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공차(貢茶, 황제에 바치는 차) 몽정차(蒙頂茶)가 나는 蒙頂山.
중국차의 전설은 몽정산 몽정차로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중국 문헌상 가장 이른 시기에 몽정산 차에 관한 글이 있습니다.
여연스님의 글에 보면.....
고려 희종때 스님인 진정국사의 차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귀한 차는 몽정산의 차 맛을 이었고/샘물은 혜산천에서 길어 온 것 같구나/졸음을 쓸어내고 정신을 맑게 하니/손님을 대하여 다시 여유가 있네/단이슬이 땀구멍에서 솟아나고/공산의 운제상인이/차 자리를 마련했다고 함에/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를 식혀주네/어찌 영약을 구해서 마셔야만/불그레한 얼굴로 지낼 수 있다 하겠는가”
고려시대 지배계층인 귀족과 스님들은 중국의 명차로 알려진 몽정산의 몽정차를 마셨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육유가 최고의 물로 인증한 혜산천의 물을 상징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그 당시 육우의 다경을 비롯한 중국의 다서들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많은 다인들에게 읽혀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처럼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도 당시 갈 수 없는 몽정산을 상상 하면서 좋은 차는 몽정산 차와 비교를 했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한국사람들도 가끔씩 찾는 곳입니다.
몽정산에서 바라보는 전경. 사천성 성도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만 차를 몰고 고불고불한 산길을 한참 올라와야 합니다.
차 박물관
몽정산 산세를 보면 그리 풍경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멀리 보는 산들은 운치가 있습니다.
제가 올해 2월 24일에 갔는데 봄차는 3월20일 경에 나온다합니다.
신차가 아직 나오질 않아 작년차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이날은 날씨가 따뜻하여 1시간 정도 머물면서 아내와 환담을 했습니다. 육우 선생이 살았던 당시 음다방식은 차를 방아로 찍어서 동그랗게 만들은 차 덩어리를 불에 살짝 데쳐서 끊는 물에 넣거나 또는 바로 물에 끓여 마시는 스타일인데 지금의 음다 방식과는 많이 다르죠. 맛도 다를테고.
육우 선생 이야기가 나와서 관련 사진 올립니다.
1. 자순차(紫筍茶)
천여년전 다경(茶經)을 지은 다성(茶聖)이라 불리우는 육우(陸羽, 733~804)선생이 최고의 차라고 이야기 한 자순차(紫筍茶)
육우의『다경』권상(卷上) 일지원(一之源)은 차의 근원, 차의도구, 차 만들기의 3장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서 차는 자주빛을 띠는 것이 상품(上品)이며, 초록빛이 차품(次品)이며, 새싹같은 차는 그 다음이라 했다. 그러면서 중국 명차 중의 명차가 고저 자순차라고 말하고 있다. 몇년전 중국에서 육우 선생이 살았던 당나라 시대때의 자순차를 재현했다 해서 자순차가 나는 장흥이라는 지역에 가서 차밭도 구경하고 재현하여 만든 자순차를 구입했습니다.
자순차를 만드는 사진인데 찻잎을 짓이겨서 작은 병으로 만들어 불에 굽습니다.
집에서 송나라 이후부터 현재까지 마시는 음다법(즉, 차호에 차를 넣어서 우려 마시는 방법)으로 마시니 별 맛이 없습니다. 아마 육우 선생이 살았던 당나라 시기와 같이 주전자의 끊는 물에 넣어서 마셔야 제맛이 날지....
몇년전에 적벽이란 영화장면 중 오나라 소교가 조조한테 볼모로 잡혀 있을 시 조조에게 차를 끓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 그 당시의 음다법이라 생각됩니다.
차 덩어리를 불에 살짝 구워서 물에 타서 마십니다.
몇년전 감숙성 화개사라는 천년 고찰의 석굴을 보기위해 갔습니다.
여기 관리인이 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여기에 멀리 한국에서 왔다 하니까 반갑다고 차 한잔 마시라 하길래 차 마시는 방식이 고대 음다 방식이 혼재되어 있더군요.
2. 아래는 육우 선생이 천하에서 물맛이 가장 좋다는 천하제일천(天下第一泉) 곡렴천(谷簾泉) 사진입니다.
명산 려산의 한 자락에 위치한 곡렴천
이 지역사람들한테 곡렴천이라 하면 모르고 천하제일천이 어디냐 물어면 알려주는데 가는 길이 차 한대 겨우 다닐만한 좁은 도로라서 건너편에 경운기 등이 와서 수차례 비켜 주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관광지로 개발했다가 여행객들이 없어서 폐허가 된 곡렴천 입구입니다.
강서성에는 무슨泉이라 있어서 가보면 우물이 아니라 폭포입니다. 천하제일천인 곡렴천도 마찬가지로 폭포입니다.
물로 마셔보고 세수도 하면서 물 맛을 느끼는데 물맛은 좋습니다ㅎㅎ
중국에 약 20여년간 각지를 다니면서 물맛이 좋은 지역은 강서성과 복건성인 것 같습니다. 이 곳 여산도 운무차가 유명하고 차산일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동림사가 있어서 몇 군데 물로 차를 마셔보면 물 맛은 좋습니다.
삼국시대때 지었다는 水經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차에 대해서 무지했는데 차 학문이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