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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인연(mental hospital destiny)※[001]
하나 둘 셋 넷......
어김없이 시작되는 빌어먹을 하루.
눈을뜨면 보이는 파란색벽지와 따르릉 울리고있는 탁상시계.
그렇게 천장을보며 하나부터 백까지 세는 일은 10년동안 해온 내 습관.
느리게 어떨땐 빠르게 제멋대로 세는건 내 이기주의.
오늘은 백까지세는데 몇분이나 걸렸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를 내려와 이불을정리하고 욕실로향했다.
샤워를 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거실로 나왔다.
거실에는 역시나 팬티바람을한 동생이 여유롭게 텔레비젼을 보고있다.
아무리 누나라지만 내가 여자라는걸 깨닫지 못하는것같다.
"누나 일어났어?"
"박초윤 너 내가 팬티바람으로 있지말라고 몇번을 말했어."
"나 이런거 하루이틀이야? 이제 적응할때도 됬는데 왜그래~"
"난 그런 징글징글한거에 적응하기 싫다. 빨리 옷 입어."
츄리닝과 티셔츠를 초윤이에게 던져주고 부엌으로 향해 냉장고를 뒤졌다.
옷을 다 입은 초윤이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다시 티비를 봤다.
난 베지밀 두개를 들고선 거실로 향했다.
"슈퍼좀 다녀와 먹을거 다 떨어졌다."
"누나가 좀 다녀와! 맨날 내가 가냐! 왜 맨날 나만 부려먹어!"
"너 정학먹고 맨날 뒹굴뒹굴 거리잖아. 시간많을꺼 아니야."
"그놈의 정학정학!!! 내가 뭐 정학먹고 싶어서 먹었냐!"
소파위에서 베지밀을 들이키면서 담담하게 말하는 나에 비해서
초윤이는 씩씩거리며 베지밀을 원샷해버린다.
그렇게 지혼자 짜증을내고 지혼자 다시 분을 삭힌다.
뚫어지게 방송을 보다가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거는 초윤이.
"누나. 누나도 도겨울좋아해?"
"또 헛소리할래?"
"저기봐봐, 잘생기고 돈잘벌고 성격좋고 남자답고."
"니가 만나봤냐? 성격이 좋은지 남자다운지 어떻게 알어."
티비에 눈을 고정하고선 뚫어지게 쳐다보는 초윤이.
티비안에서는 도겨울이라는 연예인이 MC들과 이야길 나누고있었다.
토크프로그램인듯 많은 질문이 오고갔다.
그중 내 귀에 박히는 한 질문.
"요즘 겨울씨가 하신 목걸이.아대가 유행인데요, 알고계신가요?"
"인터넷이나 가끔 쇼핑할때 보곤해요."
"절대 뺴놓지 않는다는데 무슨 뜻이 있는건가요?"
"목걸이는 돌아가신할머니가 주신거구요, 아대는 ... 글쎄요."
"에이, 솔직한 대답 모두들 원하고 있습니다."
"아대는 ... 옛날에 손목을 다친적이 있는데 그때 저희 어머니가 주신거예요."
여유롭게 웃으며 말하는 도겨울이라는 연예인.
난 순간적으로 나도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남은 베지밀을 모두 들이키고선 일어나서 내방으로 향했다.
"누나 출근하려구?"
"응."
"그럼 올때 담배 한갑만 사와라!!"
"너가 가도 살수있잖아."
"아무리 내가 먹혀주는 얼굴이라지만 너무 귀찮다."
난 간단하게 화장을하고 옷을입었다.
이미 출근시간을 훨씬 넘겼지만 난 여유로웠다.
출근준비를 마치고 나가려고 구두를 신기 바로 직전에 난 초유에게 다가갔다.
난 지갑에 만원짜리 한개를 꺼내서 초유의 손에 쥐어줬다.
"나보고 담배사오라고? 아씨... 귀찮다니까 들어올때 사와!!"
"그냥 주는거야. 밖에 나가서 뭐 좀 사먹어."
"아씨 담배는 들어올때 좀 사달라니까!!! 누나나 좀 쳐먹어!!"
"너 몇일동안 라면으로 대충 때운거 알어. 그니까 나가서 뭐 좀 먹어."
"누나나 좀 쳐먹으라니까!! 맨날 밥도 안쳐먹으면서."
만원짜리를 내게 다시 쥐어주고 소파에 드러누워 이불을 얼굴까지 올리는 초유.
난 만원짜리를 탁자에 두고 현관문을 열었다.
아직 여름이 다 끝나진 않았는지 조금은 더웠다.
집을 나서고 핸드백을 뒤져 자동차키를 찾아 차를 탔다.
초유가 어제 탔는지 재털이에는 다피운 담배가 수북했다.
난 담배를 꺼내 피우고 시동을 걸었다.
막히지는 않았지만 난 일부러 돌아돌아 갔다.
내가 일하는곳은 번화가도아니고 아주 시골구석도 아니고 높은곳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달동네나 이런곳에서 봉사활동하는건 아니다.
10시에 출발해 11시 30분이되어서 도착한 곳은 정신병원앞.
언제나 그렇듯 꽉막히고 삭막한 그곳은 날 반겨주는듯했다.
차를 주차시키고 진료실로 들어가서 가운을 입고 천천히 복도를 걸었다.
내가 지금부터 만날사람은 지독한 이중인격자에 매우 짜증나는 사람이었으므로
준비라도 하듯이 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었다.
상담실앞 문을 열려고 하자 문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
딱 들어도 싸우는듯했다.
일주일에 세번씩은 꼭 들어야하는 이 목소리.
"씨발!!!! 지금 내가 정신병자로 보여?"
"진정해. 니 병 고치려는거지 니 정신병자로 몰려는거 아니야."
"병? 내가 병이 어딨어. 씨발!! 여기 오는거 존나 싫다고 내가 몇번을 말해!!!"
난 거칠게 문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그곳엔 건방진 포즈로 앉아있는 아름다운 악마와 어쩔줄모르는 한 사람이있었다.
그 아름다운악마는 무슨 쓰레기를 보듯 나를 쳐다보았다.
"이제 부터 상담할테니까 잠깐 나가주세요."
"씨~파알 여기는 무슨 상담만하냐? 여기가 성형수술하는데냐고."
"박선생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 인사를하며 끝까지 어쩔줄 모르는 상태로 문을 나가는 남자.
내앞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며 건방지게 있는 이 악마.
더러운 이중인격의 이 악마.
이 악마의 이름은 티비에선 천사인척하는 바로 도겨울이라는 연예인.
"없는시간 짜내서 왔는데 상담이고 나발이고 후딱후딱하지?"
"상담? 내가 상담을 왜해요?"
"하. 선생이 이렇게 막나가도 되는건가?"
"환자가 하기싫다는거 억지로하는게 선생은아니잖아요?"
잠시 내 말에 말문이 막힌듯이 가만히 날 응시하다가
이내 날 보고 푸하하 웃어버리는 도겨울.
저인간은 뭐가 웃긴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미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질 기분.
"이봐 선생. 나 누군지 몰라?"
"내가 바보인줄알아요? 내 환자 도.겨.울. 다섯번이나 봤는데 그걸 아직 모르게요."
"난 니 환자 도겨울이 아니라 연예인 도겨울이야."
"이 병원에있는한 연예인이 아니라 환자 아닌가요?"
"당신말이야 내가 이딴 정신병원 다니니까 우스워보여?"
"난 당신 우스워보인다고 말한적도 없어요."
꼬박꼬박 말대꾸 아닌 말대꾸를 하는 내가 짜증났는지 한숨을 푹 쉬었다.
난 본격적으로 의자에 앉아 성격 더러운 악마와 마주앉게 되는 상황이되었다.
책상위에 올려져있는 다리가 굉장히 신경쓰였다.
"다리 안내릴꺼예요?"
"남이사."
"그럼 말싸움은 그만하고 상담이나하죠."
"남이사."
"약은 잘 먹고있어요?"
약은 잘 먹고있냐는 내 말에 순간적으로 무표정.
책상위에 올려있던 다리를 내리고 얼굴을 내게 들이민다.
굉장히 차가운표정 아니 무서운표정.
"약? 내가 왜 약을먹어? 당신 미쳤어? 내가 병자로보여?"
"그럼 약 안먹어요? 병 안나으면 어쩔려고 그러는건데요?"
"병? 내 병이 뭔데?"
"우울증.폐쇠공포증.경계성인격장애. 더 말해줄까요?"
"우울증? 그거 한번씩 올수있는거잖아.
폐쇠공포증? 난 선생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대충때우고
경계성인격장애? 씨팔 이건또뭐야."
"우울증은 충동적인 자살을 불러올수있고 폐쇠공포증은 그다지 심하지 않으면 괜찮으니까
걱정할거 없구요 경계성인격장애는 자살중독증환자들에게서 많이 볼수있는 병이예요."
난 챠트를 읽어가며 하나하나 설명을해주었다.
그러자 부담스럽게 날 쳐다보는 도겨울.
"그래서? 고칠수있어? 완벽하게 고칠수있냐고."
"완벽하게까지는 못해도 정상적으로 살수있겐 해야죠."
"정상적? 난 정상적으로 잘 살고있는데 왜 껴들어서 지랄이냐고!!!!"
짜증이난다.
난 여기있고싶어서 있는게 아닌데.
무엇보다도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않으려는 게 내 짜증을 더 돋구었다.
"싫으면 병원 다니지 말아요."
"안다니고 싶어도 다닐수밖에 없거든."
"나도 이미 당신이 내 환자로 판명난 이상 안보는수는 없거든요."
"선생 아주 딱딱부러지네?"
비꼬듯이 아니 비꼬면서 내게 말하는 악마.
당장이라도 옷을 벗기면 꼬리라도 달려있을듯 어꺠에 검은날개라도 있을듯했다.
그렇게 내가 간단히 악마의 말을 씹어버림으로해서 오분동안의 긴긴 침묵이흘렀다.
"선생."
"........."
"야선생!!!!!!! 내말안들려?"
"안들리는건아닌데요. 선생이라는말은 좀 그렇네요."
"박가윤."
".........."
막나가자는것인지 이름을 부르는 악마.
난 어이가없어 웃고말았다.
그러자 진지한표정으로 내게 말하는 악마.
"잘지내보자."
"..............내가 잘못들은건가요?"
"어짜피 내 병고쳐질때까지 우리 만나야되는사이고 잘지내는게 좋잖아?"
갑자기 나에게 이상할정도로 호의를 베푸는 악마.
순간적으로 내 뇌리를 스치는건 악마와의 계약...
나에게 달콤한 유혹의 조건을 내거는듯했다.
"....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
"이제부터 만날때는 의사.환자 또는 민간인 연예인이 아닌 박가윤과 도겨울. 오케이?"
웃으며 내가 말하는 악마.
난 끝까지 그를 주시하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직 상담시간이 오분정도가 남았다.
"우리 이제부터 말 깔까?"
"....내가 한살더 많은데?"
"아~그럼 말은 까고 존칭 붙이면 되는거잖아."
귀찮다는듯이 대충대충 넘기려는 악마.
나보다 나이 어린놈에게 이런 대접 받을줄은 생각도 못했기때문에.
아니 도겨울이라는 사람과 이런식으로 대화할줄 몰랐기떄문에.
몇분의 침묵이 흘렀을까 어색한 공기를 깨고 먼저 말문을 여는 악마
"박가윤. 당신말이야... 당신은 굉장히소중하게 아끼는 물건있어?"
"...그런거 하나쯤은 있기 마련 아닌가?"
"그렇지... 그런물건있지."
"겨울씨....는 있어요?"
"있어.... 제일아끼면서 제일 증오하는 물건."
"귀걸이...랑 아대?"
"...선생이 아니라 내 뒤도 캐고 다니나보지?"
"아침에 방송본것뿐이니까."
"그 말 다 믿어?"
"... 아니 안믿어. 지금까지 티비밖에서 봤던 도겨울은 그런사람이
아니니까."
"이 아대에 숨겨져있는게 뭔줄 알아?"
"..... 글쎄."
"영.광.의.상.처."
피식 웃으며 말하는 도겨울.
순간적으로 섬뜩함.
웬지 모를 장면들이 내 뇌리를 스쳐갔다.
그때 삐삐삐 거리며 전자음을 내는 도겨울의 손목시계.
"시간 다 됬네. 아무튼 이제부터 잘 부탁해."
"......"
"난 지금까지 보던 선생중에서 당신이 제일 맘에드니까."
"난 지금까지 보던 환자들중에 당신이 제일 신경쓰이니까."
"고맙게 받아들일께."
그렇게 다시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고 나간다.
난 악마가 나간뒤에도 의자에 계속 앉아있었다.
정신을 퍼뜩 차렸을때 창문으로 가 벤을 타려는 악마를 보았다.
내가 보는걸 알기라도 하듯이 내가 있는 곳을 쳐다보는 악마.
몇초동안 우리는 서로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시선을 먼저 거둔건 악마였다.
난 세상에서 제일아름다운 악마와 만난것이었다.
첫댓글 가상보구왔습니다^,^ 독특한소재 맘에드러여 !!!! 재밋습니당~
감사합니다*^0^*동원이를 생각하며 읽어주세요......전 강동원의 팬이랍니다(..); 봉달언니님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재밌어요
삘?았어님감사합니다*^0^*~~!! 글씨이쁜걸로 할려구했는데... 너무 조잡해보이길래(..)그냥 바탕체로했습니다. 앞으로도 이쁘게 봐주세요♥
우오왓!! 정말 잼납니당. ㅋㅋㅋㅋㅋ뭔가 신비로와요 ㅠ^ㅠ!!
(..)사실..........영감을 받아서 쓴거예...요(..)다음편에서도 꼬릿말있으면 님은 한가인♥
너무 재밋어요!!!!!!!!!
(..)감사합니다! 허접한소설 재밌게읽어주셔서*^0^*
재미있어요!>_<다음편두 기대할께요~!
..허접한소설을재밌게읽어주시고 기대까지해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다^0^
와.재밌다.완전기대^^
^0^님을 생각하면서 열씸히 쓸께요!
재미있어재미있어>_ < 역쉬 우리동원쒸야캬캬캬
...님도 동원씨좋아하시는군혀(..)꺄하
이거 재미있는데요
...앗(..)감사합니다!!
넘넘 귀여운데??ㅋㅋㅋ ㅎㅎ 잼잇서요오
하하하 ! ! 디게재밋네요 ! !> _ <
우와~ 잼있어요 근데 가상이미지는 어디서 보나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