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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05
S#1. 일식집 방안. 밤.
4부 엔딩에 이어서.....
영은 : (어? 놀라며) 어머, 기준씨!!
기준 : (커피 든. 미소 띠며) 어. 오랜만이다.
경민 : (오랜만이다?!!!)
승아 : (뭐야, 말 놓는 사이야?!!)
기준 : 안 그래도 커피 한 잔 하잘까 하다 이렇게 보겠다 싶어서.
영은 : 보잔다고 누가 본대? 깜짝 놀랐네 진짜. 여긴 어쩐 일이야?
기준 : 작가님 감독님 뵈러 왔지.
영은 : 작가 감독? (하다 헉!!) 쟤? 아니, (오승아 턱짓하며) 으?
승아 : (허- 턱짓을 해?)
기준 : 어. 최근에 그렇게 됐어.
승아 : 춥다. 가시든지 앉으시든지 그 문 좀 닫죠?
영은 : (저걸 그냥!) 그렇게 추워 죽겠음 방구석에 처박혀 있지 왜 나왔데? 남까지 춥게?
승아 : (도끼눈 뜨면)
영은 : (경민에게) 짐 챙겨 놓을 테니까 가져가요. 가능하면 빨리.
경민 : (!! 영은 보면)
기준 : (짐? 경민 봤다 영은 보면)
영은 : (기준에게) 핸드폰 번호 바꼈드라? 난 그대로니까 당신은 쭉- 바꾸고 살어. (가는)
경민 : (어찌할까 난감한... 일어서려는데)
기준E : 죄송합니다, 감독님.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승아에게 커피 주며) 반잔짜리 마셔요. 에스프레소 컵이 없대서.
(하더니 따라 가는)
경민 : !!!
승아 : (!!! 날 두고 가? 신경질 난)
경민 : (뭔가 좀 찝찝한... 메뉴 집으며) 우리끼리 먹어야겠는데요.
승아 : 안 잡으세요? 서작가님 화 많이 난 거 같은데.
경민 : 화난 사람 달래는 재주 없어서요. 잡는다고 다시 들어 올 사람도 아니고.
승아 : 나도 그런데. 우리 은근히 잘 맞네요?
경민, 승아 뚫어져라 보는데.... 승아 경민 시선 피하지 않고....
S#2. 일식집 밖. 밤.
영은 : (궁시렁대며 걷는) 허, 안 따라 나와? 기막혀서 진짜. (걸음 멈추고) 생각할수록 열 받네?
드라마 할 거 아님 지들이 왜 만나! (하는데 핸드폰 오는. 모르는 번호고) 네.
기준F :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커피 한잔 안 할래?
영은 : (등 뒤에서 목소리 다 들리는. 쌩-한 얼굴로 돌아보면)
기준 : (영은 조금 뒤에서 핸드폰 귀에 대고 서 있는) 이거 내 바뀐 번호야.
영은 : (눈 흘기며) 그래서 어쩌라고.
기준 : 그냥... 알아 두라고.... 커피 한 잔... 괜찮지?
영은 : 안 괜찮음 어쩔 건데. 나 예전에 캔커피에 눈물 펑펑 쏟던 초보 작가 서영은 아니야.
기준 : 그래 뭐. (핸드폰 거는) 눈가에 주름은 쬐끔 는 거 같다. 잠깐만. 승아씨, 난데요.
S#3. 일식집 안. 밤.
경민과 승아 여전히 마주 앉은. 경민 메뉴판만 넘겨보고 있고...
승아 : 둘이 따로 할 얘기 뭔데요? 할 거면 여기서 하지.
경민 : (보면)
승아 : (기분 안 좋은) 알았어요. (끊고) 우리 대표님 서작가님이랑 친하신가 봐요. 커피 마신데요 두 분이. 여긴 뭐 커피 없어?
(하며 기준이 놓고 간 커피 보는)
경민 : 나 보고 싶어 나왔다면서요. 나 있으면 된 거 아닌가?
승아 : (!!! 제법인데?)
경민 : 발 뻗고 자요 오늘부터. 밥 먹을 테니. (밖에다 대고) 여기요!
승아 : (그런 경민 빤히 보는데)
종업원 : (문 열고) 주문하시겠습니까?
경민 : 제일 비싼 거요.
승아 : 하하. 저두요.
종업원 : (인사하고 가면)
승아 : 서작가님이랑은 같이 사세요?
경민 : (헉!!) 네?
승아 : 아까 짐 챙겨 놓을 테니 갖고 가라고. 보통 그런 대산 아침 드라마에서 바람난 남편한테 하는 대산데.
경민 : 합숙중이거든요. 서작가님 작업실에서.
승아 : 그럼 나 또 밥 사야 하는 거에요? 방금 전에 쫓겨나신 거잖아요. 나 땜에.
경민 : 그런 것 같네요.
승아 : 우리 집 방 많은데.
경민 : (얘 왜 이래 싶은) 오해 받을 농담을 많이 하네요.
승아 : 남자들이 제 농담을 오해하고 싶어 하긴 하죠.
얘 이거 보통 아니네? 하는 표정으로 승아 보는 경민인데....
S#4. 찻집. 밤.
기준과 영은 찻잔 놓고 마주 앉아 있는.
영은 : (찻잔 내려놓으며... 골난..) 어떻게 지냈나 안 물어도 되지?
기준 : 이 바닥 좁은 거 다 아는데 뭐. 내가 니 얘기 듣는 거처럼 너도 내 얘기 듣겠지 했어.
영은 : 무슨 얘기. 장기준이 망했단 얘기?
기준 : 망했어도 일 년에 삼 개월은 좋트라. 니 드라마 보느라.
영은 : (살짝 찡- 한) 웃겨.
기준 : 게시판에 글도 썼어. ‘서작가님 팬입니다. 작가눈힘 킹왕짱~!’
영은 : 당신인 줄 몰랐을까봐? 닉네임 캔커피가 모니 캔커피가.
기준 : (쑥스럽게 웃는...)
영은 : 망하더니 시간이 아주 남아돌았구나? 그럴 시간에 전화나 받으시지? ‘지금 거신 번호는 고객의 사정으로’ 어쩌고 하는데,
내가 소릴 다 질렀다. ‘그러니까 그 사정이 뭐냐고 대체!’ 전활 한 백번은 했을 거다.
기준 : (씁쓸히 웃는.....) 한 열 번만 하다 말지....
영은 : 힘든 거야 알았지만 그래도 나한텐 연락 오겠지 했어. 배우 한 두 명 써주는 거 일도 아니야 나.
기준 : 알아. 그래서 크레딧에 니 이름 나올 때 마다 혼자 얼마나 자랑스러웠는데. 서영으이 마이 컸네 하면서.
영은 : 원래 키는 내가 좀 더 컸다 아이가. 당신 캔커피 받아 마실 때부터.
기준 : (하하하 웃는)
영은 : (미운 듯 노려보다) 지금은. 괜찮아?
기준 : 음? (보면)
영은 : 먹고 살만 하냐고.
기준 : ....어.
영은 : 오승아 덕에?
기준 : ....어.
영은 : (빤히 보다) 그 기집애가 요정은 요정인가 보다.
기준 : (피식 웃으며 그런 영은 보는데....)
S#5. 일식집 안. 밤.
식사하고 있는 경민과 승아고....
승아 : 서작가님이랑은 잘 맞으세요?
경민 : 다들 그게 궁금한가 봐요.
승아 : 서작가님이 워낙 유명하시니까요. 여러모로.
경민 : (무덤덤하게) 우리 잘 안 맞아요.
승아 : !!!
경민 : 근데, 감독 작간 서로 별개의 우주에요. 두 개의 우주가 어떻게 잘 맞겠어요.
초짜 감독이 보기에 서작가님은 신기하고.. 멋있고.. 그래요.
승아 : (그런 경민 빤히 보다) 멋있어요?
경민 : 내 눈엔 그래요.
승아 : 서작가님이 복이 많네요.
경민 : 복은 내가 많은 거죠. 진상우가 누군지도 모르는 초짜 감독이.
승아 : 하하. 감독님 은근 성깔 있으시다. 나 그런 거 좋아요. 받은 만큼 갚아 주는 거.
경민 : (숟가락 놓고 보면)
승아 : 난 착한 사람 싫어요. 같이 있음 괜히 내가 나쁜 사람 같고. 자꾸 눈치 보게 만들고, 별 말 아닌데 상처 받고,
자기 감정에 정직하지 못하고, 싫다 좋다도 불분명하고. 난 그게 더 나쁜 것 같애.
경민 : (이런 면도 있나...)
승아 : 그런 눈으로 보는 것도 싫어요.
경민 : .....내가 어떻게 봤는데요?
승아 : 오승아한테 이런 면도 있었나? 마음에 담아 두는 눈빛.
경민 : !!!
승아 : 감독님 또 헷갈리신다. 그죠.
경민 : !!!
승아 : (핸드폰 보며) 두 사람 할 말이 많나 봐요. 식사 더 안 하실 거면 일어날까요?
경민 : 잠깐만요.
승아 : (보면)
경민 : 지금 얘기 안 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요. 물론 그런 미팅 아니라고 못 박아서 말 꺼내기 뭐하지만.. 저희 드라마요.
기획안 새로 낼 건데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때요?
승아 : 그럴 거면 진작 했죠.
경민 : 왜 싫어요?
승아 : 싫다고 안 했어요. 생각해 본 적 없으니까 싫고 좋고도 없거든요.
경민 : 그러니까 생각해 봐요. 진지하게. 혹시 서작가님 때문이면,
승아 : 왜 서작가님 때문이라고 생각 하세요?
경민 : !!!
승아 : 서작가님 프로필이 이감독 프로필 보다 백배는 더 훌륭한데?
경민 : !!!
승아 : (음식 보며) 아깝다. 너무 많이 남았어요. (계산서 들고 일어나며) 삼십초만 있다 나오세요. 계산하고 있을게요.
하더니 계산서 들고 나가는.
경민, 완전 여우한테 홀린 기분이고....
S#6. 찻집. 밤.
기준과 영은.
영은 : (혼잣말처럼) 하고 많은 애들 중에 왜 하필 오승아야. (커피 마시고) 강요할 생각은 없는데, 내 앞에서 걔 편들지 마.
기준 : 그게 강요지.
영은 : 편들지 마아. 나 예전에 서영은 아니라니까?
기준 : 뭐가 아냐. 똑같은데.
영은 : 어디가 똑같애. 어디가. 내가 촌티 벗느라 얼마나 애 썼는 줄 알어? (옷 가리키며) 이거 강남필이야. 왜 이러셔?
기준 : 그래, 뭐 좀 싱싱해진 건 같다. 옛날엔 늘 절여 논 배추마냥 풀 죽어 있더니.
영은 : 내가 언제.
기준 : 강감독님, 아니 이제 국장님이시지. 암튼, 대본 발로 썼냐, 반짝반짝한 게 없다, 상상력은 튀겨 먹었냐 볶아 먹었냐
강국장님한테 허구헌 날 혼나고,
영은 : (헉!! 주위 두리번 의식하며) 왜 이래 진짜? 내가 얼마나 촉망 받는 작가였는데.
내 별명이 서다크였어. SBC의 떠오르는 다크호스.
기준 : (피식)
영은 : 왜 웃어?
기준 : 서영은표 미키 마우슨... 찾았어?
영은 : !!!
S#7. 과거. SBC 매점. 여름. 낮.
젊어 보이는 기준(잘 나가던 시절). 멋진 슈트 차림으로 캔커피 박스째 사고 있다. 돈 내며 자꾸 어딘가 흘깃 흘깃 본다.
보면, 저만치 테이블에 노트북 켜놓고 절여논 배추 마냥 널브러져 있는 영은이고.
영은, 미키마우스 꼭지 달린 연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그때, 눈 앞에 캔 커피 놓이는.
영은, 누운 채 캔 커피 보다 시선 올려보면 기준 내려다보고 있는.
기준 : 마셔요. 한 십오 분? 정신이 반짝 해져요.
영은 : (느릿하게 일어나는. 얼굴에 옷 단추 자국 선명히 찍힌) 저 아세요?
기준 : 아뇨.
영은 : 근데 이거 왜 줘요?
기준 : 그냥... 오다가다 봬서.... 안다고 생각...을 잘못 생각했나 봐요. 죄송합니다. (하고 캔커피 들면)
영은 : (캔 낚아채 따는) 앉으실래요?
기준 : (은근 슬쩍 앉는) 작가님이신가 봐요?
영은 : 네? (기분 좋은...) 네. 공모전 당선된.... 미니도 곧 들어갈 지도 모르구요.
기준 : 와 멋지다- 근데 볼 때 마다 여기 이렇게 철퍼덕 누워 계시던데....
영은 : (이런 씨) 작품 구상 중이거든요.
기준 : (끄덕) 네.... (연필 꼭지의 미키 마우스 건드려 보는) 어떤 작품....
영은 : (미키 마우스 내밀며) 얘 아시죠.
기준 : 미키 마우스요?
영은 : 네. 얘는 태어난지 75년이나 됐는데 여전히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잖아요. 근데, 난 우리 동네 사람도 감동 못 시키거든요.
서영은표 미키마우스를 찾아야 돼. 찾아야 돼. 찾자 좀! 맨날 그거 해요. 여기서.
기준 : 아... 나름 철학이 있는 철퍼덕이었구나. 근데 그런 거면, 밖엘... 나가 보는 게 좋지 않나? 사람들도 보고 바람도 쐬고?
원래 쥐, 뭐 그런 건 밖에 더 많은데.
영은 : (!!! 그런 기준 물끄러미 보는데....)
승아E : 아직 덜 끝났어요?
기준과 영은 동시에 고개 돌리면.
S#8. 찻집. 밤.
승아 서 있다. 찻집에 있던 사람들 승아 보고 좋아 죽고.... 디카 꺼내고....
기준 : 여깄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승아 : 이 근처에 찻집이 여기밖에 더 있어요? (영은에게) 감독님은 가셨어요.
영은 : 갔겠죠 물론. 오승아씨가 여깄는데. 궁금하지도 않은 얘길. (하고) 우리도 그만 일어 나자.
(계산서 들며) 전화번호 또 바꾸기만 해 봐?
기준 : 줘. 내가 내.
영은 : 무슨 소리야. 내가 요즘 얼마나 많이 버는데.
기준 : (계산서 낚아채며) 그동안 밀린 캔커피 값이야. 가. 운전 조심하고. (계산하러 가는)
영은 : 나만 보면 꼭 저렇게 뭘 못 먹여 안달이야. (하고 일어서면)
승아 : 감독님이 작가님 칭찬 많이 하시드라구요?
영은 : (가려다 지나가는 말처럼) 뭐라구 해요? 그건 궁금하네.
승아 : 작가님 멋있대요.
영은 : 난 또. 내가 원래 칭찬도 많이 듣고 시도 때도 없이 멋있고 그래요. 새삼스럽게. (하더니 쌩- 하고 가는)
승아 : (피식) 자꾸 보니 귀엽네.
기준 : (옆에 와 서며) 누가요?
승아 : 왜 계산을 장대표가 해요? 아까 거기서 밥도 내가 샀는데. 한 입 줄어 좋다 했더니 여기서 이 비싼 밀크 티를 멕여요?
우리 편만 손해 봤잖아요. (하고 가려다) 서작가랑은 어떻게 알아요? 말도 막 놓고?
기준 : 오늘 이 감독은 왜 만난 거에요? 드라마 때문은 아닌 거 같고.
승아 : 관두죠.
하고 나가는.
기준 진짜 왜 만났을까 궁금한데...
S#9. 대로변. 상우 차 안. 밤.
운전 중인 상우, 학동 사거리 신호에 와 멎는.
무심히 고개 드는데 대각선 건물 옥상 대형 전광판에 승아 CF 나오는.
상우, 눈 가늘게 뜨고 보는데 핸드폰 오는.
상우 : (받는) 어, 형. 어떻게 됐어.
S#10. 칵테일 바. 밤.
숙련된 솜씨로 마티니 저어 내놓는 바텐더.
학선과 상우 나란히 앉아 잔 받으며.
학선 : 그냥 뭐 운만 떼고 온 거니까. 그 정도 조건이면 저도 짱구 좀 굴리겠지.
상우 : 쓸데없는 소리 한 건 아니지? 뒤에 나 있는 거 알면,
학선 : 이 새끼가 사람을 삼육구로 보나.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놈이 굿판 엎을까 봐?
상우 : 계약금 얘긴 물어 봤어? 얼마 줬대.
학선 : 열두 장 까지 불렀는데 꿈쩍도 안 해. 지 말론 엄청 많이 줬대.
상우 : 그 말을 믿어? 쫄딱 망한 새끼가 돈이 어디서 나. 대충 얼만지도 감 안 와?
학선 : 내가 점쟁이냐? 노감독 알지. 지난주에 필드 나갔다 만났는데 노감독 말론 기준이가 좀 사는 집 자식이라든데. 땅도 있고.
걔 좀 살어?
상우 : 건 또 뭔 소리야. 그 새끼 사정 내가 빤한데.
학선 : 그래? 그럼 스폰 잡은 거 아니야? 아님, 오승아가 잡아다 줬거나.
상우 : 그 기집앤 비위 약해서 그런 거 못 해. 그 새끼도 스폰 잡을 주변머리였음 망하지도 않았고.
학선 : 암튼, 미낀 던졌으니 입질 올 때까지 기다려 봐. 근데, 넌 왜 그렇게 기준일 못 잡아먹어 안달이냐?
혹시 그때 그 일 때문이면,
상우 : 이러니 내가 입단속을 안 시켜? 굿판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내 앞에서 그 얘기 두 번 다시 꺼내지 마.
혼잣말도 하지 마. 알았어?
쌩- 하고 나가는 상우고....
학선 곱지 않게 상우 뒷모습 보는데....
S#11. 감자탕 집. 다른 날 낮.
감자탕 먹고 있는 영은.
영은 : (주방에 대고) 엄마. 포장은 대짜야. (하는데 핸드폰 오는. 보면, 경민이고. 표정 곱지 않은. 폴더 열고 귀에 대면)
경민 : 이경민입니다. 지금 어디,
영은 :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거나 결번이오니 다시 걸기만 해요 아주! 뚝! (하고 끊고 가방에 핸드폰 집어 던지면)
영은母 : (주방에서 나오며) 왜 또 그래. 심보 좀 곱게 써.
영은 : 내 심보가 뭐.
영은母 : (감자탕이 포장된 봉지 테이블에 놓으며) 왜 대짜야. 중짜도 남는다지 않어?
영은 : 누가 왔어. 그래서 당분간 나 집에 못 가니까 집에 와서 자요. 준희 아침만 좀 챙겨줘.
영은母 : 누군데. 너 남자 생겼냐? 그럼 비싼 걸 멕여야지 이런 걸,
영은 : (꽥) 엄마! (목소리 낮추고) 기획회의 해. 낮엔 아주머니 오니까 괜찮고
오후 여섯시 쯤 가시니까 한 열흘만 문 일찍 닫고 가서 준희 좀 봐줘.
영은母 : (다른 사람 다 들으라는 듯이) 그럼 드라마 또 하는 거야? 이번엔 누구 나와?
너 그 저, 필리핀의 연인. 어. 그거 요즘 유선에서 다시 하는데 또 봐도 재밌드라.
손님들 : (조금 웅성... 어? 필리핀의 연인? 하고 영은 보는)
영은 : (못 들은 척) 준희 꼭 아침 먹여 보내요. 그래야 머리 좋아진대. 달걀 후라이 좋아하니까 해주고. 엄마, 꼭. 어?
영은母 : 알았어. 내 새끼 굶길까봐? 우리 딸이 그 작가에요. 50% 넘은 그거. 우리 딸이.
손님들 : 와- 진짜요? / 나 그거 너무 재밌게 봤는데./ 너무 예쁘다. 어떡해, 나 싸인 받을까봐.
영은 : (억지로 웃어주고) 갈게요.
엄마 : 왜 더 먹고 가지.
하고 발딱 일어나는. 어휴- 속 터지는 영은이고...
S#12. 영은 작업실. 낮.
다정 문 열면, 경민 들어오는.
다정 : 성생님 안 계신데. 식사 하러 가셨어요. 다시 회의 계속 하기로 하신 거에요?
경민 : 해야죠. (하고 겉옷 벗고 욕실 들어가면)
다정 : (냉큼 경민 옷에 코 대고 냄새 맡는. 흠. 흠.) 향순가? 비눈가?
경민 : (욕실 문 열고) 비누가 없네요.
다정 : (놀라 비틀하며) 아- 깜빡했다. 잠깐만요. (영은 방으로 들어가는)
경민 : (의아하게 보는)
다정 : (비누상자 들고 나오며) 이거 우리 성생님 팬이 직접 만든 건데 일단 쓰세요.
경민 : 그런 팬도 있어요?
다정 : 그럼요. 성생님이 얼마나 울었는데요. 감동해서. 첨엔 편지보고 초등학생인 줄 알았는데 마음이 어려서 그런 거였어요.
몸은 스물다섯 인데 마음은 일곱 살이거든요. 정신지체 3급요.
경민 : (!!!) 근데 어떻게 비눌 만들어요?
다정 : 은형이 엄마가 수제 비누샵을 하거든요. 어려서부터 책도 많이 읽히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특수 교육도 시키고 그랬데요.
(마뜩찮은) 뭐... 성생님이 저 보다 낫다고 가끔 그르세요.
경민 : 좀 볼게요. (편 꺼내 읽어 보는)
은형NA : 나는 어제 책 읽어요. 오늘은 편지 썼어요.
S#13. 은형의 비누 가게. 낮.
예쁜 은형의 일상 위에 편지 깔리는....
* 예쁜 앞치마 매고 창틀에 놓인 화분에 스프레이로 물 뿌리는 은형. 햇빛에 반사 되어 무지개 나타나는.
어? 놀란 눈의 은형. 다시 해보는. 선명한 무지개고....
* 가게 한 쪽 작업대. 투명 비커에 색색가지 엣센스와 비누 베이스, 기타 비누 재료들 들어있는.
스포이트, 스푼 양손에 들고 주의 깊게 비누 만들고 있는 은형.
* 은형 비누 몰드에서 완성품 빼 내는. 무지개색 비누고.... 유리컵에 든 흰 우유 마시며 자신의 작품 흐뭇하게 보는 은형이고....
은형NA : 엄마는 내가 책 읽어서 편지 잘 쓰니까 작가님 된대요. 근데 나 열 밤 전에 피아노 배워요. 매일 매일 비누도 만들어요.
그래서 나는 피아노도 잘 치고 비누도 잘 만드는 작가님 할 수 있어요.
다정E : 나는 세상에서 엄마 아빠 흰 우유 또 텔레비가 제일 좋아요.
S#14. 영은 작업실. 낮.
경민 무지개 비누 유심히 보고 있고 다정 옆에서 편지 읽어 주는.
다정 : 오늘 작가님 쓴 텔레비 봤어요. 이서진 오빠랑 김정은 언니랑 키스해서 부끄러워요. 그리구요, 술 먹지 마세요.
내가 아까 전 일요일에 먹었거든요? 근데요. 일어나 보니까 월요일이 없어졌어요.
경민 : (비누 상자에 넣으며) 편지 또 있어요? 다른 거.
다정 : 성생님한테 있을 걸요? 왜요?
하는데 삐삐삐 문 여는 소리 들리는.
다정 경민의 손에 든 상자 얼른 뺏어 뒤로 감추는데 비누 후두둑 떨어지는.
그 순간 영은 추워 덜덜 떨며 들어오다 그 광경 보고
영은 : 야! 너 그거 왜 꺼냈어. 허락받고 쓰랬지.
경민 : 우리 이거 합시다. 이 친구 얘기요.
영은 : 이 냥반은 왜 여깄니. 비밀 번호 바꿔.
경민 : 어젠 미안했어요. 전에 한 번 집에 데려다 준 적이 있었는데 고맙다고 밥이나 먹잔 거였나 봐요.
영은 :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줄 몰랐네요.
경민 : (보면)
영은 : 오승아 집에 데려다 줄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되겠어요? 능력 좋으시다구요.
경민 : 서작가님.
영은 : (저도 좀 심했다 싶고... 딴전...) 이거. 한 번 더 끓여 놔.
다정 : (감자탕 받고) 네. (하고 주방으로 가는)
경민 : 이거 합시다.
영은 : (신경질적) 이게 뭔데요.
경민 : 스물다섯에 일곱 살 지능을 가진 여자 이야기. 경쾌하게요. 이 친구처럼 밝게요.
영은 : (다정 째려보면)
다정 : (주방으로 가다 찔끔) 그냥 대충만 얘기 한 건데.... 비눈 아직 안 썼어요.
경민 : 글 보면 따뜻하잖아요. 감동도 있고.
영은 : 그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에요? 이런 얘긴 함부로 건드려서 될 것도 아니고
자칫 잘못하면 많은 사람한테 상처 줄 수도 있어요.
경민 : 왜 상철 줘요. 작가로서 이런 소재 한 번쯤 써보고 싶지 않아요?
영은 : !!!
경민 : 이 편지 받고 감동 받아서 울었다면서요.
영은 : (마침 부엌에서 나오는 다정 보고) 너 가! 가! 짐 싸!
다정 : (일부러) 아, 배야. (화장실로 들어가는)
영은 : 정신지체 얘길 누가 봐요. 이쁜 것들 나와 사랑이 어쩌고 해도 안 보는 판에.
경민 : 포레스트 검프, 아이엠샘 안 봤어요?
영은 : (보면)
경민 : 허브, 말아톤 안 봤어요?
영은 : 그거야 엄청 잘 썼잖아요. 나 보고 그렇게 쓰라구요?
경민 : 아뇨. 더 잘 써야 해요.
영은 : 하.
경민 : 딱 이 정도만 사랑스럽게 풀면 돼요. 그냥 딱 이 어눌한 편지처럼 만요.
영은 : 말은 쉽죠.
경민 : 방금 든 생각인데 티켓 투 더 문의 그 여의사랑 이 친굴 만나게 하는 건 어때요.
우울증에 걸린 도도한 신경정신과 여의사가 밝고 맑은 일곱 살 지능의 여잘 만난 거죠.
영은 : !!!
다정 : (화장실에서 나오며) 둘이 가족이면 성생님의 우울증과 감독님의 가족 드라마가 바로 엮이는데요?
경민 : 해요.
영은 : (보는)
다정 : 해요 성생님.
경민 : 합시다.
영은 : 아 진짜. (소파에 앉는. 쳐다도 안 보고 건조하게) 첫 장면은 장례식이에요.
다정 : 와우- (하며 경민과 하이파이브 하려는 듯 손 올리면)
경민 : (다정 보지도 않고) 누구 장례식인데요?
영은 : 그건 기획안 나오면 봐요. (다정에게) 지체장애 관련해서 모든 자료 다 찾어. 책이든, 논문이든, 극복 사례 기타 등등 다.
다정 : 다 보실 거예요?
영은 : 내가 언젠 안 봐?
다정 : 제가 더 많이 봐요.
영은 : (이런 씨!) 그게 니 일이지. 자료조사. (경민 눈짓하며) 너 아주 닮아가 아주!
경민 : 기획안은 언제쯤 나오겠어요?
영은 : 따로 취재하고 말고 할 것도 없으니까, 한 일주일?
S#15. 찻집. 다른 날 낮.
경민 테이블 위 봉투 쓰윽 미는. <수목 미니시리즈. “티켓 투 더 문” 서영은 극본/ 이경민 연출> 겉표지 보이는.
기준 : (보면)
경민 : 새로 작업한 기획안이에요. 제일 먼저 오승아씨 드리는 거구요.
기준 : (기획안 첫 페이지 제목 보는...) 반가운 제목이네요.
경민 : ?!!
기준 : (기획안 넘겨 인물 소개 보다) 여주인공이 일곱 살 지능... 이네요?
경민 : 네. 드라마에선 처음 시도되는 캐릭터죠.
기준 : 서작가님 글 솜씨야 믿지만 내용 자체가 쉬운 작품은 아닐 것 같은데요?
경민 : 그래서 더 배우에겐 메리트가 있을 겁니다.
기준 : 뭐, 일단 저도 기획안을 읽어야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서작가님께 고생하셨다고 좀 전해주세요.
경민 : 서작가님이랑은... 잘 아시는... 사이 신가 봐요?
기준 : ...예. 옛날에 좀. 방송국 매점에서 커피 사다 친해졌어요. 서작가 공모전 막 당선됐을 때였을 거에요 아마.
경민 : (보면)
기준 : 방송국에 왜 공동 작가실 있잖아요. 그땐 서작가가 거기서 먹고 자고 그랬거든요.
경민 : !!!
S#16. 드라마 제작국 국장실 앞. 낮.
경민 기획안 들고 복도 걷고 있는....
기준E : 그때 준비하던 미니가 바로 이 티켓 투 더 문이에요. 결국 엎어 졌지만.
경민, 왠지 모를 소외감 느끼는데.....
그때, 국장실 문 열리고 누군가 나온다. 진상우와 송수철이다.
경민, 멈칫 하고 서서 두 사람 보는데 경민 목례하면
수철 : 기획안 나왔나 보다?
경민 : 예.
수철 : 방송 세 달도 안 남았는데 이제 기획안 나와 되겠어? 언제 찍어 언제 내보내게.
경민 : 방송이란 게 어떻게든 또 굴러 가잖아요.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수철 : 그래. 애쓴다. (하고 가는)
상우 : 지난번엔 실례가 많았습니다. 조만간 자리 한번 마련하겠습니다, 감독님.
경민 : 저한테 실례랄 게 뭐 있나요. 따로 뵐 일은 더더욱 없을 것 같구요.
상우 : 그렇게 딱 자르시면 제가 섭섭하죠 감독님. 만회할 기회를 한 번 주십시오. 그럼.
하고 깍듯하게 인사하고 가는.
경민, 건성으로 목례하고 멀어지는 두 사람 보는데....
S#17. 드라마 제작국 국장실. 낮.
국장 프린트 된 대본 넘겨보고 있는... 그때 노크 소리 들리고 경민 들어오는.
강국장 : (보던 대본 침착하게 책상에 놓으며) 잘 왔어. 안 그래도 부르려던 참이야.
경민 : 기획안 나왔습니다.
강국장 : (받아서 대본 위에 놓으며) 캐스팅은. 누구누구 만났어.
경민 : .....기획안 나왔으니 이제부터 할려구요.
강국장 : 팔자 좋다. 팔자 좋아. 너 우리랑 뭐가 붙는지 알고는 있냐?
경민 : (의아한 눈으로 보면)
강국장 : 300억짜리 해양 블록버스터, ‘해녀 심청’이래. 50부 짜리! 계산 나오냐?
경민 : !!!
S#18. 스마트 제작사 사무실. 낮.
한쪽에 한복 잎은 마네킹 보이고... 기준 앞에 대본 다섯 권 놓여 있고.....
스마트 사장 : (손에 용궁 세트 들고) 이게 뭔 줄 아십니까?
기준 : 셋트 미니어처 같은데요.
스마트 사장 : 그냥 셋트가 아닙니다. (용궁 세트 옆에 있던 수족관에 풍덩 넣는) 용궁입니다. 용궁.
여, 퓌쉬 막 헤엄쳐 다니잖아요. 물 만난 거죠.
기준 : 아... 네....
스마트 사장 : 국민요정 오승아가 용궁을 향해 퓌쉬 들을 막 헤치면서 좌-악 헤엄쳐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죽이지 않습니까?
기준 : (웃음 참고...) 근데, 좀 이상하네요. 50부작이고 5월 방송이면 진작 촬영을 시작하셨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제서야 캐스팅을 하신다는 게 좀...
스마트 사장 : 진대표 약속을 믿었죠. 철썩 같이 약속을 했거든요.
기준 : (알만한...) 아....
스마트 사장 : 오승아씨랑 진대표랑 트러블 있는 건 알았지만 잘 될 줄 알고 기다렸거든요.
기준 : (웃음 나는) 왜 기다리셨어요? 저랑 계약했단 소문 들으셨을 텐데?
스마트 사장 : 듣기야 들었지만, (기준 떠 보듯) 솔직히 말이 안 되잖습니까. 오승아가 쥐뿔도 없는 회사로 간다는 게.
사람들 말론 지가 그냥 다 해 먹을려고 만만한데 찾다보니 그리 갔단 얘기도 있고....
기준 : 늘 듣는 얘기고 (일어서며) 다 사실입니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연락드리죠.
(수족관 보고) 퓌쉬... 좋네요...
S#19. 기준 사무실. 낮.
기준, 심청 대본 읽어 보는. 심청 대본 옆에 ‘티켓 투 더 문’ 기획안 놓여 있는.
범래E : 난 이거 하고 싶어.
원E : 뭐.
범래 : 용왕 주치의 닥터 자라. 18세에 어의가 되는 수륙양용 천재의산데 스파이로 지상세계에 보내진대.
수육하면 또 내가 전문가잖아.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원 : (범래 팔 들어 범래 입에 물려주며) 이거나 드세요.
범래 : 아씨!
원E : (쥐어박는) 수육이 아니구 수륙. 그게 구별이 안 돼?
범래E : 넌 돼? (쓰윽 보더니) 역시... 넌 참 사람이, 있어 봬.
심청과 티켓 투 더 문 기획안 나란히 놓고 내려다보던 기준.
기준 : (전화 거는) 지금 어디에요?
S#20. 승아 집. 낮.
“심청” 대본 네 권과 “티켓 투 더 문” 기획안 테이블에 탁- 탁- 내려놓는 기준.
기준 : 이건 300억 짜리 로맨틱 퓨전 하드보일드 해양 블록버스터 해녀 심청. 처음부터 승아씨 놓고 썼대요.
승아 : 잡탕치고 잘되는 거 봤어요? 효녀도 아니고 해녀 심청은 또 뭐야.
기준 : 직업이 해녀라 인당수에 빠져도 살아난대요. 뿐만 아니라 해적에게 붙잡혀 있는 왕자도 구하게 되구요.
용궁 세트도 봤는데 퓌쉬가 막-
승아 : 됐구요, 얜 뭔데요.
기준 : 이건 이경민 감독 새 기획안인데,
승아 : 왜 이경민 감독이래? 서영은 작가 기획안이지?
기준 : 그러든가요. 그럼. 어쨌든, 중간 중간 씬도 들어있고 잘 읽혀요. 이거 잘해내고 나면 앞으론 연기력 논란 뭐 그런 소린
안 듣겠어요. 둘 중 뭘 하든 일장일단이 있으니까 승아씨가 읽어보고 결정해요. 둘 다 수목 5월이에요.
승아 : 수목 5월? 어머나. 우리 서작가님 어쩌시나.
기준 : (이런 씨)
승아 : 내가 뭐 했으면 좋겠는데요?
기준 : 내가 결정해도 돼요?
승아 : 해 보래니까?
기준 : 심청해요.
승아 : 왜요?
기준 : 사극 안 해봤잖아요. 대본도 나쁘지 않고.
승아 : 서작가도 대본은 나쁘지 않을 걸요?
기준 : 안 할 거잖아요.
승아 : 알면서 왜 들고 왔어요?
기준 : 본인이 오기부리다 놓친 작품이 어떤 작품인진 알아야 하니까요.
승아 : !!
기준 : 차기작 결정되면 읽어봐요. 후회하지 않으려면 진짜 잘해야겠단 생각 들 테니까.
승아 : (열 받은) 그래요? 그렇게 대단해? 그럼 내가 꼭 심청을 해야겠네.
(서늘한) 오승아 놓친 작품은 얼마나 대단한 시청률이 나오는지 좀 보게.
기준 : !!!
승아 : 우리 심청 작가님은 누구신가? 얼굴 좀 뵙죠. 오늘 저녁 어때요?
기준 : !!!
S#21. 일식 집. 밤.
스마트 사장, 권작가(여), 승아, 기준 마주 앉아 있는. 반주 놓여 있는.
스마트 사장 : (승아 보며) 이렇게 빨리 뵙게 될 줄 몰랐습니다. 내가 장대표 처음 딱 볼 때부터 알아 봤어요. 믿음이 막 가드라고.
(잔 들며) 한 잔 합시다.
기준 : (떨떠름... 잔 받으면)
권작가 : 승아씨가 생각보다 빨리 답을 줘서 한 시름 놨어요. 대본도 재밌게 봤다니 너무 좋구요.
(E) 너무 익숙한 이야기라 새롭게 해석하기가 힘들었거든요.
승아 : (내가? 하는 표정으로 기준 보면)
기준 : (그럼 뭐라 그래. 하는 표정으로 맞받아 보는)
스마트 사장 : 이제 뭐, 오늘 이렇게 봤으니까 제대로 언론 플레이도 하고,
승아 : 실은 제가 궁금한 게 있어서 뵙자고 했거든요.
권작가 : 네. 얘기하세요.
승아 : 50부작 5월 방송이면 이미 캐스팅이 됐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걸 왜 이제 캐스팅을 하세요?
기준 : !!!
승아 : 혹시 다른 배우가 하기로 했다 뒤집은 거 저 보고 하라시는 건 아닌가 해서요.
스마트 사장 : 얘기 못 들으셨어요? 장대표님께 다 말씀 드렸는데?
승아 : (!!! 기준 보면)
기준 : 말 했잖아요. 처음부터 승아씨였다고.
승아 : 그게 무슨 뜻인데요?
권작가 : 사실 지난주부터 여주인공 빠진 씬만 해서 이미 촬영이 들어갔습니다.
승아 : !!!
스마트 사장 : 방송을 미룰까도 했지만 SBC 서영은 작가 맞편성이라 차라리 쎄게 붙자! 해서 계획대로 밀고 가는 거거든요.
(기준에게) 진대표 얘기 안 했어요?
승아 : (진대표? 기막혀 죽겠는. 입술 꽉 무는....)
기준 : 다 지나간 상황에요. 듣고 싶다면 나중에,
승아 : (발딱 일어나며) 죄송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네요. (하고 나가는)
스마트 사장과 권작가 헉!!! 말려보라는 듯 “장대표님!” “승아씨!” 하는데,
기준 : 죄송합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하고 따라 나가는)
S#22. 일식 집 앞. 밤.
열 받아 나가는 승아 잡아 세우는 기준이고.
기준 : 무슨 짓이에요. 제작사 사장이고 작가에요. 동네 친구 만난 게 아니라!
승아 : 그게 그렇게 중요해? 난 하나도 안 중요해. 장기준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난 그게 더 중요해. 알아요?
기준 : 무슨 생각. 내가 뭔 생각이 없는데!
승아 : 저 대본을 어떻게 받아 들고 와요. 왜 받아 들고 와! 밸두 없어요? 자존심 없어?
기준 : 작품 고를 땐 작품만 보고 골라요. 왜 엉뚱한데 날 세워요. 과정이야 어쨌든 이미 진사장 손 떠났고
이제 내 손에 들어 왔으니 내 일이에요.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했단 얘기에요. 그럼 들고 왔던 이고 왔던 읽어 보는 게
순서 아닌가? 내가 말도 안 되는 대본 디밀었겠어요?
승아 : 거야 모르죠. 내가 아직 안 읽었는데.
기준 : (너 참 잘났다 싶고....) 드라마 하기 싫어요? 아님, 남들 말처럼 개뿔도 없는 만만한 새끼 찾아 왔더니 만만치가 않나?
승아 : (한참 노려보다) 내가 계약서에 빠트린 조항이 있는데요.
기준 : (보면)
승아 : 앞으로 질문은 나만 할게요. 내가 묻는 말 외엔 말 아껴요. 묻지도 말고. (하더니 쌩 가버리는)
기준 : (참담하게 서 있는데.... )
영은E : 미쳐 증말!
S#23.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낮.
경민, 영은, 혜경, 현수, 한숨만 푹- 푹 쉬며 앉아 있는...
다정과 오석 숨죽이며 커피 타고 있는...
영은 : 대진운 좋다며. 지휘자 얘기라며. 발로 써도 간다며.
혜경 : 갑자기 편성난 걸 난들 어떡해.
영은 : 사람들은 뭐 하러 만나고 다녀. 그만한 정보도 없어? 300억 짜릴 어떻게 이겨.
혜경 : 사극 안 보는 시청자들도 있어.
영은 : 아, 몰라. 우리도 300억 받아와. 나도 CG 넣고 막 그럴 거야.
혜경 : 캐스팅이 돼야 투잘 받지. 누가 내 얼굴 보고 돈 주니?
다정/오석 : (커피 서빙하는....)
현수 : 다른 방법이 없는 거 같아요. 캐스팅을 잘 하는 수밖엔. (캐스팅 북 들이미는) 감독님 누구 생각하신 배우 있으세요?
경민 : 심은하 장동건요.
영은 : (눈 흘기고. 캐스팅 북 펼쳐 보는) 이아로 어때요.
오석 : 7세 정신연령을 연기하기엔 너무 섹시 하지 않나 싶은데요.
경민 : 색기에 가깝지. 문지혜 어때요.
영은 : 유부녀잖아요.
혜경 :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어딨어.
영은 : 없음 만들어야지. 물 좋으면 정자 짓고 정자 좋으면 물 파고.
함서영 어때요? 얜 좀 연기가 되니까 붙잡고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다정 : (커피 내려놓으며) 안티가 너무 많아요. 제가 그중 1인이에요.
혜경 : 나도 갠 싫드라.
영은 : 싫음 어쩌자고. 인기가 있으니까 안티도 있는 거지.
혜경 : 지 말만 할 거면서 회의는 왜 하쟤? 그러게 오승아 잡았음 이런 일 없잖아.
영은 : 지나간 얘긴 왜 해.
경민 : 일단 작가 의견이 제일 중요하니까 기획안이나 줘 보죠 뭐. 은형이가 세팅돼야 다른 배역도 세팅 되니까. 또 누구 없어요?
현수 : 강혜정 어때요? 이번에 아파트 CF도 찍었던데.
오석 : 아! 오승아가 찍던 거 이번에 강혜정한테 넘어갔어요. 연기도 잘하고, 외국에서도 먹히고 좋은데요?
다정 : (오석 보며 촐랑 맞게) 나도 아까부터 좋았는데.
경민 : 강혜정 스케줄부터 알아봐. 스텝 구성도 해야 하니까 촬영감독 조명감독 스케줄 누가 비는 지도 알아보고.
오석 : 예.
경민 : 대본은 언제 쯤 나와요?
영은 : 구성이 어렵지 대사 치는 건 빨라요. 한 부당 일주일 잡음 될 거에요.
경민 : 1,2부 합쳐 일주일요.
영은 : 예에?
S#24. 영은 작업실 주방. 낮.
다정 커피 통 정리 하는. 오석 빈 컵 들고 들어서는.
오석 : 이거 어디다 놓을까요?
다정 : 조오기 선반에요. 놓기 전에 씻어놓으시면 참 좋을 텐데.
오석 : (황당) 네? (웃겨... 대충 놓고) 대본 나오면 저한테 바로 연락 좀 주실래요? 제 핸드폰 번호가요, 010- 9988에,
다정 : (저장하다) 밤에 전화해도 돼요?
오석 : 연출부가 밤낮이 어딨어요. 대본 나오면 아무 때나 전화주세요.
다정 : 대본 안 나오면 전화 하면 안 돼요?
오석 : 네?
다정 : 쫄긴. 주방세제 거깄네. 보이죠? (하더니 주방 나가는)
오석 : (황당해서 서 있는데....)
S#25. 승아 집 거실. 낮.
승아 소파에 천정보고 누워 있는. 그러다 고개 돌려 테이블 위 대본과 기획안 보는.
그러다 손 뻗어 심청 대본 집어 들고 훌훌 넘겨보더니 현관 향해 집어 던지는. 2부... 3부... 4부, 5부 다 집어 던지고
영은 기획안 집어 들어 던지려다 멈칫하는. 일어나 앉아 기획안 내려다보는.
기준 목소리 들리는... “본인이 오기부리다 놓친 작품이 어떤 작품인진 알아야 하니까요.”
승아, 깔아 보는 듯한 시선으로 첫 장 넘겨 읽어 보는데.....
S#26. 극중 극. 장례식장. 낮.
피어오르는 향 위로 액자 속 한 여자와 한 남자가 환히 웃고 있다.
문상객들이 놓아둔 흰 국화가 액자를 가릴 만큼 쌓이고....
검은 상복 차림의 한 여자 사진 보며 울고 있다... 은형(오승아 분)이다.
은형 : (너무 울어 목 쉰) 엄마... 아빠....
S#27. 승아 집 거실. 낮.
승아 기획안 넘기는. 중간 정도 읽고 있는...
승아 : 정신지체? 이걸 지금 날 하라고 준 거야? (그러다 대사 해보는...) 할머니....
S#28. 극중극. 은형의 집 저택 거실. 낮.
은형의 할머니, 고모들, 삼촌 표정 없이 앉아 있는.
은형 그런 어른들 분위기 좀 무서운 듯 겁먹은 눈으로 할머니 팔에 매달리는데,
(승아가 극중극 안에 들어와 있다. 손에 기획안 들고 있는)
승아 : (울먹) 할머니....
할머니 : (승아 손 툭 쳐내며) 진천댁! 얘 좀 데리고 들어가.
승아 : 싫어요. 할머니랑 있을래요. 할머니랑 있을 거예요. 으앙- (더 시끄러워진)
고모2 : 아, 왜 애를 울려 정신 사납게. 그냥 둬요. (승아에게 소리 꽥!) 시끄러. 그쳐!
승아 : (두려운 듯...) 엄마... 아빠.....
고모1 : 아이구, 정신 빠진 년놈들. 아, 이런 모자란 걸 주워다 어떻게 십 칠년을 키워 그래?
승아 : 아니에요. 난 모자란 거 아니라 조금 느린 거랬어요, 아빠가.
고모2 : 시끄러어! 진짜 미쳤지. 이 재산을 다 쟤한테 남겼다잖아요. 이 많은 걸 다.
삼촌 : 그나 저냐 쟬 어쩌냐고 이제. 너무 커서 고아원에선 안 받겠지?
고모2 : 무슨 소리야! 재산 토해 낼 때까진 끼고 있어야지. 근데 재산 관릴 누구한테 맡긴 거야?
저 모자란 거한테 직접 하래진 않았을 거고. 누구 짚이는 사람 없어?
승아 : (연습하는) 왜 내 말, 왜 내 말 안 믿어요? (정식으로) 왜 내 말 안 믿어요?
내가 조금 느린 건 하나님이 날 특별히 사랑하셔서,
할머니 : 얘! 얘야! 그게 아니잖아- 니 연긴 느린 게 아니라 모자란 거 맞어! 알어?
승아 : (이런 씨!)
S#29. 승아 집 거실. 낮.
승아 : (기획안 집어 던지며) 아, 안 해. 안 해. 못 해. 아- 어려워! 저딴 건 써가지구!
하는데 문자 오는. 보면, “수요일 3시 잡지사 인터뷰 있어요. 미용실은 12시 예약합니다.”
승아 : 하든지 말든지.
S#30. 드라마 제작국 복도. 다른 날 낮.
경민과 오석 리스트 보며 복도 걷고 있는.
오석 : 카메라는 홍지성 감독님이 주말 끝나면 바로 붙기로 하셨구요, 조명은 박창만 감독님 가실 거죠?
경민 : 어. 여배우 뽀사시 하게 만드는 건 그 형 따라올 사람이 없어.
오석 : 두 분은 따로 미팅 안 하셔도,
경민 : 해야지. 왜 안 해.
오석 : 네. (하는데 전화 오는) 잠시만요. 여보세요? 네. 그래요? (핸드폰 떼고) 강혜정 미팅 잡혔다는데요.
경민 : 그래?
S#31. 중식당 룸. 낮.
강혜정과 마주 앉아 있는 경민과 영은. 옆에 매니저 앉아 있는.
혜정 : 기획안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재밌던데요?
영은 : (특유의 잘난 척하며) 기획안이 그렇게 재밌는데 대본 보면 어떻게 되겠어요? 쓰러지겠지.
혜정씨 생각 잘 한 거에요. 이 작품 끝나면 도대체 회당 얼말 받아야 돼?
경민 : (어이없이 영은 보고 있는)
혜정 : (눈 똥그래져서 영은 보며 어색하게 웃는)
매니저 : 근데 저... 죄송해서 어쩌죠?
영은 : 왜요?
매니저 : 우리 혜정이가 작가님 작품 꼭 하고 싶어 해서 심사숙고 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비슷한 작품을 한 적이 있어서요.
영은 : (헉! 거절인가? 싶고)
경민 : 물론 압니다. 그치만 그 작품은 영화였고 우린 드라마니까 혜정씨가 보여줄 수 있는 롤이 분명 다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영은 : (좀 전 태도와 달리 적극적 되는) 그렇죠. 안젤리나 졸리의 여전사, 르네젤위거의 노처녀,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
조니뎁의 판타지, 조지클루니의 섹시, 아, 이건 아니다. 암튼 다들 한 우물 파서 성공한 케이스잖아요.
꼭 나쁘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니까?
혜정 : 나쁘지 않아요 작가님. 은형이 캐릭터가 사랑스러워서 탐났던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배우 이미지가 고정된다는 건 득 보다 실이 많은 거 같아요. 광고주 쪽에서도 곤란해 하구요.
영은 : (힘 빠지는) 그럼 그 얘기 하러 나온 거에요?
혜정 : 전화로 말씀드리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영은 : 하지만,
경민 : (영은 말 막으며)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근데 앞으론 그냥 전화로 거절해 주심 좋겠네요.
서로 모양새야 그럴 듯 하지만 사실, 앉아 있기 힘들거든요.
혜정 : (귀엽게) 다음 작품에도 저 불러 주시게요?
영은 어색하게 웃는... 태연하려 애쓰지만 표정 관리 안 되는데.....
그런 영은의 얼굴 위로 요란한 음악소리 얹히는....
S#32. 가라오케 룸. 다른 날 밤.
아로 : 작가님 드세요. 감독님 짜안- 건배.
영은과 경민 아로와 건배하고 한 모금 마시고 내려 놓으면,
매니저 : 우리 아로가 워낙 가식적인 걸 싫어해서요. 이런 곳에서 뵙는 게 서로 더 깊은 얘기도 하게 되고 그럴 것 같아
여기로 모셨습니다. 괜찮으시죠?
경민 : 네... 뭐... (아로에게) 기획안은 보셨어요?
아로 : 네. 너무 재밌었어요. (박카스 버전) 저 꼭 하고 싶습니다.
매니저 : 꼭 하겠답니다.
영은 : (웃어야 돼, 말아야 돼....) 어떤 부분이 재밌었어요?
아로 : 다요. 그냥 다 재밌었어요.
영은 : 뭉뚱그리지 말고 좀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면 좋겠는데.
아로 : 음... 한 여자의.. 이중생활? 애도 됐다.. 어른도 됐다. 맞죠!
영은 : (헉!!! 기막혀 말 안 나오는...)
경민 : (너무 어이없어 하하하 웃으며 영은 보는)
영은 : (이런 씨!)
매니저 : 사실 저희가 지난번 작품에서 회당 천 받았거든요. 여자 넘버 투였는데. 근데 이번엔 주인공 아닙니까 작가님.
영은 : 네... 뭐... (하는데)
아로 : (핸드폰 온 듯) 어, 어 오빠. 나. 아니 지금 작가언니랑 가라오케, 안 들려?
영은 : 자, 작가 언니?
경민 : (계속 웃음 나오려는 거 억지로 참고 있는)
아로 : 아, 귀먹었냐? 가라오케라구! (하더니 핸드폰 들고 나가는)
매니저 : 이대표님은 죽어도 못 올려 주신다고 하셔서요. 저희가 이번에 천오백은 받아야,
영은 : (미치겠네 싶고) 이대표님이 못 주시겠대요?
매니저 : 네에-
영은 : 당연히 못 주죠. 미치지 않고서야 쟤한테 어떻게 회당 천오백을 줘요. 지가 할 역할이 뭔지도 모르는 애한테.
한 여자의 이중생활?
매니저 : 아니, 작가님 그건 저...
영은 : 그 뿐이에요? 작가랑 얘기 중에 “어- 오빠- 나-” 핸드폰 달랑 들고 팔랑팔랑 나가버리는 저 버르장머린
어디서 배워 쳐먹었는데요! 내가 데려다 야단 좀 쳐요? 칠까요?
경민 : 작가 언니. 그만 해요. 목만 아파요.
영은 : (이런 씨!!! 아로 보다 경민에게 더 약 오르고 창피한데.....)
S#33. 선술집. 밤.
턱! 하고 내려지는 막걸리 사발. 영은이다. 경민과 마주 앉아 막걸리 먹고 있는.
영은 : (이미 취한....) 지금 비웃고 있죠. 오승아 안 쓴다 꼴값 하더니 꼴 좋다- 이러구.
경민 : (그저 보는...)
영은 : 아 쪽 팔려. 아 챙피해. 내가 심은하도 아니고 그딴 거한테! 아 쪽팔려. 아! 맞다. 쥐포 먹고 싶다. 사장니임- 여기 쥐포요.
경민 : 아까 시켰잖아요.
영은 : 내가요? 언제?
직원 : 쥐포 나왔습니다.
영은 : 어, 시켰네. 근데 왜 이렇게 쪼끔이야? 언니 얘 이거 몇 마리에요?
직원 : 다섯 마린데요.
영은 : 아, 언니 진짜. 이게 무슨 다섯 마리야. 빨랑 두 마리 더 갖구 와요. 안 그럼 나 지금 확 조립해 본다?
경민 : 됐어요. (직원 가면. 아, 이 여자 주사 있네... 싶은 얼굴로 영은 보는데)
영은 : 와 내말 또 무시해. 또 무시해. 그래요, 배우도 무시하고 감독도 무시하고. (쭉- 마시고) 아씨 자존심 상해.
나 대본 여섯권 쓸 때까지 나 찾지 마요. 알았죠. 찾지 마요. 기획안만 봐서 그런데 대본 보면 진짜 달라진다.
장담한다 진짜. 아- 속상해. 속상하다 진짜- (테이블에 얼굴 대고 엎드리는....)
경민 어! 하며 영은 받치려다 손 영은 얼굴 밑에 깔린..... 빼지도 못하고 그대로 있는....
그러다 엄지손가락으로 영은 얼굴 살짝... 만져 보는.....
경민 : 이런 어린애가 어떻게 글을 쓰나.... (오래오래 바라보는데.....)
강국장E : 정신지체? 지금 너 제정신이야?
S#34. 드라마 제작국 국장실. 다른 날 낮.
책상에 휙- 던져지는 기획안. 굳은 얼굴로 서 있는 경민이고....
강국장 : 이게 뭐야 이게. 기획팀에서도 난리야 지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도 유분수지.
전에 복수 기획안 좋았는데 이게 뭐야 이게! 내가 너 믿고 이 자리 앉아 있겠냐?
경민 : ....
강국장 : 누구 생각이야. 너야? 서작가야? 꿈? 희망? 좋지. 좋아. 근데 꼭 그렇게 후벼 파는 걸 해야겠어?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그런 거 많잖아. 이런 걸 누가 봐. 너 같음 보겠냐? 먹고 살기 힘든데?
경민 : 먹고 살기 힘드니까 오히려 순수한 게 먹힐 겁니다. 기획안이야 제출용이고 대본 곧 나오니까 대본 보시면,
강국장 : 됐어. 안 봐도 비디오야. 여직 변변한 배우하나 못 잡고 이걸로 어떻게 심청일 이겨. 이번 작품 엎어.
경민 : 국장님!
강국장 : 엎으라고. 그리고 너! 앞으로 내 말에 토 달지 마.
S#35. 드라마 제작국. 낮.
경민 책상 앞에 모여 있는 감독들.
경민, 힘없이 책상에 와 앉으려는데.
노감독 : 어떻게 됐어. 진짜 까였어? 수철이 형이 한대?
경민 : (!!!) 수철이 형이라뇨?
노감독 : 지 얘길 꼭 저만 몰라. 체리에 추연우에 박수미 작가에 진상우 돈이면, 너 백 프로 까였다.
아니다. 원래 수철이 형꺼였으니까 주인 찾은 건가? 그래. 그렇게 좋게 생각해라.
임감독 : 거, 말을 또 그렇게 해. 확실한 것도 아닌데.
경민 : 자세히 좀 얘기해 봐요. 뭐가 어떻게 됐다구요?
S#36. 스마트 제작사. 낮.
사장과 마주 앉아 있는 기준이고....
기준 : 서작가 작품이 엎어져요?
스마트 사장 : 네에. 쉬쉬해도 라인업 엎어진 건 귀신 같이들 알아요. 엎어졌어요, 그 작품.
기준 : !!!
스마트 사장 : 진대표가 송수철 감독한테 ‘열망’ 썼던 박수미 작갈 붙여줬대요. 거기다 배우까지 세팅하고.
학 엔터 김학선 대표 있잖아요. 왜 골프에 미친. 김 대표네 추연우요. 그러니 천하의 서영은도 까인 거죠.
기준 : (!!) 진상우 대표.... 확실해요?
스마트 사장 : 진상우가 원래 제작사 할라고 난리였잖아요. 송수철은 외주로 나가고 싶어 난리고. 둘이 제대로 쿵짝이 맞은 거죠.
이번에 송감독이 편성 받아 나가면 되니까.
기준 : (마음 안 좋은.... 후- 깊은 숨 쉬는....)
스마트 사장 : 그러니 오승아씨 좀 꼭 설득해 주세요. 서영은 작가가 엎어져서 대진운 기가 막히다고. 전 장대표님만 믿습니다.
마음 너무 무거운 기준인데......
S#37. 승아 집 거실. 다른 날 낮.
승아 시계 보면 1시고... 계속 전화 걸고 있지만 받지 않는... 이런 씨... 열 받은 승아고.....
S#38. 기준 사무실. 낮.
원과 범래 신문보고 있는데 승아 들어오는.
승아 : (신경질적. 기준 자리 턱짓하며) 어디 갔어요? 하루 종일 전화도 꺼있고.
원 : 산에요.
승아 : 산이요?
범래 : 형 원래 열 받으면 산에 가요. 진상우 때문에 스팀 받더니 확 돌아서,
원 : (범래 툭- 치면)
승아 : (놀란) 말을 시작했음 끝까지 해야죠. 진대표가 뭘 어쨌는데.
S#39. 산 정상. 낮.
정상 오르고 있는 기준. 정상에 올라 멀리 내려다보는. 추운데도 땀 나는....
물마시면서 산 아래 세상 보는... 그러다 옛날 생각 떠올리는데....
S#40. <과거 회상> 어느 술집 안 + 복도. 밤.
째즈풍의 여가수 노래 소리 깔리고...
다급하게 술집 안으로 뛰어드는 운동화. 기준이다. 온통 다 젖어있는.
룸 있는 쪽으로 뛰는. 그러다 룸 들어가려는 상우 발견하고 막아서는. 상우 옆에 한 여자 서 있는.
기준 : 형! 안 돼.
상우 : 비켜.
기준 : 소은이 아직 어려. 형. 소은이 이뻐하잖아. 이건 아니지. 얘 힘들게 여기까지 온 애야.
상우 : 힘들게 왔으니 앞으로 편하라는 거야. 비켜!
기준 : 형!!
상우 : (와락 멱살 잡는) 너 자꾸 똥 오줌 못 가릴래? 이 안에 누가 있는 줄 알아?
기준 : 알아. 아니까 이래. 야 양소은. 너 차로 가 있어!
상우 : 너 거기 꼼짝 말고 서 있어!
소은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는...)
기준 : 뭐해 이 자식아! 가라니까!
하는데 퍽!!! 상우 기준 향해 주먹 날리는.
S#41. 상우 사무실. 낮.
상우, 책상에 놓인 무언가 시니컬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소은의 오래전 프로필 사진이다...
상우, 내려다보는 눈길이 슬픈 듯도 하고...
S#42. 기준 사무실. 낮.
기준, 힘없이 들어오다 허걱. 승아가 상우가 사온 화분에 물 주고 있는 것이다.
기준 : 왜 여깄어요? 우리 애들은요.
승아 : 밥 먹으러 갔어요.
기준 : 이 자식들이. 사람을 두고 지들끼리 갔단 말이에요?
승아 : 내가 같이 먹기 싫댔어요. 격 떨어져서.
기준 : (말을 말자 싶은....)
승아 : 야호- 많이 했어요?
기준 : (곱지 않게 보면)
승아 : 야호- 많이 했냐구요.
기준 : 했어요. 왜요. 목 터져라 했어요. 됐어요?
승아 : 그럼 기분 좀 풀렸겠네요?
기준 : (보면)
승아 : (봉투 내밀려) 자요. 주인아저씬가 보던데. 월세 두달치, 전기료, 수도료, 관리비 내일까지 안 낼 꺼면 나가래요.
기준 : (이런 씨..... 창피한....)
승아 : 근데 내가 싸인 해주고 한 달 미뤘어요. 고맙죠.
기준 : !!!
승아 : 종이가 별로 안 너덜하드라구요. 월세도 밀리고, 관리비도 밀고, 이젠 진짜 우리 일 해야겠다. 그죠.
기준 : (창피한....) ....해야죠.
승아 : 근데 그렇게 산에나 싸돌아 댕겨서 되겠어요?
기준 : 싸도... 뭐요?
승아 : 이래서 믿고 일 하겠냐구요.
기준 : !!!
승아 : 서작가 작품 엎어진 게 그렇게 가슴 아파? 자기 배우야 스케줄이 망가지던 말던?
기준 : (아차 싶은)
승아 : 내가 피부 트러블 때문에 한 주 미루자고 했다고 했어요. 또 고맙죠.
기준 : .... 미안해요... 앞으론,
승아 : 앞으로! 두 시간 이상 통화 안 되면 딴 데로 꺼지라는 말로 알 테니까 핸드폰을 들고 다니든 놓고 다니든 맘대로 해요.
하더니 나가 버리는.
기준 다 맞는 말이네 싶은....
S#43. 영은 작업실. 낮.
프린터에서 쉴 새 없이 프린트 되어 나오는 인쇄물...
문 열고 힘없이 들어오는 경민. 들어오다 프린트 나오는 거 보고 멈칫 서는.
고개 돌려 보면 소파에 잠들어 있는 영은이고...
경민, 천천히 다가와 인쇄물 보면, <“티켓 투 더 문” 1부.> 겉표지 보이는.
경민 가슴 철렁 내려앉는데.....
(시간경과)
영은 건너편에 앉아 대본 2부 읽고 있는 경민이고.... 옆에 1부 놓인...
영은E : (목 잠긴) 어때요?
경민 : 깼어요?
영은 : 재밌어요?
경민 : (마음 아픈...) .....괜찮은데요?
영은 : 으이그. 기획안이랑은 쫌 많이 달라졌어요. (하품) 좀 더 로맨틱해졌달까? (하며 다시 푹- 엎어지는)
경민 : ....애썼어요. 오늘은 좀 푹 자요. (하고 이불 덮어 주려고 손 내미는데,)
영은 : (갑자기 눈 반짝 뜨고 고개 돌리며) 근데 표정이 왜, (하다 경민 손보는. 경민과 경민 손 번갈아 보다 머리맡에 놓인 과자
확 잡아당기며) 이따 먹을라고 아껴둔 거예요. (하고 과자 봉지와 함께 이불 푹- 뒤집어쓰는)
경민 : (그런 영은 귀엽고... 그래서 더 미안한데...)
영은 : (이불 속에서 E) 무슨 일 있어요?
경민 : (가슴 철렁하는.... 말 못하고 서 있는....)
영은 : (이불 밖으로 얼굴 내밀며) 무슨 일 있구나.
경민 : .....미안해요.
영은 : (의아한....) ...뭐가요?
경민 : 우리 방송.... 엎어졌어요.
영은 : (멍-) 네?
놀라는 영은의 얼굴에서 5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