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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11일 (일), 맑은 뒤 소나기
보고싶은 봉연아! 어제 오늘 너의 소식을 무척이나 기다렸다. 그런데 너의 전화를 받지 못한 것 같아서 퍽 아쉽다. 그동안 무리를 하셨던 어머니를 위해 가양동에 있는 찜질방엘 갔었는데 나와서 보니, "부재중전화" 표시가 찍힌 걸 보고 틀림없이 집으로는 연락이 안되니까 휴대폰으로 했던 것 같은데... 다시 기다렸지만 그후로 연락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그런 곳에 처음으로 갔었는데, 몸이 홀가분해 지고 땀을 많이 흘리니까 기분이 좋더라. 체내의 노폐물이 배출 된다고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 별일 없이 잘 지냈겠지? 아침나절엔 먼저 살던 집 2층 주인 할머니를 뵈러 갔었지. 좋은 일이 아니라 언짢은 일이었단다. 다름이 아니라 며칠전 어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유리창 깨진 것, 문고리 수리, 보일러 수리에 관한 비용을 우리 보고 내라는 전화를 했더라는 것인데 10년을 살다가 이사를 했고, 이사한지 벌써 한달 쯤이나 됐는데... 그리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복비)도 \120,000을 우리가 지불(주인이 내야할 몫)해 주고 왔는데 상기 세가지 사항의 비용이 모두 \55,000 이라면서 부담을 하라고 했다기에, 얼마니 화가 나고 경우도 없는 무례한 짓인지, 일단 방문을 해서 자초지종 말씀을 듣고 따지고 왔는데 그 할머니 앉았던 자리에 풀도 안날 만큼의 구두쇠인데다가 주변 인심 인색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분이라서, 사실 문고리 문제는 수리하는데 \15,000이라고 하기에 지갑에서 돈을 꺼내놓고 영수증 써달라고 했다가 그 할머니 말씀하시는 것이 너무 고약하고 괘씸해서 도로 챙겨넣고 나올 정도였으니, 생각 좀 해보렴. 더구나 월세를 내면서 살아왔으면 응당 주인이 책임을 지고 다시 입주하는 사람이 불편없이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음이 법인데, 살다가 이사한 사람에게 전화질 해서 경우없이... 사는 동안 내가 너무 잘하고, 영감님이 생존해 계실 때도 부모님처럼 여기며 말없이 착하게만 살아 온 것이 만만해 보였던 모양인가?
쓸데없는 애기 많이 했구나. 편히 잘 자거라. 00. 06. 11 - 아버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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