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배 통합예선 종료… 한국프로 30명 본선 무대 위로 한중전에선 이번에도 열세… 아마추어 5명도 대망의 본선행
3일간 296명 중 53명을 가려내는 평균 6대1의 열전이 끝났다. 중국이 환개를 편 1~2회전의 흐름은 대회 최종일에도 이어져 13일의 예선 결승에선 한국의 프로가 중국의 프로에게 4판만 이겼을 뿐 13판을 내주었다.
지난 1회 대회와 비교할 때 본선 진출자의 수는 한국이 31명에서 30명, 중국이 17명에서 18명으로 바뀌었다. 연구생이 주축을 이룬 아마추어들은 5명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1명의 진출자를 냈던 대만, 그훈고 일본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예선통과자들은 본선부터 지급받는 최소한의 상금 300만원을 확보했으며 15일 오후 대진추첨을 겸한 전야제에 이어 16일 정오 64강전에 나선다. 본선엔 전기 우승자 1명, 국가시드 8명, 후원사 시드 2명이 합류한다.
○●… 한국, 양적으로 풍족하나 만족도에선 의문 한국의 예선 통과자는 30명. 출전국 중에서 단연 최다 인원이다. 유창혁이 2007년 삼성화재배 이후 3년 만에 본선에 진입한 것을 필두로 박영훈ㆍ강동윤ㆍ목진석ㆍ원성진ㆍ허영호 등 강호들이 무난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고로 주목되는 박정환 역시 가뿐히 안착했으며 홍성지ㆍ백홍석도 더 큰 무대로 뻗어나가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
한웅규ㆍ이춘규 등 신진들의 모습도 띈다. 입단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 이원영은 심성화재배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본선에 올랐으며, 류민형은 프로대국 6판 만에세계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53세 김일환은 최연장 통과자로 기록됐다. 삼성화재배에 이어 2연속 본선행이다.
불만스러움도 가득하다. 내용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210명의 대규모 병력이 출발선에 섰으며, 그 덕분에(?) '형제대결'이 1회전 44국, 2회전 48국, 3회전 22국이나 됐다. 따라서 본선행 티켓 22장은 싸우지 않고서도 확보됐던 셈.
중국과의 맞대결 성적은 열세이다 못해 초라할 정도이다. '누구나' 출전한 한국과 '추려서' 출전한 중국의 무게가 같을 수는 없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1ㆍ2회전의 결과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런대로 정예 멤버로 맞선 예선 결승조차도 4승 13패라는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자존심을 세우려면 본선 무대에서 쭉쭉 날개를 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중국(구리)에 내주었던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한 자원은 넘친다.
●○… 중국, 정예군단의 효과로 알찬 수확 지난대회보다 1명 늘어난 39명이 출전한 중국은 예선통과자 수에서도 1명 늘려 18명이 본선으로 가는 트랙에 올랐다. 46%의 진출률. 꾸준한 페이스의 류싱ㆍ씨에허, 관록의 저우허양ㆍ왕레이, 신진기수들인 왕야오ㆍ스위에ㆍ퉈지아시도 관문을 뚫었다.
반면 자국랭킹 5~9위인 후야오위ㆍ박문요ㆍ치우쥔ㆍ구링이ㆍ천야오예를 잃었다. 그에 비해 한국은 군입대한 조한승(7위)과 한국기사에게 1회전서 패한 윤준상(9위) 외에는 시드까지 톱10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중국보다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일본과 대만, 올해도 왔다가 그냥… 근년 들어 통합예선마다 혹독한 참패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일본은 올해도 최소한의 체면마저 살리는 데에도 실패했다. 더욱이 지난대회보다 15명을 증파하고도 단 한 명이라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국과 중국의 프로들과의 대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마추어와의 맞대결 5차례에서도 전패했다. 일본은 2007년 12회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단 한 명의 통과자를 낸 후 전무하다.
대만은 4명밖에 출전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유일한 승리는 1회전에서 딱 한 판. 결승 진출은 고사하고 3회전 문턱도 넘지 못했다.
●○… 아마추어, 프로에게 밀리지 않는 선풍 아마추어의 도전은 올해도 신선한 바람으로 전해왔다. 아마예선 통과자 20명이 나서 5명이 본선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이는 지난대회와 같은 수치.
무엇보다 프로와의 대전 성적이 눈에 띈다. 1회전 9승 5패, 2회전 9승 6패, 3회전 5승 4패를 기록함으로써 종합 23승 15승을 작성했다. 좁은 입단관문에 번번이 프로무대로 향하는 발목이 잡힐 뿐 실력은 프로 못지않았다.
지난대회에 이어 연속 본선 진출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연구생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는 증거이다. 나현과 한태희는 지난대회 지난대회 예선 결승에서 패했던 아픔을 씻어냈다.
○●… 여자기사, 3명 진출로 일본보다는 '한수 위' 7명이 예선 결승에 오른 여자프로는 한국의 김혜민과 박지연, 중국의 리허가 본선 무대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대회 2명뿐인 여자 본선 멤버였던 박지은과 조혜연은 1회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 영광의 본선 무대, 누구의 웃음이 길어질까 시드자까지 합한 본선 구성을 보면 한국 35명, 중국 21명, 일본 2명, 대만 1명, 아마추어 5명. 이들 64명은 15일 오후 4시부터 비씨카드(주)의 회원사, 가맹점, 제휴사 임원 및 바둑계 인사 등을 대상으로 프로암 대회(지도기)를 가지며, 이어 5시 45분부터 전야제와 대진추첨식을 갖는다. 장소는 공히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이다.
비씨카드(주)가 세계 최초의 상금제 도입, 아마추어에게 전면 문호개방, 자비 출전 등을 표방하며 출범시킨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3억원,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초읽기 1분 3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