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10명 중 5명 겪는 난청. 우울증·치매 위험 높인다.
나이가 들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이 생겨도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해 불편을 참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 이 청각 문제뿐만 아니라 치매 위험까지 높일 수 있어 초기에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난청은 왜 생길까 난청은 청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조직 중 일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말소리를 구분할 수 없고,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난청의 원인은 중이염, 소음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노인들에게 주로 생기는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노화다. 노인성 난청은 크게 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신경성난청'과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기는 '감음성난청'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양쪽 귀에서 비슷하게 난청이 진행되는데, 와우의 청각세포 손상이나 뇌로 올라가는 청신경이 노화돼 난청 진행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청력이 나빠지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난청의 특징은 '고음'을 듣는 데 취약하다는 점이다. '스', '츠' 같은 고음 소리를 잘 듣지 못하고, 남자 목소리보다는 상대적으로 고음인 여자 목소리를 듣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만 비슷한 소리를 내는 말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면 '말', '발', '달' 등의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난청은 왜 위험할까 난청이 생기면 단순히 말소리를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감이나 우울증, 치매 등 2차적인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해외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성난청 환자 10명 중 2명이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들이 난청 탓에 타인과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노인성난청은 치매 위험도 높인다. 2011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대가 치매 없는 노인 639명을 평균 11.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난청 있는 환자에게 치매 발생할 위험이 경도난청에서는 약 2배, 고도난청에서는 약 5배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뇌는 외부 자극 중 청각에 의해 가장 직접적인 자극을 받는다. 그런데 난청으로 뇌가 충분히 자극되지 않으면, 그 기능이 점차 퇴화돼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초기에 보청기 사용해야 노인성난청의 경우 초기에 보청기를 사용하면 우울증이나 인지 기능 저하 등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순음 청력검사상 40dB보다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 중도난청으로 판정해 보청기 착용을 권장한다. 노인성난청에서 보청기 사용은 우선 청력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된 <노화성 난청과 보청기 효과> 연구에 따르면, 노화성 난청에서 보청기를 사용한 후 환자들이 평소 듣던 소리보다 평균 16.3dB 정도 작아진 소리를 더 듣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노인우울증과 인지기능에서 보청기효과' 연구에 따르면 보청기 착용 3개월 뒤 노인우울증 척도(QDS)를 측정한 결과 우울감이 줄어들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의사협회지).
보청기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난청이 진행되기 전 되도록 빨리, 전문가를 통해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의 경우 환자마다 소리에 대한 민감도나 소리에 적응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전반적으로 검사한 뒤 보청기를 처방받아야 한다. 만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소리를 제대로 구분할 수 없거나 말소리가 울리는 경우, '삐' 소리 등 소음이 들리는 경우라면 자신에게 맞지 않는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일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보청기 처방을 위한 검사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실이측정'이다. 실이측정이란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소리 듣는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보청기 브랜드마다 보청기의 음질과 특성이 각기 다르고, 똑같은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사람마다 소리 듣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청기, 구매 보조금 지원돼 고도난청으로 장애 등급을 받은 사람은 보청기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한쪽 귀를 기준으로 80dB 이상 청력 저하가 있는 경우 청각장애 6등급에 해당하는데, 2015년 개정된 보청기 보조금 정책에 따르면 2~6급 복지카드 소지자에 한해 5년에 1회 보청기 비용의 90~100%가 지원된다. ◇노인성난청 자가 테스트'스', '츠' 같은 고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다. '발'이나 ' 달'처럼 비슷한 말을 구분하기 힘들다. 여자 목소리보다 남자 목소리가 알아듣기 더 쉽다. 특정한 소리들이 성가시게 들리기도 하고, 너무 크게 들리기도 한다. 여자나 어린아이의 말을 더 못 알아듣는다.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리거나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식당이나 모임 등 특히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의 대화를 이해하기 힘들다.
결과 이와 같은 증상은 노인성난청의 주요 증상으로 위 증상 중 한 문항이라도 해당될 경우 귀 전문 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