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밖에 안 된 초보사회인 진나리(27세)입니다. 지방에서 부모님과 거주하다 서울에 직장을 얻은 터라 독립하여 원룸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으며 월수입은 180만원입니다. 3남매 중 둘째로 미혼이며, 현재 보유자산은 오피스텔 월세 보증금 2천만원이 전부입니다. 부채로는 오피스텔을 얻을 때 보증금이 모자라 신용대출로 받은 500만원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결혼 시기는 30대 초반이며, 결혼 전에 내 집 마련을 위한 기초자금을 어느 정도 마련하고자 합니다. 사회 분위기상 노후준비가 강조되고 있는데 결혼자금 등을 준비해나가면서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진나리 씨의 경우 직장 초년생이기 때문에 아직 이렇다 할 재산과 빚이 없어 재정상태표를 작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수입과 지출이 발생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재무설계를 잘 세우면 노후자금 마련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은 수입이라고 하더라도 올바른 목표의식을 가지고 돈 관리를 해야 한다. 또, 20대의 젊은 나이인 만큼 중장기적인 인생의 재무계획 아래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종잣돈 마련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진나리 씨는 세후 소득의 20% 이상을 신용카드대금으로 지출하고 있어 과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채 등 소비자부채비율은 세금공제 후 순소득의 20% 이내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세후 월급이 180만원 이내인 진나리 씨의 경우 월 신용카드 사용액과 신용대출 상환액이 36만원을 넘지 않게 재무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20대의 재무관심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결혼비용과 전세자금(또는 주택자금) 마련이다. 하지만 단기 목표인 이 두 가지에만 너무 치중하다 보면 노후자금 준비에 소홀하게 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결혼비용과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와 함께 노후를 위해 생명보험과 질병보험에 가입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노후생활 대비용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저축을 배분해야 한다. 젊을수록 시간의 지평선을 길게 가져갈 수 있어 보다 수월하게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인생을 길게 내다보고 수입의 일부를 은퇴용 금융상품에 미리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준비는 은퇴시점이 가까워진 40~50대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나이에 노후를 준비하기 시작하면 현실적으로 자금에 대한 부담이 커져 허둥지둥하다 정작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소비를 통제하고 저축가능금액을 늘려서 투자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진나리 씨와 같은 직장을 다니는 20대라면 수입의 10%를 은퇴자산용 금융상품에 꾸준히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40~50대 이후에 맞이하는 노후를 여유롭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수익상품과 안전상품을 제대로 혼합하여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수익률 관점에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생 세금을 돌려받으면서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저축 또는 연금 상품, 사망이나 질병 등의 위험 보장을 위해 필수적인 보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 등에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진나리 씨의 경우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질병이나 사고 등을 대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역시 문제다. 인생의 어느 순간 다가올지 모르는 위험을 대비하는 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으므로 지금부터라도 본인 수입의 5~8% 정도를 의료비와 상해, 암보험에 투자하여 질병이나 상해에 대비해야 한다.
다음은 20대에 선택할 만한 기본적인 금융상품의 분산투자 방법이다.
20대의 젊은이들은 은퇴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머나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을 지속하다 보면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돈이 모일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세월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고, 계획이나 노력 없이 돈은 절대 모이지 않는다. 따라서 20대는 다음 사항에 유의하며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① 지출을 통제하라
20대가 명심해야 할 점은 수입이 발생함과 동시에 지출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면 20대 사회생활 시작부터 마이너스 인생이 될 수 있다. 본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지출이 계속되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20대는 과소비 성향, 허영, 분에 넘치는 욕심에 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채 등 전체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이 세금공제 후 순 소득의 20% 이내가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② 투자의 비율을 높여라
노후자금 마련의 핵심전략은 빨리 준비하는 것이다. 적은 돈이라 하더라도 일찍 투자를 시작하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복리라는 비료를 먹고 거대한 머니트리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20대 초에 투자한 100만원은 40대 초에 투자한 387만원과 같고, 60대 초에 투자한 1,500만원과 같다(연복리 7% 가정). 따라서 20대에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또는 투자)하는 것이 좋다. 주식 등 공격적인 투자의 비중은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것을 중심으로 투자성향에 따라 20% 정도 가감하면 된다. 예를 들어 25세인 사람의 경우 은퇴자산 중 75%(100-25)를 공격적인 주식투자에 두되, 투자성향에 따라 55~95%까지 조정할 수 있다.
③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라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투자 및 소비성향도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에 형성된 소비습관, 투자경험 등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20대에 합리적인 소비와 적절한 투자방법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투자경험이 많은 주변사람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시작부터 제대로 된 소비와 투자를 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