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고흥 만남에서 경호 집에서 만나자고 했다.
박교육장이 퇴근한 후 6시 반쯤 만나기로 한지라 일과 후 풍남을 걸었다.
바닷물이 출렁대는 물가를 지나 남당마을로 올라간다.
해가 져 가며 하늘을 물들인다.
벌판을 보고 광석마을의 류임석의 집을 본다.
2층 본채에 작업실인듯한 창고형 건물에 마당도 잘 가꿔져 있다.
개 한마리가 집에서 나와 꼬릴 흔들며 짖어준다.
어둑해져 비석은 대충 보고 냉정으로 들어가 본다.
새로 지은 회관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저녁을 먹고 있다.
송정의 김천석 교장은 재직 중에 돌아가셨다.
젊었던 우린 며칠 윗마을 송정에서 심부름 핑계로 술을 마시곤 했는데
이젠 묘지도 모르겠다.
골목으로 들어가며 나오는 아줌마에게 혹 샘이 있느냐니 없댄다.
6시가 되자 충현이기ㅏ 전화해 교육장님 나오면 모시고 들르겠으니
어디냐 한다. 류임석의 집앞이라 하니 거기서 기다려도 괜찮다 하는데
갓길없는 직선도로를 불안하게 걸어 학교 앞까지 온다.
걷기에 무섭고 운전자들에게 미안하다.
6시 반이 못 되어 충현이가 온다.
성룡이와 현철이 박교육장이 타 있다.
경호집에 가니 이미 상을 잔뜩 차려놨다.
어제 감사를 마치고 직원들과 뒷풀이에서 술을 마셨다는박교육장은 술에 입만 댄다.
현철이와 성룡이가 나의 술대작을 부지런히 해 준다.
난 취해 박교육장과 손을 잡으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당구치는 걸 구경하며 술을 마신다.
충현이가 학교 앞에 내려줘 침낭이 있는 방으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