다 만들었다구요.
된장찌개랑 생선찌개두 내가 끓였구, 잡채랑, 부침두 내가 만들었구요, 그 동안 같이 있게 해줘서.. 고마워서...!
(하다가 딱 말문이 막힌다)
동재 : (? 그런 은혜를 본다)
하루 : (? 은혜를 본다)
일제히 : (연구원1.2. 주인턴까지 은혜를 본다. 보면)
은혜 : (동재를 본다. 보며) 고마웠어요, 동재씨. 엄마 돌아가시구 너무나 막막하고 쓸쓸하구 그랬는데..
위로도 해주구, 같이 돌아가자고 해줘서.. 고마웠어요.
동재 : (뭐지? 이 인사는?)
은혜 : (이번엔 하루를 돌아보며) 고마웠어 하루야. 바람개비 나무랑, 매일 아침 꽃이랑, 운동화에 손난로같은거..
평생 누구한테서도 받아보지 못했던 친절이야. 정말 고마워.
하루 : (역시 왜 이러지? 하고 은혜를 보면)
은혜 : (연구원들과 주인턴을 보며) 그 동안 감사했어요. 여러가지로 불청객이었을텐데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요.. 오늘을 마지막으루 여기서 나가기로 했어요.
하루 : ! (멈칫..! 뒷통수 맞은듯 은혜를 빤히 본다)
다같이 : ! (놀라서 쳐다보는 위로)
동재 : 그게 무슨 말이예요, 나간다니..
은혜 : 네. 나가요. 내일.. 나갈거예요.
동재 : (얘는 또 왜 이러나싶어) 이유가 뭐예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은혜 : 그냥.. 그냥 나가구 싶어졌어요. 원래 성격상 한군데 오래 못있는 체질이거든요.
동재 : (조금은 기막힌 듯 보면)
은혜 : 떠나면서 고맙단 인사는 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다 같이 맛있게 저녁식사를 먹자, 그게 좋겠다 싶어서..
그래서 열심히 차렸다구요. 그러니까.. 그만들 싸우구 밥 좀 먹자구요.
(그러더니 동재, 하루와는 시선도 안마주친채 밥을 퍼먹기 시작한다)
연구원1.2. 주인턴까지 일제히 조용히 그런 은혜를 본다.
하루도, 동재도 그저 쳐다보는데
결국 먹지 못하고 탁! 젓가락을 내려놓는 은혜,
은혜 : 역시 뭘해도 안돼 난. 잘해볼라 그럼.. 꼭 이렇게 되드라. (그러더니 그대로 벌떡 이러나 이층으로 간다)
하루 : (멈칫..! 본다. 보다가 따라가려고 반쯤 일어서는데)
동재 : (드륵! 의자를 밀고 일어서더니 하루를 지나쳐 은혜를 따라간다)
하루 : ...! (돌아본다. 시선에서)
30. S# 이층 복도. N
올라오는 은혜, 그 뒤로 곧바로 따라올라오는 동재.
동재 : 서은혜씨!
은혜 : 따라오지 말아요. 나 할 말 없어요,
동재 : 서은혜! (하면서 팔을 잡아 홱! 자기쪽으로 돌이켜세우더니) 뭐하는짓이야 지금!
하루하고 둘이서 나 골탕먹이기로 작정했어? 당신까지 왜 이래? 뭐야, 이유를 말해봐! 말해야 나두 알거 아냐.
은혜 : (일단 감정한번 꾹 누른 뒤 최대한 차분하려고 애쓰며) 말했잖아요. 여기 있기 싫어졌다구.
한곳에 너무 오래있을려니까 지겨워졌어요. 됐어요?
동재 : 하루때문이야?
은혜 : 아니예요.
동재 : 그럼 나야? 나 때문에 그래?
은혜 : (멈칫.. 동재를 본다. 보더니 간격을 두고) 그래요.
동재 : (멈칫.. 본다)
은혜 : 여기 더 있으면 주제넘게 동재씨한테 딴맘 먹을까봐, 그러다 내 꼴만 우스워질까봐.. 그래서 가요.
그러니까 잡지 말아요. 나중에 골치아파질수도 있어요. (그러더니 동재의 팔을 뿌리치고 돌아서서 간다)
동재 : ! (본다. 시선에서)
화면, 동재의 뒷모습에서 한쪽으로 이동하면 계단을 올라오다 서버린 하루의 모습.. 은혜의 말을 다 들어버렸다.
그대로 벽에 기대서는 하루.. 왠지 허탈한 기분에서.
31. S# 회의실. N
주인턴 : 며칠전에 원장선생님께서 다녀가셨었습니다.
동재 : (? 돌아본다)
주인턴 : 그 때 은혜씨랑 차 한잔 같이 하시는거 같았었는데..
동재 :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쿵! 문을 박차고 나선다)
주인턴 : 아.. (돌아보면)
32. S# 병원 로비. N.
로비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동재, 반대편에서 프레임-인 되는 허원장과 따라 다니는 의사두엇.
동재, 허원장을 발견하고 곧장 그 앞으로 다가선다.
허원장 : (동재 보고 걸음을 멈춘다) 어? 박동재선생! 이 시간에 어쩐일이야? 마침 잘됐다. 그렇잖아두 긴히 할 얘기가 있었는데..
동재 : 서은혜 만나셨습니까?
허원장 : ? (동재를 본다.)
동재 : 그 여자한테 제 연구소에서 나가라고 하셨습니까.
허원장 : 이것봐 박동재선생.
동재 : 제가 알아서 한다고 했잖습니까. 저한테 맡겨달라구요.
허원장 : 그래서 하루를 또 경찰서까지 가게 만들었나?
동재 : (멈칫.. 허원장을 본다)
허원장 : 자네, 하루 그 아이가 얼마짜린줄 몰라서 그래? 그런 아일 전과자 여자한테 맡겨놓고 방치하더니,
이젠 경찰서까지 드나들게 만들어? 박동재선생, 대체 지금 무슨 생각으루 그러는거야?
아니면 내가 박동재선생에 대해 뭘 잘못알고 있었던거야?
동재 : (본다. 대답하지 못한채 똑바로 보면)
허원장 : 그런 여자애 때문에 날 실망시키지 마. 자네가 걱정할건 그 여자가 아니라 다른거니까.
(그러더니 한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턱! 동재 가슴에 안겨준다)
동재 : (멈칫.. 받아든다. 신문을 내려다보는 순간) ...!!! (보면)
신문 한쪽에 난 기사의 타이틀, <정신지체장애인을 수술로 구원해낸 천재의사의 기적>
동재 : (어떻게 이게..! 하는 표정으로 허원장을 보면)
허원장 : 아무래도 학술발표를 앞당기는게 좋겠어. 다음주쯤.
동재 : 최소한 한달정도는 더 두정엽부위의 MRI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허원장 : MRI사진 정도는 자네가 알아서 해결할수 있잖아. 당장 내일부터 언론에서 제멋대로 떠들어대기 시작할거야.
빠른 시일안에 우리쪽에서 1차발표라두 해두자구. 그리 알구 준비해. (그러더니 또각또각 지나쳐간다)
동재 : (허원장을 돌아본다. 시선에서)
33. S# 허원장의 차. N
좌석에 올라타자 운전기사 탁! 문 닫아준다.
허원장,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누른다.
허원장 : 어, 구기자? 나예요 하늘병원 허원숙. 내일자 조간 기사.. 잘봤어요. (짐짓 미소짓는데서)
부웅..! 차 출발하면.
34. S# 다시 로비. N
꾸깃, 신문을 힘주어 잡는 동재의 손, 그러더니 그대로 퍽! 바닥에 신문을 내던져버린다.
기분을 어쩌지 못한채 왔다갔다하다 그대로 의자에 털썩 앉아버리면.
35. S# 저택 전경. N.
36. S# 저택, 이층 복도. N
은혜의 방문이 열리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오는 은혜, 그녀의 손에는 짐가방 하나가 들려져 있다.
은혜, 돌아서다가 하루의 방쪽을 본다.
은혜, 방문앞으로 다가선다. 서서 똑똑똑 노크를 한다.
은혜 : 하루야, 자니? (한번더 조심스레 노크를 한다) 자니? (대답이 없다. 자는구나.. 그대로 가방을 들고 돌아서다가 멈칫..)
복도 저편에 서서 은혜를 보고 있는 하루.
은혜, 하루를 본다. 보다가 짐짓 미소를 짓는다.
은혜 : 지금 가려구. 내일 다시 사람들이랑 인사하구 어쩌구 하는거, 생각해보니까 번거로울거 같아서. 그래서..
하루 : 그래서.. 도망치는거예요?
은혜 : (멈칫.. 본다. 보다가 다시 얼굴에 미소를 유지하려고 애쓰며) 몰랐니? 나 원래 도망치기 선수야.
힘들구 골치아픈건 왠만하면 피하자는주의거든.
하루 :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도망치고 피해다닐거예요?
은혜 : 이제껏 그렇게 살아왔구..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가능성이 많아.
하루 : (보면)
은혜 : (다시 짐짓 웃으며) 그렇게 쳐다보지마. 너땜에 골치아팠던건 사실이지만, 너 때문에 나가는거 아니니까.
하루 : (OL) 알아요! 그래서 더 화가 나. 화가 나 미치겠어.
은혜 : (보면)
하루 : 걱정말아요, 안 잡아요. 안 매달릴거야. 귀찮게도 안하구, 떼쓰지두 않을거야. 그러니까!
은혜 : (본다)
하루 : 멀리만 가지 마라.
은혜 : ! (본다)
하루 : 나.. 열심히 클테니까.. 열심히 남자답게 될테니까.. 그래서 날 믿을수 있게, 사랑하게 만들테니까..
그러니까 너무 멀리만 가지 마. 언제든 내가 찾을수 있는데 있어달라구. 알았지?
은혜 : (본다)
하루 : 약속해.
은혜 : 갈께. (그대로 지나쳐가려는데)
하루 : (돌아보며 간절한 눈빛으로) 약속두.. 안돼?
은혜 : (쳐다보지 않은채) 그런거.. 나 안할래. 다른 사람은 몰라두 너한텐 이제 아무 약속도 안할거야.
나 있지.. 너한테 또 챙피해지기 싫어. (보며) 미안해지기 싫어.
하루 : (글썽..! 은혜를 보면)
은혜 : (짐짓 그 시선 피하더니 그대로 가버린다)
하루 : (울컥..! 눈물이 날것만 같다. 차마 돌아보지 못하는 모습에서)
하루Na : 돌아볼수가 없었습니다.
37. S# 저택, 거실. N
계단을 종종종 내려오는 은혜, 현관쪽으로 돌아서다가 멈칫..! 마침 들어서는 동재와 마주친다.
은혜, 동재를 본다. 동재, 은혜를 본다.
은혜, 그대로 동재를 지나쳐 밖으로 나간다.
동재, 역시 아무말못한채 서 있는다. 뒷모습위로.
하루Na : 돌아보면 잡고 싶어질까봐, 떼를 쓰고 싶어질까봐..
38. S# 이층복도. N
글썽글썽한 눈물.. 가득한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하루,
하루Na : 그래서.. 돌아볼수가 없었습니다.
쓱, 소매끝으로 눈가를 문질러 닦는다.
입을 꾹 다문채 끝까지 돌아보지 않는 하루의 모습에서.
39. S# 여관촌(모텔촌) N.
쭉 걸어오는 은혜, 한쪽에 멈춰서서 반짝반짝거리는 간판들을 본다.
은혜, 야구모자를 쓱 눌러쓴채 들어가려는데 마침 안에서 불륜냄새 풀풀 풍기는 남녀가 밖으로 나온다.
순간 멈칫.. 그대로 다시 돌아서는 은혜, 아.. 생각보다 들어가기 힘드네. 훅! 앞머리 불어제끼며 고개 돌리는데서.
40. S# 염교장댁 집 앞. N.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휘휘 휘파람을 불며 걸어오는 자물통, 발걸음도 가볍게 대문앞으로 다가서다가 멈칫.. 어? 보면
그 앞에 쭈그리고 안장 있던 은혜, 짐짓 고개를 들어 본다. 보더니 주춤주춤 일어서더니 어색하게 베식 웃는다.
자물통, 잠시 빤히 쳐다본다. 보다가 순간 반갑게 활짝 웃는 얼굴에서.
41. S# 염교장댁 거실. N.
드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자물통과 은혜.
자물통 : (신발 벗어던지며) 교장선생님! 필구형님! 수정아!
은혜 : (어? 말을 하네? 자물통을 보면)
자물통 : (신나서 더 크게) 교장선생님! 필구형님! 수정아아!!!
소리에 일제히 내복바람에 달려나오는 염교장(보온메리), 장필구(일반메리), 수정(꽃무늬내복).
다들 자다가 뛰어나온 듯 부시시한채 쳐다보다가 다들 놀라는 표정.
수정 : 어? 은혜언니다!
자물통 : 문앞에 와 있길래.. 같이 들어왔어요. (들뜬 표정으로 은혜를 보면)
은혜 : (어색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쭈뼛쭈뼛.. 시선 떨구며) 갈데가.. 없어서요.. 그래서.. (하는데)
염교장 : 잘왔어요.
은혜 : (멈칫.. 염교장을 본다)
염교장 : (따뜻한 미소로) 잘왔어요 은혜양, 어서와요.
수정 : 잘왔어 언니, 어서와.
장필구 : 잘왔어요, 은혜씨. 어서와요.
자물통 : 진짜 잘왔습니다 은혜씨. 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씩 웃으면)
은혜 : (순간 콧끝 찡.. 한 기분. 꾹 누르며 같이 베식 웃는다)
이층난간으로 부시시한 표정으로 빠꼼히 고개를 내미는 봉평댁, 어울리지 않는 레이스 잠옷차림이다. 흘끗 쳐다보는 시선에서.
42. S# 은혜의 방. N
털썩 한쪽에 던져두는 가방. 그 옆에 서서 방안을 휘 둘러보는 은혜.
그 뒤로 봉평댁, 문앞에 기대서서 흘끗 은혜를 쳐다본다.
봉평댁 : 은혜라구 이름이?
은혜 : (돌아보지 않은채 외투를 벗으며) 네.
봉평댁 : 한강수 그 인간허고 하냥 일했었다메?
은혜 : (머리를 뒤로해서 묶으며) 네.
봉평댁 : 그래서? 얼매나 뜯겼남?
은혜 : (아무렇지도 않게) 이억이요.
봉평댁 : (순간 입이 떡 벌어지더니 쪼르르 은혜옆으로 와서 침대에 걸터앉는다) 이어억? 워메메메, 쬐깐한 기집애가 간두 커라.
이억? 그래서! 한강수 그 인간은 그 돈 갖다 다 어쨌대냐? 워따 발라먹었대?
은혜 : 놀음으루 날렸대요. 카지노에서.
봉평댁 : 이억을 다? 시상에 이런 미친눔! 거따 대믄 내 돈 삼백은 아주 끔값이었네, 끔값이었어, (하는데)
은혜 : (흘끗 사진을 한번 쳐다보더니) 아줌마 아들이예요?
봉평댁 : 이? (같이 사진 쳐다보더니) 이이.. 여섯 살 때 찍은거..
은혜 : 귀엽게 생겼네.
봉평댁 : 날 닮아서 머리두 좋아아, (괜히 좋아서 긁적긁적)
은혜 : (픽 웃더니) 주무세요. (방바닥에 깔린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봉평댁 : (흘끗 보며) 근디, 너는 여기서 얼매나 신세질 생각이냐?
은혜 : 몰라요.
봉평댁 : (그 말에 나즉히 한숨 내쉬며 혼잣말하듯) 뭔노무 집이 냥.. 완전히 떨거지들 집합소네. 떨거지들 집합소여.
은혜 : (눈감고 돌아누운채 짐짓 웃더니) 그럼, 아줌마두 떨거지겠네요?
봉평댁 : 음마야? 난 아녀어, 난 차원이 다르다야? 내 아들이 얼매나 똑똑허구 잘났는디이.. (하는데)
은혜 : (자르듯) 불 끌께요. (하면서 스탠드 탁! 꺼버린다)
봉평댁 : (쩝.. 쳐다보더니 아이고 모르겄다. 침대에 벌떡 누워버린다. 그러더니) 이억? 시상이 그런 돈은 워쩌커면 만져본디야?
그 돈이면 팔자 스무번두 더 고쳤겄네. 어이구 아까워.. 쯧쯔쯔..
은혜 : ... (눈감은채 대꾸없다. 상관없다는 듯.. 그 얼굴위로)
은혜E : 꿈 같은건 안꿀거야.
43. S# 저택, 거실. N
밖으로 나오는 동재, 텅빈 거실을 돌아본다. 소파위에 뒹굴며 까르르 웃는 은혜.. 나타났다 사라지고,
주방의자위에서 잡지를 들여다보다가 동재를 보며 빙긋 웃는 은혜, 금새 나타났다 사라지고.
동재, 본다. 이런 어이없는 기분.. 떨쳐버리려는듯 돌아서다가 은혜가 읽던 잡지가 아무렇게나 놓여있는걸 본다.
한쪽으로 치우는데 그 안에서 두어장 떨어지는 은혜의 이력서.
동재, 사진속에 어색하게 웃고 있는 은혜의 사진을 본다.
기분이.. 왜 이러지.. 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선위로,
은혜E : 누군가와 잘될거라는 헛된 꿈..
44. S# 저택, 하루의 방. N
어두컴컴한 방안에 TV불빛만 환하게 켜져 있다. (NBA농구경기)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멍하니 불빛만 바라보고 있는 하루의 얼굴위로
은혜E : 누군가와 영원할거라는 그런 헛된 꿈같은거.. 안꿀거야. 어차피 마음만 아플테니까.
45. S# 다시 염교장댁, 은혜의 방. N
은혜의 감은 두 눈가에 점점 눈물이 고이다가 어느 순간, 툭..!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은혜E : 마음이 아픈건.. 더 이상 싫으니까.
은혜, 말없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면서. fade-out.
46. S# 저택 주방안. (아침)
턱! 물컵을 내려놓는 손, 틸-업하면 주인턴이다. 다른 한손엔 신문이 들려져 있다.
주인턴, 후다닥 회의실쪽으로 달려간다.
47. S# 회의실 안.
주인턴, 안으로 들어와 보면 연구원1,2만 있고, 아직 동재는 일어나기 전인 듯, 모니터룸에도 없다.
다시 후다닥 돌아서서 나가면. 연구원1, 리모콘으로 TV화면을 켠다. 동시에,
48. S# 동재의 방.
쿵쿵쿵! 문두드리는 소리.
한쪽에 반쯤 남은 양주병과 잔이 놓여져 있고,
그 옆으로 침대에 엎드려 깊이 잠이 든, 동재위로 계속 문 두드리며.
주인턴 : 선생님! 선생님! 좀 일어나보세요! 선생님! 선생님!!
동재 : (문 두드리는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무슨 일이야!
소리와 동시에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주인턴, 신문을 들이대며,
주인턴 : 여, 여, 여기, 오늘아침 신문에..
동재 : (이미 알고 있다, 일어나서 컵에 물을 따른다)
주인턴 : 저희는 아직 발표단계가 아닌걸루 알구 있는데, 신문에서는 벌써 우리가 특허까지 신청한걸로 기사가.. (하는데)
연구원1 : (뒤따라 들어서며) 선생님! 뉴스 좀 보시겠습니까?
동재 : (물을 마시려다 말고 돌아본다. 뉴스? 쳐다보면)
49. S# 회의실.
화면안으로 보이는 허원장, 원장실에 앉아 특별인터뷰식으로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기자1 : 이번 시술로 정신지체3급 장애인의 아이큐가 일반 평범한 사람처럼 높어진게 사실입니까?
허원장 : 현재로선 사실입니다.
여기자 : 그렇다면 이건 세계적으로도 획기적인 시술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허원장 : 그걸.. 우리 하늘병원에서 이룩했다는게 놀라운거죠, (빙긋 미소)
셔츠 소매를 아무렇게나 걷어올린채 회의탁자에 걸터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재, 그 뒤로 연구원1.2. 그리고 주인턴.
연구원1 : 학회발표도 안난 시점에서 너무 이슈화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주인턴 : 연락이 왔었는데요, 하늘병원앞으루 취재진들이 몰려와있다는데.. 어쩌죠? 하루 MRI찍는 날인데.. 일정을 미룰까요?
동재 : (말없이 화면속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허원장을 본다. 보더니) 아니. 미룰거 없어.
연구원1 : 하루가 취재진들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르는데요.
주인턴 : 후문이나, 응급실쪽으로 몰래 들어가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선생님?
동재 : (시선 화면속의 허원장을 응시한채) 아니. 정문으로 들어가자구.
연구원1 : 하루를 데리고 말씀이십니까?
동재 : 허원장이 바라는게 그거 같으니까.. 해주자구, 정면돌파. (시선에서)
50. S# 하늘병원 로비입구.
끼익! 와서 멈춰서는 동재의 차. (주인턴이 운전)
한쪽에 몰려 있던 취재진들, 일제히 다가서는 동재의 차를 본다.
누군가 “박동재선생 차다!” 외치자, 취재진들 일제히 우르르 몰려든다.
멈춰선 차의 차문이 열리고 내려서는 동재와 연구원1.2.3. 그 가운데 하루의 모습도 보인다.
번쩍번쩍 플랫쉬와 들이대는 방송용 카메라.
하루, 순간 놀란 표정으로 몰려드는 취재진들을 쳐다본다.
하루 : (동재를 보며) 왜 이래요? 무슨 일이예요?
동재 : 누가 어떤 질문을 해도 절대 대답하지 말고 나만 따라와. 그럼 돼.
그러더니 동재, 하루의 어깨를 감싼채 계단을 올라간다. 그 앞에서 길을 트며 병원으로 들어서는 연구원1.2.3.
그 위로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박동재선생님! 정말로 정신지체아들의 두뇌를 발달시킬 혁신적인 수술을 개발하신겁니까?
“지금 옆에 계신분이 이번 임상수술에 성공한 분 맞습니까?”
“이봐요! 정말로 정신지체장애가 맞습니까? 이름이 뭡니까?” 등등등..
동재, 입을 꾹 다문채 하루의 어깨를 잡고 프레임-아웃 되는데서.
51. S# 염교장댁, 거실.
한쪽에 서서 신문을 들여다보는 장필구, 나즉히 한숨을 내쉬는데 쿵쾅쿵쾅거리면서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은혜,
은혜 : 늦었다! 늦었다..!!! (뛰어내려오면서 양말을 꿰신고, 외투를 걸쳐입고) 안녕하세요 장선생님.
장필구 : 어, 이제 일어났어요, 은혜씨? 봉평댁이 곤하게 잔다길래 일부러 안깨웠는데..
은혜 : 그러게요, 꿈도 안꾸구 정말 잘잤는데.. 지각하겠네요.
장필구 : (? 보면)
은혜 : 출근이라는걸 하거든요 오늘부터. 저.. 취직했어요.
장필구 : 그래요? 잘됐네. (웃으면) 그래두 식사는 하구 가야지..
은혜 : 가서 대충 때울께요, 다녀오겠습니다. (급하게 신발 신는데)
장필구 : 잘왔어요.
은혜 : (돌아본다. 보며 미소) 그 말씀 어제 하셨어요.
장필구 : (따뜻한 미소로 다시 한번) 잘왔어요.
은혜 : (본다. 짐짓 웃더니) 다녀오겠습니다. (나간다)
장필구 :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데)
바로 그 뒤로 쓱 나타나는 봉평댁, 장필구와 은혜가 나간쪽을 번갈아 보더니 바싹 귀 뒤에다 대고,
봉평댁 : 꿈깨슈, 장선상님.
장필구 : (흠짓! 놀라서 돌아보면)
봉평댁 : 암만 그래두 쟈하고는 나이차가 너무 나네유, 체통을 지키셔야지유, 야?
장필구 : (허..! 어이없게 웃더니 신문을 한쪽에 툭 던져두고 들어가버린다)
봉평댁 : (흘끗 보며) 첨에 볼땐 오죽잖게 생겨서 별거 아닌줄 알었더니, 은근히 신경쓰이게 구네 그랴.
(주방쪽으로 돌아서다가 흘끗 던져둔 신문쪽에 시선이 간다. 순간 멈칫!)
천천히 손을 뻗어 신문을 들어보는 봉평댁, <정신지체장애인을 수술로 구원해낸 천재의사의 기적> 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박동재의 이름과 그의 간단한 프로필사진이 나와 있다.
봉평댁, 전혀 아무런 표정없이 그저 빤히 쳐다보기만 하는 표정에서.
52. S# 동재의 사무실.
동재 : 기자회견이라뇨.
연구원1.2.3. 주인턴까지 한쪽에 서 있는 가운데
동재와 허원장, 사무실 한가운데 마주 서 있다. (허원장 뒤로는 언제나 따라 다니는 의사들 두어명)
그 사무실 한쪽으로 연구원책상쯤 되는 자리에 앉아 있는 하루, 사무실 한가운데 마주 서 있는 동재와 허원장을 보는 위로.
허원장 : 간단히 개요만 설명하자는거야. 내버려두면 지들 맘대로 추측기사 써댈테니까.. (하는데)
동재 : (OL) 이런식으로 언론에 기사 흘리신거 자금확보 때문이라는거 알고 있습니다.
허원장 : (? 보면)
동재 : 하지만 여기까집니다. 이 정도면 이미 충분히 관심끌었구, 원하는 자금확보에 이미 많이 도움이 됐을거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허원장 : 그러니까 뭐야, 자네는 내가 돈에 눈이 어두워 앞뒤분간 못하고 이런일을 벌였다는건가?
동재 : 학회발표때까지는 적어도 한달은 더 필요합니다. 그 한달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필요한 시간입니다.
그 때까지 언론플레이는 자제해주십쇼.
허원장 : 이것봐 박동재선생, 자네한테 그런 시간을 주려면 그만한 자금이 필요하다는것도 알아야지!
자네만 의사로서 소명이 있고, 학자로서 신념이 있는것처럼 굴지마!
하루 : (큰소리에 멈칫.. 허원장을 본다)
동재 : 이건 제 연굽니다. 제 프로젝트고, 이 프로젝트를 완성할수 있는것도 접니다.
그러니까 세상에 하루를 알리는 시기를 정하는것도 제가 합니다.
허원장 : 하루는 자네 개인소유물이 아니잖아!
동재 : 아뇨, 아직은 제껍니다.
허원장 : ! (동재를 본다)
하루 : (흘끗 동재를 본다. 빤히 쳐다보면)
동재 : 시스템의 주도권을 쥐고 싶으신거라면.. 그렇게 하십쇼. 하지만, 이 연구는 제가 주도합니다. 아시겠습니까?
허원장 : (본다. 보더니 짐짓 여유있는 미소로 보더니)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허나 그렇다고 내 계획을 바꾸진 않아.
지금 기자들이 컨퍼런스룸에 모여서 기다리고 있어. 자네가 하지 않으면, 내가 해.
동재 : (본다. 보더니) 정 그렇다면 마음대로 하십쇼. 하지만 하루는 같이 보내드릴수 없습니다.
허원장 : ! (보면)
동재 : (시선 허원장에게 둔채) 김선생, 하루 MRI촬영 다 끝났나.
연구원1 : 네, 박동재선생님.
동재 : (외투를 집어들고 허원장을 지나쳐 나가려다가 멈칫..)
하루가 있던 자리를 보는데 이미 하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동재 : 하루 어디갔어? (돌아보며) 못봤어?
순간 같이 있던 연구원1.2.3. 주인턴까지 두리번두리번..
허원장, 돌아본다. 그 옆의 의사들도 두리번두리번..
동재, 어딜간거지? 돌아보는 시선에서.
53. S# 컨퍼런스룸.
조용히 열리는 문, 그 안으로 스무명쯤 되는 기자들이 두런두런 모여서 자기들끼리 뭔가 얘기하고 있는 모습,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하루의 구두신은 발, 단상쪽으로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기자들,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다가 하나 둘 이쪽을 돌아본다.
하루의 구두 신은 발, 단상앞에서 멈춰서면,
장내에 있던 기자들, 더 이상 수근거림없이 모두다 하루를 쳐다본다.
하루, 슬쩍 기자들을 한번 쭉 돌아본다. 머뭇머뭇거리다가 용기내서,
하루 :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하루입니다. 저는 정신지체3급이었다가 수술을 받고 똑똑해지게 되었습니다.
기자들 : (잠시 그 말에 빤히 하루를 본다)
하루 : (역시 긴장어린 표정으로 그들을 보면)
남기자1 : 그럼.. 정말로.. 정상인이 되신겁니까?
하루 : (남기자1을 본다. 보며) 아저씨가 말씀하신 정상인이라는게 아이큐 100이상의 지능지수를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거라면..
네.. 나는.. 이제 정상인입니다.
기자들, 서로 시선을 마주치고 잠시 간격을 두다가, 순간 갑자기 동시에 질문을 쏟아붓기 시작한다.
“수술받은 시점은 정확이 언젭니까,” “어떤 종류의 수술을 받았습니까” “정상인이 된 소감은 어떻습니까!”
“정신지체였을때와 정상인이 되고 나니 어떤게 달라졌습니까!”등등등..
동시에 여기저기서 터지는 플랫쉬공격에 하루,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 뒤로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동재와 허원장, 연구원1.2.3. 주인턴등등
단상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는 하루를 본다.
동재 : ...! (하루를 본다)
허원장 : (역시 조금은 놀란 듯 본다)
하루 : (저 뒤쪽에 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동재를 본다. 보는 위로)
남기자1 : (하루를 보며) 수술은 어떻게 받게 됐습니까? 계기가 있습니까? (하는데)
동재 : 그건 차후에 제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순간 기자들의 시선과 카메라가 동재쪽으로 일제히 쏠린다.
하루, 동재를 보면,
동재, 곧장 기자들을 헤치고 성큼성큼 하루앞으로 다가선다. 서더니.
동재 : (기자들을 향해 돌아서서) 죄송합니다. 기자회견은 학회발표가 있은후 정식으로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저희로서는
아무것도 대답해드릴수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저희는 정신지체3급의 장애인에게 뇌의 발달을 도울수 있는 수술을 했고,
일차적인 성공을 이뤘습니다. 제가 말씀드릴수 있는건 여기까집니다. (그러면서 허원장쪽을 보면)
허원장 : (됐다. 그 정도면 흡족하다. 미소를 한번 지은 뒤 돌아서서 나가면)
동재 : (하루를 향해 돌아선다. 본다)
하루 : (동재를 본다. 시선에서)
54. S# 병원, 동재의 사무실.
쿵! 문을 박차듯 열고 들어오는 동재, 하루의 팔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 끌고 들어오더니
있는 힘껏, 쿵! 내동댕이치듯 하루를 밀쳐버린다.
그 바람에 균형을 잃고 넘어질뻔하다가 겨우 책상을 짚고 서는 하루,
뒤따라 들어오는 연구원1.2.3. 그리고 주인턴 다들 놀라서 보면,
동재 :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 하루를 본다) 뭐하는짓이야 너 지금! 누가 니 맘대로 그런 자리에 나가랬어! 누가!
하루 : (본다)
동재 : 누가 무슨 질문을 하든, 입 꼭 다물구 아무말도 하지 말랬지! 왜 자꾸 니 마음대로 행동해!
왜 자꾸 시키지도 않았는데 니 멋대로 행동해! 왜 자꾸 니 멋대로 행동해서 날 골치아프게 해! 왜!
하루 : 사람이니까요.
동재 : (본다)
하루 : 나는.. 사람이니까요!
동재 : (보면)
하루 : 나는 실험실의 흰쥐가 아니잖아요. 수술시켜놓구 맘대로 이리저리 연구하고, 실험하구..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해봐라! 그렇게 생각도 없고, 생명도 없는 물건마냥 함부로 취급하지 마세요.
나는 내꺼예요! 동재선생님이나 허원장님 물건이 아니라구요! 나두 사람이란 말예요!!
동재 : 그래 너 사람이야! 내가 널 사람으로 만들었어! 바보취급당하던 정신지체3급을 내가 사람으로 만들어놨어!
무시당하고, 냉대당하던 널 내가 사람으로 만들어놨다구, 알아?
하루 : (본다. 울컥!하는 기분으로 빤히 쳐다보더니 나즉히, 충분히 감정담아서) 잊으셨나본데요..
나는 수술전에도 인간이었습니다.
동재 : ...! (보면)
하루 : 내가 똑똑해지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 은혜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였어요. 당신이 한건.. 수술밖에 없어요.
동재 : ...!!! (본다)
하루 : (물기어린 시선으로 똑바로 쳐다보는데서)
55. S# 병원복도.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는 하루, 그대로 로비쪽을 향해 쭉 걸어온다.
주먹을 꾹 쥔채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꾹 누른채 그대로 걸어오면,
로비쪽에 서성이던 기자들, 하루를 발견하고 사진을 들이댄다.
번쩍번쩍 사진플랫쉬들이 터지고, 다시 하루에게 무언가를 묻는 기자들,
하루, 입을 꼭 다문채 똑바로 앞만 보며 곧장 걸어나간다.
그 뒤로 나타나는 동재, 멀어지는 하루의 뒷모습을 본다.
기자들에 둘러싸인채 그 사이를 당당히 걸어나가는 그의 뒷모습..
어금니를 꾹 문채 바라보는 동재의 시선에서.
56. S# 커피전문점.
한쪽에서 커피를 서빙하고 있는 은혜의 모습,
테이블에 놔주면서 커피를 흘리기도 하고, 커피 쏟은 손가락 슬쩍 입으로 빨면서 죄송합니다 인사도 하고,
곽점장, 못마땅한 듯 쓱 쳐다보다가 멈칫.. 한쪽을 보면 거기에 표사장과 사내1.2.(우팔, 좌팔), 씩 웃으며 곽점장을 보고 있다.
곽점장, 어쩔수 없이 베식 웃으며 젠장..! 돌아서서 들어가버리는데
쨍그랑! 테이블을 치우던 은혜, 컵을 깨버리고 만다.
다시 프레임-인 되는 곽점장, 아 진짜 증말..! 쳐다보는데서,
은혜, 베식 웃는다. 죄송..! 하는 표정에서.
DIS.
일각. 은혜의 외투가 걸려있는 곳, 그 주머니에서 혼자 진동으로 울리는 은혜의 핸드폰.
57. S# 저택, 하루의 방.
뚜르르 뚜르르 신호가 가는 소리와 함께
화면, 한쪽으로 쭉 이동하면 한쪽 구석에 다리를 모은채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하루, 수화기를 든채 울먹울먹거리고 있다.
하루 : 받아라, 은혜야.. 전화 좀 받아..
그러나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간다.
하루, 다시 번호를 누른 뒤 귀에 댄다. 다시 신호가 가면,
하루 : 전화 좀 받아.. (울컥..!) 잘했다구 말 좀 해줘. (억지로 한번 헤.. 웃어보려 하는데 눈물이 더 글썽 고인다)
나두 사람이라구.. 너한테는 나두 사람이었다구.. 말 좀 해줘.
(순간 툭.. 떨어지는 눈물, 다시 번호를 누르고 하는 모습에서 dis.)
58. S# 병원, 동재 사무실. N
어두운 사무실 안, 채도낮은 스탠드불빛 하나만 켜놓은채 책상앞에 앉아 있는 동재,
손으로 이마를 짚은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시선에서
flash-back>
하루 : 내가 똑똑해지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 은혜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였어요.
다시 동재 사무실> 동재, 미동없이 앉아 있는 모습위로
하루E : 당신이 한건.. 수술밖에 없어요.
짐짓 눈을 한번 감는 동재, 그 위로.
하루E : 당신이 한건 수술밖에 없어요!!!
동시에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는 동재, 잠시 심호흡을 하며 왔다갔다한다. 그러다 멈춘다. 시선에서.
59. S# 커피전문점. N.
손님을 배웅하면서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는 은혜,
곽점장 : 서은혜씨! 교대시간 됐어요,
은혜 : (? 돌아본다. 다가서며) 교대시간이요?
곽점장 : 응, 여섯시부터는 원래 일하던 사람이 와서 하니까, 서은혜씨는 여섯시까지만 하구 가면 돼.
은혜 : 예에.. 그럼 내일 뵐께요.
곽점장 : 열시까지야. 오늘 십분 늦은거 내일 십분 일찍 와서 만회해요.
은혜 : 네 알겠습니다.
곽점장 : 그리구, 오늘 깬 컵만 다 합해서 여섯잔인데.. 그거는.. (하는데)
표사장E : 우리 동상 잘 좀 살펴주소, 이?
곽점장 : (젠장..! 쳐다보더니) 일단 그거는 첫날이니까 봐주는데..
내일부턴 짤 없어요. 깨는 컵은 일당에서 깔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은혜 : (순간 표정 밝아지며) 아, 감사합니다 점장님!
곽점장 : 가봐요.
은혜 : 네! (웃으면서 프레임-아웃 되면)
60. S# 커피전문점 앞. N.
외투에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오는 은혜, 그 때 드드드 진동으로 핸드폰이 울린다.
은혜, 핸드폰을 꺼내들어 보면 화면창에 뜨는 이름. “까칠한 놈”
은혜 : (멈칫.. 본다. 보더니 받는다) 여보세요?
61. S# 병원로비. N.
쭉 걸어나오고 있는 동재.
동재 : 지금 어딥니까. 만납시다. (쭉 걸어나가는 모습에서)
62. S# 저택, 거실. N
계단을 내려오는 하루, 그 앞으로 다가서는 주인턴, 서류봉투 하나를 내민다.
주인턴 : 박선생님이 가져오라는 서륩니다. 이건 약도구요. (보며) 찾아갈수 있겠어요, 하루씨?
하루 : (서류봉투와 약도 차례로 받아들며) 걱정마세요. 찾아갈수 있어요.
주인턴 : 요즘 박동재선생님하구 분위기 너무 안좋던데.. 나간김에 남자끼리 술한잔 마시면서 좀 푸세요.
아마 박동재선생님두 그런뜻으루 하루씨더러 나오라 그런걸거예요.
하루 : (본다. 보며) 다녀오겠습니다. (돌아서서 현관문을 여는것과 동시에)
63. S# 바 안. N
안으로 들어서는 은혜, 동재를 찾아 두리번대다가 저편으로 객석 한가운데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동재를 본다.
은혜, 잠시 그 자리에서 서서 동재를 본다. 밀려오는 그에 대한 설레임으로 잠시 바라본다.
보더니 이내 표정에서 감정 감추며 다가선다.
은혜 : 왔어요.
동재 : 앉아요.
은혜 : (본다. 옆자리에 앉는다)
동재 : (양주잔에 가득 술을 따른뒤 은혜앞에 놔준뒤 자기 잔에도 따른다)
은혜 : (? 놓여진 잔을 본다. 다시 동재를 보면)
동재 : (마신다)
은혜 : (본다)
동재 : (다시 따라서 또 한잔 마신다)
은혜 : (본다)
동재 : (다시 한잔 가득 따른 뒤 집어드는데)
은혜 : 죽고 싶은 일 있어요?
동재 : (? 은혜를 본다)
은혜 : 꼭 죽을려고 마시는 사람 같아서요.
동재 : (은혜를 본다. 보더니 도로 술잔을 탁 내려놓더니) 신경이 쓰여.
은혜 : (? 돌아본다)
동재 : 당신 때문에 자꾸.. 신경이 쓰여.
은혜 : (무슨 뜻이지? 보면)
동재 : 오해는 하지마.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니까.. 그냥.. 신경이 쓰일뿐이야.
은혜 : 그래서 그 집에서 나왔잖아요. 동재씨 안보이는데루.
동재 : 그래서 알아버렸어. 당신이 나가버리고 나니까.. 내 눈에 안보이니까..
그제서야 내가 당신한테 쭉 신경쓰고 있었다는걸 알게됐어.
은혜 : (? 동재를 본다)
동재 : 그래서 말인데.. 내가 괜찮다 그럼 어떡할래?
은혜 : 무슨 말이예요?
동재 : 주제넘게 나한테 딴맘 먹는거.. 내가 괜찮다 그럼 어떡할래? (본다. 보며) 나, 계속 좋아해줄래?
은혜 : (본다. 잠시 이게 무슨 소린가 빤히 보면)
동재 : 나를 좋아해줄수 있냐고 묻고있어.
은혜 : (본다. 보더니) 동재씨..
동재 : 그렇다 아니다 대답만 해. 사랑같은거 안믿는다는 둥, 다른 잡소리 치우구.. 그냥 대답만 해. 좋아해줄수 있는지 없는지..
은혜 : (본다. 보더니 그대로 고개 돌린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동재 : (잡으며) 대답하라니까!
은혜 : 나 좀 내버려둘래? 나아.. 더 이상 맘상하는거 싫어. 많이 다쳐봤거든.. 그래서 어떻게 아픈지 너무 잘 알거든..
(돌아보며) 힘들어. 시작하고 싶지 않아.
동재 : 내가 괜찮다잖아.
은혜 : 내가 괜찮지 않아!
동재 : (보면)
은혜 : 그러니까 당신한테 어울리는 여자 찾아. 당신이 싸가지 없게 굴어도 상처받지 않을 여자,
당신한테 차여도 끄떡없는 여잘 찾으란 말야, 괜히 만만한 사람 붙들고 장난치지 말구! (뿌리친뒤 가버린다)
동재 : !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64. S# 바 입구, 긴 복도. N
쭉 걸어나오는 은혜, 그 뒤로 따라오는 동재, 그대로 은혜의 팔을 나꿔챈채 돌이켜세우더니,
동재 : 장난 아냐! 누가 장난이래!
은혜 : 놔 이거!
동재 : 니가 필요해. 그래두 안돼?
은혜 : 너는 사랑두 필요해서 하니?
동재 : 날 좋아하잖아!
은혜 : ! (본다)
동재 : 그래서 좋아하게 허락해준다구! (본다, 보며) 싫어?
은혜 : (본다. 보더니) 재수발싸개같은 자식..! 놔 이거! (뿌리치며 돌아서는데)
동재, 다시 그 팔을 잡고 자기쪽으로 돌이킨다.
그러더니 그대로 은혜의 허리를 감싸안으면서 키스해버린다.
은혜 : ...!!! (놀란다)
길고.. 강렬한 입맞춤.
바로 그 때 바입구에 나타나는 하루, (하루의 손에 서류봉투같은게 들려져 있다)
막 문을 밀며 들어서던 하루,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본다. 동재와 은혜가 키스를 하고 있다. 바로 내 눈앞에서.
두근두근..!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다리가 떨어지질 않는다.
그 때! 은혜에게 키스하던 동재, 천천히 눈을 뜨고 하루를 본다.
하루, 동재를 본다. 자기도 모르게 서류봉투 잡은 손을 꾹 쥐는 하루,
동재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그대로 홱! 돌아서는 얼굴에서 스틸..!
(그 뒤로 동재와 키스하는 은혜의 뒷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