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주(州) 홍수 (ANSA)
교황
이탈리아 북부 폭우, 교황 “충격적인 재난, 희생자 위해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국무부 국무장관 에드가르 페냐 파라 대주교의 서명이 담긴 애도의 전보를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마테오 주피 추기경에게 보냈다. 교황은 최근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한 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생각하며 부상자들을 위해 하느님의 위로를 청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김호열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통은 최근 며칠 동안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주(州)를 강타한 “엄청난 재난”의 규모만큼이나 크다. 홍수와 강물 범람으로 13명이 사망하고, 실종자의 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며, 2만 명이 넘는 이재민과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적색 기상 경보가 여전히 발효 중인 가운데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겸 볼로냐대교구장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에게 친밀함과 기도를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볼로냐는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사망자들을 위한 기도, 구조요원들 가까이
교황은 주피 추기경에게 보낸 교황청 국무부 국무장관 에드가르 페냐 파라 대주교의 서명이 담긴 전보에서 “에밀리아-로마냐 주, 특히 이 지역 동부를 강타한 강렬한 폭우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피 추기경에게 그 지역을 강타한 “충격적인 재난에 함께 아파한다”며 “피해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교황은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한 기도”를 약속하고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또한 “부상자들과 심각한 재난의 결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하느님의 위로를 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처럼 특별한 어려움의 시기에 구호활동에 나서고 모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든 이”와 “큰 시련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친교와 형제적 친밀함을 표한 볼로냐대교구 공동체”에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각별한 영적 친밀함의 표지로 사도 강복”을 모든 이에게 보냈다. 전보는 교황의 기도와 함께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기도, 페냐 파라 대주교의 기도를 약속한다고 전했다.
침수된 지역
이탈리아 주교회의
지난 5월 17일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단은 이탈리아의 전체 주교단을 대표해 “피해자와 실종자 그리고 이번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가족을 위한 기도”를 약속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는 모든 교구와 본당 및 수도회에 “홍수와 강물의 범람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과 함께하도록” 당부했다. 아울러 에밀리아-로마냐 지역 주교들의 말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이번 재난에 직면한 우리는 비상사태에서 어떻게 하나가 돼야 하는지, 공동의 집(지구)을 돌보기 위해 무엇을 함께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구호활동에 협력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환대하고 그들과 연대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사무처는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 교구의 주교들 및 카리타스 네트워크와 접촉해 재난 상황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있다고 알렸다.
폭우가 내린 후 이재민을 구조하고 있는 군인들
수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
한편 이 지역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폭우는 그치지 않고 있으며, 36시간 동안 5월 한 달 평균 강수량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강의 수위는 몇 시간 만에 범람할 정도로 상승했다. 또한 18일 현재 강의 범람, 산사태, 해일에 대한 적색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수만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주민들에게는 지하실이나 상점으로 가지 말고 2층이나 지붕 위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라는 경보가 발령됐다. 리미니와 볼로냐 사이에 있는 총 21개 강의 제방이 무너지거나 범람해 로마냐 지역의 많은 곳이 물에 잠겼다. 피렌체, 체세나와 포를리의 일부 지역, 라보네의 범람으로 인한 라벤나의 일부 지역이 침수됐으며, 볼로냐도 같은 상황이다. 게다가 관련 도시들은 도로망이 심각하게 손상돼 정말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동이 제한된 상태다.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체세나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피해를 입은 모든 곳에서 소방대원, 시민보호부 요원, 적십자 요원, 알파인 구조대 및 다이버들의 구조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도시들, 무너진 도로
첫 소식통에 따르면 특별히 볼로냐, 포를리, 체세나, 라벤나 지역에서 4만 곳에 이르는 지방 도시들이 피해를 입었고, 280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400여 개의 도로가 유실됐다.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주민들은 전화와 전기가 완전히 끊긴 상태에서 지내고 있다. 열차 운행도 중단돼 피해 지역 전체가 고립됐다. 스테파노 보나치오 에밀리아-로마냐 주지사는 지난 2012년 5월 발생한 지진을 떠올리며, 이번 천재지변을 가리켜 “새로운 지진”이라고 말했다. 이제 사람들은 향후 기상 상황에 주목할 뿐 아니라 오는 5월 23일 열리는 피해지역 지원 조치를 발표할 각료회의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