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적인 동문 부부동참 여행은 초 여름이면 기대되는 재회의 나들이 입니다. 희수를 지냈거나 지나가고있는 망팔의 문턱에서 까물거려가는 우정에 불꽃을 지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난 19, 20일 양일간 서울을 떠나 통영-거제-진주-산청을 거쳐 서울로 회귀, 남도 천리길을 왕복한 1박2일의 이번 여행은 우리동문들이 노익장임을 말해주었습니다. 참가자는 싱글 참석자 24명포함 모두 77명, 지난해보다 5명이 늘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정을 활기차고 안전하게 소화해 주었습니다.
집행부(임인조회장, 김연의부회장, 신승현부회장,김성배총무)와 '자원봉사자'들의 머리와 땀이 돋 보였습니다. 특히 임회장의 '불가역적 상황변화에 따른 여행환경개선대책'이 '대박' 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제 급속히 기력이 떨어져갈 나이이니 편한여행을 하자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여행에서 버스는 27승 우등버스로 격상됐고 숙소도 신축된 대명 콘도의 3DK 5인용실로 승급됐습니다. 화장실 2개의 방이 가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 . 먹는 것도 굴숙회및 멍게비빔밥(점심,충무 대풍관), 모듬회상차림(만찬,장승포 '하얀등대횟집'), 진주비빔밥( 점심, '더 하우스 갑을'), 갈비살 숯불구이과 김치찌게(뒷풀이만찬, '푸짐이')등 각지역 일급특산물로 "정선했다"고 했습니다. 경상도가 원래 식문화낙후지역이라 그런지 소문만큼 혀를 즐겁게 해주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어떻든 처우는 한번 개선하면 후퇴시키기 어려운 법, 이번의 여행환경개선도 앞으로 누가 회장이 되든 격하시키기 어렵겠지요.
여행은 환경에 못지 않게 목적지도 중요합니다. 이번은 충무, 거제 ,진주등 여행지가 모두 임진왜란의 격전지, 지금 임진왜란을 소재로한 KBS의 역사드라마 '징비록'(서해 유성룡저)이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시류에 맞는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이순신장군이 일본수군과 첫 개전, 승리한 곳이 우리가 투숙했던 대명콘도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바다 옥포였습니다. 현대,삼성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조선의 하나인 대우조선해양도 바로 이 옥포연안에 있습니다. 내지쪽으로 산하나를 넘으면 바로 칠천량입니다.이순신장군이 선조명령에의해 서울로 압송된뒤 삼도수군도통사가 된 원균이 대규모의 일본 수군에 마구 달려들다가 완패한 곳입니다. 이때 전라우수사 이억기등 수군명장들과 100척이 넘는 전함등 조선수군전력이 거의 다 괴멸됐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얼마안가면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가 나오고 거기서 조금 안쪽으로 가면 통영시(육지)과 거제도를 가르는 물살빠르고 좁은 해협 견내량이 나옵니다. 이 위에 신거제대교가 새로 걸쳐 졌는데 여기가 이충무공이 복직후 그 유명한 13척으로 일본수군 133척을 유인, 대파했던 곳입니다. 거제도 해역은 왜란시 영욕이 교차했던 전적지, 오늘에는 승패를 떠나 기념공원이 조성돼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전과 산업화시대의 대표적 족적인 포로수용소와 양대조선등이 살아 있습니다.
이번여행은 관광이 주목적, 역사추적과 산업시찰은 개인의 과제로 하고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거제도의 남부권 해금강, 신선대, 바람의 언덕등은 기암절벽과 수려한 숲이 나름대로의 경관을 뽐내 관광객의 눈을 잡았습니다. 모두들 해변가 큰 바위 덩어리인 신선대에서 인증샷을 했습니다. 신선대에서 함목몽돌해변을 거쳐 숙소 대명콘도가 있는 장승포와 그 위까지의 해변도로는 '경관도로'( SCENIC ROAD), 재빠른 상혼들이 팬션을 뿌려놓았습니다. .
여행에도 하드웨어못지않게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술과 대화문화입니다. 이번부터 우리의 여행술문화가 좀 달라지기 시작한 것도 좋은 변화징후입니다. 서울- 대전- 통영에 이르는 약 5시간의 긴여행동안 술소비가 옛날보다 확 줄어들었습니다. 술찾는 사람은 남자싱글전용의 1호차 맨 뒷좌석을 차지한 자칭 '소대통령'인 유근하와 박명기 그리고 이들과 대좌하고 앉은 이부용정도 였습니다. 알려진 술꾼 오창열이 왔더라면 당연히 그 수가 늘었겠지만 그는 없었습니다.이들 조차도 전,후반에는 피했습니다.이름난 호주가인 최병수, 김기준은 처음부터 낮술은 삼가했습니다.
임회장의 음주SOP가 바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을 위해 운행중에는 버스안에서 되도록이면 술을 삼가하고 대신 목적지에 도달한뒤 식사때 마음껏 마시는 것이 어떠냐는 것 입니다.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술은 대화촉진제. 그러한 면이 있긴하나 그것만으로는 안됩니다. 요령있게 말 할 줄알아야하고 또한 들어주는 인내도 필요합니다. 대화문화의 제고가 필요합니다. 어떻든 대화의 활성화는 교류확대와 노화방지에 강점이 됩니다.
이번여행을 통해 교류된 정보에 따르면 전해양수산부장관 이항규는 며칠전 정수장학회 명예이사로 선임됐다고 합니다. 또한 공인 최다국여행자인 전 정보통신부차관 이해욱은 오는 7월 스바즈바르 라는 북극점최근접 마을(놀웨이령)을 일본인들과 함께 탐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그의 방문국및 지역수는 247개로 늘어납니다. 유엔참여국및 지역 193개보다 54개가 많다는 것입니다.
전아주대부총장 강신영이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는데 부인과 사별한지 벌써 8년이라고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는듯 했습니다. .기업은행지점장출신의 배기성은 필립핀과 한국을 시기적으로 7대5의 비율로 분산거주하는데 극한과 극서의 계절을 필립핀에서 지내다고 합니다..
뭣보다 몸이 불편한데도 참여한 동문들의 성의가 평가돼야 하겠습니다. 국회3선의원으로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지냈던 함석재는 녹내장으로 수술했는데 시력이 아직 완전회복은 되지 못해 매우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김석기는 족저근육통으로 보행이 불편한지 2년여가 되는데 국내의사들이 좀 더 친절해 주었으면 좋겠다 했습니다. 변영래는 위암수술로 얼굴이 반쪽됐는데도 4대문등 동문활동에 활발히 참석, 왕성한 투병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주석,김준일,이영제.배우성등 먼저간 동문들의 아주머님들 참석도 반가웠습니다.
첫날 만찬장인 장승포의' 하얀등대횟집'에서 술판이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에 미달했습니다. 대다수 특히 아주머니들은 식사후에는 문밖의 방파제로 산책 나섰습니다. 프로급 카메라맨 이남규는 깜깜한 밤한늘아래에서 아주머니들을 위한 인증샷서비스에 바빳습니다. 그 동안 러시아 바이칼 호반의 이루츠크를 방문하고 이틀전에 돌아온 그는 고속버스안에서 통영행이 끝날지음 최근유행하는 노사연의 노래를 틀면서 "우리나이가 보통 나이가 아니야, 언제 팔,다리를 못쓸줄 몰라 "라고 하면서 "더 늙기전에 바이칼호반을 꼭 한번 봐야한다"했습니다. ..
세월에대한 반항이 폭발한 것은 숙소인 대명콘도에서였습니다, 장승포구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선박들이 이루고있는 불야성이 내려다보이는 714호실에서는 술꾼 15명이 밤 11시까지 펏다고 합니다. 방주인의 하나인 최병수를 비롯 임인조, 이항규, 김연의,이남규, 강신영,박명기, 유근하,변영래, 유용선, 김기준,김영범,이경주 등 소위 '술꾼'은 모두 모인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밤을 새는 만용은 없었습니다.
아침 9시 진주성으로의 출발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역시 절제력을 잃지않은 것 같습니다. 진주성 수난사는 너무 잘 알려진 얘기. 임란첫해 3800의 병력으로 2만의 왜군을 격퇴한 김시민 진주목사의 대첩승리와 순국,그 다음해 6월 제2차전투에서 왜군에게 전몰당한 군.관.민 등 7만명의 순의, 그리고 의기 논개의 충절은 지금도 현장 방문객들을 숙연하게 합니다.
오찬이 끝난뒤 어제 부산에서 통영으로 합류해온 최상필이 귀가했습니다. 호탕한 그의 제스츄어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의 동문애는 남다른것 같았습니다.
이제 서울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경남 산청군금서면 동의보감촌에 들러 '기'받기를 했습니다. 고산중턱에 세워놓은 직경 3,4m의 맵돌같은 '석경'(돌로만든 거울)아래 설치해놓은 사람키만한 '기받이'에 몸을 부착시키는 것입니다.백두대간 정맥의 기가 나온다는 것입니다.,우리일행도 거의 모두가 그 '기받이'에 몸을 밀착시켜 보았습니다. 여기에 있는 시설은 모두 산청군이 지난 2013년에 개최한 '세계정통의약 엑스포'때 설치한 것이라 했습니다. 사기극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과학적인 논거가 뭣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기'를 쏘인뒤 귀경길에 올라 하오 6시께 뒤풀이 장소인 양재동 '푸짐이'그집에 도착했습니다. 이 집은 임회장과 육사17기동기들의 단골집이라 했습니다. 임회장이 마치 주인처럼 홀 중앙에 버티고 서서 살펴줬습니다. 뒤풀이는 1인당 15000원짜리로 격상시킨 것이라 했습니다. 모두들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임회장은 하오8시30분 거의 맨마지막으로 자리를 떳습니다. .
이번 여행은 우리동문여행역사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임인조회장의 개혁의지가 그 기폭제가 될 것 입니다.
P.S.
임인조 회장부인이 여행전날 밤을 새워가며 귤,초코레트, 과자, 사탕등이 담긴 사이드 디쉬 주머니를 만드느라 수고 해주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행준비에 따른 과로가 입원까지초래케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빨리 회복, 퇴원하시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장문의 기행문을 탈고하시느라 수고 많았 습니다 더욱 글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