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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서울에서 1시 좀 넘어서 출발하여 장장 5시간이 넘게 걸려 부산에 도착.. 거기서 전철을 또 40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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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십여명, 대전에서 열명 가까이, 포항, 광주 등에서 약간명 해서모인 동문친구들은 20명이 넘었다. 저녁은 어느 가정집같은 음식점에 갔는데, 신부측 동료들이 와 있었다.. 흠.. 머.. 그냥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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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시간동안 굶은 아헤들은 걸신들린 듯이 차례로 나오는 해산물들을 먹어치우고(특히 내가 있던 테이블이 젤 먼저 끝장나서, 난 괜찮은 아가씨가 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서 또 먹었다..), 신랑은 수십명의 인간들이 권하는 술을 마시더니 실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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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장인어른의 인도에 따라 어느 호프집같은데 갔는데, 외국인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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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 테이블에 있던 외국인 하나가 나를 자꾸 쳐다보더니 말을 건다.. Are you OK?(그럼, 내가 멀쩡하지 안멀쩡하게 생겼냐?) 외국인이 나한테 말 건것은 몰몬교도를 제외하곤 첨이라.. 난 쫄아서, 아는 단어도 생각이 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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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얘기 손짓발짓하고, 친구가 같이 얘기하고 해서 편해졌다.. 그남자가 아까 날 자꾸 쳐다보는 걸 느꼈다고 했더니, 그남자가 정색을 하면서 자기는 남자보다 여자를 훨씬 좋아한다고 하면서, 나보고 혹시 게이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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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건.. 그사람(아난다:인도사람인데 뉴질랜드에서 살았고, 부산에서 힌두어 가르치는 교수로 있단다)이 나보구 잘생겼다고 했다. 역시 나의 인물은 국제적으로도 통하나보다.^^ 더군다나 한국인들이 내 눈보고 작다고 하는데, 그사람은 내 눈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흐흐.. 그 사람이 물었다.. "요자친구.. 없어요?" 이다도시랑 말투가 비슷했다.. 없다고 했더니, "I can't believe it.. Why.."
: 나도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려다가 영어가 안나와서.. 그냥.. 취미생활땜에 바빠서 그렇다고 했다.. 취미가 뭐냐고 해서 dance라고 했다.. chachacha, jive, rumba, salsa.. etd..
: 한국에 대한 인상은.. 한국남자들은 Dragon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난 Dragoon을 떠올리며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한국 남자들은 전사같이 느껴지고, 강하게 느껴진단다. 나랑, 친구랑은 아니라고.. 한국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해 체구도 작고 어쩌고 하니깐, 그래도 한국 남자들 강하단다. 억센 경상도 사람들을 접해서 그런가.. 하긴 그 사람이 인도사람이라 체구가 작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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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 남자 여자얘기 디게 좋아한다. 두리번거리면서, 어떤 타입의 여자가 이쁘냐고 계속 그러구.. 어느 나라 여자가 매력적이냐고 묻는다. 난 한국 여자가 외국여자만큼 풍만하진 않지만, 그래도 좋다고 했다.^^ 그, 근데.. 그 아저씨가 갑자기 자메이카 여자 얘기를 하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black, black 인데.. 중요한 부분만 pink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면서 good!! 한다.. 그리고, 열라 좋아한다.. 외국여자랑 결혼하려 했는데 부모가 반대가 심하셨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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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내가 딱 하나.. 사용한 제대로 된 표현이 있다.. 자꾸 나를 치켜세우길래.. "Don't put on airs with me..." (너무 띄우지 말라..)라고 해줬다.. 나중에 들었는데.. 정작 미국에선 잘 안쓰이는 표현이라고, 외국인들과 같이 일하는 형이 갈켜줬다.. 쩝.. 평소에 생활영어, 숙어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밤이었다.. 방학하면 영어공부 해야지..(벌써 대학생활 5년째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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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여관에서 자는데, 코고는 놈, 괴성지르는 놈, 화장실에 왔다갔다하면서 토하는 놈, 초인종 누르는 놈 등 때문에 6시나 되서야 잠들었다. 10시에 일어나서 온천물에 간만에 목욕을 하고 식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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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놈은 얼굴이 부은데다가 초췌한 몰골로 하얗게 화장하고 나타났다. 미안해라.. 신랑측 하객이 별로 없었다.(이 친구는 어머니만 계신다) 다행히도, 당일날 내려온 친구들까지 해서 거의 30명의 동문친구들이 한 블럭을 다 채워줬다. 90명중에 30명 모였으면.. 대단한 참석률이다.. 동문회보다 훨씬 많이 모인거다.. 역시 첫빠따로 장가가는 놈이라 그 먼 부산에서도 이만큼 동원이 가능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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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 마치고 서울에 올라오니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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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에 집에 들어가는 길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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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에서 휴가나온 놈이 안온다고 욕을 막 해대서 종로에서 술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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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부산에서 기차타고 올라오는데, 동대구역, 대구역에서 무지 내리고 싶었다. 난 국민학교 5학년때부터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 4년동안 대구에서 살았는데, 그 때 친구들이 너무 좋아서, 경상도 사람이라면 일단 좋은 감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화요일, 시험과 발표가 없었다면 대구에서 하루쯤 자고왔을 것 같다.. 반창회 할 때마다 안까먹고 연락해주는 친구들이 고맙다.. 당시에 자주가 놀던 화원유원지, 두류공원(우방랜드로 바뀌었던가..), 팔공산 갓바위.. 그리고, 내가 처음에 살았던 달서구, 나중에 살았던 수성구.. 모두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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