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나가면서 우리 민족이 수 백년 동안 고난을 받아서 그런지 한 때 집단 치매에 걸렸던 것
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다. 아래 글을 보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t 음에 대한 중요한 원칙이 한 가지 더 있다.
현대어에서 종결어미는 '다' 이지만 표준어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드' 또는 '떠' 이었다. 그래서 영어
에서는 이것을 'd 또는 t' 로 표기했다. 예를 들면 giant 는‘기았떠’ 즉 ‘기었다.’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기었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나' 라는 존재는 얼
마나 거대한 인간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giant의 뜻이 '거인'이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재능이 비범한 사람, 위인'이라는 뜻까지 발전하였다.
말이 난 김에 gigantic도 함께 살펴보면 '기 갔찌?' 즉 '기어갔지?'라는 뜻이 된다. 위에서 볼 때
사람이 기어가는 것처럼 보였으니 이 단어가 ‘거대한’이라는 뜻이 된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어에서 n자는 a자의 종성에 해당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ㅆ'으로 발음해야 한다. n자 이외에
도 d, c, t, l ,n, m, s, 등의 자들이 종성으로 사용되었다. 심지어 r음도 종성으로 사용될 때에는
‘ㅆ'으로 발음해야 한다. 우리말의 다양한 종성 즉 ’ㅊ, ㅌ, ㄷ 등을, 영어 단어에서 d, c, t, l ,n, m,
s, 등의 글자로 표기는 하였지만 옛 한국말의 종성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는 없었으므로 모든 종성
을 ‘ㅆ'만으로 통일하여 읽어야 한다. 모르긴 모르지만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중에 한국어
를 아무리 유창하게 잘해도 한국어의 종성을 정확하게 구별할 줄 아는 이는 아주 드물리라고 본다.
영국인들이 나름대로 모든 단어를 리드미컬하게 읽기 위하여 이런 방편을 택하였을 것이나, 이 변
화를 모르면 영어 단어의 어원을 찾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말의 종성을 예외적으로 정확하게 표기한 경우도 없잖아 있다. 이 예외에 해당
하는 예는 뒤에서 그때그때 설명할 계획이다.
곁들여서 확실하게 밝혀두어야 할 일은 위와 같은 원칙 하에서 영어 단어를 한국말로 바꿀 때,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서 ‘꼭’과 ‘꽃’을 알파벳으로 표기해보면 둘 다
“꽀(con, cop, cor 등)'으로 밖에 표기할 수가 없게 된다. 영어 단어에는 ‘꼭’이나 ‘꽃’과 같은 단어
도 없으려니와, 이 알파벳 표기가 ‘꼭’을 의미하느냐, 아니면 ‘꽃’을 의미하느냐 하는 문제는 문맥으
로 판단할 수밖에 없겠다.
이와 관련된 예도 그때그때 다시 밝혀 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