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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aum우수카페]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 원문보기 글쓴이: 거지허탕골이장
그저께 김해에서 화목 난로가 올라왔습니다. 이 난로를 제작한 사장님은 난로 하나로 특허를 아홉개나 받은 경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과연 장인이 만든 화목난로의 진가가 궁금했습니다. 경동택배측으로부터 물건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까운 지인의 샵으로 운송해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신제품의 경우 2시간 가량 충분히 불을 피워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인의 샵은 숭의동 미품상회로, 사장님이 흔쾌히 수락하시어 당일 설치와 오랜 시간의 성능 테스트가 가능했습니다.
참고로 미품상회 한 사장님은 현재의 장소에서 30년 가까이 미제용품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매년 겨울이면 화목난로를 설치해 애용합니다. 그리하여 누구보다도 난로에 대해 잘 아실 거란 믿음이 섰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비롯하여 인터넷의 공개 게시판 몇 군데에 화목난로에 관한 글을 썼습니다.
미품상회에 설치된 미군용 난로
미품상회를 언급하면서 사장님 소개를 결략하면 예의가 아니겠지요? 따님만 셋을 둔 딸부자입니다. 첫째는 미군부대 대위로 미군 소령과 결혼하여 본토로 건너갔고요. 둘째는 공무원으로 옹진군청에 근무합니다. 셋째는 인하대학교 학생이고요. 사모님이 첫째딸 출산과 관련하여 미국으로 떠났다가 일 년 넘어 오셨는데, 그때 제게 여자 생각이 좀 난다고 고백을... 딱한(?) 하소를 어떻게 들어줄 처지가 못돼 그냥 흘려버리고 말았습니다. 가끔 샵을 지나가는 여성을 보면 꼭 뒷모습을 향해 혼잣말을 하곤 했지요. '아따, 궁뎅이 크다.' 그런 말씀 말입니다. 여자의 엉덩이는 묘한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남자인 저는 모든 게 적당하면 그만인데 말이죠. 참고로 사장님네 샵과 지척지간에 인천의 그 유명한 엘로우하우스가 있습니다.
미품상회 한 사장님... 밀리터리 마니아들 세계에선 바가지꾼이라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어느 분은 똥바가지라고 비하를 하더군요. 하지만 똥바가지를 잘 활용하면 앞산 매운 마늘싹을 톡톡 틔우는 거름통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면 저 분도 낯선 사람의 전화에 담을 쌓지 않을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욕을 한다고 하면, 전화로 별 것을 꼬치꼬치 물어 어떨 땐 일을 못하겠답니다. 자신은 30년 가까이 저 장사를 해봐서 말 몇 마디만 나눠보면 대략 성향을 파악한다네요. 사지도 않을 거면서 사진속의 단추가 어쩌니, 실밥이 어쩌니 하며 온갖 타령을 하는 사람에게 사무적으로 대한 적이 있다고 실토하더군요. 바가지 요금에 대해선 피차 딱히 묻지도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번에 받은 화목난로입니다. 난로 제작자는 난로만으로 특허를 아홉개나 취득했다고 합니다. 그 점이 이 난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경동택배를 통해 도착한 화목난로
제품을 확인하는 미품상회 사장님. 저 역시 참여했으나 촬영 관계로 이 사진으로 갈음합니다.
가까운 철재상에서 150mm 연통을 두 개 사다가 올리고 불을 피웠습니다.
화목은 잡목을 사용했구요.
이 난로의 특징 중 하나는 유리문입니다. 문을 살짝 닫으면 자석 붙듯이 착 달라붙더군요. 물론 자석 기능은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화력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30분 가량 불을 피우자 난로가 유독가스를 내뿜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이렇게 밖에서 한 시간 가량 불을 피워줄 필요가 있습니다.
삼십분 가량 시간이 더 흐르자 더 이상 유독가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순찰 도는 경찰관 아저씨들도 호기심이 발동했나 봅니다.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서도 불철주야 공무 수행을 하느라 수고가 많은 분들입니다.
경찰관 아저씨가 난로에 관심이 많더군요. 자칫 신고 받고 나온 게 아닌가 오해하실 분이 있을지 몰라 부연하지만 저 분들은 순찰차를 운행하고 지나가다가 난로를 보고 정차하여 내린 것으로 민원이나 기타 유사로운 일과는 무관합니다.
이 난로의 가장 큰 장점이 열이 위로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주위로 넓게 퍼지더군요. 그 점이 신기했습니다. 난로를 만든 사장님과 통화할 땐 잘 몰랐으나 직접 경험해보니 실감이 났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밤을 구웠습니다. 금세 구워지더군요.
불길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왼쪽부터 미품상회 사장님, 동네 주민 무명씨, 필자... 이 사진을 끝으로 저는 잠시 자리를 비울 일이 생겼습니다. 저희들이 전용하는 악기 연습실에 녹음 문제를 상의하러 온 손님이 생겨서요.
일을 보고 현장에 도착하니 어스름 어둠 속에 마품상회 사장님이 변함없이 난로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그 새 못 보던 마니아가 한 사람 와 있네요. 음...
근처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자신의 공장 난로에 쓰는 참나무 화목을 들고 오십니다. 저 분 역시 이 난로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저 골목 안쪽에 주물 공장이 있습니다.
난로 한 대를 놓고 몇 시간 동안 이야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나무난로 덕산' 홈페이지에서 인용
자,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당시 현장에 모인 여러분의 의견을 종합하고, 주관적인 입장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짓겠습니다. 몇 시간에 걸쳐 난로를 테스트해본 결과 첫번째 장점으로는 열기가 위로만 치솟는 게 아니라 옆으로 광범위하게 퍼진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아주 특이하더군요. 둘째는 화목의 타는 속도가 느리다는 거였지요. 이 점은 미품상회 사장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미품상회에 설치한 미군용 화목난로에 비해 열기가 세면서도 화목의 연소가 상당히 느리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해주셨어요. 난로의 제작기술에 의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획기적인 발견이었습니다.
훗날 아담한 집에 저런 난로를 설치하고 주전자의 물이 끓는 가운데 설녹차를 마시며 라디오를 틀어놓고 계절에 맞는 시집 한 권 읽을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목마 의자에 앉아 난로의 따스한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말입니다. 타탁타닥 혀를 내두르며 타오르는 난로 앞에 앉으면 어떤 시상이 떠오를까요? 만년필로 원고지에 쓸 수 있는 정겨운 언어들... 마침 눈이 내리면 더욱 좋고요. 창문 밖 저쯤 눈발을 헤치며 내 집으로 오는 사람이 보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정녕 환상으로 그치지 않으리라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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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녕하세요. 요즘 국내에 계신가요?
써니님 안녕하세요, 아뇨 저는 중국에 있습니다. 한국엔 거의 이년에 한번 잠깐 틈내 들어갑니다. 비사문천은 늘 중국에 있다고 보시면 되세요.ㅎㅎ 건안하시지요? 추위에 감기조심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