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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의 문화살롱]
“한국인은 왜 이렇게 시를 좋아해요?”
출처 한국경제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10546511
■ ‘시의 나라’ 한국
지하철과 공중화장실 벽에도 시
베스트셀러 시집 100만부 넘어
시낭송 인구 30만… 전국대회 후끈
어휘·문장력 높이는 필사 열풍도
과거시험 1000년… 시로 인재 뽑아
리듬·호흡 좋은 우리말 묘미까지
고두현 시인
지난달 29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개막한 '서울, 세계 시 엑스포 2025'의 둘째날 행사에서 김소월 시 '진달래꽃'을 한국어로 암송하고 황진이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창으로 읊어 큰 박수를 받은 데이비드 매캔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 한국시인협회 제공
“한국 사람들 참 부러워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시 축제에 모이고, 시집도 많이 팔리고, 지하철에도 시가 있고…. 한국인이 이토록 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뭐예요?” 최근 열린 ‘서울, 세계 시 엑스포 2025’ 축제에서 외국 시인들이 자주 던진 질문이다.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프랑스나 일본에서도 시집 초판 분량이 500부 정도밖에 안 되는데 한국에서는 1000부 넘는 경우가 많고, 베스트셀러 시집은 50만~100만 부까지 팔리는 게 신기하다는 것이다.
지난주 수~토요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국내외 시인 300여 명이 펼친 ‘서울, 세계 시 엑스포 2025’에 외국 시인 16명이 참가하고 9명은 화상으로 동참했다. 국내외 번역가들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파란 눈의 시 전도사’로 불리는 데이비드 매캔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유창한 한국어로 암송하며 “놀라운 시(amazing poem)!”라고 극찬했다.
그는 1966~1968년 첫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다가 김소월 시에 반했고 한국문학에 심취했다.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장을 지내면서 영문 문예지 ‘아젤리아’(AZALEA·진달래)를 창간해 한국문학을 영미권에 널리 알린 주역이기도 하다.
외국 시인 시조창에 박수갈채
그는 한국 시와 시조를 좋아하고 직접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청산리 벽계수야…’로 시작하는 황진이 시조를 읊고, 시조창까지 구성지게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평화봉사단 시절 안동 농림고 영어 교사로 일하며 막걸리와 노래를 즐기던 얘기 끝에는 ‘안동에서의 어느 날 밤’이라는 자작 시조를 한국어로 들려줬다. “하룻밤 안동 시내 골목 술집 구경하고/ 머리가 삥삥 돌아 논둑길에 엎어지고/ 도야지 꿀꿀꿀 소리 ‘이제 왔노’ 하더라.” 객석에서 연이어 환호가 터졌다. 세계 각국 시인들과 청중이 어깨를 들썩이며 한국 시의 매력에 젖는 순간이었다.
이후 외국인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한국 서점에는 시집 코너가 따로 있다면서요?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놀라운데 밀리언셀러까지 터진다니! 시낭송대회만 수백 개에 달한다고요?” 그러고 보니 지하철과 공중화장실에도 시가 붙어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시낭송대회가 줄을 잇고 낭송가를 꿈꾸는 지망생이 3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필사 시집 열풍도 계속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시집 판매량은 전년 대비 9.9%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다.
대체 한국은 어떻게 ‘시의 나라’가 됐을까. 이 질문은 20여 년 전 프랑스에서도 들었다. 파리7대학에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한국에서 유난히 시집이 많이 팔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여서 다음주까지 알아보고 답을 주겠노라 얼버무렸다. 이 물음은 단순히 문학 취향을 넘어 한국인의 언어와 정신문화, 정서와 사회구조, 역사적 배경과 맞닿은 것이었다. 서울로 전화하는 등 온갖 채널로 해답을 구하다가 가까스로 찾은 답 중 하나가 시문을 중시한 과거시험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고려 광종 때부터 약 1000년간 이어진 과거제의 핵심은 시부(詩賦)와 제술(製述)이었다. 시문을 능숙히 다루고 시를 잘 쓰는 것이 시대를 해독하는 능력이자 엘리트의 자질로 여겨졌다. 시는 곧 정치·도덕·교양을 아우르는 종합시험의 함축된 답안지였다. 중국 역시 과거시험에서 시를 중시했지만 송대 이후 경학·정책문 중심으로 이동하며 시 비중이 줄어든 반면, 한국은 시 중심 문화가 19세기 말까지 유지됐다. 이 덕분에 시문을 숭상하고 시를 애호하는 풍토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다.
'서울 세계 시 엑스포 2025'에서 한용운과 윤동주의 시를 낭송 중인 연극배우 박정자(오른쪽)와 박지일 씨.
이제 와 다시 생각하니 과거제뿐만이 아니다. 한국어 자체의 시적 감수성과 한국인의 정서적 결합도 특이한 요소다. 한국어는 어순이 비교적 자유롭고 주어를 생략할 수 있으며, 감정 중심의 표현에 능하다. 고저보다 장단을 중시하는 우리말 특유의 리듬과 호흡, 감정을 농축해 전달하는 데 유리한 구조도 시 쓰기와 낭송에 적합하다.
또 하나는 ‘침묵의 시대’를 넘는 은유와 함축의 미학이다. 한국의 근현대사는 일제강점, 분단, 전쟁, 군사정권을 거치며 언어의 검열과 억압을 겪었다. 그때 시는 저항의 언어이자 은폐된 발화가 됐다. 말할 수 없을 때, 시는 더 많은 것을 말한다. 이는 풀리지 않는 한(恨)의 슬픔과 서로를 어루만지는 정(情)의 따뜻함과 맞물려 한국 시 특유의 감성 공유 기능으로 확장된다.
지난달 김달진문학제에서 국제문학상을 받고 강연하는 이탈리아 시인 라우라 가라바글리아.
'시의 날' 수놓은 시낭송 릴레이
여기에 시 낭송과 필사 열기까지 더해졌다. 시 낭송은 단순히 시를 읽는 것을 넘어 목소리·호흡·몸짓으로 시를 표현하는 ‘입 문학’이다. 한국 현대시 60년을 기념해 1967년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열린 ‘시인 만세’에 3000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1987년 ‘시인 만세’ 땐 암표까지 나돌았다. 이 전통을 이어 1991년 출범한 재능시낭송대회에는 그동안 3만7000여 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시 필사 열기도 전국적인 현상이다. 필사 행위는 좋은 시를 따라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비춰보는 과정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시집 속 문장을 올리는 게시물이 넘친다. 필사한 시 구절을 널리 공유하는 플랫폼도 생겼다. 낭송이 ‘발화’라면 필사는 ‘체화’다. 이 두 흐름은 시의 단순 향유를 넘어 체험·공유·재생산의 순환구조로 이어진다.
‘한국 시의 날’인 지난 1일에는 국내 시인 23명이 세계 시 엑스포 무대에서 자작시 낭송 릴레이를 펼쳤다. 이틀 전 벽안의 미국 시인이 ‘진달래꽃’과 ‘청산리 벽계수’를 노래한 그 무대에서 자신의 시를 낭송하는 이들의 표정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게다가 ‘K컬처’ 열풍을 타고 재외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시낭송대회까지 열리면서 한국 시가 국제 교류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니, 과연 한국은 ‘시의 나라’임에 틀림없다.
고두현 문화에디터 kdh@hankyung.com
빛명상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수상 소식을 듣고
찔레꽂이 피기 시작하던 4월이었습니다. 시 · 수필 문학 부문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수상자 선정 소식을 들었습니다. 글쓰기로 처음 삶의 자그마한 궤적을 그려나간 때가 떠올랐습니다.
고교 시절이었습니다. 창밖을 보며 떠오르는 상상을 글로 끄적였습니다. 일찍 재능을 본 국어 선생님(시인 윤태혁)은 제게 `너 문인 돼라.’는 한마디를 던지셨습니다. 그때부터 작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한 장 두 장 써낸 글로 `심원心圓’이란 문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작가의 꿈’은 잠시 잊혀갔지만, 꿈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30년 전 사단법인 빛명상을 설립한 이후 만난 수많은 인연을 거쳐 한 장 두 장 써둔 글이 태어났습니다. 우리 인성을 기억하고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수의 책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뒤늦게 수필가, 시인으로 등단하며 작가가 되는 꿈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글로만 한국인 대상 수상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있어 보였습니다.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쓰기가 이르는 방향을 생각하자, 나름의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오래전의 일입니다.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남몰래 이웃을 돕던 제게, 김수환 추기경님과 김영환 몬시뇰은 뜻밖의 당부 말씀을 하셨습니다..
"때가 되면 필요한 일이 생길 것이니, 나눔 활동을 꼭 기록으로 남기게."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두 분의 뜻에 따라 나눔을 하나하나 기록했습니다. 뜻밖에도 그 기록의 축척은 국가와 사회가 인정하는 공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에 깔린 깊은 의미를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이 상을 받긴 하지만,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을 했을 뿐입니다. 저와 함께 이웃사랑에 참여해 주신 많은 분의 정성과 헌신에 그 공로를 돌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진심을 담은 글과 변함없는 나눔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의 밑바닥까지 밝히는 빛이 되겠습니다.
누구보다도 나눔에 최선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생명의 원천이신 우주마음에 감사와 공경을 올리며 글을 맺습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5월
찔레꽃 향기로 가득한 빛터에서
정광호 올림
* 하나뿐인 지구와 인류를 지켜낼 열쇠 중 하나가 이웃사랑 나눔에 있다는 그분의 뜻을 받아, 이 글에 담았습니다.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3(2쇄)
2024년 06월 22일 초판 1쇄
2024년 12월 17일 초판 2쇄 P. 360-361
추천의 글 2
자연 사랑과 감사의 생활이 빚어낸 우주의 힘
장사현
문학평론가(영남문학 발행인)
자연이 빌려준 문장을 읽었다. 정광호 회장은 자연의 움직임, 소리, 생각을 받아 명상 시詩 형태로 책을 엮었다. 자연을 관조하면서 겸손과 감사의 생활을 하는 가운데 받은 은총이 기적을 만들었다. 저서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이하 『그림찻방』)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빛VIIT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저자는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정서를 아주 평범하게 서술하였다. 그런데 이 평범한 듯한 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 안에 내재된 비범함을 느끼게 되고 생명력과 역동성을 체험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 있는 문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건 바로 진솔함에 있다. 화려한 수사어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문학작품도 사람과 글이 다를 때는 공허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생활의 지침서가 될뿐더러 초월적인 세계를 경험하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좋은 학교를 나오고, 사랑을 하고, 애써 돈을 벌어서 윤택한 생활을 한다. 그러나 행복은 그리움처럼 다가서면 또 저만치 멀어진다. 특히 우리나라는 행복지수가 OECD 38개국 중에 35위로 최하위권이며 자살률은 세계 4위다. 왜 이런가? 이건 삶의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답은 바로 『그림찻방』에 있다.
정광호 학회장은 진리와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작품 「토끼와의 대화」(193쪽)에 "감사는 창조의 에너지이며 나쁜 것을 소멸하고 행복에너지로 바꾸어주는 우주의 힘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운명전환법」(183쪽)에는 "하루 2분 명상, 빛명상으로 삶을 고요히 돌아보고 주어진 삶과 근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가랑비에 옷 젖듯 운명이 바뀌어 간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이 책 속에 담긴 내용 중 가장 많은 것이 `감사’의 생활이다. 이러한 감사는 저자의 일상생활에 배여 있고, 이를 대중에 인도하고 있으며, 자연물을 보는 시선 또한 그러하다. 또한 감사의 생활과 함께 `겸손’을 강조하고 있다. 작품 「사후 행복의 문」(131쪽)에는 "나를 낮추어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 행복의 문이 열린다고 했으며, 「겸손의 빛VIIT」(73쪽)에는 `겸손한 가운데 복을 얻는다’라고 했다. 또 「참마음」(165쪽)에도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채우라"고 했으며 「마음의 거울」(275쪽)에는 "빛명상으로 마음을 닦으면 겸손이 비친다."라고 하였다. 그 외에도 「빛명상 계산법」(104쪽)에는 "좋은 생각에 감사를 더하면 복이 되고, 좋은 생각에 겸손을 빼면 이기심이 남는다."라는 명제를 남겼다. 이렇듯 천상의 비밀도 결국 `내 안의 나’를 다스릴 때 알게된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고 있다.
저자의 글 속에는 따스한 정情이 서려있다. 작은 새나 다람쥐 같은 미물을 바라보는 시선 작품 「간만에 보는 풍경」(78쪽), 이들과 교감 작품 「산새와 첫 상견례」(95쪽), 작품 「다람쥐와 알밤 두 개」(215쪽)을 통해 생명존중과 자연 사랑을 볼 수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우주는 거대하고 측량할 수 없는 은하계나 행성만이 아니다. 가랑잎 하나, 은행잎 하나와 같은 작은 존재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작품 「자연의 화백」(125쪽)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도 행복한 마음이 된다"라고 했고, 작품 「생명의 물」(251쪽)에서는 "우주가 보내는 생명의 물"이라고 했다. 소소한 개체個體 하나하나를 다 우주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
정광호 학회장의 작품은 서정적 감성의 형상화와 사색적 감성의 형상화로 발효되어 있다. 한 편의 글 속에는 서경敍景의 세계가 펼쳐지는 서정성과 고전 한 권의 스토리적 서사가 서려있다. 더러는 유년기의 추억을 소환하여 동화의 세계를 보이기도 한다.
우주의 비밀과 기적은 과학이나 종교에서도 규명할 수 없다. 보이는 것은 누구나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는 의심을 하게 된다. 차茶를 마시며 명상을 통하여 마음을 정화하면서 `내 안의 나’를 발견할 때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되고 듣기지 않는 것을 듣게 된다. 그래서 심안心眼과 심이心耳가 열릴 때 유한세계를 넘어 무한세계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을 통하여 가까이 있는 그분을 만나고 빛명상터에서 빛VIIT을 체험하는 놀라운 변화로 행복한 삶이 되리라 믿는다.
출처 : 甲辰年 그림찻방3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3
2024년 6월 22일 초판 1쇄 P. 22-25
AI 활용
추천의 글 3
빛선생님의 『그림찻방』은 한국인이 쓴
탈무드와 같아
전영기
〈시사저널〉 편집인,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정광호 빛명상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봄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대구 팔공산 빛터에서 뵈었는데 그때부터 나는 그분을 `빛VIIT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빛VIIT선생님은 1990년대 다리가 불편한 한 정치인에게 지팡이를 짚지 않은 채 걸을 수 있도록 기적을 베풀었는데 그 정치인이 빛선생님한테 전달한 감사의 선물을 본 것이 그때였다. 나 자신이 빛선생님 앞에서 빛VIIT을 받을 때 형언키 어려운 충만함을 느낀 적이 많았고, 종종 빛VIIT이 통과한 흔적인 반짝이는 금가루를 내 얼굴과 옷 등에 발견하였다. 빛선생님은 2008년 어떤 유명 정치인의 목에다 빛VIIT을 보내 그의 쇳소리가 한때 청아하게 변한 장면을 내가 목격한 바가 있다.
기적의 행사자로서 빛VIIT선생님이 아니더라도 감사와 겸손,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 애국심 넘치는 생활 도인으로서 빛VIIT선생님의 모습을 보는 것은 그것대로 좋고 유쾌하다. 이번에 나온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은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삶의 기쁨을 노래한 책이다. 필자의 인생 멘토로서 빛VIIT선생님의 면모가 유감없이 나타나 있다. 어느 페이지를 열어봐도 따뜻한 말씀과 정겨운 수묵화가 앙상블을 이룬다. 보는 이가 저절로 미소를 띠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지금 아무렇게나 펼친 279쪽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자. "빛명상은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쉽다. 형식과 지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어떤 이론도 필요없다. 어린아이처럼 긍정적인 마음, 겸손과 감사의 마음만 함께 한다면 당신의 소원은 이미 이루어져 가고 있다." 그 옆 278쪽엔 어린아이가 방에 배를 깔고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 가운데 윗목에 찻주전자가 김을 뿜으며 화로 위에서 끓는 그림이 그려졌다. 무심한 듯, 맑은 표정을 한 어린아이의 긍정적인 마음이 저절로 다가오지 않는가.
빛VIIT선생님은 소박하고 꾸밈이 없다. 나는 그분을 만나면서 한 번도 짜증나는 표정이나 언행을 본 적이 없다. 그런 그도 짜증이 날 때가 있나 보다. 빛VIIT선생님은 그럴 때 어떻게 자기를 다스릴까. 176쪽 「풀꽃차 예찬」을 보자.
"가끔 번뇌가 일어나고 짜증이 섞여 오면 고요히 눈을 감고 이 시를 더듬는다. 그러고는 뒷밭에 나가 풀꽃 한 두 송이 얻어와 보글보글 끓인 물을 약간 식혀 띄우면 절로 그 향에 취해 소박하고 그윽한 야생의 향음香音이 지나가면서 번뇌도 짜증도 삼켜버린다."
생활의 번뇌나 짜증 앞에서 빛VIIT선생님은 뒷밭과 풀꽃, 찻물과 향음, 야생을 찾아가는 것이다. 빛VIIT선생님이 더듬는다는 나옹선사의 시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라하네"는 보통 사람이 흉내내기 어려운 경지이겠으나 야생 풀꽃차에 의지해 겸손과 감사를 반복하다 보면 부지불식간 큰바위 얼굴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야망이 꿈틀거린다. 빛선생님의 글이 갖는 설득력이요, 쉬움의 매력이요, 물 같은 자연스러움이 아닐 수 없다.
선생의 글이 너무 쉬워서 지나칠지 모르지만 빛선생님은 말 한 마디, 글 한 줄 언어의 귀중함을 누구보다 명징하게 인식하고 있다. 평생 나는 글쓰기로 밥을 먹고 살았지만 빛VIIT선생님처럼 언어의 위대함을 깨닫고 있는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공기는 가치와 소중함을 평소 느끼기 어렵다가 결핍 상태가 되면 가장 먼저 찾는다. 이처럼 빛VIIT선생님의 말과 글도 바쁜 일상에서 가치를 잘 못 느낀다.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도 되는 것일까 하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읽게 되면 기적을 낳는 생명성이 느껴진다. 가령 빛VIIT선생님의 다음 글을 보자. "상냥한 한마디가 사랑을 주고 배려의 한마디가 향기를 남긴다. 무심한 한마디가 삶을 흔들기도 하고 용기를 주는 한마디가 전환점이 된다. 빛명상을 하며 언어를 가꾸어 간다."(268쪽 「향기로운 사람」중)
빛VIIT선생님이 책 전편을 통해 언어에 관해 얘기한 대목은 이 장이 유일할 것이다. 정광호 빛VIIT선생님은 언어를 의식하고 언어를 단련시켜 왔다. 그의 자연스러운 일상은 즉자적이라기보다 놀라울 정도로 의식을 집중하여 일구어낸다. 언어의 승리일지 모른다. 책엔 빛VIIT선생님이 명상을 하다 밤을 새우는 경우를 묘사한 부분이 여러 번 나온다. 무엇인가 보고 거기서 우주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새 끝을 찾아가는 명상 과정에서 선생은 얼마나 생각을 벼리고 언어를 조탁하겠는가.
참고 : 벼리다
1.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2. 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은 개인이 쓴 탈무드와 같다. 탈무드는 유대인의 오늘을 있게 한 수천 년 유대 민족의 생활교육 지침서다. 은유와 교훈, 깨달음과 지혜,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
『그림찻방』은 한번 쭉 보고 말 책이 아니다. 탈무드처럼 한 편 한 편 빼서 음미하면 좋을 것이다. 어머니가 자녀에게 잠자리에서 전해 주는 말로, 아버지가 밥상에서 가족에게 들려주는 말이 되어도 좋다. 학교의 교과서로, 도서관의 그림책으로, 친구들끼리 나눠보는 책으로도 좋다. 마음이 바쁘거나 시련에 빠지거나 허허로워진 생활인의 수양도서로도 안성맞춤이다.
이제는 선생의 말씀대로 편안한 자세로 앉아 심호흡을 서너 차례 깊게 하고 우주의 정보를 향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본다. 내가 가진 부富를 주위에 나눠주고, 나눠주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은밀하게 나눠야겠다는 다짐이 생겨난다. 내면의 에너지가 축적되고 더 큰 부가 이뤄질 것임이 예감된다. 빛VIIT선생님의 가르침이다. 이어서 책의 이런 구절도 떠오른다. 당장 내게 필요한 말이다.
"감사는 창조의 에너지이며 원망, 시기, 두려움, 원한, 불안···, 그 어떠한 상처도 소멸하고 행복에너지로 바꾸어주는 우주의 힘"이다. (193쪽 「토끼와의 대화」 중)
출처 : 甲辰年 그림찻방3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3
2024년 6월 22일 초판 1쇄 P. 26-29
첫댓글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귀한글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 합니다.
그림찻방의 빛의 글이 주는 감동들,
감사합니다 .
"감사는 창조의 에너지이며 그 어떠한 상처도 소멸하고
행복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우주의 힘"이다.
귀한 빛글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시 쓰는게 참 어렵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시가 함께하는 대한민국... 더욱 자랑스러워집니다.
빛VIIT안에 시로서 지구를 정화하는 날이 오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빛책속의 귀한글 감사합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신 학회장님께 진심의 축하 올립니다~
묵묵히 이웃사랑을 이어오신 학회장님께 무한한 공경의 마음 올립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에 담습니다. 그림찻방 빛의 책과 함께 할 수 있음에 우주마음님과 학회장님께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볼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