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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
1998년 작품
주연: 심은하, 이성재, 안성기, 송선미
몇 달 전 영화 '접속'에 이어 두 번째로 쓰네요
접속이 1997년 작품이고
이 영화는 약 1년 후의 작품이네요
영화 포스터에 저 당시보다 지금이 더 유명할 듯한
박평식 평론가님 이름이 있네요
신랑: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흥행이
성공적이라 정말 기쁩니다
배우 '류승수' 님이네요
신부: 선본지 한 달밖에 안돼요.
그런데 궁합이 아주 좋다고 해서요ㅎㅎ
촬영 기사분이
신랑 신부보다 하객에게 관심이 더 많은듯합니다.
서인공(안성기)을 클로즈업 해서 찍다
눈이 마주치며 황급히 카메라를 돌립니다.
국회의원: 저쪽에선 난리 났겠군. 4시건 거절하지 그랬나?
보좌관(서인공): 아 그건 안됩니다.
의원님 지역구에서는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독수리 타법으로 시나리오를 쓰는 이춘희(심은하)
'그는 아직도 내 존재를 모른다'
'오늘도 그는 나를 보지 못했다'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이 탄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춘희
내리는 보좌관들에게 명함을 주며
춘희: 결혼..하셨어요??
보좌관: 아아 결혼 비디오? 난 소용없는데
선배님(서인공) 이 필요하실 거 같은데요?
서인공이 결혼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춘희는 기뻐합니다
(춘희는 결혼식 비디오 촬영 기사입니다)
그렇게 제목이 올라오며
영화 OST 가 나오는데
이 영화를 아는 분들은 다 아실만한
'러브하우스' 라는 TV 프로그램 BGM 이 나옵니다
집 구경 해야 할거 같은 기분이 드네요ㅎㅎ
정식 제목은
김대홍 - synopsis
이라고 합니다
한 주택가에 자연스럽게 주차를 하며 내리는
한철수(이성재)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들어오자마자 문 두드리는 소리
쿵! 쿵! 쿵!
집주인: 댁은 누구슈? 이 집 아가씨 있는..
철수: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지금 자는데요?
방세가 밀렸다는 집주인의 말에
철수는 방세를 대신 내주고
결혼할 사이냐고 묻는 집주인의 말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철수
막 잠에서 깬 듯 하품을 하며 나오는 춘희
나온 김에 장을 봐서 들어오는 철수는
그런 춘희를 한심스럽게 바라봅니다
둘의 첫 만남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춘희
춘희: 누..누구세요?
철수: 그쪽은 누군데요? 아~!! 아까 그 하품하던?
앞집 살아요? 다혜 아직 안 왔는데??
춘희: 네? 아!! 그 사람 이사 갔단 말이에요 빨리 나와요
철수: 뭐? 아니 언제??
춘희: 두 달도 훨씬 넘었어요.
근데 거긴 어떻게 들어왔어요?
철수: 어디루?
춘희: 그건 나도 모르죠.. 빨리 나오라니깐요!!
철수: 아니 근데 침대랑 책상이랑 다 다혜거던데..
춘희: 두고 갔길래 쓰는 거라구요!!
안 나갈 거에요?!
철수는 다혜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연락을 달라고 합니다
잠시 후 울리는 벨 소리
춘희: 잠깐 잠깐!! 혹시 내 전화면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는데..
전화기 - (이춘희 입니다 용건 남겨주세요)
아무 말 없이 전화가 끊깁니다
철수: 아!! 다혜였잖아!! 그쪽 전화면 왜 끊었겠냐??
춘희: 그러길래 누가 남의 집 전화번호 주래요?
근데 왜 계속 반말 써..
철수: 내 전화일 거라고 분명히 말했지?
다혜가 오해했을거 아니야 여자 목소리가 나오니까!!
춘희: 계속 쓰네?
철수: 너 이제 어떡할 거야? 빨리 다시 전화해서
전화번호 알아네 빨리!!
춘희: 내가 왜!!!!
철수: 걸어 빨리!!
춘희는 마지못해 다시 전화를 겁니다
철수: 춘희? 이름도 아주 웃긴 여자랑 사귄다고 하겠구만
춘희의 전화를 받은 다혜
춘희: 다혜씨? 잠깐만요 어떤 남자분이..
다혜: 아니요 바꾸지 마세요
한철수 그 친구에게 그냥 전해주세요
전화기를 뺏은 철수
다혜: 우리 사이는 끝났다구요.
(그렇게 끊긴 전화)
철수: 다혜야 다혜야!!
춘희: 철 수??
철수의 이름을 비웃는 춘희 ㅎㅎ
하지만 계속 집을 나가지 않는 철수 때문에
춘희는 다시 다혜에게 전화를 걸고
셋이 같이 만나자는 말을 듣게 됩니다.
다음날 다혜를 만날 준비를 하는 두 사람
춘희: 이건 어때??
철수: 야 너 그..빨간게 너 아무한테나 어울리는지 아냐?
춘희: 그래 좀 튀지??
철수: 야 넌 양말도 없냐? 맨발로 가게?
춘희: 빠는게 귀찮아서.. 가자!
다혜를 만나러 가는 차안
철수: 뭐해?
춘희: 으응 이렇게 하면 다 의미가 있어 보여
드디어 만난 세 사람
철수는 다혜(송선미) 에게 다시 시작해 보자 말하지만
다혜는 곧 결혼을 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납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음악을 켜는 춘희
철수: 나 음악 싫어해
춘희: 난 경험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철수: 그러니까 가만히 있어!
위로를 해주려 하는 춘희에게 되려
짜증을 내는 철수
갑자기 차를 돌리는 철수
춘희: 가려구??
철수: (끄덕 끄덕)
춘희: 좋~지!!
미술관에 가려는 춘희와
동물원에 가려는 철수
철수: 미술관? 쳇! 너 피카소 알아? 응?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냐 너?
춘희: 안다 넌 알어?
철수: 나 같으면 집에 가서 낮잠이나 자겠다
춘희: 낮잠 자!
철수: 그래 넌 절루 가고 난 이쪽으로 갈 테니까
가서 구경 잘해
춘희: 그래!!
각자 구경을 하고 나온 두 사람
철수: 야 그 미술관 같은 데는 뭐 하러 가냐?
춘희: 그럼 동물원은?
철수: 비교가 되냐?? 그림은 대체.. 에으..
춘희: 네모난 창틀 밖으로 보는 풍경 같잖아
아~ 전망 좋다 창밖으로 이런 데가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철수: 이런 데서 일어나는 얘기 하나 써봐라 시원하게
춘희: 지금 거 끝내고 나면
철수: 그런 얘기 끝까지 써봐야 별 볼일 없을걸
춘희: 뭐? 너 내꺼 읽었어?? 언제??
철수: 꼭 봐야 아냐??
집으로 돌아온 춘희는 시나리오 마감일이
며칠 남지 않은 중요한 시기이니
철수에게 이제 나가 달라고 말하고
철수는 다혜와의 일 때문에 지금은 못 돌아간다고 합니다.
춘희: 그게 아니구! 여기 주인 아줌마 때문에 안돼!
그러니까 그게..
내가 월급날이 늦어서 항상 월세를 늦게 내거든
근데 이번에도 늦으면 내쫓는다고 했어 그게 내일까지야
안 그래도 싹싹 빌어야 되는데 군식구까지 있으면..
철수: 겨우 그거야?
춘희: 겨우 라니??
철수: 걱정하지마 내가 냈어
춘희: 뭐? 왜?
철수: 다혜 집인 줄 알았으니까!
딴데 가고 싶어도 돈도 없고.. 그쪽도 없잖아?
춘희: 받아다 줄게!!
춘희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능숙하게 타이핑 중인 철수
철수: 너 이거 본인 얘기지?? (서인공과 춘희)
춘희: 재밌지??
철수: 여기 이 사랑은 결코 안 이루어져
보좌관(서인공) 이 널 절대로 안 좋아할걸?
왜냐? 남자들은 다 똑같거든?
철수: 너 한번도 차인 적 없다 그랬지?
사랑받아 본적이 없으니까 당연하지!
춘희: 열쇠 내놔!! 돈은 어떻게든 내일까지는 갚을게
이만 나가줘
철수: 너 진짜구나?? 시나리오만 보고 혹시나 했는데
정말 연애도 한번 못해봤나 보네
철수: 뭐 좋아 나도 너처럼 여자 같지 않은 여자
정말이지 취미 없어
너 내가 진짜 개길 거라고 기대했나 보지?
춘희: 니가 왜 차였는지 너무나 알겠다
그렇게 철수는 집에서 쫓겨나지만
떠나지 않고 차에 머물러 있습니다.
춘희는 그런 철수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춘희: 너 내가 여자로 안 보인다고 했지?
철수: 허.. 지금 그거 따지자고? 쳇..
누구라도 너같은 애한테는 요만큼..
춘희: 됐어..그럼 올라가자.. 어우 춥다 빨리~!!
집으로 돌아온 춘희와 철수
춘희는 철수에게 슬픈 시를 읽어 줍니다.
철수: 너 아까 그 시 아름답다고 했지?
언젠가 그 시가 너에게 아픔으로 다가온다면
그땐 아마 좋은 글 쓸 수 있을거야
머릿속으로만 사랑을 하는 춘희와
현실속 사랑의 아픔을 겪고 있는 철수는
같이 시나리오를 쓰게 되고
제목을 '동물원'으로 하자는 철수와
'미술관' 이 좋다는 춘희
그리하여 제목은
'미술관 옆 동물원'
시나리오 속 여주인공은
미술관에서 일하는 '다혜'
남주인공은 미술관 옆 동물원의 수의사
'서인공' 이었지만 철수의 심술로
성이 '주' 씨인 '주인공' 으로 바뀝니다
다음날 철수는 시나리오 속 다혜의 이름 때문인지
다시 다혜에게 전화를 합니다
철수: 나야.. 다혜야 끊지마 제발 한 번만 더 만나자
우리 항상 가던 강변 카페 있지? 내일 거기서 기다릴게
몇 시가 좋겠니? 아니 난 기다릴거야
올 때까지 기다릴게
다혜야! 다혜야! 다혜야!
철수와 춘희는 비가 오는날
우산이 하나밖에 없어
같이 장을 보러가고
비가 그친 후 철수는 춘희에게 우산을 쓰고
가면서 말리라고 합니다.
춘희: 결혼할까?
철수: 뭐??
춘희: 그 둘 말이야(시나리오)
그날 저녁 식사
맛있는 국을 끓인 철수
춘희: 오~~!! 오오오오오오오 오 오 맛있겠다!!
철수: 하긴 뭐 그 사람이 너랑 사귄대도 문제다
하는짓 하며..
아마 그 사람 여기 와보면 아주 달아날걸? 응?
이건 뭐 나이랑 성별을 종잡을 수가 있어야지..
다음날
보좌관 서인공이 참석한다는
결혼식 촬영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인 춘희
철수는 다혜를 만나러 가는 길이니 태워준다고 합니다
철수: 이거 안 가지고가?
춘희: 어! 고맙.. 아니아니아니
철수: 뭔데 이게?
춘희: 어 웃긴 장면 따놓은 거야 울적할 때 보려구
철수: 울적할때?
춘희: 이 빨간 옷 어때??
철수: 전번에도 물었잖아.. 파란 거랑 어떤게 더 낫냐고
철수: 넌 그 사람한테 이미 여자가 아니야
잘해야 한 표 행사하는 유권자일 뿐일걸
그리고 그런 정치 보좌곤이랑은 잘 돼봐야
별 볼일 없어
춘희: 무슨 소리야?
철수: 좋은 거래봤자 문 딱딱 맞춰 열어주고, 잡아주고
비 올 때 우산 확실하게 씌워주고 뭐 그런 거야
너무 높게 들면 비가 처들이고 너무 낮게 들면
시야를 가리니까 그것도 연륜과 기술이 필요하거든
비의 종류와 바람의 세기에 따라서 적당한 각도를 잡아서
확실하게 받쳐줄거야
니가 좋아하는 비 오늘날 만나면
그 진가를 발휘하겠구나? 그 사람
춘희: (차가운 목소리로) 왜 그러는거야?
태워준다는 철수를 무시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 춘희
하지만 버스를 놓칠거 같은 춘희
철수는 춘희를 위해 일부러 버스 앞을 가로 막습니다.
철수 덕분에 버스를 타게된 춘희
철수는 뭔지 모를 미소를 짓습니다.
춘희가 그랬던 것처럼
손가락으로 구도를 잡아보는 철수
그렇게 다혜와 항상 만나던 강변 카페에 도착한 철수는
다혜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지만
끝내 다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남편: 해요? 둘이 늦은 나이에 중매로 만나서
한 석 달 연애를 했죠
좋았던 건 처음에 한.. 1, 2년?
그 뒤엔 사랑이 아니라 의리로 사는 거죠
특히 애가 생기게 되면 그런건 신경 쓸 틈이 없거든요
아내: 옛날 어른들 말씀이 딱 맞아요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전 집안에서 더 늦게 가려면 혼수에다
관까지 짜가지고 가라고 해서
그래서..그래서 했어요
관 값이 비싸잖아요ㅎㅎ
남편: 짠순이거든요ㅎㅎ
아내: 왠걸요 저도 제 이상형 이라는게 있었죠
이 사람 제 학교 후배였거든요?
제 이상형 하고는 영 거리가 멀었어요
연하에다가 작은 키 마른 몸
제가 더 뚱뚱해 보이잖아요?
게다가 치명적인 사투리가 있어요
남편: 니 뭐라카노!!
아내: 근데 그게 참 이상하더라구요
맨 처음엔 그 '아↗아↘ 아↗ 아↘아↗' 이 소리가
전화기 버튼음 소리같이 들렸거든요?
근데 나중엔 무슨 꼭 노래소리같이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확 허물어져 버렸죠
물론 지금도 제가 좀 밑진다고 생각은 해요
남편: 니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ㅎ
아내: 아~아~아~아~앙!!
할머니: 아이 처음부터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어?
살다 보면 맞추기도 하고 져주기도 하는 거지
그러면서 정붙이고 사는 거지
할아버지: 아이 시끄러워
그놈의 할망구 별 징그러운 소리만 하고 있구만
할머니: 아이 끼어들지 좀 마슈 정신사나와요
난 다시 태어나도 저 영감하고 결혼할 거요
아 한 평생 저 성질 맞추느라고 고생을 해서
이제 좀 맞출만 한데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고생을 한담?
춘희가 울적할 때 보려고 찍어둔
비디오를 보고 있는 철수
아마 철수도 다혜가 나타나지 않아
울적했나 봅니다
집으로 돌아온 춘희 역시 울적해 보입니다.
춘희의 기분을 풀어주려 하는 철수
철수: 춘희야 여기 한번 봐봐 응? 웃어봐!
춘희: 왜 남의걸 함부로 만지고 그래!!
춘희는 화를 냅니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나온 자리에서
철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춘희
춘희: 그 사람 나를 보지도 못했어
우린 너무 멀리 있었어
그렇다고 내가 먼저 다가가지도 못했어
니 말이 맞을까봐..
내가 다가갔는데도 그 사람이 날 몰라볼까봐
그게 겁났어..
후줄근하게 입고 나간 자리에서
서인공을 만나 또 울적해진 춘희
철수: 그러길래 항상 꾸미고 다녔으면 좋았잖아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음
그래서 또 울었어?
춘희: 궁금해?
철수: 응 안 울었어?
춘희: 어땠을거 같아?
철수: 당연히 울었겠지 뭐
춘희: 그럼 울었다고 쳐 니가 무슨 상관이야!!
철수: 너 고작 이럴 거면서 다신 생각 않겠다고
왜 큰소리 쳤어?
나도 너 이럴 때마다 너 기분 맞춰주는거
아주 지쳤어!!
춘희: 냅두면 될 거 아니야? 내 문제인데 왜 그렇게 흥분해?
질투하는 것도 아니면서
철수: 하하!! 이춘희! 내 미리 말해두는데
나한테 눈꼽만큼도 뭘 기대하지마
난 사랑같은거 믿지 않아!!
춘희: 누가 뭐래??
근데 내가 한 것 같고 왜 그렇게 난리야?
철수: 너.. 너.. 시나리오 안 끝낼거야? 관둘 거냐고?
늦은 밤중 자전거를 타고 밖을 나간다는 춘희를 본 철수는
못 이기는척 같이 차를 타고 나옵니다
춘희: 정말 음악 싫어해?
철수: 응 좋아하나 보지?
춘희: 그럼~
철수: 근데 어째 집에 라디오 하나 없냐?
춘희: 오디오 하나 장만하려고 돈을 모았었는데
그만 전망 좋은 방에 반해버려서 다 날렸어
철수: 음.. 시나리오께서 어깨가 무겁겠구나
드라이브 중 고장이 난 철수의 차
춘희는 그래도 나온 김에 별구경을 하자고 합니다
춘희: 우리 별구경 하자 응?
철수: 보름달 뜬 밤에 별 찾는건 대낮에 달 구경 하는거야
철수: 난 잘 테니까 넌 택시 지나가면
타고 가 나 깨우지 말구
음악을 싫어한다던 철수는 음악를 켭니다
춘희 때문일까요?? ㅎㅎ
시나리오 속 인공의 차 역시 고장이 납니다
마침 우연히 자전거를 타고 가던 다혜 덕분에
인공과 다혜는 같이 자전거를 타게 됩니다
하늘을 보며 별을 찾는 다혜
인공: 보름달이 떠서 별 보기가 힘들 겁니다.
택시 지나가면 타고 갈게요
인공: 밤하늘은 가을이 멋있죠
밝지는 않지만 별들이 인디언 집들처럼
띄엄 띄엄 있거든요
다혜: 전 밤하늘의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게 좋아요
꼭 초코칩 아이스크림 같거든요
인공: 그거 알아요?
다혜씨 처음으로 자기 생각을 말했어요
누가 그러는데 뭐뭐 래요 하지 않구
다혜: 그거 아세요? 인공씨 처음으로 웃었어요
이렇게 시나리오 속 인공과 다혜는 사랑에 빠집니다
다혜의 생일날 철수는 카드 두 개를 준비 합니다
하나는 생일 축하 메시지만 적혀있는 카드 다른 하나는
춘희야
그리 넓지도 않은 방인데 그럭저럭 잘 참아줘서
정말 고맙다. 늘 건강하고, 밝게 웃고, 좋은 일만
생각하길...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길 바랄게.
생일 축하한다.
-철수-
같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철수는
춘희에게 카드를 건네주고 춘희는 조금 실망합니다
저녁 식사 후 봉투를 건네는 춘희
철수: 뭔데 이게?
춘희: 저번 월세.. 월급 탔거든
철수: 이야 내쫓는 거야?
너 상금 타도 한푼도 안주겠구나?
춘희: 우리가 지금 맞게 쓰고 있는 거야?
철수: 무슨 소리야?
춘희: 해피엔딩이 되는게 억지스러운거 아니냐구
철수: 갑자기 왜 그래?
춘희: 둘이 너무 틀리잖아 근데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게..
철수: 그게 뭐 어때서?
춘희: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사랑이 마음을 걸어 잠근 사람한테
그렇게 쉽게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철수: 영화니까
춘희: 넌 영화 따로 현실 따로구나..
철수: 춘희야 너한테 할 말 있어
너 나한테 그랬지 사랑은 상대를
배려해가면서 해야 된다고? 함부로..
춘희: 다신 사랑을 믿지 않기로 한 사람이 뭘 알어!!
철수: 넌 남을 배려해서가 아니야
단지 니가 상처받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일부러 안타까운 짝사랑을 쭉 즐기고 있어
액자 속의 그림을 보듯 창밖의 풍경을 보듯
넌 비겁해 평생 사랑을 못해볼거야 넌!!
아무 대답없이 혼자 집으로 가는 춘희
액자 속에 비친 자신을 보는 춘희
춘희: 사랑이라는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릴 수 있는 건줄은 몰랐어..
춘희는 울적한 마음에 웃긴 장면을 따놓은
비디오를 돌려보다 자신이 철수에게
화냈던 장면을 보며 놀랍니다
그리고 비디오에서 나오는 철수의 내래이션
철수: 춘희야 예쁜 양말 새 구두 새 옷
이런 것들보다 더 돋보이는건 바로 너야
넌 지금도 부시시한 머리에 맨발로 이걸 보고 있겠지?
세수는 했니? 낯선 남자에게 쉽게 방을 빼앗기고
물은 병째로 마시고 밥상 앞에서는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너
너 이춘희를 알아주는 사람이 꼭 있을 거야
힘내
철수가 집으로 돌아오지만
춘희는 일부러 자는 척을 합니다
그때 울리는 전화 벨 소리
'이춘희입니다 용건 남겨주세요'
'춘희씨 기쁜 소식
내일 결혼식 그 의원이 주례선다네
야외 촬영 장소로 곧장 와
롯데월드고 10시까지
신부 이름은 '유다혜' 신랑 이름은 '양진수' 그럼 내일봐'
철수는 음성 메시지를 지워버립니다
아마 신부 때문인거 같네요
어색한 둘 사이
철수: 맛없어?
춘희: 아니
철수: 근데 왜 조용해?
춘희: 괴상한 소리 안내냐고?
철수: 어?! ..... 아까 전화 왔는데 내일 촬영있대
그 보좌관도 온대드라
장소랑 신랑 이름이랑 책상 위에 적어 놨어
너 깰 까봐 내가 대신 받았어....
미안해 웬 남자가 받나 오해했겠다....
시나리오 내가 내일 내줄게
춘희: 시간 되겠어?
철수: 뭐 특별히 할 일도 없는데 뭐.. 때목욕 안가?
(춘희는 보좌관이 참석하는 결혼식 전날
항상 때목욕을 갔습니다)
춘희: 응..
철수: 내일 촬영 끝나고 과천 안 갈래?
춘희: 거긴 왜?
철수: 응?.. 어.. 그냥
철수가 찍은 비디오에 나오듯이
춘희는 늘 물병째로 물을 마시고 양말도 신지 않고
머리도 부시시 했지만 어느새
물은 컵으로 마시고 양말도 신고 머리도 묶었고
또 보좌관이 참석하는 결혼식 전날
때목욕도 가지 않습니다
어느새 철수에게 많이 물들여진 춘희의 모습입니다.
다음날
춘희: 전데요 오늘 촬영 바꿔주실 수 있어요?
그럼 그걸 제가 찍을게요 지금 출발할 수 있어요
좀 아쉽긴 한데 다음에 또 보게 되겠죠 뭐
네~에
철수: 다 썼어??
춘희: 마지막을 못쓰겠어 이번 공모는 포기할래
철수: 이제 와서 포기한다고? 야 조금밖에 안 남았잖아
춘희: 아니야 관둘래
철수: 하긴.. 니 시나리오니까 마음대로 해....
철수: 춘희야..
춘희: 어?
철수: 비 와..우산 갖고 가
춘희: 너는?
철수: 난 필요 없어
춘희: 그래두..
철수: 오후에 그친댔어
춘희: 그래?
철수: 춘희야..
춘희: 어??
철수: (머뭇거리며) 아니야..
춘희: 뭔데?
철수: 너 빨간색도 잘 어울려
빨간색 코트를 입은 춘희
비가 그쳤지만 철수가 말했던 것처럼
우산을 쓴 채 말리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는 새 오디오와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습니다
나 지금 공모전에 내려가
내 나름대로 마지막을 써봤는데
춘희.. 너 화낼 거니?
아 그리고 나 오늘 들어가
아침에 말하려고 했는데 하지 못했어
열쇠는 우편함에 두고 갈게
똑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어서
안녕
(철수는 군인이고 휴가 중입니다)
미술관에 와있는 철수
동물원으로 간 춘희
그렇게 입구에서 만난 철수와 춘희
철수: 여긴 웬일이야?
춘희: 으..응
철수: 미술관 가게?
춘희: 어.. 넌?
철수: 나? 아.. 동물원
그렇게 서로 반대편으로 가는 중
철수: 춘희야!! 너 시나리오 궁금하지 않니?
춘희: 어떤데?
철수: 당첨되면 읽어봐
춘희: 야아~
춘희의 손을 잡는 철수
철수: 이게 내가 쓴 시나리오의 마지막이야 마음에 드니?
춘희: (끄덕끄덕)
이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안성기씨와 송선미씨가 나오는지도 몰랐었네요
정말 단순하게 미술관에서 일하는 심은하씨와
동물원에서 일하는 이성재씨의 로맨스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보니 완전 다른 영화였네요ㅎㅎ
영화 속 춘희는 정말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인데
철수는 너무 마초적이고 터프한 캐릭터입니다
마치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느낌??
그래서 초반에 철수 캐릭터가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재미있고 보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사진을 100장까지밖에 못 올리게 되있어서
중간 중간 빼먹은 장면이 많아서 아쉽네요ㅎㅎ
첫댓글 심은하님 언젠가 복귀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그러게요 너무 매력 있으셨던 분이라서ㅠ
새로 다시 본 기분이네요ㅎ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넵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지금의 영화도 좋은 영화 많지만 90년대 영화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순수함 등은 정말 좋은거 같아요.
영화가 요즘 하고는 다르게 조용하죠ㅎㅎ
잘봤습니다. 예전에 극장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인생영화 중 하나. 송선미가 안성기와 자전거 타고 가는 과천 동물원내 산책로나 엔딩신을 찍은 현대미술관 앞 광장은 연례행사로 한 번씩 가는 듯. 서서히 물들어버리는건 줄 몰랐다는 사랑에 대한 메인대사보다 시간이 지나고나니 예뻐서 산 신발이 지금 보니 초라해 보인단 춘희의 말에 그건 지금 네가 그 신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철수의 한 마디가 인생엔 훨씬 여운이 남는 뻔하지만 진리의 한 마디.
그 장면도 대사가 참 좋았는데 사진 갯수 제한 때문에 뺐네요ㅠ
영화볼맛났던 영화였죠 ㅎㅎㅎ 그립다
저는 처음 봤는데 재밌더라구요
지금은 은퇴하신 심은하 님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저도 인생영화중 하나...그전까지 심은하 안좋아했는데 이영화보고 연기력까지 인정...감독이 후속작으로 "집으로" 만들었죠
심은하 님은 8월의 크리스마스 - 미술관 옆 동물원 연타석 히트 였네요
풋풋한 느낌이 너무 좋았었어요.
저 때의 멜로 영화들이 대체로 풋풋 하더라구요ㅎㅎ
정확한 대사가 생각 안 나는데 영화에 섹스신 없다는게 말이되냐고 시나리오에 섹스신 넣으려고 싸우는 장면 있지 않았나요? 그거 보고 지레 후반부에 섹스신 나오나 했던 기억이
맞아요 그 장면 있죠ㅋㅋ섹스신 넣으려고 투닥 거리고ㅋㅋ 그래서인지 섹스신 인척 낚시 하는 장면이 있긴 합니다ㅋㅋ
오랜만에 다시 보러가야겠네요
쿠팡플레이어에 있더라구요ㅎ
심은하 이성재라인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성기 송선미 나오는 장면에서는 집중도가 확 떨어졌던 기억이 ,,,그나저나 이성재는 왜 이렇게 되버렸을까요 ,,한때 연기력은 국내 최고에 가깝다고 까지 생각한적도 있었는데 ,,,
사실 안성기, 송선미님이 나오는 장면은 굳이 없어도 되는 컷들이긴 하죠ㅎㅎ 찾아보니 이성재님은 공공의적 이후로는 다 망했네요.. 그래도 지금 방영중인 드라마가 시청률이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