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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부두 어시장
마누라 심부름에
연안부두 어시장 가요
들어서면 얼굴에 끼치는 비린 내음
발바닥에 전해 오는 차가움도 왠지 좋소
오후 세시
밀리는 사람들
꽃게들 팔락거리는 함지 앞 여인네들
웃음소리가
씀바귀 꽃처럼 아름답소
작은 망태가 못내 힘겨운 바지락할머니
얼른 받아 들고 만원 드리니
주름 사이로 흐르는 미소
조금때 밀려 오는 잔잔한 물결같소
명태 도미 우럭 서대 먹갈치
보고 살피며 술 한 잔 생각 나는데
얼음 수레 사정 없이 밀고 외쳐대니
앗따, 좋은 꿈 깨것소
가운데는 넓은 길
오징어 낙지 쭈꾸미 병어 삼치
다들 두고 온 고향 그리듯 누웠는데
오직 납짝 업드린 홍어들
잘 삭힌 놈으로 썰어 낸 남도 삼합 생각에
화아하니 입 안 가득 침이 고이네
건어물상엔
초로初老의 아줌마
넉넉한 웃음
두툼한 김 몇 톳에 북어포 한 두름 사서 돌아서려니
갓 구운 노가리 몇마리 건네 주며
오늘은 혼자 오셨어요
돌아서면 젓갈 동네
연전年前에 돌아가신 장모님
이쁜 딸 내게 시집 보낼 적 일러 주신 단골집
꽃다운 젊음 젓국에 담아 고이 늙었거니
이 아니 아름답고 고맙지 않겠소
안쪽으로 돌면 갸름한 흰 얼굴 조기 아줌마
언제나처럼 밝은 웃음
서른 마리 무더기에 네댓 더 얹어
소금 뿌려 힘껏 흔들죠
뒤로는 아낙들 횟칼 놀림이 예술인 동네
겨울에는두툼하고 뱃바지 허연 데구릿 배 광어회가
일품이죠
오늘은 소주 한 잔 광어회에
진한 고추냉이 초장으로 눈물 흘리며
연안부두 어시장을 한껏 기려야겠소 |
첫댓글 제가 쓴건 아니고요 연안부두 어시장 한번 가시죠.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같은 정경을 읽다 보니 인천공장에서 근무하던시절 주당들과 즐겨찿던
연안부두 어시장의 추억이 아련하게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신사장님이 직접 쓰신 글이라면 문단에 등단하셔야 좋을텐데.....
지난해의 연안부두 꽃게 먹기추억 올해도 하시는거죠?
4월에 꽃게 콜입니다. 금년여름에는 민어도 어시장에서 한번 맛볼까합니다. 백사장님 같이가시죠.
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