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지음, <<임진왜란>> 1955.을유문화사 6책
박종화의 <<임진왜란>>은 역사소설로서 아주 유명한 작품이다. 이는 조선일보에 연재한 소설을 을유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빌린 이 책은 한국정신문화원의 초대원장인 하성 이선근 박사가 문교부 장관 시에 저자가 증정을 한 본이었다. 나는 이 책을 늦게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는 이광수의 <<이순신>>이란 소설과 비교하기 위해서 읽었다.
저자는 그는 큰 틀에서 역사 사료의 사이 사이에 있는 역사의 공백을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해설했다. 이는 6.25사변의 충격을 염두에 두고 서술했다. 큰 역사적 사건은 거의 정확하게 틀을 짰다.
그러나 우리 군의 피해보다는 승전의 모습을 그리고 겨레의 명예를 강조한 점에서 민족주의 역사의식 내지는 민족주의적 역사관이 크게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단적인 예로 6권의 표지에 배경 글씨로 붉게 쓴 다음 글에서 단적으로 입증된다.
“이순신 장군은 해와 달과 함께 만고에 빛을 다투며 겨레들 가슴 위에 억만년을 살아 있다.(掉㞑(도미)의 大正氣(대정기)에서)," 라고 쓴 점을 들 수 있다. 이순신의 전투에서는 일본 선단의 파괴, 함몰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아군 측의 피해는 축소 설명했다. 그러나 사료와 사료 사이의 공백을 메꾸는데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크게 발휘한 점은 높이 칭찬할 만하다. 이에서 소설가의 예술성과 창작성을 살필 수 있다.
예컨대 명군의 파견을 이루는데 큰 인연이 된 데에는 명나라 병부상서 석성을 움직인 것으로 그의 부인을 들고 있다. 그의 부인은 통역관 홍순원이 북경에 사신을 갔을 때에 있었다고 하는 ‘일야천금옥’의 이야기, 보은 비단의 이야기, 그 후 홍순원을 아버지, 장인으로 부르는 석성 부부의 이야기 등에서 우리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게 한다. 홍순원은 종계변무와 관련하여 잘 알려진 인물로 민간에 설화로서 널리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 시 국왕의 서울 탈출로 백성이 장예원, 경복궁, 창경궁에 불을 지른 점을 들어 조선정부가 백성의 인심을 잃은 점을 고발하고 있는 점에서 소설의 흥미를 돋구고 있다. 또한 명군과 일본군의 강화회담에서 심유경과 소서행장의 서로 자기 나라를 속인 조처에 대한 설명과 해설, 최후의 이순신의 자결설 등은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당파의 논쟁, 전쟁 중 기근에 허덕이는 인민들의 참상 등의 설명에서 인간다운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본 작품이 역사소설이므로 역사가가 지적할 수 있는 점은 사료의 잘못 인용한 부분을 몇 가지 들 수 있다. 1) 거북선을 철갑선으로 서술한 점, 2) 2차 진주성 전투를 황진장군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한 점, 3) 선조에 대한 비판이 결여되고 당쟁의 영향을 강조한 점, 4) 원균이 이순신보다 연하인 것처럼 서술한 점, 5) 서산대사가 묘향산에서 3000명의 승병을 조련시켰다는 표현, 6) 가등청정이 울산성에서 명장 마귀에게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뇌물공세를 벌렸다는 것, 도진의홍이 사천성에서 명장 동일원에게 뇌물을 바쳤다는 것은 원 자료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는 풍신수길의 죽은 후 소서행장이 순천 왜교성에서 안전한 탈출을 위해 순천에 주둔하고 있는 명나라 육군 사령관인 유정과 수군의 지휘관인 진린에게 뇌물 공세를 취한 것을 들어 너무 확대 설명한 점, 7) 정유재란 시 풍신수길은 선봉장을 가등청정과 소서행장이 서로 매일 교대로 맡게 했다는 점 등이다.
이 작품은 소설이기 때문에 정확한 연대표기는 없지만 대체로의 정황 설명이 시간적으로 크게 무리가 없다고 본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의 복선을 깔아 놓은 점, 소설이기에 소설다운 애정이야기(평양에서의 김응서와 계월향이야기 라든가. 진주성에서 논개의 이야기, 전쟁의 과정을 크게 미화하여 승리한 듯한 점을 뻬면 우리에게 임진왜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한 문학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작자는 시기별로 나오는 자료의 시기별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집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현 중 ‘국군’이라든가, 한국이라는 표현이 불현듯 틩구쳐 나옴은 옥의 티라고 할 것이다.
이는 1950년대 초반의 박종화의 역사의식과 역사관을 찾을 수 있는 자료이다. 소설영역에 문외한인 필자가 이를 소설로서 논평하기는 부족하지만 이광수의 <<이순신>>이 소설 수준이 아주 초보적인 작품이었다고 한다면 박종화의 이 소설 <<임진왜란>>은 아주 성숙한 소설의 수준으로 발전하였다고 평하고 싶다.
역사가는 역사기록만이 아니라 문학가, 철학자의 저술을 폭 넓게 읽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인문학이 서로 소통되어야 균형잡힌 한국인문학이 독자에게 영향을 주는 작품과 저서를 쓸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박종화는 이광수의 <<이순신>>을 추천하고 그가 1950년 납북되었을 때 친일자의 누명을 벗기려고 노력한 분이라는 점에서 두 작품의 독후감은 서로 연관을 가진다.
(추론 이 글을 올린 후 순천향대학교의 이순신연구소에 계시는 김일환 박사로부터 월탄 박종화의 역사소설에 대한 두편의 논문을 소개 받았습니다. 한편은 김양수의 '월탄 박종화의 민족문학과 역사소설'(2001 박종화의 문학과 사상에 실린 논문이고 또 한편은
고석화 박사의 '월탄의 역사소설, 임진왜란의 민족 각성-이순신의 애민주의와 무능한 지도자 선조 << 이순신연구논총>> 8집에 실린 논문입니다. 이를 통해 월탄(1901~1981 ) 선생의 역사소설 전반의 개요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는 추후 글로 다시 쓸 때 보완하겠습니다.) 김일환 박사님에게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이광수의 <<이순신>>과 박종화의 <<임진왜란>>을 비교하여 분석하고 논평해주신 알찬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중고등학교 6년동안과 그이후의 많은 세월을 통하여 시집이나 소설과 같은 문학분야의 독서를 외면하지는 않았지만
이광수나 박종화의 작품을 비교하여 분석한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늙고 병들고 게으르기만 한 오늘날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뒤늦게나마
낙암선생의 글을 읽으니 많은 가르침을 얻게 되어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넓고 깊고 예리한 사학자의 안목으로 분석해 주신 노고와 학문적 정렬에 대하여 경의를 표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림)
고림 선생님 감사합니다. 단순한 소개에 그친 글입니다. 그는 민족주의 문학론을 일으킨 분으로 사학사에서도 길이 기억되고 앞으로 더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월탄은 연산군(錦衫의 피). (1936), 다정불심( 공민왕)(1940), 1946년 홍경래, 세종대왕 등 우리나라 역사소설의 대표적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민족주의 문학관은 한국의 민족주의 역사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설정하는 일이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