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미국 영어다] (32)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난다.
"생일날 잘 먹으려고 이례 (7일) 굶는다"는 우리 나라 속담이 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점심 먹을 기회를 놓지고 저녁 때 어느 미국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간 일이 있다. 생일집에 도착하자마자 실컷 먹겠거니 생각하고 갔더니 웬걸 식사는 나올 생각도 않고 맥주와 위스키 따위만 모두들 마시면서 잡담들을 하고 있었다. 가만히 부엌의 동정을 살피니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언제쯤 나올지 전혀 짐작이 안 갔다. 내 뱃속에서는 이른바 '구라파 전쟁'이 한창이었다.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옆사람에게 들릴 정도였다.
그렇다고 I'm hungry. (아임 항그리) 즉 "나는 배가 고프다"라고 하거나 "나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다"는 뜻으로 I'm starving! (아임 스타아빙)이나 I'm ravenous. (아임 래비너스)라고 까놓고 말할 수도 없고 해서, 어떻게 하면 농담으로 내가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알릴까 하고 궁리했으나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왕 배는 고픈 것, 영어나 한 마디 더 배우자 생각하고 나는 그 미국 친구에게 "배가 고파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난다"는 것을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My stomach is growling. (마이 스타믹 이즈 그라울링)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growl (그라울)은 원래 개가 낮은 소리로 으르렁대는 것을 표현하는 말인데 아마 미국 사람들 귀에는 배가 쪼르륵 거리는 소리와 개가 으르렁대는 소리가 비슷하게 들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나라 말에는 " 뱃속에서 구라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즉 A European war is going on in my stomach. (어 유어로피언 워 리즈 고잉 온 인 마이 스타믹)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니까 그는 그거 아주 재미있는 말이라면서 부엌을 가더니 자기 마누라를 보고 A European war is going on in my stomach. 이 무슨 말인지 아느냐고 농을 걸었다. 이렇게 해서 내가 배가 고프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곧 식사가 나왔다.
A : Your stomach is gowling. Are you hungry?
B : Am I hungry? I am ravenous!
A : Why? did you skip your lunch?
B : Yes, I did. As a matter of fact, I haven't had a bite since my last dinner.
A : Really? Why don't you take a break and eat somehing?
B : Thank you.
A : 자네 배에서 조르륵 소리가 나는데, 배가 고픈가?
B : 배가 고프냐고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입니다!
A : 왜? 점심을 굶었나?
B : 네, 사실은 엊저녁 식사 이후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A : 그래? 그럼 잠깐 일을 쉬고 뭘 좀 먹지 그래?
B : 감사합니다.
A : Are you hungry?
B : I'm starving. I'm so hungry that I can eat a horse.
A : That hungry?
B : Yeah. I think I'll go to a McDonald's.
― Later ―
A : You are back so soon?
B : Yep. I downed two Big Macs in two minutes.
A : 배가 고픈가?
B : 배가 고파 죽을 지경입니다. 너무 배가 고파 말이라도 잡아멱고 싶습니다.
A : 그렇게 배가 고파?
B : 네. 맥도날드에 갔다 오겠습니다.
―얼마 후 ―
A : 벌써 돌아왔어?
B : 네. '빅맥' 2개를 2분 동안에 먹어 치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