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의 눈물은 바다로 간다
직선으로 바다에 다다른 강물은 없다
혼자서 가는 강물도
울지 않고 바다로 간 강물도 없다
밀어내면 먼 길 돌아 흐르고
이 골짝 저 골짝 낯선 물길들 끌어안고
쫓겨나면 끝 모를 절벽
비명으로 뛰어내렸다
모든 산의 눈물은 그렇게 바다로 갔다
바다와 사람의 눈물이 짠 것은
두 생애의 본성이 닮았기 때문이다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
봄 깊어
수액의 향이 기억낫을까
마른 옹이 관절들 추스리고 걸어간다
깊은 뿌리 내리고
초록 가지들 바람에 른들리던 고향
물푸레나무 숲으로 가자
어릴 적 어머니 마을로 가자
무엇이 되었든 모두는
어린 나에게
가끔 그렇게 다녀오는 것이다
시간 많은 시간이 기대앉은
직선과 직각을 타고
그래도 봄 한때
속 핏줄 환하게 물오르는 나무의자
눈사람 그림자
동그라미 두 개로 태어난 사람
온몸이 눈물인 사람이 있다
그칠 수 없는 속울음
다 울고 나면 생을 다하는 사람
그 눈물 닦아줄 수도
그 울음 멈추게 할 수도 없어
섰다 앉았다
이제는 쓰러져
혼자 임종을 지키는
젖은 그림자
김향숙
경남 함양 출생
2003년 <<시현실>>등단
시집<<따뜻한 간격>>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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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숙의 시집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권혁재
권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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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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