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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경험이 많은 분들은 '사이즈가 클수록 메르세데스 벤츠, 사이즈가 작을수룩 BMW'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대표하는 모델이 대형 세단인 S 클래스이고 BMW를 상징하는 모델이 컴팩트 세단인 3 시리즈라는 이미지 때문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이 두 모델은 각 분야에서 경쟁 모델이 없다고 할 수 있을만큼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BMW 3시리즈는 BMW 전체 판매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BMW의 간판 모델입니다. 사실 BMW가 오늘날 '궁극의 스포츠 세단' 제조사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도 3시리즈의 세계적인 성공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3시리즈가 BMW에서 가장 작은 모델(Z4 제외)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3시리즈보다 더 작은 1시리즈가 오래전부터 판매되어 왔습니다. 1시리즈가 국내 시장에 알려진 것은 2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쿠페 버전의 120d가 2009년에 소개되면서부터입니다. 3시리즈를 베이스로 하되 사이즈와 무게를 감량한 120d는 최고 177마력, 최대 35.7kg.m 토크를 내는 디젤 터보엔진을 탑재, 우수한 동력 성능 및 3시리즈를 능가하는 발군의 운동성능으로 격찬을 받은바 있습니다.
하지만 120d 쿠페는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3,980만원에서 4,290만원에 판매된바 있는 120d는 일상적으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3 시리즈와는 달리 '펀드라이빙'을 위한 쿠페타입이었습니다. 2열 좌석을 갖추고 있기는 합니다만, 스포츠 쿠페답게(?) 2+2 개념이었으며 1열 실내 공간 및 승차감도 데일리카로 이용하기에는 불편함이 따랐습니다. 아마도 BMW 코리아측에서는 '프리미엄 수입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4,000만원은 최소 지출 금액일테니, 재미를 위한 세컨드카 시장을 파고들면 먹힐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러한 컨셉에 맞는 쿠페 타입의 120d를 국내 시장에 출시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생각입니다. 4,000만원 내외의 수입 세단 구입을 염두해둔 주요 소비층은 금융자산이 넉넉한 계층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연봉을 받고 있는 일반 셀러리맨이 주를 이룹니다. 이들에게 4,000만원이라는 금액은 중복투자를 할 수 있을만큼 만만한 금액이 아닙니다. 즉 수입차를 구입해되 자신 외에 가족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만한 조건을 갖춘 모델들을 리스트에 올리게 됩니다. 이면에서 쿠페형 120d는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못됩니다.
그런가하면 펀드라이빙을 추구하는 세컨드카를 찾는 고객들에게도 120d는 그리 매력적인 모델이 아닙니다. 주말이나 특별한 날 가끔 이용하는 차량을 찾는 고급 소비자들은 차종을 선정할 때 '실용적인 가치'나 '가격대비 성능'보다는 브랜드가 주는 만족도나 모델 자체의 감성적인 만족도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렴하지만 발군의 운동성능을 갖춘 120d는 'BMW가 일반인들을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장 저렴한 가격대에 출시한 엔트리 라인업' 정도로 인식됩니다. 간혹 시승을 통해 기대 이상의 재미를 제공하는 차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엔트리 라인업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면서 BMW 특유의 뛰어난 운동 성능을 좋아하고 그러면서 4,000만원의 지출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들로 가망 고객층이 제한될 수 밖에 없으니 120d의 매출이 기대만큼 높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세대 120d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원인은 4,000만원 내외의 엔트리급 프리미엄 수입차에 관심을 나타내는 주소비층에게 필요한 '실용성 부재'에 있었습니다.
쓰다보니 서론 부분에서 결론을 어느 정도 노출하고 말았는데요,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BMW가 해치백 스타일로 새롭게 선보인 2세대 1시리즈인 스포츠 라인(편의를 위해 Sport를 '스포츠'로 표기하겠습니다)입니다. 2열 좌석을 활용하기 어렸던 1세대의 쿠페 타입에서 2열 좌석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트렁크 공간도 보다 실용적으로 변경한 해치백 120d는 새롭게 출시된 형태가 아닌 BMW 1시리즈가 원래부터 추구하던 스타일입니다.
2004년 처음 소개된 1시리즈는 3시리즈를 베이스로 개발된 소형차(코드네임 E81, E82, E87)로 3도어 해치백, 5도어 해치백, 2도어 쿠페, 컨버터블, M 버전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바 있습니다. C 세그먼트 가운데 유일한 후륜구동 모델이었던 1시리즈는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에서부터 최고 340마력을 내는 직렬 6기통 터보 엔진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출시된바 있습니다. 국내 소개된 2도어 쿠페 버전은 미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모델이며 유럽 시장에서는 3도어, 5도어 해치백이 주력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1시리즈는 5도어 해치백 스타일입니다. 해치백 버전과 쿠페 버전은 1시리즈 내에서도 라인업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 쿠페가 단종되고 해치백 스타일로 새롭게 출시되는 것이 아닌, 1세대 해치백 모델이 새롭게 풀체인지되어 출시되는 경우입니다. 새롭게 출시된 1시리즈는 어반 라인, 스포츠 라인으로 나뉘며 각 라인마다 두 개의 옵션 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판매 가격은 어반 라인이 3,390만원, 어반 라인 팩 1이 3,690만원, 어반 라인 팩 2가 4,090만원이며 스포츠 라인이 3,980만원, 스포츠 라인 팩1이 4,430만원, 스포츠 라인 팩2가 4,680만원입니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반 라인, 스포츠 라인 뭐 이 딴 명칭은 사용되지 않습니다. 어반 라인은 118d로, 스포츠 라인은 120d로 통용되는데, BMW 코리아가 신모델을 들여 오면서 기존 쿠페형 120d와 차이를 두기 위해 자체 라인업을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시승차는 스포츠 라인 팩1 모델로 4,430만원에 판매되는 모델입니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능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BMW 1 시리즈에는 4기통 1,995cc 디젤 터보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엔진 커버에 트윈파워 터보로 명시되어 있어 트윈터보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두 개의 터빈을 갖춘 트윈 터보는 아닙니다. 혹자는 '트윈 터보만큼 높은 출력을 낸다고 해서 트윈 파워 터보'라고 이상한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만, 트윈 파워 터보는 하나의 터빈에 두 개의 스크롤(배기가스 통로)을 넣은 엔진을 뜻합니다.
트윈 스크롤 터보는 피스톤 구동시 발생하는 충돌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터보 방식과 달리 이그조스트 매니폴더가 두 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매니폴더로 배기가스를 터빈에 공급할 경우 폭발 순서에 따른 피스톤 충돌로 인해 배기가 역류하여 터빈에서 공급되는 공기 압력을 낮춰 출력이 떨어지는 현상(터보랙)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4기통 엔진의 경우 1번과 4번, 2번과 3번(폭발 순서에 맞게) 실린더로 연결된 두개의 매니폴더가 충돌 없이 배기가스를 두 개의 스로클을 통해 임팰러를 회전시켜 과급을 진행시키게 됩니다. 두 개의 매니폴더에서 배출되는 배기 가스는 좀 더 작은 크기의 스로클로도 컨트롤 할 수 있으며 좁은 스로클로 유속과 압력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병목 현상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터보 엔진의 고질적인 터보랙을 줄여주는 기술이 바로 트윈 파워 터보 엔진입니다.
320d 시승기에서도 지적한 부분입니다만, 1시리즈에 탑재된 2리터 디젤 엔진 역시 매니폴드와 소음기 부분에서 발청 현상이 눈에 띄는군요. 메니폴드와 소음기는 원래 녹이 잘 생기는 재질로 제작됩니다만, 방청 코팅이 잘 되어 있는 차의 경우 출고후 4-5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발청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거슬리는 부분에 해당합니다.
어반 라인은 최고 143마력을 4,000rpm에서 내고 최대 32.7kg.m 토크를 1,750~2,500rpm에서 발휘하며 시승 모델인 스포츠 라인은 최고 184마력을 4000rpm에서 내고 최대 38.8kg.m 토크를 1,750~2,500rpm에서 냅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 시간은 7.1초이며 최고 속도는 228km/h입니다. 이미 320d, 520d 오너들 사이에서 엔진 출력에 대한 불만이 거의 대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 공차 중량이 1,385kg으로 BMW 라인업 가운데 가장 가볍기 때문에 출력 대비 성능 부분에서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실제 성능 역시 기대 이상입니다. 초기 응답력을 비롯하여 중속에서 고속으로 진행되는 가속감도 일품입니다. 80km/h에서 140km/h 영역에서의 반응 역시 기대 이상으로 예민하며 디젤 엔진답지 않은 빠른 반응성 역시 만족감을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Z4 35i에 탑재되는 3리터급 가솔린 터보 엔진의 기동성 및 빠른 반응성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2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 가운데서는 최고 수준의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시리즈 스포츠 라인의 동력 성능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
가속 패달을 깊이 밟으면 180km/h까지는 답답함 없는 상승 곡선을 보여줍니다. 180km/h를 넘기면서 속도 상승 곡선이 꺾이기는 하지만 210km/h까지는 꾸준하게 속도를 높여주며 도로 여견만 받쳐준다면 최고 속도에 근접한 220km/h까지는 속도계의 상승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속 회전 영역에서 4기통 디젤 엔진의 한계가 명확하기는 합니다만, 배기량을 감안하면 불만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만한 성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속 성능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고속 안정성입니다. BMW1 시리즈 체급의 해치백 대부분이 전륜 구동 기반인데다 짧은 윤거와 축거로 인한 구조적 문제점 때문에 150km/h 이상의 고속 주행 안정성 부분에 취약점을 드러내는 반면 BMW 1시리즈는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3시리즈 못지 않은 고속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제공합니다.
시승자는 폴크스바겐 골프 GTD를 시승하면서 '전륜 구동 해치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훌륭한 고속 안정성 및 하제 성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기술한바 있는데요, 이는 골프 GTD 성능이 정통 스포츠 세단을 능가할만큼 뛰어나다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해치백에서 기대되는 것 이상의 인상적인 거동을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BMW 1 시리즈는 후륜 구동 모델다운 주행 안정감은 물론 150km/h 이상의 초고속 영역에서도 정통 스포츠 세단 못지 않은 안정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200km/h 속도에서도 비교적 안정감 있는 크루징이 가능(노면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형 해치백의 특징은 어쩔 수 없지만) 할만큼 1시리즈의 고속 안정성은 발군입니다.
고속 주행시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일반 시내 주행 또는 저속 주행시에는 차량 스펙에 비해 다소 과한 셋팅이라는 느낌을 주었던 쿠페 120d에 비해 하체 답력도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과속 방지턱을 통과할 때 리어가 통통 튀는 현상을 보였던 쿠페 버전과는 달리 1시리즈 해치백의 하체는 노면 충격을 적절히 걸러주어 운전자로 하여금 제법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물론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습니다. 초고속 주행시 차체를 무게 있게 잡아줌은 물론, 코너링시 탁월한 안정성을 발휘, 마치 사륜 구동 자동차를 운전하는듯한 묘미를 느끼게 해주었던 쿠페 버전에 비해 1시리즈 스포츠 라인의 하체 특성은 다소 무딘듯한 느낌을 주며 코너를 공략할 때의 느낌도 예리하게 날이 살아있었던 쿠페 버전보다는 한템포 더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쿠페 버전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것이지 일반 소형 해치백과 비교하면 여전히 1시리즈의 하체는 단단하면서 신뢰감이 높습니다.
BMW가 자랑하는 칼같은 핸들링을 1시리즈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만, 이 또한 쿠페 버전에 비해서는 다소 상쇄된 느낌입니다. 물론 1시리즈 스포츠 라인 역시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각도만큼 기민하게 따라 움직여 주며 동급의 해치백 가운데서는 여전히 탑클래스에 해당하는 핸들링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점까지 몰아부칠 경우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1시리즈 쿠페 대비 다소 무딘 거동을 보여주었는데요, 좀 더 편안해진만큼 거동이 느슨해 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1시리즈 스포츠 라인에는 '드라이빙 익피리언스 컨트롤' 기능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에코 모드, 컴포트 모드, 스포츠 모드, 스포츠 + 모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모드 플러스 모드로 지정하게 되면 ESP(자량 자세 제어 장치)의 개입을 최소 수준으로 낮추고 엔진의 스로틀 반응이 예민해지며 고회전에서 변속이 진행됩니다. 스티어링휠 답력이 묵직해지고 댐퍼 답력도 단단해져 다이나믹한 주행에 적합한 조건으로 차량 상태를 자동 셋팅해줍니다. 스포츠 모드는 ESP 장치가 표준으로 작동하면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와 같은 셋팅이며 컴포트 모드는 문자 그대로 편안한 주행을 상정하여 차량의 각 부분이 셋팅되어 있고 에코 모드는 제한 속도, 냉난방 제한 등으로 최적의 연비 주행을 위한 조건을 맞출 수 있습니다.
3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컴포트 모드나 에코 모드로 설정한 상태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 재빠른 회피 능력을 보여야 하는 순간에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이 엔진, 스티어링휠, 댐퍼의 답력을 스포트 모드 수준으로 변경하여 장애 요소를 빠르게 회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BMW는 설명합니다. 고성능 M 버전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적극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수준은 못되지만 1시리즈에 탑재된 디젤 터보 엔진의 두터운 토크와 꾸준히 밀어주는 출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꽤나 재미 있는 기능입니다.
정숙성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실내 소음을 적절히 차단하여 쾌적함을 느끼게 하였던 3시리즈와 달리 1시리즈는 소음 진동 문제를 어느 정도 노출하였습니다. 주행시 소음, 진동은 비교적 잘 억제되어 있는 편이지만, 정차시 또는 저속 주행시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제법 많이 느껴졌으며 고속 주행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제법 느껴지는 정도였습니다. 소음이나 진동에 덜 민감한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모델이기는 하나 해치백 가운데 고가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모델인만큼 소음 진동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NVH 외의 문제점입니다만, 윈도우 프레임 마감재와 윈도우가 맞닿으면서 발생하는 특유의 소음 문제도 여전합니다. BMW를 오래 경험해 보신 분들이라면 윈도우와 윈도우 프레임이 맞닿는 마감재 부분에서 '찌걱찌걱'거리는 소음을 잘 아실듯 한데요, 30-40km/h 이상으로 달릴 때에는 들리지 않지만 저속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방향을 틀거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는 윈도우 프레임 부분에서 마찰 소음을 내는 차량이 많습니다. 시승차도 이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하였는데요, 실내 마찰 소음에 예민한 운전자들에게는 여간 거슬리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할듯 싶습니다.
1시리즈 스포츠 라인의 연비는 리터당 18.5km(시내 16.7km/l, 고속 21.4km/l)입니다. 뛰어난 연비는 1시리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부분입니다. 시승 기간동안 약 43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였고 시내 : 시외 5:5 비율로 시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주행 구간에는 세 번의 최고속 테스트, 세 번의 제로백 테스트를 포함, 초고속 주행과 빈번한 급정거, 급출발을 반복하였으며 정체 구간을 포함한 시내 주행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결과 트립 컴퓨터가 표시하는 연비는 리터당 13km 내외였고 실제 소모된 디젤 역시 리터당 13km 정도를 나타냈습니다. 기민한 운동성능과 기대 이상의 체감 동력 성능 덕분에 초고속 주행 비율이 320ed 시리즈 시승 때보다 높았기에 시승 연비가 다소 낮게 나왔습니다만, 일반 운전자 기준에서는 320d와 비슷한 수준의 실연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1시리즈의 기름 탱크는 52리터입니다.
뛰어난 연비에는 새롭게 적용된 8단 자동 미션이 큰 몫을 담당합니다. 우수한 토크의 디젤 엔진과 뛰어난 궁합을 보여주는 8단 자동 변속기는 풍부한 토크와 출력을 잘게 쪼개어 꾸준하게 밀어주기 때문에 변속 충격이 거의 없이 부드러운 체결감을 보여줍니다.
변속기 레버를 좌측으로 밀면 DS 모드로 진입, 보다 높은 회전수에서 변속이 이루어져 좀 더 강력한 가속감을 얻을 수 있으며 수동 모드도 지원합니다. 수동 모드의 경우 약 4900rpm 근처에서 강제 변속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패들 쉬프트는 적용되어 있지 않습니다.(기민하게 반응하는 엔진과 우수한 운동 성능을 보여주는 차체, 부드럽고 빠른 변속을 보여주는 변속기의 효율로 인해 시승자도 모르게 스티어링 컬럼으로 손이 자꾸 갔습니다만, 허전하게 비어 있는 공간이 야속하게 느껴지더군요)
연비 절약을 위한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은 기대보다 정교한 동작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브레이크 패달을 밟고 차량이 완전히 정지하면 시동이 꺼지지만, 브레이크를 밟는 압력이 조금만 변해도 시동이 다시 걸리며 멈추었다가 앞으로 조금 더 진행하는 상황에서는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브레이크 답력 부분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가볍고 효율적인 차체 구조로 인해 BMW 특유의 날카로운 제동력도 잘 살아 있습니다. 패달을 밟는 즉시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작동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는 즉답식인데다 급제동시 제동 유지력, 반복 제동시의 열제어력 등에서 높은 신뢰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갑작스러운 제동력 증가로 운전자를 당황케하거나 불편하게 하는 느낌도 크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레이크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판단됩니다.
성능적인 부분을 점검했으니 1시리즈 스포츠 라인의 외형 디자인을 살펴보시겠습니다.
1시리즈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324mm, 폭 1,765mm, 높이 1,421mm, 휠베이스 2,690mm이며 공차 중량은 1,365kg(스포츠 라인 기준)입니다. 1시리즈 스포츠 라인의 경쟁 모델인 폴크스바겐 골프 GTD(6세대)의 경우 길이 4,200mm, 폭 1,785mm, 높이 1,480mm 휠베이스 2,578mm이며 공차 중량이 1,495kg이고 경쟁 모델이라 할 수는 없지만 체급이 같은 현대자동차 i30의 경우 길이 4,300mm, 폭 1,780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650mm이며 공차 중량이 1,290kg이니 대략적인 비교가 되실겁니다.
해치백은 디자인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도 하고 외면을 받기도 합니다. 해치백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단단해 보이면서 기민해 보이는 외형에 호감을 나타내기 때문이고 해치백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세단에 비해 짜리몽땅하고 두리뭉실한 외형에 비호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도로, 좁은 주차 공간에 익숙한 유럽 사람들은 도심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다 높은 경제성까지 갖춘 해치백을 대단히 선호합니다만, 같은 값이면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세단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젊은이 한 때 즐기는 차', '영업 뛰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차' 정도로 여깁니다. 우수한 연비, 탄탄한 주행 성능으로 해치백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깬 폴크스바겐 골프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현대 i30의 선전으로 해치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기는 하였습니다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이 차지하는 범위는 낮은 수준입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1시리즈는 의외로 국내 시장에서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BMW의 높은 브랜드 밸류가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겠고, 기존 해치백과는 제법 다른 실루엣을 보여주는 1시리즈 특유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제법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기존 해치백과 큰 차이를 보이는 1시리즈의 측면부입니다. 해치백의 정석으로 통용되는 골프를 비롯해 대부분의 해치백의 경우 세단에 비해 짧은 보닛과 두툼하게 부풀어 있는 실내 공간, 박스 형태의 후면부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기본적으로 SUV를 축소해 놓은듯한 스타일로 키작고 통통한 체격을 보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 1시리즈는 세단과 비슷한 길이의 보닛과 적당한 볼륨감을 살려 실내 공간 부분이 상대적으로 덜 부풀어 있는듯한 형태이며 후면부 역시 부드러운 곡면으로 둔탁한 느낌을 최소화하였습니다.
극히 짧은 앞오버행과 시원하게 뻗어 있는 보닛 라인이 해치백이라기 보다는 5시리즈 GT의 미니 버전을 보는 것과 같은 신선한 느낌을 주는군요.
차폭에 비해 와이드한 느낌을 주는 전면부의 모습입니다. 보통의 해치백은 전면에서 볼 때 외소한 느낌이 들거나 통통한 느낌이 듭니다만 1시리즈의 경우 전면부는 해치백보다 크로스 오버형 SUV에 더 가깝습니다. 두툼하게 볼륨을 살린 측면 펜더와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 와이드한 느낌을 살려주는 프론트 범퍼 하부 구성, 1시리즈 개성과 잘 맞는 헤드림프 디자인이 꽤 멋스러운 조화를 보여줍니다.
4개의 엣지로 포인트를 준 엔진 후드 상단입니다. BMW 최신 스타일로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부와 구분된 형태이며 와이드하면서 남성적인 느낌을 줍니다.
후면부의 모습입니다. 리어 범퍼 하단을 넓게 확장하여 안정감을 강조하였고 해치백 특유의 박스 디자인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 루프에서 범퍼로 이어지는 선을 보다 역동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조형감 있는 테일램프의 모습입니다. 선과 면을 비대칭으로 구성하여 젊은 감각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BMW 특유의 파이프 LED 디자인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나름 개성 있는 1시리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보여집니다. 원통형 싱글 머플러 부분에서 감흥이 떨어지기는 합니다만, 후면부 디자인 역시 작고 기민한 특성의 1시리즈의 개성을 무난하게 담아냈습니다.
측면부입니다. 적당히 부풀어 있는 휠 하우스와 굵게 파진 캐릭터 라인이 두리뭉실해 보일 수 있는 외형을 보다 날렵하게 보이도록 중심을 잡아줍니다.
그동안 BMW에서 볼 수 없었던 사이드미러 리피터가 보이는군요. BMW는 앞서 출시된 신형 3시리즈부터 사이드미러에 방향 지시용 LED 리피터를 넣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그동안 BMW가 사이드미러에 방향 지시등을 넣지 않았던 이유는 이 기능을 숙적인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제일 먼저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전세계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들인만큼, 신기술 적용에 대한 경쟁 심리도 대단한데요,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BMW가 자동차 최초로 적용한 기술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아직까지 자사 차량에 적용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이드 미러 사이즈는 체급에 맞게 작습니다. 때문에 후방 시인성이 그리 좋지 않고 사각지대도 넓은 편이기 때문에 차선 변경시 좁은 시야각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1시리즈 스포츠 라인에 기본 제공되는 17인치 휠입니다. 5개의 스포크를 특징으로 하며 기본적으로 M 스타일에서 스포크 두께를 두툼하게 디자인한 형태입니다. 림이 얇고 스포크가 림 끝부분까지 뻗어 있어 체감 사이즈는 18인치 정도로 느껴집니다. 특히 림 안쪽 부분을 검메탈로 도색을 해 놓았는데요, 브레이크 패드 분진이 덜 도드라져 보이는 구성이여서 휠 관리가 한결 수월해 보입니다. 모처럼 BMW에서 쓸만한 순정휠 디자인을 제공한다고 보여지는군요. 단, 사진의 17인치 휠은 스포츠 라인 팩1 모델을 구입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1시리즈 스포트 라인에는 기본적으로 전륜, 후륜 동일한 205/55 R16 사이즈의 휠/타이어가 기본 제공되며 시승 모델인 팩1을 선택할 경우 225/45 R17 사이즈의 휠/타이어가 기본 제공됩니다. 펑크시 비상 주행이 가능한 런플랫 타이어가 전모델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실내 인테리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뉴 3시리즈의 내부를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시리즈에 새롭게 적용된바 있는 8.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있으며 아래로 에어컨디셔너 통풍구와 오디오 패널, 에어컨디셔너 패널 순으로 배치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승 모델의 경우 카메라와 탑뷰 기능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BMW의 2세대 idrive는 기능과 조작성 면에서 가장 진보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소스를 즐길 수 있고 차량의 자세한 정보와 셋팅 상태, 블루투스 전화, 서비스 관련 사항 등을 조그 다이얼로 간편하게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80GB의 통합 하드디스크가 내장되어 있으며 차량의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되어 있습니다.
내장 하드디스크 용량이 조잡한 수준인데요, 자동차에 탑재되는 하드디스크는 일반 하드디스크와는 달리 잦은 진동으로부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PC용이 아닌 특수 제작된 산업용이 사용됩니다. 물론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부분입니다만, 자동차 분야에서 첨단 IT 기술의 접목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습니다.
사실 복잡하고 비효율적인데다 비용도 많이 투입되는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기 보다는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모바일 단말기(이를테면 태블릿 PC)와 트립 컴퓨터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구현할 경우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아직까지 모바일 단말기와 연동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인 양산차 브랜드는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바일 단말기를 생산하는 업체와의 기술 제휴 문제를 비롯하여 라이센스 계약과 관련된 재반 문제들, 탈부착 구조에 따른 안전 문제 등 생각보다 복잡한 쟁점들 때문이라고 예상은 됩니다만, 비용은 비용대로 투입되면서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정보 제공에 머물러 있는 현재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꽤나 마뜩찮은 부분입니다. 여튼 BMW의 idrive는 그나마 첨단 IT 느낌도 들면서 비교적 다양한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운전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만합니다.
한국형 네비게이션도 전모델에 포함시켜 놓았습니다. BMW가 직접 제작한 한국형 네비게이션은 계기판, HUD(지원모델)와도 연동이 됩니다만 1시리즈에는 아쉽게도 HUD가 적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모니터가 터치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조그 다이얼만으로 세부 기능을 사용해야 하며 국내 네비게이션맵 전문 업체의 지도에 비해 정확도, 정보량이 부족하다는 점(길 안내시 진입로 안내와 같은 세부 정보 부족), 한글 입력 과정이 불편하다는 점 등은 불만입니다.
1시리즈에 탑재되는 8.8인치 모니터는 뉴3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태블릿 PC를 거치한 듯한 느낌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매립 타입에 비해 좀 더 고급스러우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오디오 성능은 한마디로 조잡합니다. 시승자처럼 운전중 음악 감상을 거의 하지 않는 타입이라면 오디오 성능에 큰 불편이 없겠지만 고품질의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1시리즈의 오디오는 '허접한 수준'으로 느껴질듯 합니다. 해생력, 출력, 중저음 영역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가격 대비 평균 이하의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에어컨디셔너 패널은 직관적이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며 신형 모델다운 산뜻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엔트리 모델인 어반 라인을 제외하고 오토 에이컨디셔너가 기본 제공됩니다.
변속기 레버도 BMW 특유의 조이스틱 타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변속 레버는 지난 2007년 E70 X5 시리즈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후 현재 BMW 5 시리즈 이상의 차량들이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BMW 전자식 변속 레버는 그립감, 조작감이 뛰어나고 인테리어적인 부분에서도 포인트 역할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출시된 변속 레버 가운데 가장 감각적인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변속기 레버 우측에는 ESP OFF 버튼과 스포츠+, 스포츠, 컴포트, 에코 프로 전환 버튼, 파크 센서 버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명칭은 '드라이빙 익피리언스 컨트롤'입니다. 이 기능은 엔진의 회전수, 변속 패턴, 스티어링 응답성, 댐퍼 감쇠력 등 4가지 부분을 각 모드에 맞게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입니다.
계기판의 모습입니다. 기본적으로 뉴3시리즈와 공유하는 부분입니다. 두 개의 실린더와 우측 실린더 하단과 겹치는 직사각형 컬러 LC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계기판은 식별이 쉽고 네비게이션 등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며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계기판 조명은 BMW 특유의 오렌지 색상입니다.
BMW는 트립 컴퓨터의 주요 정보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양분되어 출력 됩니다. 누적 거리, 연료 소모량, 차량의 각종 상태 등은 데쉬보드 중앙의 AV 모니터와 iDrive로 따로 검색, 셋팅하도록 되어 있고 계기판에는 시간, 온도, 연료 잔량 대비 주행 거리, 평균 속도, 누적거리, 구간 누적 거리 등 기본적인 정보만 표시됩니다.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기민한 운동 성능에 걸맞게 파이가 작고 두툼한 그립감이 일품입니다. BMW 특유의 3스포크 디자인이며 스포크 좌우에 리모트 콘트롤 버튼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크 하단 부분에 알루미늄 트림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아쉽게도 쉬프트 패들과 크루즈 콘트롤 기능은 삭제되어 있습니다.
1시리즈의 스티어링휠 역시 BMW의 최신 Electric Power Steering을 적용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직선 도로를 달리거나 완만한 코너링에서는 전기 파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압 방식과 달리 파워 스티어링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친환경 부분에서의 장점입니다. 스티어링휠의 회복력, 롤제어력, 정밀도 등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틸트, 텔레스스코픽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수동 방식으로 조절됩니다. 엔트리 라인업이기는 하지만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전동식으로 구성해도 될만한 부분이죠.
좌측 스포크에 배치된 리미트 및 속도 조절용 버튼입니다. 운전중 리미트 버튼이 눌러져 속도 제한 장치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리미트 버튼의 위치가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해외 모델의 경우 1시리즈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차간 거리까지 조정해 주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계기판에도 이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국내 모델의 경우 상위 버전과의 차별성을 위해 선택을 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윈도우 와이퍼 레버는 BMW 모델 공통 디자인입니다.
엔진 스타트 버튼입니다. 스타트 버튼 위로 정차 상태에서 시동을 꺼 연비 효율을 높이는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을 끌 수 있는 작은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키는 전모델 공용 부품을 사용합니다만 1시리즈가 젊은층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감안, 외장 컬러와 같은 색의 라인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내장 마감재는 가격대에서 기대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특별히 고급스러움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플라스틱이나 우레탄 마감재 등에서 저렴한 티도 나지 않는 적당한 수준에 해당합니다.
선루프는 파노라마가 아닌 일반 규격입니다. BMW는 5시리즈 이하에 좀처럼 파노라마 선루프를 넣지 않습니다.
햇빛 가리개입니다. 안쪽에 거울과 조명을 배치하였습니다.
글로브 박스 사물함의 사이즈는 새로 폭이 좋은 편이라서 그리 실용적이지는 않습니다.
암레스트부의 모습입니다. 차량 사이즈 대비 폭이 넓어 팔을 거치하기가 좋습니다.
내부 수납함은 실용적이지 못합니다. 국내에서는 무용지물인 카폰 거치대가 자리를 차지하는데다 깊이도 얕아 작은 소지품 밖에 넣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사물함 안쪽에는 aux 단자와 USB 단자를 배치, 외부 기기 연결성을 높였습니다.
컵홀더의 모습입니다. 컴팩트한 8단 변속기 적용 덕분에 후륜 구동 방식임에도 기어 박스 앞 부분에 두 개의 풀사이즈 컵홀더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습니다. 이 컵홀더 위에 트레이를 끼워 넣을 수 있어 지갑, 휴대폰을 놓을 수 있는 수납함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컵홀더 윗 부분에는 재떨이와 시거잭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시거잭 위치가 애매한데요, 컵에서 음료가 쏟아지거나 여름철 얼음 음류 외부에 맺히는 물방울이 흘러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기 쉬운 위치입니다.(혹시 시거잭에 방수 기능이 있는걸까요?)
스포츠 시트가 적용된 1열 좌석입니다. 등받이 부분을 세비 버킷 타입으로 디자인하여 코너링시 상체를 효과적으로 지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엉덩이 쿠션 부분에도 다리 지지대 부분을 앞으로 확장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쿠션감이나 몸을 지지하는 성능 등에서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시트 디자인도 가격 대비 적당한 수준입니다.
2열 시트의 구성입니다. 쿠페형 120d에 비해 실용성이 강화된 부분입니다. 후륜 구동 기반의 소형 해치백이기 때문에 전륜 구동 해치백 대비 공간 활용도는 떨어집니다만, 성인 남성 2인이 사용하기에는 무리 없는 구조입니다. 운전석을 평소 시승자(181cm, 86kg)의 포지션에 맞춘 상태에서 2열 시트에 착석해 본 결과 편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앉아 있을만한 했습니다.
2열 시트는 4:2:4 폴딩 방식입니다. 완전한 평면을 이루지는 않지만 트렁크 바닥보다 약간 솟아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많은 짐을 실어야 할 때 유용합니다. 대부분의 해치백에 포함되는 기능이기에 특별한 부분은 못됩니다. 2열 시트 에어컨디셔너 통풍구도 배치되어 있군요.
트렁크의 모습입니다. 360리터의 적재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좌우 폭이 좁은 대신 깊은 해치백 특유의 높은 구조로 활용도가 나쁜 편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해 드린 것처럼 2열 시트를 폴딩하면 트렁크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적의 무게 배분을 위해 트렁크 바닥 안쪽에 배터리를 배치하였습니다. 1시리즈에는 기본적으로 런플랫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기 때문에 예비 타이어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총평
최근 BMW, 메르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를 비롯하여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디젤 엔진을 탑재한 소형 해치백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요, 전통적으로 해치백이 강세를 보여온 유럽 시장은 물론 해치백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북미, 국내 시장에서도 해치백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운 사이징의 효과를 가장 확실히 누릴 수 있으면서 복잡한 도심에서 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디젤 엔진 특유의 경제적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컨셉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승을 통해 살펴본 BMW 1시리즈 스포츠 라인은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를 잘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존 쿠페 타입의 120d 대비 좀 더 편안한 승차감과 실용성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120d 특유의 운전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반응성이 우수한 엔진과 8단 최신 변속기, 작고 탄탄하면서 안정적인 하체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기동성, 경쟁 모델 대비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 및 편리한 옵션, 상황에 맞게 주행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이, 일반 운전자 실주행 기준 리터당 15km 이상은 언제고 내줄 수 있는 경제성 등 고성능 소형 해치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열광할만한 요소들이 1시리즈 스포츠 라인에 빠짐 없이 담겨져 있습니다.
최근 BMW가 선보인 신차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완성도를 갖춘 모델이자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모델이라 판된됩니다. 골프 GTD만큼 재미있고 BMW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된 스타일을 갖추고 있으며 스포츠 쿠페 부럽지 않은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최고 수준의 연비 및 해치백다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동급 차종 대비 초기 구입 부담이 크다는 단점(사실 많은 실 소비자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부분이죠)을 제외하면 크게 흠잡을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 BMW의 수작입니다. 시승자의 생각으로는 '프리미엄 소형 해치백 시장에서 폴크스바겐 골프의 위상을 뛰어넘을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고 보여집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BMW를 오래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도어 윗부분 쉴드 프레임과 윈도우가 맞닿는 부분에서 특유의 '찌걱찌걱'거리는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텐데요, 1시리즈 스포츠 라인에서도 이 소음에 여전히 발생합니다. 시승자도 지난 2005년 이용했던 E60 525i, 2007년 이용했던 X5 4.8i에서 동일한 문제로 센터를 여러번 들락거린 경험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BMW 마감재의 고질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정 속도로 주행할 때나 음악을 들을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저속으로 움직일 때나 저속에서 코너를 돌 때 도드라지는 마찰 소음이 제법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듯 싶군요.
기대 이상의 주행 성능으로 즐거움을 주는 모델인만큼 수동 모드 사용시 재미를 위해 패들 쉬프트가 추가되었으면 합니다. 수동 모드 사용시 자꾸 손가락이 스티어링 컬럼 뒤를 만지작 거리게 되는군요. 최신 기술이 민감한 젊은층의 높은 관심을 받는 모델인만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고급 옵션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가격 부분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본 어반 라인이 3,390만원에 판매되기 때문에 BMW 치고는 제법 저렴하다고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만, 어반 라인은 출력이 제한되는데다 엔젤아이, 제논 라이트, 전동 가죽 시트, 계기판 와이드 LCD, 자동 에어컨디셔너, 모니터를 포함한 iDrive, 블루투스/USB 단자 등과 같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옵션이 제외된 깡통 모델이기 때문에 이를 선택할 사람은 거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iDrive와 제논 라이트, 블루투스/USB 등을 얻기 위해서는 300만원(어반 라인 팩1)을 더 써야 합니다. 여기에 네비게이션과 2존 오토 에어컨디셔너, 17인치 휠까지 넣으려면 4,090만원에 판매되는 어반 라인 팩2 모델을 구입해야 합니다. 최근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서서히 '옵션 장난질' 낌새가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엔트리 라인업이지만 BMW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모델인만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가격 정책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는 차일까?
제목처럼 재미, 스타일, 성능, 경제성, 실용성을 모두 갖춘 프리미엄 해치백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만한 모델이라 확신합니다.
- 오토기어
차명 : BMW 뉴 1시리즈
브랜드 : BMW코리아
엔진 : 1995cc 디젤(스포츠 184마력/4000rpm, 38.8kg.m/1750rpm, 어반 143마력/4000rpm, 38.8kg.m/1750rpm)
최고속도 : 스포츠 228km/h, 어반 212km/h
구동방식 : 후륜
변속기 : 8단
서스펜션 :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연비 : 스포츠 연비 18.5km/l, 어반 연비 18.7km/l
크기 : 4324 X 1785 X 1421mm (전장X전폭X전고)
연료탱크 : 52리터
트렁크 : 360 리터
무게 : 스포츠 1365kg, 어반 1345kg
타이어 : 스포츠 전후 205/50R 17, 어반 전후 205/55R 16
가격 : 어반 3390만원, 어반 팩 1 3690만원, 어반 팩 2 4090만원
스포츠 3980만원, 스포츠 팩 1 4430만원, 스포츠 팩 2 46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