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공개’ 봉사활동에 이어 18일 단독 공개일정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김 여사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여사는 기증물품 및 재활용품 부스와 주한외교사절단 부인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넥타이와 코트, 니트, 공예품, 고추장, 새우젓 등을 구매했다.
김 여사는 “지난 117년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사업을 선도해온 대한적십자사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고 있는 (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 위원과 수요봉사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에 참석,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부인은 적십자사 명예총재로, 역대 대통령 부인들은 1984년 시작된 자선기금 마련 행사인 바자와 ‘사랑의 선물’ 제작 등에 매년 참여해왔다.
김 여사가 국내에서 윤 대통령 없이 단독 공개일정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김 여사는 비공개로 수해 복구 지원과 아동학대로 숨진 정인 양 묘소 참배, ‘안나의 집’ 설거지 봉사 등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에 참석,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설거지 봉사는 지난 15일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김 신부는 봉사가 끝난 뒤에야 일행 중 한 사람이 김 여사의 존재를 알려 깜짝 놀랐다며, 김 여사의 모습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방문 시기를 ‘며칠 전’이라고 썼으나 대통령실은 8월 31일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의 봉사와 관련해선 대통령실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거의 전부”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가정보원 전 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저도 천주교 신자인데 안수기도 해주시는 사진이 공개되니까 거기에서도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더라”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안나의 집’ 방문 당시 김 신부에게 안수기도를 받는 장면이 사진으로 공개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봉사 활동을 마친 뒤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에게 기도를 받는 모습 (사진=김 신부 페이스북)
박 전 원장은 “공개를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몰래 하려면 뭐 하러 사진 찍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개를 안 하더라도 사후에 공식적으로 발표해야지, 신부님이 SNS에 올려서 은근히 알려진 척하는 그런 쇼는 안 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에 참석,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전날 채널A ‘뉴스 TOP10’에서 “(김 여사의 봉사활동을 두고) 일각에선 기획한 것 아니냐, 대통령실이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봉사 단체 운영하는 신부님에게 대통령실이 ‘이거 두 달 있다가 사진 올려주세요. 글 올려주세요’라고 이야기한다는 게 말이 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장 이사장은 “알리지 않고 좋은 일 한 것을 그곳에 계셨던 분이 순수한 의도로 뒤에 알린 것, 그로 인해서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라며 “좋은 일은 좋은 일로 봐주는 것도 요즘 사회에 필요한 미덕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엠바고(보도유예)로 김 여사의 바자 참석 일정을 출입기자단에 공지했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동행하는 순방을 제외하고 김 여사의 단독 일정을 먼저 공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워낙 큰 행사이고 많은 사람이 참석하기에 김 여사 참석 사실이 다른 곳에서 먼저 나올 것 같아 미리 공지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3. '김건희 봉사' 후폭풍..홈페이지 다운·기획 의혹까지[이슈시개]
CBS노컷뉴스 송정훈 기자입력 2022. 10. 18. 13:06
핵심요약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봉사활동을 벌인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 '안나의집' 홈페이지가 거듭 다운되는 등 후폭풍이 거셉니다. SNS에서 김하종 신부가 '미담 만들기' 기획에 악용당했다는 의혹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나의집' 측은 일부 사실이 잘못 알려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안나의집' 홈페이지 캡처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봉사활동을 벌인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 '안나의집' 홈페이지가 거듭 다운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SNS에서 김하종 신부가 '미담 만들기' 기획에 악용당했다는 의혹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나의집' 측은 일부 사실이 잘못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안나의집'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접속 불능 상태가 됐다. 홈페이지는 '해당 사이트는 허용된 일일 데이터 전송량을 초과하여 사이트가 차단되었습니다'라는 문구만 나타내고 있다.
홈페이지는 김 여사의 봉사활동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한차례 다운된 뒤 정상화됐지만, 거듭 접속이 불가능해졌다. 문제의 봉사활동이 알려진 뒤 찬반 양측의 누리꾼이 홈페이지에 몰리면서 과부하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봉사활동 사진 공개 이후 '업무 외 전화'도 빗발친다고 한다. 안나의집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많이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 누리꾼들은 김 여사의 봉사활동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일단 김하종 신부가 정치적으로 악용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비판적 누리꾼들은 "김하종 신부의 좋은 이미지를 악랄하게 이용한 것", "헌신하는 분이 이런 봉변을 당하니 속상하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먼저 알린 게 김하종 신부님인데 누가 이용했다는 건가", "봉사하러 온 사람은 그냥 봉사하러 왔구나 할 일이다" 등 반론도 이어진다.
트위터 캡처
특히 '기획 미담'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안나의집' 봉사활동 참여 체계상 김 여사가 했다는 방식의 '즉석 봉사'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실제로 다운되기 전 '안나의집' 홈페이지에는 "자원봉사 문의는 전화문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봉사활동 일주일 전에 미리 전화를 주시고 일정 확인 후 방문 바란다"는 등 안내가 공지돼 있었다. 이는 사전조율 없이 봉사활동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논거로 활용되고 있다.
김하종 신부와 김 여사가 함께 촬영돼 널리 알려진 사진 역시 '기획 미담'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안나의집'에는 사진촬영을 업무로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안나의집' 측 설명이라는 점에서, 김 여사 측이 홍보 의도로 찍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 대해 '안나의집' 관계자는 "봉사활동 예약은 (김 여사가) 직접 한 게 아니라, 다른 분이 전화로 했다"고 당시 상황을 해명했다. 그는 또 "봉사활동은 당일 날 와서 하겠다는 분들도 있고, 미리 예약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하종 신부의 페이스북에서도 당일 봉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정황이 나온다. 김하종 신부는 15일 페이스북에 "며칠 전 마스크를 쓴 여성 두 분, 건장한 남성 한 분이 나타나 '봉사할 수 있을지' 물었고 당연히 반갑게 급식소로 함께 내려갔다"고 기록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봉사활동을 두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실도 모르게 봉사활동을 수행한 뒤 나중에서야 공개하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처럼 김 여사의 비공개 봉사활동이 뒤늦게 공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여사는 왜 비공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 경기도 성남에 있는 가출청소년·노숙인 쉼터인 '안나의 집'을 찾아 설거지를 돕는 등 봉사를 했다. ⓒ 안나의집 운영자 김하종(빈센조 보르도) 신부 페이스북
"8월부터 김건희 여사 봉사활동 잦아졌다"
17일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8월 들어 김 여사의 비공개 행보가 잦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 여사는 지난 8월31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무료 급식 제공 시설 '안나의집'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엔 김 여사의 행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은 두 달 여가 지난 이달 16일에서야 사실을 알렸다.
이외에도 김 여사는 지난 8월부터 집중 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여러 차례 찾아 복구 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달 12일에는 아동 학대 피해자 정인이 묘역을 찾기도 했다. 모두 비공개 행보였다. 다만 뒤늦게 사실이 확인돼, '비공개'라는 말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여사는 지난 5월 윤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자신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최절정에 달했을 때에도 '비공개인 듯 비공개 아닌'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들은 바 있다. 김 여사가 대선 기간 약속했던 '조용한 내조'를 지킬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들끓었을 때다. 김 여사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을 최소화하면서도, 지난 정부 영부인들을 만나거나 종교인들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역시 언론에 미리 알리지 않은 일정이 대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주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묘소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 ⓒ 대통령실 제공
스포트라이트에 무색해진 '비공개 활동'…野 강경 공세 예고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행보를 두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김 여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의도를 갖고 계획한 활동이 아니라는 취지다. 사회적 약자와 유기 동물 등에 대한 김 여사의 관심이 커서 '돕고 싶은 마음'이 발현된 행보라는 것이다. 김 여사 본인도 자신의 봉사활동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야권의 반응은 정반대인 분위기다. "김 여사는 논란에 휘말릴수록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와서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은 "김 여사의 행보는 비공개라고 하지만 비공개가 아니다"라며 "각종 논란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비공개 탈을 쓴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의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갈수록 고조될 전망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수원지방검찰청 대상 국감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및 허위 학력 의혹이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일부터 시작되는 교육부 종합 국감에서는 김 여사의 논문 표절의혹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대통령실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경기도 성남 사회복지시설 ‘안나의 집’ 봉사활동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힌 가운데 장윤선 정치전문기자는 “원래 오시기 전 미리 예약을 해야 되는데 김 여사는 갑자기 왔다더라. 신부님이 돌려보낼 수 없어 ‘하고 가시라’고 했는데 사진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가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로부터 안수기도를 받는 모습 (사진=김 신부 페이스북)
장윤선 기자는 17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취재를 해보니 ‘저희(안나의집)는 사진 찍은 사람 없다. 그 사진은 누가 찍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기자는 김 여사가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에게 안수기도를 받는 장면이 찍힌 것과 관련해 “제가 신부님들 두 분께 전화를 드려 확인했는데 안수기도 시 사진은 찍지 않는다고 했다”며 “기도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누가 연출을 위해 기획하지 않는 이상 사진을 찍지는 않고 신부님들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기획 미담”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봉사하고 끝내면 되는데 이 사실을 꼭 알린다. 홍보에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출연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영부인 동선이나 일정에 대해 홍보할 수 있다”면서도 “(김 여사의 행보가) 국정운영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근데 왜 항상 ‘자료화면’으로 내냐. 이건 조선중앙TV가 하는 방식이잖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정옥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대통령 배우자가 계속해서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가서 위로하는 것은 그분들에게도 굉장한 용기와 위로가 될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실에서) 봉사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한다. 이왕 시작했으니까 봉사 활동을 계속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함으로써 진정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