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둑은 흑과 백으로만 구성됐는데 지금까지 내용이 같은 판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인생 철학이 그 안에 담겼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영화를 하면서 새로운 걸 많이 접하지만, 이번에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프로기사 역이라 바둑을 좀 배우려고 했는데, 도움을 주시던 프로기사 분이 짧은 시간 안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가르쳐주지 않았다. 하여 나는 바둑 두시는 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고 이렇게 돌을 놓는 연습을 많이 했다> - 정우성 -
바둑 영화라는 점, 그리고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같은 국민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초호화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사기 바둑꾼들에게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전도 유망한 프로기사)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 느와르 ‘신의 한수’제작발표회가 28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정우성, 안성기, 이범수, 김인권, 이시영, 안길강, 최진혁 등 출연배우 7명과 조범구 감독이 아침 11시 참석해 약 1시간 30분 동안 영화 찍은 얘기를 하고 포토타임을 가졌다.
영화동네에선 정우성의 레전드 액션연기와 안성기의 맹인 연기 그리고 이범수의 악역 변신, 김인권의 코믹 연기, 이시영의 팜므파탈 도전, 안길강의 감정 연기, 최진혁의 액션 도전을 주목하고 있다. 바둑가에서는 이에 더해 바둑을 얼마나 리얼하게 묘사했을지에도 관심을 갖는다. 정적인 바둑의 속성을 스크린에 잘 나타내기 위해 조범구 감독은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극중에 인터넷대국 장면도 나오는데 영화촬영에 맞춘 별도의 프로그램 제작이 필요해 사이버오로가 기술지원했다. 바둑팬들은 영화에서, 눈에 익은 오로대국실과 바둑판 화면, 바둑알을 구경하실 수 있다.
신의 한수는 7월3일 개봉한다.
▲ 신의 한수 제작보고회가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화려한 출연진, 바둑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수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조범구 감독(오른쪽부터)을 비롯해 최진혁, 이시영, 이범수, 정우성, 안성기, 김인권, 안길강이 무대에서, 개봉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 안길강(허목수 역). 내기바둑 때문에 한쪽 팔을 잃은 내기바둑판의 기술자 역할을 맡았다.
▲ 최진혁(선수 역). 내기바둑판 브로커 역할을 맡아 기원을 감시함과 동시에 판돈을 관리하는 악랄한 인물을 연기했다.
▲ 정우성(태석 역). 복수에 목숨을 건 전직 프로기사 역할을 맡았다.
▲ 이범수(살수 역). 태석(정우성)에 맞서는 절대악의 축 역할을 맡았다.
▲ 안성기(주님 역). 맹인 바둑인 역할을 맡았다. 안성기는 맹인 연기를 처음 해본다.
▲ 김인권(꽁수 역). 생활형 내기바둑꾼 역할을 맡았다. 살벌한 액션 속에서 김인권은 웃음을 선사한다. 감독으로부터 축구의 지단 같은 볼배급 노릇을 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그는 포토타임 때 공을 모는 포즈를 취했다.
▲ 이시영(배꼽 역). 배꼽은 내기바둑계의 꽃이다. 유망한 프로기사였지만 어쩌다가 살수의 편에 서게 됐다.
▲ 영화에서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보여준 변신에 걸맞게 뒤태를 뽐내 보였다.
▲ - 팜므파탈 인물을 소화 해보니 어떤 매력이 있던가? (이시영) "팜므파탈 캐릭터는 작품에서 해 본 적이 없었다. 설렜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감독님께서 섹시하게 보이게, 또 프로기사처럼 보이게 계속해서 지적해 주셨다. 안 해봤던 거라서 재미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잘 표현 못해 후회되는 부분도 있었다. 한데 그보다도 프로기사 역할이 어려웠다. 본디 왼손잡이인데 오른속으로 착수를 해야 해서 익숙해져야 했다.
▲ 신의한수 네 글자를 이용한 키워드 토크. 대형바둑판이 사용됐다.
▲ - 인생에서 신의 한수는? (안길강) "선덕여왕에서 칠숙 역할을 맡았던 것이다. 이걸 찍고 나서 개런티가 올랐다. ^^ - 외팔로 액션하기 힘들지 않았나? "액션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원래 극중 외팔이라는 캐릭터에 서사와 감정을 담으려 했는데 이게 기계를 장착하는 거라 나중엔 부착하면 아팠다. 나중엔 서사고 뭐고 모르겠다는 심정이 돼 짜증이 났다. ^^"
▲ 인생에서 신의 한수는? (정우성) "저에게 청춘의 아이콘이란 수식어를 선물한 영화 비트다. 수없이 많은 청춘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고 ^^. 영화에 대한 자세를 생각하게 했다.
▲ - 인생에서 신의 한수는? (이범수) "배우를 꿈꿨던 학창시절이 제 인생의 신의 한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배우를 꿈꾸고 노력했기에. 그렇지 않았다면 평범한 인생을 살았을 텐데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연기를 공부하던 때를 회상한다." - 극중 전신에 문신한 모습이 인상 깊다. 분장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 (이범수) "한 20시간 정도다. 밤에 시작해 다음날 밤에 끝났다. 돌아 누울 수도 없었다. 먼저 남자 세 분이 털을 미는데 기분이 묘했다. 한꺼풀 벗기면 잔혹함이 있는 상징적 인물을 나타내고 싶어 전신에 문신 분장을 해보겠다고 스스로 얘기를 꺼냈다."
▲ - 인생에서 신의 한수는? (김인권) "이 그림은 팬이 그려준 거다. 저를 좋아해서 그린 거 맞는지 ^^. 저의 얼굴(외모)이 신의 한수다. 얼굴에 네 수가 보인다. 중앙에 흑돌 두개 우상과 좌상에 양쪽에도 흑돌이 보인다. 이 얼굴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저는 앉아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좌중 웃음)."
▲ - 인생에서 신의 한수는? (최진혁) "구가의 서에서 구월령 역을 했다. 배우로서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할 때 만난 작품이었기에 소중했다. 나한테 신의 한수였다." - 정우성 씨와 냉동창고에서 벌인 액션 씬은 어땠나? "솔직하게 캐스팅 얘기 들었을 때 한분 한분 내가 팬이 아닌 분이 없을 정도였고 그 중 정우성 선배님은 정말 존경하던 분이었다. 그래서 촬영하려다 보니 부담스러웠다. 몸을 부대끼며 몸싸움을 하는 연기였으니까. 하지만 정우성 선배가 한 근육하시니까 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많이 준비했다."
▲ 4명씩 팀을 짜 누가 먼저 토크를 시작할지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키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두 사람이 멋쩍어하고 있다.
▲ (정우성) "선배님 저희 커플룩 한 거 걸렸어요.^^' 두 사람은 행사장에 도착해서야 우연히도 비슷해 보이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 (정우성) "이왕 이렇게 된 거 인증샷 찍죠." 바둑의 흑백을 맞춘 듯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 - 김인권 씨를 평가하자면? (조범구 감독) "김인권 씨는 타고난 광대다. 세간에선 애들립의 신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저는 그가 시나리오 해석력이 뛰어나고 배우지만 감독의 시선까지 갖춘 뛰어난 배우라 생각한다." - 영화 '타짜'의 정 마담 역을 맡은 김혜수와 신의 한수 배꼽 역의 이시영이 견줘지는데? "정 마담은 자의로 도박세계로 들어갔지만 배꼽은 타의로 내기바둑계로 들어간 뒤 자의로 나온다.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 - 연기를 하면서 이 영화의 소재, 바둑에 대해 느낀 감정은? (안성기) "이 영화는 템포가 빠른데 바둑은 그렇지 않다. 사색도 있고. 그래서 굉장히 좋았다. 대사 자체도 철학적이었다. 현장에서 실제로 바둑을 두는 것도 좋았다. 주님 역을 하면서 오랜만에 저에게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