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파서 다시 보고 싶진 않았던,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를 보고 왔어요.
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질 않아 내- 미루고 있다가,
퇴근길에 혼자 보고 왔답니다.
아,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영화를 보고 나서는 텅 빈 상영관에 한참을 앉아 마음을 다독여야만 했어요.
샘 멘데스 감독의 전작인 '아메리칸 뷰티' 와 같이,
중산층 가정의 갈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이 영화는 전작보다 훨씬,
보는 이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나 좋았지만,
마음이 아파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면 이해하실 수 있으실까요?
알고 계시다시피,
이 영화의 감독인 '샘 멘데스(Samuel Mendes)' 와 에이프릴 역의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 은
부부 사이예요.
부부, 파트너가 함께 작업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부터 이 두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 지금,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생각은 비단 저 뿐이 아니라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을 거예요.
지난 2009 골든 글로브에 4개 부문 노미네이트,
2009 아카데미 3개 부문 노미네이트 레코드르 가지고 있구요.
케이트 윈슬렛은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었지요.
케이트 윈슬렛은 영화 내내,
왜 이 배우를 모두가 사랑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특히나 영화 후반부 나왔던 댄스씬과 클라이막스 부분에선 탄성이 나올 정도로. :)
전작들에서 아직 덜 다듬어진 연기를 보여주었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에서 한결 안정적이고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답니다.
이렇게 두 사람 이야기를 하니 한가지 떠오르는게 있으시죠?
바로, '타이타닉' 이요!
이렇게 같은 배우가 또다시 함께 호흡을 맞추기란 잦지 않은데요.
역시 좋은 영화는 좋은 배우들을 끌어들이나봐요. :P
여기엔 케이트와 레오 외에 타이타닉에 출연했던 반가운 얼굴이 더 있답니다.
이 영화에선 이웃 주민이자 저 부부를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이사오게끔 한 장본인, 헬렌 역을.
타이타닉에선 저 둘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준 몰리역을 맡은, 케시 베이츠 (Kathy Bates)예요.
연기파 배우 답게,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다 해주셨어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 이야기를 해볼까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살짝 패스해주세요.
서로 첫눈에 반한 에이프릴과 프랭크는 결혼해 가정을 이루게 돼요.
아이를 갖게 된 둘은 조용한 교외 언덕 위에 위치한 집을 보고 마음에 들어, 그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죠.
그 지역이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레볼루셔너리 로드' 랍니다.
원치 않는 일이지만 가족을 위해 매일 멀리 기차를 타고 나가 일을 하는 프랭크,
그리고 연극 배우의 꿈을 접고 무료하게 살아가는 에이프릴.
프랭크의 30번째 생일에 에이프릴은 중대한 계획을 발표하게 돼요.
'모든 것을 정리하고 파리로 떠나자.
그 곳에서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동안 내가 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겠다.' 라고요.
처음엔 황당무게한 소리라 생각했던 프랭크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겠다는 아내의 말에 승락을 하게 돼요.
의기양양해진 프랭크와, 설레이는 에이프릴.
(선박 티켓을 발권하고 돌아오는 에이프릴의 모습에서 그 설레임이 느껴지시죠?)
이웃 부부에게 파리행 계획을 밝히며 즐거워 하고 있는 이 둘에게,
곧 위기가 닥칩니다.
바로 에이프릴의 임신과 프랭크의 승진 소식이죠.
승진 제의를 받으며 갈팡질팡하던 프랭크는,
에이프릴의 임신을 알게 된 이후에 모든 일을 없던 것으로 하자고 합니다.
파리에 가면 일을 해야하는 에이프릴에게 아이는 짐이었기 때문이에요.
낙태를 하면서라도 새 삶을 찾아 떠나자는 에이프릴과,
어머니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프랭크는
이 때부터 계속해 갈등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둘의 외도가 겹치며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답니다.
이 영화의 끝은 정말 황량함 그 자체였어요.
(영화를 보지 않으셨음에도 이 글을 계속해 읽고 계신 분들을 위해
결말은 적지 않을게요.)
영화가 끝나고 스텝롤이 올라가는 순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한숨에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가슴에 묵직한 바위를 얹어 놓은 것 같았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이 영화...
첫댓글 헉,,,, 사진이 다 안떠요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