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편. 나만의 여름 나기
더워도 너무 덥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 좀 더 재밌고 즐겁게 나는 방법은 없을까?
자신만의 방법으로 알찬 여름을 즐기고 있는 여름 나기 고수들이 알려주는 특별한 비법!
그대여, 맛봐라! 느껴라! 즐겨라! 다신 돌아오지 않을 올해의 여름을!
1부. 산사로 떠나는 마음 피서 –
열기로 가득한 도심을 떠나 무작정 발길을 옮긴 강원도 횡성.
신라 시대부터 최고의 기도 터로 꼽혔다는 자그마한 암자, 백운암을 찾았다. 20년 전 인도에서 한국으로 출가 했다는 도엄 스님. 백운암의 절경에 반해 터를 잡아 버렸다는데.
버려지다시피 했던 암자를 손수 쓸고 닦고 고치고, 얼핏 보면 풀밭처럼 보이지만 정성으로 가꾼 텃밭까지. 작은 암자 곳곳은 스님의 손을 타지 않은 곳이 없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땀을 흘려라! 그리하면 더위는 잊힐지니 여름의 소나기도 도엄 스님을 막을 수 없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아다니는 스님의 뒤를 따르느라 오늘도 동준 스님과 불자들의 땀은 마를 새가 없다.
하지만 고행의 끝엔 달콤함도 찾아오는 법! 직접 일궈낸 감자와 옥수수를 구수하게 쪄내고, 손수 재배한 호박과 깻잎으로 노릇노릇 전을 부쳐 한입! 땀 흘리고 먹으니, 맛은 두 배가 되는 기적! 소소한 행복을 나누면 무더위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나눔의 미덕으로 마음만은 시원해지는 여름 산골 백운암으로 떠나보자!
2부. 고원에서 ‘맛’나 –
평균 해발고도 300미터의 사시사철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이름하여 진안고원高原이다. 더위를 피하기에 이보다 제격인 곳이 있을까?
전북 진안에서 작은 농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경력 30년의 셰프, 조철 씨를 만났다. 화려한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선택한 귀촌. 여유로운 삶을 꿈꾸며 내려온 시골이지만 실상은 손 가는 일이 더 많다.
하지만 풍성한 먹거리와 아름다운 자연 풍광, 열대야 없는 진안의 매력에 흠뻑 빠져 행복한 여름을 만끽하고 있었다.
여름엔 이열치열! 용담호의 깨끗한 상류에서 자란 신선한 민물고기를 얼큰한 양념과 함께 뭉근하게 끓여낸 어죽 한 그릇으로 몸보신한 다음, 다채로운 식재료, 정겨운 정으로 가득한 재래시장 나들이까지 떠나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넉넉해진다.
더위를 피해 진안을 찾은 지인들을 위해 솜씨를 발휘한 조철 셰프. 진안의 명물 먹거리에 30년 경력 셰프의 손맛을 더해 차려낸 고원의 맛!
맛의 고도(高度), 진안에서 ‘맛’ 나는 여름을 만나본다.
3부. 섬타는 여행 –
여름을 제대로 즐기기에 섬만 한 곳이 또 있을까? 10년째 전국의 섬을 돌며 봉사활동 중인 섬 전문가 윤승철 씨와 한의사 김승규 씨가 섬의 매력을 제대로 전해주기 위해 나섰다.
그들이 선택한 섬은 전남 보성에 위치한 장도.
막내가 예순한 살, 일흔여섯은 청년이라는 장도의 시간은 조금은 느리게 흘러간다.
푸르른 바다 위에서 유유자적 낚시를 즐기고 어르신들의 흥겨운 노동요에 맞춰 밭일까지 하다 보면 여름 더위는 사라지고 마을 어르신들의 삶에 젖어 들게 된다는데!
뜨겁고도 푸르른 계절, 변덕스레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아도 행복한 섬, 장도.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섬에서 잠시 세상과의 소통은 꺼두고 복잡한 세상을 잊어보자.
여름과 나, 오롯이 둘 만을 느끼며 섬 타는 시간! 힐링의 섬 장도에서 조금은 느긋한 여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4부. 강원도 계곡으로 튀어! –
선풍기가 필요 없다! 자연 에어컨이 솔솔 불어오는 계곡 명당, 강원도 횡성으로 떠나보자!
해발 700미터, 고지대라 사람 살기는 물론 채소가 자라기에도 최적의 장소라는 이곳은 집을 나서 몇 걸음만 걸어가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을 마주할 수 있다는데!
아는 사람만 안다! 강원도 사람들만 즐기는 이름 없는 비밀의 계곡! 더운 여름 농사일에 지친 사람들의 피로를 흐르는 물에 말끔히 씻어준다.
더위야 물렀거라! 몸과 마음의 더위를 날려버리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당장 강원도 계곡으로 튀어!
5부. 지하철 타고 시간 여행 – “비 오는 날엔 파전에 막걸리지!” 한국과 연을 맺은 지 벌써 17년, 한국인 패치 완료된 미국 아재, 마이클과 함께 가장 저렴한 타임머신! 지하철을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에서 1시간, 콘크리트 정글을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경기도 양주.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산물들이 숨 쉬고 있다는데 첫 번째 여행지는 고려부터 시간을 이어온 회암사지! 태조 이성계가 사랑한 마음의 쉼터이자 삼천 승려가 살았다는 회암사 절터는 청아한 기운이 감돌고 한 번 불을 때면 100일까지 온도가 유지된다는 서승당지 구들은 웅장함을 드러낸다.
다음은 조선이다! 옛 동헌을 복원한 양주 관아지에서 조선의 건축물을 감상해 보자 그렇게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더위는 가신 지 오래다.
시간 여행에 식도락이 빠지면 섭섭하다! 오랜 시간, 대를 이어 맛을 이어온 담백하면서 구수한 꿩냉면 한 그릇으로 몸보신을 해보는 건 어떨까?
거기에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마주할 수 있는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과 아름다운 자연을 수많은 시간 동안 지켜 온 양주 사람들의 삶의 터전에서 여름을 즐기다 보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양주로 떠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