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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4코스 / 대모산~양재역
일 시: 2013년 8월11일요일 오전9:30분부터 오후 2:30시까지 6시간 소요
장 소: 대모산에서 양재역까지 12.5 km
참석자: 늦다리고문님, 윤촌님, 솔뫼들회장님, 대장님, 오여사님, 운향 6명 산행
붕어걸음님 뒷풀이 참석 총 7명
경 로: 0930 서울둘레길 대모산 구간
1010 영역관리 들어 가신 고문님
1025 쌍봉 약수터
1032 돌탑 전망대에서
1055 달콤한 실로암 약수터
1107 어제 경주에서 올라온 불국사
1140 도시락 없는 점심
1240 개암 약수터의 윤촌님
1310 강남과 서초 사이
1350 도심에서 길을 잃다
1430 양재 시민의 숲
1500 보물섬에서 만난 보물
1640영화 SERENPITY와 낭만 붕어님
1700 한뫼들 최고의 작업남과 자체발광 미모는 누구?
1720만인의 연인 대 연인은 개뿔
1800 PASCUCCI에서 일박이일을 논하다.
0930 서울둘레길 대모산 구간
3호선은 나를 태우고 철길을 흐른다. 오늘의 산행은 매월 초에 시작하는 가벼운 산행으로 서울둘레길의 첫걸음이다. 서울둘레길의 4코스 출발점인 수서역에는 아침 산행을 준비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로 시끌벅절하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외곽이 산으로 둘러 싸인 점을 활용하여 157km 전 구간을 8개 코스로 쪼개어 분류하였다. 1코스인 수락산에서 불암산코스 19.9km로부터 8코스 북한산 26.2km로 이루어져 있다. 완성된 코스는 4,5,6코스로 대모산 구간, 관악산 구간 그리고 안양천변 구간이다. 다가오는 2014년도에는 모든 코스가 완료될 예정이다. 오늘 한뫼들이 선택한 4코스는대모산으로부터 사당에 이르는 18.1km에 이른다. 참석인원은 모두 6명 그리고 뒤풀이에 붕어부회장님이 합류하기로 하셨다. 대모산의 입구에 들어서니 큰 현판이 서울 둘레길임을 알린다.
1010 영역관리 들어 가신 고문님
산행을 시작하고 40여분이 흘렀다. 날씨가 무더워 땀을 주체할 수가 없다. 다행히 산의 초입부터 무성한 신록들로 인해 그림자들이 드리워져 있다. 뒤에서 따라오던 오여사님이 일행을 불러 세운다. 고문님께서 갑자기 산의 윗 길로 사라지셨단다. 회장님께서 고문님이 여기까지 영역관리를 할 줄은 몰랐다고 하신다. 아마 장이 안 좋으신데 산행을 하면 활발한 장 운동으로 효험을 보시나 보다. 덕분에 일행은 휴식을 취한다. 시몽 대장님은 반바지를 걷어 올려 자꾸 쎅시(?)한 다리를 보여주신다.
1032 돌탑 전망대
마이산에서 보던 형태의 돌탑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표지판이 있어 읽어 보았다. 일원동의 임형모씨가 십오 년 동안 돌탑들을 공들여 쌓았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쌓았다고 한다. 하나의 돌들이 흩어져 있으면 그냥 돌멩이지만 마음을 담아 쌓으니 조각품이다. 큰 돌, 작은 돌, 중간 돌들이 서로 아귀를 맞추며 원추형으로 솟아 올라 있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들은 하나도 없다. 다만 쓸모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1055 달콤한 실로암 약수터
둘레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벌목한 나무들을 활용하여 계단이나 길의 경계목으로 활용하였다. 군데군데 만들어 놓은 나무 의자와 식탁은 쉬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적당한 거리마다 약수터가 있어서 땀을 씻고 더위를 달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름만큼이나 달콤한 실로암 약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역시나 수질 부적합이란 표지판이 붙어 있다. 컥!컥!
1107 어제 경주에서 올라온 불국사
갑자기 왠 불국사? 오여사님께서는 내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하신다. 어제 경주에서 올라왔다고. 궁금한 김에 역사를 뒤져본다. 대모산 불국사는 고려 공민왕2년(1353)에 진정국사가 창건하여 약사절이라 하였다. 후에 고종황제가 대모산 남쪽 헌인릉에 물이 나는 것을 보고 방지책을 약사절 주지스님께 물어 해결하고 이를 고맙게 여긴 고종황제가 불국정토를 이루라는 뜻에서 불국사란 절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1140 도시락 없는 점심
회장님께서 허기가 진다고 하신다. 지난주 백운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늦은 점심으로 기운이 빠졌던 기억이 난다. 뭐라고 하나 먹어야겠다며 배낭을 뒤지신다. 고문님께서는 이 참에 여기서 먹자고 하신다. 마침 좋은 공터가 보인다. 모두 점심상을 차리고 부산한 가운데 나도 배낭을 열었다. 근데 이상하다. 김치는 얼음 팩에 있는데 도시락 가방이 보이지 않는다. 서둘러 짐을 꾸리다 식탁 위에 두고 온 모양이다. 대장님과 오여사님이 흔쾌히 십시일반 밥을 덜어 주신다. 윤촌님의 도시락은 밥보다 반찬이 훨씬 많고 내용도 푸짐하다. 게다가 과일도 정갈하게 담아오셨다. 사랑 받는 남편이라며 회장님은 놀리신다. 도시락을 싸온 날보다 더 배가 부르다. 앞으로 도시락 없이도 산행이 가능함을 알았다.
1240 개암 약수터의 윤촌님
개암약수터에도 여지없이 식수 부적합 판정이 붙어 있다. 벌써 5.8km를 걸어왔기에 더위로 지친 머리에 물도 끼얹고 시원한 세수도 한다. 윤촌님은 회장님께서 여분으로 가져오신 목수건을 유용하게 잘 사용하신다. 어디에서 샀냐며 몇 번이나 물어 보신다. 가볍고 물기를 잘 품고 있어 여름산행에 좋은 친구이다. 난 고문님 하사품인 목수건을 혹시 뺏길세라 힘주어 잡았다. 흠흠!
1310 강남과 서초 사이
둘레길 지도에는 강남구와 서초구 사이에 파란 줄을 그려 놓았다. 단순한 경계려니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로 다른 점이 있다. 강남구 구역인 대모산에서 구룡산까지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표지판이 많지만 지도의 경계를 넘어선 서초구의 표지판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표지판이 있어도 심지어는 길의 방향도 제대로 안내하지 않는다. 서초둘레야! 강남둘레를 좀 배워라.
1350 도심에서 길을 잃다
숲을 벗어나 마을로 들어 섰다. 길을 안내하던 둘레길 안내판이 사라졌다. 일행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보기로 한다. 양재역 방향을 가리키는 안내판을 발견하고 대로로 나선다. 서울 둘레길이 숲으로 연결된 길 아니었나? 라는 의문이 든다. 도심에서 길을 찾기가 산길보다 어려울 줄이야. 쉽게 생각한 길은 어렵고 어렵게 생각한 길은 쉽다. 아스팔트 열기가 작렬하기 시작한다.
1430 양제 시민의 숲
열기가 작열하는 헌릉로를 따라 양재역 시민의 숲으로 들어 섰다. 잠시 숨을 돌리며 길을 물어 보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기도 한다. 더위로 지쳐 더 이상은 산행이 곤란하다고 모두들 생각한다. 다음 구간인 양재역과 사당역 사이인 우면산 입구의 둘레길을 나중에 확인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에서 여정을 마치기로 한다. 뒷풀이에 참석하기로 하신 붕어부회장님께 양재역으로 오시길 연락 드리고 모두 양재역으로 향한다.
1500 보물섬에서 만난 보물
무더위 속에서도 수서역에서 양재역까지 12.5km, 6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고문님께서 알고 계시는 금정빌딩 지하의 호프집 보물섬으로 향한다. 옛날식 나이트 클럽 같은 큰 홀을 한뫼들이 접수한다. 넓은 실내와 시원한 냉기가 천국 같다. 맥주 한 잔씩을 나누자마자 붕어 부회장님께서 환한 미소를 띠며 들어 오신다. 탄자니아에서 일정을 잘 마치고 오셨다. 비어 있는 홀이 가득 차는 느낌이다. 그 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보물섬에서 맞이한 보물은 바로 붕어 부회장님이시다.
1640 영화 SERENPITY와 낭만 붕어님
대화의 분위기가 활기를 띤다. 주도권은 윤촌님께서 쥐셨다. 끝내 이회장님으로부터 팁까지 받으시며 함박웃음을 지으신다. 붕어부회장님은 이런 비슷한 얘기의 영화 세린디피티를 소개하신다. SERENPITY는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 진다는 뜻이다. 영화는 뉴욕에서 우연히 만난 청춘 남녀가 만나 여자가 남자의 전화번호가 적힌 5달러로 솜사탕을 사고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책을 헌책방에 팔아 둘 중 한 사람이 돈이나 책을 발견하면 운명이니 다시 만나자는 7년간에 걸친 로멘틱 코메디 영화이다. 붕어 부회장님의 대단한 기억력에 경탄한다. 역시! 낭만 붕어님!
1700 한뫼들 최고의 작업남과 자체발광 미모는 누구?
화재는 다시 남녀 사이의 사랑으로 돌았다. 윤촌님께서는 산행 시 고문님과 회장님이 같이 나오셔서 둘 사이를 의심했단다. 손만 잡지 않으셨지 항상 같은 시간에 두 분이 함께 나오시니 상상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시다. 해묵은 복분자 얘기가 나오고 결국 회장님께서는 자체발광의 미모를 가지고 계시며, 그런 회장님을 한뫼들로 영입하신 고문님은 한뫼들 최고의 작업남으로 영광스럽게 등극하셨다. 하하!
1720만인의 연인 대 연인은 개뿔
이런 좋은 분위기로는 2차가 필연적이다. 양재역의 유명한 영동족발집으로 모두 출발하고 중간에 빠지기가 부담스러웠던 오여사님은 결국 이회장님의 동의를 구하고 서둘러 귀가 하신다. 배가 불러서 못 먹을 줄 알았던 족발을 모두 잘 드신다. 이제 뒷풀이 전문산악인이 되신 붕어 부회장님께서 이회장님께 지인이 직접 제작한 부채를 선물하신다. 부채에는 자은 이경애님이 한 용운 시인의 사랑이란 시를 멋지게 쓰셨다.
사랑 / 한 용운
봄 물보다 깊으리라 / 가을 산보다 높으리라 / 달보다 빛나리라 / 돌보다 굳으리라 /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 이대로만 말하리.
이 시로 인해 회장님께서는 자체발광 미모이자 만인의 연인으로 등극하신다. 선물을 하고도 인정을 받으시지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하시는 붕어 부회장님께서는 본인을 한 마디로 정의하신다. 연인은 개뿔! 벌써 두 시간 하고도 사십 삼분 째 뒷풀이가 이어지고 있다. 아쉬운 자리를 파하고 모두들 피곤한 심신을 위해 귀가 하실 시간이다.
1800 PASCUCCI에서 일박이일을 논하다.
대장님과 나는 관악산 비박을 의논하러 파스꾸찌 커피숍에 들렀다. 준비물 목록과 대충의 배분을 하고 차가운 커피를 한잔씩 한다. 조용했던 실내가 손님으로 들어차기 시작한다. 이젠 자리를 비울 때가 되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난 오늘 산행에서 무엇을 비웠을까? 머리일까? 마음일까?.
0000 산행 보너스
산행 동안 항상 회장님께서 나무와 꽃 이름을 가르쳐 주시는데 여러 번 듣고도 잊어 버렸다. 이번 산행에서 알게 된 세가지 식물의 이름과 사진을 올려본다.
1. 은수원사시나무: 미국산 은백양과 수원 사시나무 사이에서 생긴 천연 잡종을 은사시나무라고 하고 이것을인위적으로 만든 나무를 은수원사시나무 라고 한다. 이 나무를 인위적으로 만든 현 신규 박사의 이름을 따서 현사시나무 라고 도 한다. 수피에 다이아몬드 모양을 꼭 확인해야 한다는 이회장님 말씀!
2. 관중: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뿌리줄기는 지름 8∼10mm의 굵은 덩어리 모양이고 비스듬히 서며 길이가 25cm 정도이고 잎이 돌려난다. 가운데가 비워져 있어 관중이라고 한다.
3. 맥문동: 맥문동이라는 이름은 뿌리의 생김에서 따온 것이다. 맥문동의 뿌리는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된다.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데 그 때문에 아파트나 빌딩의 그늘진 정원에 많이 심어져 있다. (이상 출처 두산백과)
맥문동 전문가는 시몽 대장님 이시다. 식물 이름을 묻는 회장님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하신 유일한 식물이다.
첫댓글 내용이 풍성해서 읽는 맛이 배가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공부 많이 했네요.
시간대별 소제목을 삽입하고 써나간 글 읽기 참 좋네요... 그리고 "최고의 작업남과 자체발광 미모..." ㅋㅋ 상상력과 표현력이 풍부한 총무님! 최고!!!
짜임새있고 흥미있는 산행기, 나이스!!
이거 원 ~, !!!
총무님이 드디어 자기만의 산행기 형식을 만드신 듯...이제 산행기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식의 글들이 올라오겠네요~ㅎㅎ
음, 간만에 왔더니 강산이 변했다. 글쓰기 어려워지고 먹고살기 힘들어졌다. 다음 산행기는 어찌 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