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톤의 배우 조동인(왼쪽부터), 김뢰하, 박원상이 언론시사회 감담회에서 손가락에 바둑알을 집어들고 바둑판에 착수를 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바둑이 소재인 영화 ‘스톤’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7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 굿모닝시티 9층 메가박스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영화 <스톤>이 낮 2시부터 상영됐고, 4시부터 스톤 출연 배우 조동인, 김뢰하, 박원상과 간담회가 진행됐다.
스톤은 故ㆍ조세래 감독의 데뷔작이자 유작. 조 감독은 암투병을 하면서도 염원했던 영화를 완성했지만 결국 스톤이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프로기사의 꿈을 접고 내기바둑으로 살아가는 젊은이(조동인)와 중년 조직 보스(김뢰하)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의 만남과 우정을 그린 장편. 스톤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고 하와이 국제영화제, 이탈리아 아시아티카 영화제,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 등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세래 감독은 소설가로서도 <역수(驛水, 1997)> <승부(2002)> 같은 바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을 썼으며, 1993년 영화 ‘하얀전쟁'으로 대종상 각색상을 받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했다. 조 감독은 지난해 11월25일 향년 57세로 생을 마감했다.
스톤은 오는 6월12일 개봉한다.
다음은 배우 세 명과의 간담회 내용.

▲ 조동인(민수 역).

▲ 김뢰하(남해 역).

▲ 박원상(인걸 역).
- 이번 연기를 통해 바둑에서 배운 게 있다면?
(김뢰하) “ '바둑은 공정한 게임이고 한 수씩 둬야 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사회에는 두수 세수, 열 수까지 함부로 놓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 이 영화에서 박원상의 절제력이 굉장히 뛰어났다. 돌아가신 감독님 얘기 좀 해달라.
(박원상) “감독님은 승부에 있어선 어떤 분야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극중에서 남해가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문득문득 감독님을 느꼈다. 스톤은 인생을 첫수부터 다시 두고 싶어하는 남자와 인생의 첫수를 두기 어려워하는 또 한 명의 남자 삶이 교차되는 영화라 생각한다.
- 조동인 씨는 제2의 김수현이 될 것 같다.
(조동인) 누구를 따라하고 싶지는 않다. 주어진 연기를 잘할 수 있다면 그걸로 좋겠다.
- 조동인 씨는 아버지의 유작이라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그 소감을 듣고 싶다. 또 실제 바둑 실력은 어떻게 되나? 김뢰하 씨와 박원상 씨의 실제 실력도 알려 달라.
(조) “인터넷 바둑3단이다. 인터넷 기력은 후한 편이라… 기원바둑으로 따지면 한 4급 정도는 될 것 같다. 아버지 조세래 감독님이 이 자리에 없어 아쉽다. 영화 내내 행복했기에 너무 슬퍼하려 하지 않는다. 영화가 찍는 데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다.”
(김) “저는 군대 6급쯤은 될 것이다. 저도 10년 전엔 인터넷으로 5, 6급 정도까지 갔다. 이후론 잘 안 뒀다.”
(박) “영화 찍다 보니 바둑판이 많았다. 뢰하 형님과 한번 둬봤는데 내가 만방으로 이겼다. 내 실력이 이 정도다(하하). 극중에서 축머리를 당하는데 그 정도로 약하지 않다.”
- ‘첫수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남해의 대사가 있다. 세 배우는 다시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조) “아직 어려서 첫수부터 다시 둔다 해도 잘 모르겠다. 지금 나 자신이 좋다.”
(김) “첫수부터는 아니더라도, 문득 삶에서 몇 수 정도는 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 학교, 직업 등...
(이에 대해 박원상이 “형님, 결혼을 무른다는 발언은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 그런 건 속으로 간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이에 김뢰하가 “결혼한 것을 무른다는 게 아니라 언제 결혼하는가, 아이는 언제 낳는가 이런 걸 말하는 거다.^^”라고 답변해 좌중을 웃겼다.
(조) “등 떠밀리듯 연극, 영화를 정신없이 해 왔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에 과분할 만큼 감사할 뿐이다.”

▲ (박원상)“형님, 결혼을 무른다는 발언은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 스톤은 바둑 영화이기도 하지만 깡패 영화이기도 하고 깡패 캐릭터 연구는 어떻게 했는가?
(김) “조폭영화를 찍어 오면서 항간엔 조폭ㆍ악역 전문배우라는 얘기를 듣는다. 감독님께서는 ‘이 영화는 조폭ㆍ깡패에게 힘을 싣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하셨다. 힘빠진 두목, 인생을 후회하는 조직 보스를 연기해야 했다. 잔인하고 독한 캐릭터만 해본 나로서 낯설었다. 힘을 빼기 위해 우울한 연기를 위한 노력을 촬영 기간에 했다. 어떤 캐릭터는 이렇게 막 몰입하지 않고 힘을 빼면서 불편하게 해야 맞는 경우도 있구나 했다.”
(박) 저는 오랜만에 잘 맞은 옷을 입은 것 같다. 똘마니 역할을 해봤고 오른팔 역할은 처음이었는데 뢰하 형님의 포스와 외모 덕택에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신나고 재미있었다. 극중 깡패가 바둑을 두는 장면은 나로서도 낯설었다. 스톤을 접하는 관객 대부분은 역시 낯설겠구나. 이 낯섦이 하나의 재미가 되겠구나 했다. 액션 씬에서 무술감독님한테서 칭찬도 받아 힘이 났다. 뢰하 형님은 근력도 떨어졌고 해서 많이 힘들어 할 것이다. (하하)”

'스톤'
"이세돌, 박지성처럼 될 수 없다면 나머지는 가치없는 삶인가?" - 김뢰하의 대사, 입단을 포기하려 하는 주인공에게 한 말
감동을 주는 드라마이면서 즐거움을 주는 유머코드 또한 놓치지 않았다. -로카르노영화제 Ronan Doyle-
바둑엔 담긴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 SCREEN DAILY Dan Fainaru-
오랜만에 접하는 가장 역동적인 데뷔작 중 하나! -하와이국제영화제 Anderson 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