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 당시 남친이랑 실수로 임신을 했고 낙태하라는 주변말들 물리치고 출산했어요. 처음부터 저에겐 사랑이 전부였고 나의 미래보단 내아이, 생명이 너무나 소중했어요. 지금까지 단한번도 제 결심에 후회한적 없고 보석같은 우리 아들보며 행복이 이런거구나 느껴요.
남친하고는 성격차이로 결혼까지 이어지지는 못했고 그래서 부모님 도움받으며 힘들게 일하면서 키웠어요. 주변에서 대견하다 대단하다는 말 많이 들으며 살았고, 아빠없이 아이 소리듣지 않으려고 누구보다 교육 똑바르게 시켰어요.
일하는 와중에 틈틈히 공부했고 1년에 자격증 3개 붙을정도로 머리가 좋아서 뭐든 척척 잘했고 알바하면서 번따, 고백 수없이 받았고 지금까지 몇번 사랑도 했었어요.
그러다 지금 남친과 사귀고 결혼한다 했을때 주변에서 다들 미쳤냐고 했어요. 저보다 10살 많은나이, 별볼일 없는 외모. 제가 너무 아깝다고 친구들이 난리쳤지만 그래도 이제 아이를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정착하고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예비시모를 만났는데 결혼은 절대 안된대요. 정 만나려면 연애만하고 결혼은 절대 못한대요. 미혼모 경력이 그렇게 불편하신가봐요.
현실의 벽은 너무 높은걸까요. 많이 힘드네요. 그냥 넋두리라고 생각하세요. 술한잔 하고 싶은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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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처럼 쓴글인데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저도 아들키우지만 그래도 자식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자기 자식이 무조건 남보다 잘나고 대단하다고 하는건 옳지않죠.
예비시모 뵙고나서 오빠한테 그랬어요. 주변에서 다들 내가 아깝다며 말려도 내가 왜 오빠를 놓지 못하는지 아느냐? 나는 원래 사랑에 모든걸 거는 사람이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이 반대하는거 나는 극복할 수 있다. 오빠도 흔들리지 말고 사랑으로 모든걸 헤쳐나가자구요. 오빠도 동의했고 끝까지 저 지켜준다고 약속했어요.
계산적이고 세상에 찌든 사람에겐 제가 철이 없다 느껴질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세상 그렇게 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거예요. 인생에 가장 중요한건 '사랑'이라고 굳게 믿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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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에 대해 너무 형편없이 적은거 같은데 사실 괜찮은 사람이에요. 직장도 공기업에 성실하고 허세같은거 없고 착하고.. 그런데 눈 높은 제가 왜 오빠를 선택했는지 아세요? 바로 눈빛 때문이었어요. 우리 아들을 대하는 눈빛이요. 진심으로 자기 아들처럼 대하고 아껴주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저는 다른거 필요없어요. 그저 저하고 제 아이를 자신보다 아끼고 보듬어줄 그릇.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되거든요. 어찌보면 눈이 낮은 건가요? 하지만 저는 이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했고 그걸 오빠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어요.
어쨌든 자기가 선택한 결과를 최선을 다해 책임지며 살아가는 사람인데 왜 비아냥대고 깎아내리지? 애딸린 미혼모는 자기애도 있으면 안되는건가? 10살 많은 못생긴 남자 값어치가 얼마나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