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하늘 땅 여행
 
 
 
카페 게시글
자 유 게시판 스크랩 라쇼몽
아네스 추천 0 조회 309 06.02.10 18:55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소설 라쇼몽.(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작)

 

 

친정에 가면 밤을 지새면서 엄마와 이야기하는 것이 관례다.

늘 일찍 자야지 하면서도 주제도 없는 이야기로 오고가고 하다보면 새벽을 맞이하기가 쉽상이다.

지난 주도 시계가 몇 시인 지도 모를 시각에 독서토론으로 이야기 줄거리가 잡혔다.

내가 가져다 드린 책 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이란 것이 있었나 보다.

줄거리를 들어보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읽지도 않고 드렸나 보다.

혜인이도 읽었다고 하고 나만 그 내용이 생소했다.

다시 되가져와서 읽게 되면서 인간의 선과 악의 규정은 어디에 있는가?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라쇼몽(羅生門)은 헤이안 시대의 수도 교토의 남쪽 정문이라고 한다.

기근과 지진 등으로 황페해진 교토의 라쇼몽에 거지와 도둑이 들끓었고, 시체를 버리고 가는 곳으로 전락을 했다. 주인에게 해고당하고 살 길이 막막해진 한 하인이 라쇼몽의 다락에서 어떤 노파를 발견한다. 노파가 시체에서 머리카락을 뽑는 행위를  보면서 분노와 증오를 느낀다. 그 노파는 시체가 살았을 적의 악행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킨다. 좀 전 까지 분노를 느꼈던 하인은 그 노파의 옷을 빼앗아 어둠 속으로 달아난다. 노파를 보기전까진 아무리 어려워도 도둑질은 안된다는 생각에 가득찼었지만, 노파의 악행을 보면서 자신의 행동도  정당화 시켜버린다.

 

선과 악의 규정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내가 행하는 행위는 언제나 정당한 이유가 있고 선이라고 한다.

악을 미워하면서도 자신의 악은 언제나 감싸주려고 하는 모순된 것이 인간인가?

지금도 세계의 경제강국들은 선을 위해서라면서 악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태어난 지 8개월만에 그의 어머니가 정신질환으로 죽게 된다. 그는 외삼촌 집에 맡겨져 성장하면서 늘 자신에게도 그 광기가 유전이 될까 불안에 떨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을 하고만다. 단편소설 '코'를 발표 하면서 나쓰메 소세키의 극찬을 받아 문단진출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번엔 '코'를 한 번 읽어보리라.

 

 

 

영화 라쇼몽.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소설을 접하면서 영화가 있단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과 '숲 속에서'를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영화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1951년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았고, 1952년 아카데미 외국영화상을 받았다고 한다.

즉시 그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비디오 가게로 가볼까 하던 중 조선일보 모닝플러스에서 볼 수 있었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라벨의 '볼레로'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장소는 '라쇼몽'이고, 줄거리는 '숲 속에서'의 내용이다.

영화 '라쇼몽'은 하나의 진실을 두고 네 가지의 증언이 나온다.

 

사무라이 부부가 숲 속을 지나치다 도둑에게 사무라이 부인이  겁탈을 당한다.이 과정에서 사무라이가 죽게 되고 각자가 증언을 한다. 도둑, 사무라이(무당을 통해서), 사무라이 부인이 각자 다르게 증언을 한다. 결국 사건 모두를 본 나뭇꾼이 증언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결국은 진실이 아니다.

 

지금 황우석 사태만 해도 해를 넘기고도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진실은 오직 하나인데, 그 진실은 어디 있는가?

정작 진실이 나타나긴 할까?

이 세상에 진실이 아닌 것이 진실로 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세월이 지나면 나타나는 것이 진실일까?

수많은 증언들만 있고, 진실은 어디쯤 있는 것일까?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의 대사가 압권이다.

"모르겠어. 도무지 모르겠어"

 

왜 이 영화가 세계의 시선을 끌었는가 하는 것은 아직도 이 물음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검색
댓글
  • 06.02.10 23:39

    첫댓글 아네스님의 독서는 어머니에게서 이어진 것이군요.라쇼몽...전 무지해서인지 처음듣는 이름이에요....늘 자신에게 정신질환이 있을까 두려워했다는 그 사실이 벌써 그에게 정신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느껴지네요.선과 악...진실과 거짓...인류가 존재하는한 이 물음은 계속되지않을까요?

  • 작성자 06.02.14 10:18

    저도 전엔 몰랐던 것이죠. 읽고나서 보니 사회, 정치, 법 등에서 많이 인용되는 문구였어요.

  • 06.02.11 23:43

    혜인과 할머님 그리고 아네스님 3대에 걸친 독서열 대단하고 부러워요. 우리 지우도 작은나무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 작성자 06.02.14 10:19

    작은나무가 책 제목인가요?

  • 06.02.14 18:40

    아이참~~~~~~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서 엄마가 돌아가실때 그때 나이 5살인 나를 할아버지께서 작은나무야 하고 ....설명이 없어도 척 알 수 있을거라 믿었죠.

  • 작성자 06.02.14 19:58

    아!!! 체로키 인디언 '작은 나무'. 어렸을 적 꿈 중 하나가 탐정이었었는데 이런 멍청하기는....

  • 06.02.13 22:51

    전 지금 괴테 이탈리아 여행기 세번째 보는중..이테리 지도 펴서 탐독중인데 진도가 영~~^^모르겠어...나도,

  • 작성자 06.02.14 10:16

    재미있나요? 저도 도서관에서 그 책 몇 번 손에 집었다가 놓았었는데. 로마에 계시는 형님께 이태리 지도도 한 장 받아서 들고 있는데, 앞 뒤로 된 지도라서 보기가 영 불편해요. 다음번엔 한 장으로 된지도를 구해봐야겠어요.

  • 06.02.15 23:05

    책의 향기가 묻어나는 아네스님과 함께 독서여행을 떠난다면...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