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시세가 크게 떨어지는가 하면 재건축으로 돌아서려는 단지들도 등장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리모델링 공사 신규 수주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말 아파트 리모델링 증축 범위 제한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구 일원동 개포 한신아파트 34평형은 지난 9월말까지만해도 6억6000만~6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31일 현재 6억2000만~6억50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한달만에 40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한신아파트 인근 I공인 관계자는 "강남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어도 별 영향이 없었는데 리모델링 규제안 발표 이후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당초 27평형을 35평형으로, 34평형을 45평형으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이번 입법예고대로라면 각각 2평 정도 밖에 늘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 궁전아파트도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한달새 3000만~4000만원 정도 가격이 빠졌다. 9월말 7억원을 호가하던 51평형은 6억7000만~6억8000만원선, 6억원에 육박하던 39평형은 5억7000만원가지 떨어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도곡동 동신아파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등도 평형별로 1000만원 정도 하향 조정됐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재건축으로 돌아서려는 단지도 있다. 강남구 신사동 삼지아파트는 리모델링 건축 심의까지 통과했지만 정부의 리모델링 증축 제한 발표 이후 리모델링을 포기했다. 대신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남구 도곡동 동신아파트 역시 리모델링 증축 범위가 완화되지 않으면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업체들의 리모델링 공사 수주도 잠잠한 상태다. 한동안 붐을 이뤘던 리모델링 사업 설명회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주말마다 리모델링 설명회를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이달들어서는 신규 설명회를 전혀 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