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에 관한 중세 독일의 민간전승들
서른 일곱번째 이야기
하늘 나라의 행복을 맛본 소녀의 이야기
옛날에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소녀가 살았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이 소녀에게 보상을 내리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이 소녀의 꿈속에 빼어난 용모의 젊은이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어나세요. 저와 함께 갈 곳이 있습니다."
그 젊은이는 소녀의 손을 잡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그녀를 안내했습니다. 그 정원은 온갖 종류의 꽃들로 뒤덮여 있고 향기가 그윽하여, 모두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소녀를 정원 깊숙이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거기에는 많은 동정녀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 있었습니다. 그 여인들은 모두 눈처럼 하얀 옷을 입고, 머리에는 금과 온갖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을 쓰고 있어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동정녀 무리의 한가운데에는 황후처럼 삼중으로 된 관을 쓴 여인이 있었습니다. 소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모두 기뻐하며 소녀를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그러자 소녀를 인도해 온 젊은이가 소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 당신도 이 평화로운 정원에서 어여쁜 처녀들과 함께 살면 어떨까요?”
“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세상의 행복을 다 모은다 해도 이곳에서의 기쁨에는 미치지 못할 거예요.”
그때 그 동정녀들의 여왕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그러면 네가 아는 세상의 모든 기쁨을 멀리하고 동정을 간직하도록 하여라. 그리하면 너는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단다.”
꿈은 거기서 끝났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소녀는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 아버지에게 가서 검은 옷을 사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날 이후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그 소녀는 오직 기도와 영적인 삶에만 전념했다고 합니다. 세상이 주는 기쁨을 전부 포기했고, 죽을 때까지 동정을 간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영원한 구원의 행복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박규희 옮김
(마리아지 2024년 7•8월호 통권 246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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