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민들로부터 수여받는 최고의 명예요 영광의 자리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자는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격과 품성을 갖춘 인물로 재임하는 동안 나라와 국민만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자리다.
대통령의 자리는 하나뿐인데 대선 후보자는 무려 14명이 난립을 했다. 하기야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이 많아서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선관위가 각 가정에 발송한 대선 후보자들의 공보물을 살펴보니 대선 후보자 14명 중 무려 9명의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위반, 공무원 사칭을 비롯해 각가지 범죄를 저질러 적게는 전과 2범에서 많게는 11범까지 전과 기록을 해놓고 당당하게 대선후보로 등록했다.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행정부 수반이지만 국제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원수(國家元首)다.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의 대선은 세계 10대 선진국 민주주의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전과가 많을수록 은 급이 붙는 깡패 두목을 뽑는 것도 아닌데도 전과자 많은 것을 보면 범죄 전과가 마치 국가 '건국공로훈장' 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국민들을 우습게 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사람들이 감히 대통령 할 생각을 할까. 아무리 '내로남불' 이라지만 부끄러운 줄 울 모른다. 오히려 국민들이 낮 뜨거운 일이다.
정책공약을 살펴보면 국가 재정건전성은 외면한 채 표심만을 노린 선심성 공약으로 심지어는 18세 이상 1억 원 지급, 생계지원금 매월 150만 원씩 평생 지급한다는 황당한 공약까지 내놓은 후보까지 등장했다. 이런 걸 보면 대통령 후보자들의 마음속 한구석에는 그 자리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최고의 권력과 부를 누리는 자리로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재벌은 노력으로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은 하늘에서 낸다'는말도 있다. 대통령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천운(天運)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역대 대선을 보면 정치와는 무관했던 인물들이 대선후보가 되기도 하고 대통령이 된 사례들도 있다.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하기에 따라서 퇴임 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명예로운 자리 일수도 있고 오욕(汚辱)의 자리일 수도 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대통령 꿈을 꾸기 마련이다. 대선비용은 얼마나 들기에 많은 후보들이 나왔을까?. 대통령 예비후보 등록 시 6,000만 원을 선관위에 기탁해야 한다. 또 정당에 소속된 예비후보는 경선비용 1억 원을 당에 기탁(당 사정에 따라 다름) 해야 한다.
대선후보 등록 시 기탁금 3억 원을 선관위에 기탁해야 한다. 국회의원 1500만 원 시장, 도지사 5,000 만 원 기탁금에 비해 대선후보 등록 시 기탁금이 턱없이 높은 것은 후보자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선거기간 동안 대선비용은 513억 900만 원까지 쓰도록 제한했다. 정치인이라도 웬만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당선자는 기탁금과 대선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낙선자라도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 득표를 하면 기탁금과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유효투표 총수의 10% 이상 15% 미만의 득표자는 기탁금과 선거비용 50%를 보전받을 수 있다. 유효투표 총수의 10% 미만 득표자의 기탁금은 국고로 귀속된다. 중도 사퇴한 후보자의 기탁금도 국가로 귀속된다. 각 정당은 국회의원 수에 따라 선거보조금도 지급받는다. 이러다 보니 군소정당과 군소 후보자들은 후원금에 의존하거나 자비를 써야 한다.
이번 대선후보들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후보자 14명 중 12명의 후보자들은 기탁금과 선거비용만 날리게 생겼다. 그럼에도 천문학적인 돈을 써가며 대선에 도전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20대 대통령 후보'라는 신분세탁으로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고 족보에도 올리고 비석에도 새기려는 생각은 아니었을까 의문이다.
국민들은 지난 5년 동안 경제, 안보, 부동산, 일자리, 국민통합 등의 실패한 정부를 경험했다. '나라가 망하는 데는 군왕의 책임도 있지만 졸부(백성)들의 책임도 따른다고 했다'. 이번 대선의 중요함을 의미하는 말이다.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는 수원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