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주 가끔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니그마님, 요즘 세상은 너무나 험하니까 조심하세요." 속지 말라고 제게 조언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살면서 거의 속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살면서 서너번 정도? 속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의 정신세계와 겉모습은 좀 달라서 제 겉모습이 그렇게 순진하게 보이나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직장을 들어가든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사람들은 저를 좋아합니다. 그러다가 좀 지나면 제게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약간 더 시간이 지나면 절 보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똑똑하거나 무서운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진실을 말할 뿐이죠.
어려서 스무살이 되기 전에 아버지는 제게 당신이 믿는 종교에 들어오도록 하려고 무진 애를 쓰셨는데 왜 그 종교가 옳지 못한 종교인지 조목조목 반박을 하면서 종조에 대해서 비판을 했더니 아버지가 나중에는 "그래 믿지 마라.. 믿지 않으려거든 욕도 하지 마라.." 그러시더군요. 종교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믿지 못하는 심성을 가졌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람을 만나면 의심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믿는 편입니다. 제 글을 여러 개 읽어 본 사람들은 황당하다고 하시겠군요. 그런데 사실입니다. 무조건 믿지만 대신 그의 이후의 말이나 행동이 전에 한 말과 어긋나면 그런 것을 보고 이후에는 믿지 않거나 반박하거나 하게 되는 거죠.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서도 사람들이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그리고 그런 말을 하는 심리적 배경이 무엇인지.. 이런 것을 그냥 저절로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목수일을 할 때 강원도 인재에 가서 SK정수장을 지은 적이 있습니다. 땅속 깊이 6m정도 아래에서 그해 여름 땀 깨나 흘렸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나고 받은 돈에서 팀장이 손해가 났습니다. 목수 팀장 하면서 팀원들 이끌고 일을 추진하다보면 손해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산도 잘 해야 하고, 팀원들도 열심히 일해야 하고.. 머 뭐든 그렇지 않겠어요?
그런데 현장 일을 끝내고 일한 돈을 받는 자리에서 손해가 난 것을 팀원들 모두의 임금을 깍고 자기 임금은 챙기는 겁니다. 제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우리 팀원들은 서로 약속한 임금을 받고 팀장은 자기 임금 외에 추가로 이익난 돈을 챙겼을 테죠. 그러나 추가로 챙길 이익이 없으니 자기 임금은 챙기고 대신 우리 팀원들의 임금을 깍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말하더군요. 자기가 그동안 횟집 가서 낙지와 술 사준 것이며 등등 자기가 팀원들을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등등..
그런데 목수가 열명이나 모인 자리에서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아무 말도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말이 됩니까? 공사해서 손해를 보았다면 모두가 일률적으로 같은 임금을 받는다면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팀장님은 자기 임금 챙기고 팀원들 임금을 깍겠다니.. 만약에 공사가 제대로 되어서 추가 이익이 발생했더라도 그 이익금 팀원들에게 나누어줄 것은 아니었잖아요? 그리고 횟집 가서 낙지 사고 술 산 거.. 그거 일 좀 많이 해 달라고 산 거 아닙니까? 그게 순전히 우리 팀원들을 위해서 산거 아니잖아요?"
팀장이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날 계산은 제가 주장한대로 모두들 조금씩 손해보고 팀장도 같이 손해보고 돈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다음 현장에서 저는 부르지 않더군요.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저는 머 다른 현장 찾아서 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두려움 같은 게 있습니다. 그 두려움이란 여기서 쫒겨나면 새로운 곳에서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두려움.. 그래서 새로 들어간 직장에서 임금 체불이 발생해도 즉시 처리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다가 결국 나중에는 일이 크게 벌어집니다. 저는 노가다 오래했지만 임금 떼어본 적은 없습니다. 일단 임금이 밀리면 그만 둘 생각하고 일을 즉시 중단하면서 돈 내 놓으라고 닥달을 해대니 팀장들이 질려버려서 나중에는 돈을 내 놓고 맙니다. 물론 어떤 사정이 있을 때도 있지만 특수한 사정인지 아닌지 말하는 표정과 말투에서 떼어먹으려는 것인지 아닌지 표시가 납니다. 그래서 임금 떼어먹으려는 수작질이면 즉시 연장가방 챙기고 돈 내 놓으라고 닥달하곤 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용역을 통해서 일을 가서 삼일간 일을 했는데 임금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일을 시킨 놈을 만날 수도 없었고요. 그래서 용역 사무실에 물어보니 일 시킨 놈 원청 사무실이 있더군요. 명함이 있었던 겁니다. 명함에 보니 전화번호와 팩스번호도 있고요. 그걸 가져와서 다음 날 저는 일을 가고 집사람은 방에 앉아서 '삼일간 일을 하고 임금 받지 못한 사연'을 장황하게 글로 써서 하루종일 같은 내용을 인터넷 팩스로 보냈습니다. 그러자 그 회사는 뒤집어졌고, 이 일이 사장 귀에까지 들어가서 즉시 집사람에게 전화가 오고 그래서 바로 송금받은 적이 있습니다.
부당하거나 이런 건 참지 못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특히나 약자가 집단적으로 부당한 대우 받는 것을 보면 정말 폭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사회생활하면서 별 말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여기저기서 날이면 날마다 부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정말 뭐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속았던 이야기 하나 해 보죠. 저는 이재명을 지지했었습니다. 아고라에 올려진 이재명의 많은 글을 보았었고.. 결정적으로 이재명이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서 칠레의 대통령 "아옌데'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이재명은 정말로 민족주의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문재인과 경선 당시 이재명 지지글을 많이 썼습니다. 이재명은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이런 발언을 했었습니다. "아옌데가 기관총을 들고 싸웠던 그런 심정으로 기득권자들과 싸우겠다."
아옌데가 누군지 아십니까? 혹시 모르시면 검색해 보시기를.. 암튼 이랬던 이 인간이 2021년 가을에 수능을 앞둔 고3 아이들에게 백신접종 독려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겁니다. 당시까지 질병청 통계자료에 올라온 20세 이하 코로나 치명율은 0%.. 그러나 백신 부작용은 넘쳐나고 있었지만 주류언론에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에서 당장 이 글 내리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댓글에서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혹시 지금 미친 거 아니냐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물론 저만 그런 댓글을 단 건 아니고 백신의 진실에 대해서 아는 이들 몇몇 사람이 저와 같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이 인간이 글 삭제를 하지 않더군요. 그 때 알았습니다. 이 인간이 잔대갈빡 왕자이긴 하지만 민족주의자는 아니구나.. 다 쑈했던 거구나.. 이재명은 그냥 초국적 제약자본의 꼭두각시였구나.. 그날 이후로 이재명 지지를 접었습니다.
이게 세 번 속은 것중 한 가지입니다. 훨씬 어려서 속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말을 하자면 너무나 길고 구구절절해서 그만 두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현상세게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 현상세계라는 속임수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 수행자가 되었던 겁니다.
자~ 사람들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깨어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깨시민' 이라는 말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사용하죠? 어제 보니 원용석씨도 깨어났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민주당 지지하다가 트럼프 지지하면 깨어나는 건가요? 노무현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난 이 말 들을 때마다 아무 의미 없이 무슨 뜻인지도 모른채 꿈을 꾸면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꿈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그게 꿈 속의 말이라는 겁니다. 당신은 지금 깨어서 컴퓨터 모니터로 혹은 스마트폰 액정을 통해서 이 글을 읽고 있겠죠? 맞나요?
깬다는 건 뭡니까?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잠에서 깬 것을 말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 뭐로부터 깨어났다는 말일까요? 해리스를 지지하다가 트럼프를 지지하면 깨어난 건가요? 그렇다면 반대로 트럼프를 지지하다가 해리스를 지지해도 깨어난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힘당 지지하다가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윤석열을 지지하다가 이재명을 지지하면 깨어난 시민이 되는 건가요? 그러면 반대로 민주당과 이재명 지지하다가 국힘당과 윤석열을 지지해도 깨어난 것이 되는 겁니까?
깨어난다느니 뭐니 하는 사람들.. 사실 세상 사람들은 깨어난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 줄 모릅니다. 그냥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를 주입했다가 출력하고 있는 겁니다. 깨어난다.. 이 말은 생각으로부터 깨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즉, 이 말을 달리 해 보면 생각하는 것은 곧 잠을 자고 있는 것이라는 말인 겁니다. 그래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아무리 열심히 생각을 해도 불가능한 겁니다. 생각 자체가 꿈 속의 일인 겁니다. 깨어나기 위해서는 방편수행을 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는 거에요. 이해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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