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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는 한국공항공사 -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예를 들면서, 코레일-수서발 KTX 의 경쟁체제도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분리를 통해서 코레일도 한국공항공사처럼 경영개선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누구의 영향이 더 컸을까? 한국공항공사 역시 인천공항에 국제선을 넘겨줬던 2001년경, 위기였습니다. 수익의 상당부분을 상실하여 적자로 전환하죠.
2. 정부가 밝히는 한국공항공사의 경영개선 원인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김포공항 유휴부지 개발, 국제선 증가 등을 듭니다. 김포공항 유휴부지 개발은 맞는 것인데, 국제선 증가는 정부가 이야기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인천(국제선)-김포(국내선) 분리가 원칙인데, 수익성&편의성 때문에 일부노선을 떼어준겁니다. 하네다 노선은 양국정상회담에서 이야기된 것이라 쉬웠지만, 중국노선은 어려웠다고 하네요.
3. 정부가 밝히지 않은 경영개선 요인도 있습니다. 항공운임 중 국내선/국제선 공항이용료 부분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국내선은 3000원에서 4000원, 국제선은 9000원에서 12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동결되어있으나 국내선 공항이용료는 동아시아 국가중 최고수준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국내선공항이용료 (연간 수백억원대, 현재 1000억원 이상)를 국고가 아니라 한국공항공사에서 쓸 수 있게 했죠. 공항 건설을 위해 90년대 중반부터 원래 한국공항공사의 것을 정부가 가져다가 쓴 것을 환원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 때문에 정부는 그만큼의 조세수입(?)을 포기한 것이고요. 더불어 공항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습니까? 공항의 특수성 때문인지 임대료가 비쌉니다. 면세점 수익이 비항공수익의 50%가량을 차지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비항공수익은 공항공사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고요.
4. 요약하자면 정부의 역할이 큽니다. 아무리 공기업에서 정부에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공항이용료를 인상(원가에 못미치는 철도운임의 인상)하거나 국제선 추가(수서발/서울.광명발 조정) 등은 모두 정부의 소관사항입니다. 뿐만 아니라, 코레일은 한국공항공사와 달리,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과중한 비율의 선로사용료를 내야합니다. 선로사용료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과다한 수준이라는군요. 찾아보시면 쉽게 보실 수 있으실테니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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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 KTX를 분리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성공케이스가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의 16개 공항)와 인천국제공항공사 간의 분리가 그것입니다.
지금의 상황만 놓고 보면, 두 공항은 모두 흑자를 보이고 있어서 정부 말이 얼핏 맞는듯 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의 지원/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정부가 한국공항공사에 했던 것처럼, 코레일에도 그렇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지켜봐야하겠지요.
신문기사들을 바탕으로 조각을 맞춰나가보겠습니다. 수치가 서로 안 맞는게 있는데 그냥 올려봅니다.
1. 위기 : 알짜배기 국제선을 인천공항에 넘겨준 한국공항공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0458383 ( 한국경제 2001.12.19 )
김포공항 국제선 운영업무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이관됨에 따라 전체수익금의 약 75%(2천8백억원)가 감소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337988
국내 사례…3천억 적자 김포공항, 인천공항에 국제선 넘긴후 흑자
인천공항이 개항했을 때(2001년), 한국공항공단(현재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의 국제선기능을 인천공항에 떼주었습니다.
2000년 3664만명 이던 김포공항 여객은 국제선 이전 이후 1458만명으로 떨어졌고, 김포공항에서만 수익 1882억원이 감소합니다.
항공 수익 (착륙료 등) 은 1647억원 → 512억원 (-68.9%, 1135억원 감소)
비항공 수익 (임대료 등)은 1451억원 → 704억원 (-51.0%, 747억원 감소)
임대료가 감소하는 이유는, 국제선 청사에서 얻던 면세점 임대료 (400억원) 등도 포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2. 한국공항공사는 어떻게 만회했는가? 정부의 지원과 협조가 필수적
(1-1)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337988 (2013.12.24 매일경제)
- 국제선 기능을 넘겨준 뒤 텅빈 시설과 유휴지 : 이마트 등 대형상업시설 유치
- 정부와 비즈 포트 (BIZ-PORT) 전략을 수립하여 단거리 국제노선을 유치
(1-2)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정부가 '인천공항의 효율'을 위해 김포공항에 국제선을 제한적으로 허용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습니다.
- 정부의 정책 전환 : 김포공항에 제한적으로나마 국제선 허용
http://news.donga.com/3/all/20060828/8344606/1 (2006.08.28. 동아일보)
면세점이 내는 임대료는 연간 114억 원.
항공기 착륙료와 여객 이용료를 합치면 하네다 노선에서 나오는 수입은 한 해 200억 원에 이른다.
- 정부의 정책전환? 항상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네다(2003년) 노선 이후, 몇년이 흘러서야 상하이(2007), 오사카(2008), 나고야(2010), 북경(2011)이 열립니다.
기업&이용객 "시간.비용 절약'↔정부 "인천 허브화 차질"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6100111241 (2006.10.01. 한국경제)
특히 건교부는 김포~중국간 노선 신설에 난색을 표합니다.
- "허브화의 관건은 '비행편이 얼마나 많으냐'와 '얼마나 많은 도시와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당초 국제선을 인천과 김포가 76 대 24 비율로 분담하려던 계획을 바꾼 것도 집중화를 통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 인천공항공사의 수익성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추가 이유도 있었습니다.
(2) 정부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 : 공항이용료 인상과 국내선 여객이용료의 귀속주체변경
- 2002.12. 공항 (인천공항 제외 전국 15개 공항)의 "국내선" 공항이용료 인상 : 3000원 → 4000원 (+1000원)
- 2002.12. 공항 (인천공항 제외 전국 15개 공항)의 "국제선" 공항이용료 인상 : 9000원 → 12000원 (+3000원)
- 2004.08. 전경련,
김포공항 내 항공기 이착륙 사용료 감소로 '유류시설 사용료' 280% 인상되어 한 항공사에서 10억원 납부 주장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1&oid=014&aid=0000044822 (2002.12.18. 파이낸셜 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86&aid=0000004094 (2004.08.13. 내일신문)
- 2004.01.01. 국내선 여객이용료의 귀속주체 변경 : 국고 →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하네다노선으로 200억원 정도 (2000년대 중반) 수입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습니다.
이미 2001년 기준으로 국내선 여객이용료 수입은 총 645억원 (당시 1인당 3000원씩 징수) 정도였습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2004년에 각 공항들의 수지가 개선됩니다.
공항공사 제주지사 225억 순익(2004년) (2005.01.10. 연합뉴스)
" 작년부터 국고로 귀속되던 국내 여객의 공항이용료 196억원이 모두 공사 수입으로 전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0878627
당시 연간 1000만명이 이용하던 제주의 국내선 공항이용료가 196억원이라면,
당시 연간 1500만명이 이용하던 김포의 국내선 공항이용료가 그 정도 이상이니까,
김포의 흑자전환은 다른 이유가 더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잠시, 국내선 공항이용료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과거 공단의 주 수입원이었으나, 인천국제공항 등 건설을 위해 1994년~2003년까지 전액 국고로 들어갔었습니다.
2002년, 한국공항공단이 공사화될때, 한국공항공사법에 2004년부터 국내선 여객이용료는 공항공사로 간다고 해놨더군요.
3. 그 외의 다른 요인 (임대료, 보증금) 이 있는데, 철도공사가 따라할 수 있을까?
턱없이 비싼 '공항 물가', 高임대료·보증금이 원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6390286
김해공항 국제선 상업시설 입점업체 관계자는 "공항 물가가 비싼 것은 높은 임대료와 보증금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며 "힘들게 들어왔는데 적자보고 나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털어놨다.
김해공항 상주기관의 한 관계자는 "임대업체들이 공항 이용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동안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는 높은 임대료·보증금 외에도 국제선 승객 폭증으로 인한 공항이용료로 많은 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보증금 받아 돈놀이하는 공항공사
http://www.economysegye.com/articles/view.html?aid=20131017022954&cid=7113010000000&OutUrl=naver (13.10.17. 세계경제)
한국공항공사는 월 임대료의 10배를 보증금으로 받고 있으며, 2013년 기준 한국공항공사가 받은 임대보증금은 1,756억원이다.
임대보증금 1,756억원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올해만(2013년 말기준)58억원이며, 2009년부터 올해까지 총 수익은 272억원이다.
4. 결론 : 공기업의 경영정책의 큰 틀은 공기업 자체보다는, 정부의 몫이다.
제목에 대한 답? 한국공항공사가 국제선을 넘겨준 것, 위기였습니다.
한국공항공사가 성공한 것은,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게 정부가 도와줬기 때문입니다.
수서발 KTX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영개선하려면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분리만 해놓으면 잘될거야 라고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국공항공사는 단지 비교대상으로 끌고 온 것 뿐입니다. 공항공사 자체에서 잘 한 것도 있습니다. 유휴공항시설에 대형 상업시설(마트, 쇼핑몰, 병원 등)을 유치해 비항공수익을 늘리는 등의 노력으로, 2012년 기준, 김포국제공항의 비항공수익은 이관당시보다 1.7배 늘었습니다.
그러나 코레일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공항공사 임대료 수익의 절반은 면세점 수익이며, 공항공사의 상업구획은 이미 역을 건설할 때 그것까지 생각하고 만들어진것 입니다. 과연 철도공사는 서울역 등을 자체 개발해서 몇천억원대의 수익을 매년 얻을 수 있을까요?
단거리 국제노선을 유치한 것은 정부가 김포공항에 걸린 국제선 제한을 풀어줬기 때문입니다.
일본 하네다 노선은 정상회담에서 이야기가 되었기에 바로 추진되었으나, 타 노선은 꽤 시간이 걸렸지요.
국내선/국제선 공항이용료의 인상, 그 결과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국내선 공항이용료를 냅니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8101218035758161
언젠가 환원되어야했겠지만, 국내선 공항이용료를 이관받았으니 비용규모도 많지요.
과연 철도공사가 따라할 수 있을까?
무엇을 선택하든지, 정부가 허락하지 않으면 말짱 도로묵일 것 같습니다.
열차 운행계획 조차 철도공사가 계획하지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부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 하나만 들고 마칠께요.
KTX 광명역?
1일 2만명의 이용객 중 1500명남짓의 이용객을 위해 전동차가 들어갑니다.
1일 수십회의 전동차가 들어가니, 포화된 서울-시흥구간에는 다른 열차가 못갑니다.
그 때문에 철도공사가 벌 수 없고, 내지 못할 선로사용료가 연 수백억원은 될겁니다.
국토부가 서울시-경기도를 중재해서 버스노선을 대거 연장했으면 해결될 일입니다.
(광명역에 버스 공영차고지 설치하고, 서울시경계~광명역간 중앙차로 놓았으면 될 일)
공기업의 경영을 개선하는 것?
정부의 몫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철도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첫댓글 그렇죠, 정곡을 정확히 찔러주셨습니다. 공기업이라는 것 자체가 활동범위가 정해져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정부가 먹거리를 찾아줘야 합니다. 여태까지 정부와 시설공단은 속도든 시스템이든 뭔가 혁신하려고 하면 태클만 걸어대고 부실은 무슨….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공항조차 공항이용료를 정부가 가져가는 식으로 수익원을 압박하면 답이 없는데 하물며 대놓고 도로를 밀어주는 철도는 뭐 답이 없죠.
그럼에도 찬성측 기관과 지지세력은 노조 빨갱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니 절망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공기업은 집행만 할 뿐, 거시적인 계획은 정부가 짜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한국공항공사는 정부가 어느정도 계획을 짜준 셈인데 철도공사에서는 왜 저러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한국공항공사도 공항건설비(국비 100%)를 철도공사처럼 갚는건가? 궁금합니다.
언제까지 노조를 몰아붙일지 모르겠습니다. 저럴수록 무능을 가리는 것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