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가 쓴 소설은 힘이 느껴진다. 이념이 다르다는 까닭으로 남과 북에서
거부의 삶을 살아야 했던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읽을 수 있다.
간첩으로 내려와 잡히고 전향을 하지 않는다는 까닭으로
무기징역을 살고 고문으로 떡공이(비전향 장기수를 전향시키기 위해 일반 죄수에게 전향 시키면 석방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비전향 장기수를 괴롭히게 한 사람)를 통한 괴롭힘으로
고통 받았던 비전향 장기수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 말해주듯 우리는 오늘도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을 하면 산다. 그것이 우리네 삶이다. 사람답게 대접받고 사람답게 사는 길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끊임없이 물음을 던져야 할 것이다. 역사를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도 더 커진 것 같다. 그리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일러주고 있는 것 같다.
책 맨 앞장에 있는 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인간의 삶,
그것은 결국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연습’이다.
맨 뒷장에 있는 글
인간은 기나긴 세월에 걸쳐서 무엇인가를 모색하고 시도해서 더러 성공도 하고 때로는 많이 실패하면서 또 새롭게 모색하고 시도하고…… 그 끝없는 되풀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한 ‘연습’이 아닐까 한다. 그 고단한 반복을 끊임없이 계속하는 것, 그것이 인간 특유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그 ‘큰 연습’ 한 가지에 대해 오래 생각해오다가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인간의 삶, 그것은 결국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연습’이 아닐까.”
진정한 작가는 끝없는 불화 속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
문학은 영혼의 숨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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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쪽
"제 생각으로는 사회주의는 아까운 세월을 허송만 했는데, 딱 한가지 공을 세운 게 있습니다. 그건, 자본주의를 강화시켜준 역할입니다."
"유식한 척 혼자 다하면서 그 쉬운 말도 못 알아먹어? 냉전시대를 통해서 자본주의는 사회주의한테 안 먹히려고 사회복지제도를 얼마나 강화시켜왔어. 만약 그런 노력 하지 않고 돈 놓고 돈 먹기로 자본가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더라면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가 더 먼저 무너져버렸을 거다 그거야."
119쪽
역사, 그것은 사람들의 삶이다. 이데올로기, 그것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들은 사람들이 없으면 있을 수 없고,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다. 더구나 이데올로기란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위해 사람이 만들어낸 발명품이다. 그런데 그 발명품은 처음의 과녁대로 쓰이지 못했다. 마치 칼 같은 발명품처럼. 똑같은 칼을 주부가 들었을 때와 도둑이 들었을 때가 다르듯. 결국 여러 나라의 공산당원들이란 칼이란 유익한 도구를 잘못 든 도둑과 같은 존재들이 아니겠는가.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 사람의 문제였다. 사람..., 사람..., 사람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당원의 부패와 타락의 뿌리는 이기주의다. 이기성이란 본능의 힘이 무섭다. 모든 종교의 공통된 미덕은 나만을 위한 이기심을 버리고 남도 위할 줄 아는 이탸행을 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 지고한 가르침을 행하는 것이 각 종교의 성직자들이다. 그런데 대다수가 신의 이름을 팔아가며 타락하고, 권력을 만들어 횡포를 부리고, 신을 내세워 살인을 합리화하고 전쟁까지 벌여온 것이 인류사였다. 성직자도 당원도 이기심이라는 본능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람......, 사람이란 본능에 충실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가? 그럼 사람의 이성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디까지를 믿을 수 있는 존재인가, 사람의 이성이란 본능을 이길 수 없고, 그것이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그 '인간의 한계'가 사회주의 몰락의 절대 원인은 아닐까.....-사람에 대한 불신과 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