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으로 되돌아 가보자. 17대 총선에서 우리는 지긋지긋한 '돈'과 '지역주의'를 끊어냈다. 금품과 지역은 자유당 선거 이래 한국선거사를 관통하는 아이콘이었다.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받고는 안 찍을 수 없다"가 선거판의 미묘한 심리였다.
50여 년을 이어온 질긴 이 부정의 방정식은 지난 2004년 총선에서야 비로소 자취를 감추었다. 눈물과 삼보일배, 삭발ㆍ단식 등 지역주의로 포장한 온갖 감성선거의 이벤트 속에서도 광주ㆍ전남 유권자들은 '지역' 대신 '정치 이슈'를 선택했다.
추미애의 무릎에 피멍이 들고, 민주당 후보들이 눈물을 흘리며 삭발해도 독한 지역민들은 잘못된 탄핵을 심판했다. 평민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던 'DJ 당' 후보들은 추풍낙엽이었다.
지난 총선의 빛나는 성과는 바로 돈과 지역을 훌쩍 뛰어 넘어 정치적 이슈로 총선을 바라본 점이다.
4년 후 오늘로 돌아가자. 돈과 지역주의의 망령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해남ㆍ완도ㆍ진도 선거구 한 후보자가 부인을 통해 3000여만원을 뿌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3000만원은 선거 사상 최고의 금품살포 액수이다. 제보자가 최고액인 5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만한 초특급 비리이다.
물론 해당 후보자는 펄쩍 뛰며 '음해'라고 부인하고 있다.
당사자인 민화식 후보는 7번이나 출마한 선거전문가이다. 도지사 출마를 위해 군수를 사퇴했다가, 낙선하자 다시 군수에 도전했던 특이한 이력도 있다. 그가 이런 실수를 했을까 의아스럽기조차 하다.
돈 파문으로 민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빠진것 같지는 않다. '돈 구설'에 올랐지만, '지역주의'가 떠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죽을 죄도 아닌데, 우리 동네 사람 밀어야지'라는 식이다. 여기에는 '돈 안뿌린 후보가 어딨어'라는 물타기도 들어있다. 예선에서는 돈이, 본선에서는 지역주의가 활개치는 셈이다.
이번 해남ㆍ완도ㆍ진도 총선은 우리 선거사에서 분수령이 될 것 같다. 뭐래도 역시 돈과 지역주의인가, 아니면 도덕과 정치적 이슈가 승리공식이냐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현장이다.
유감이지만 해남은 선거 때마다 돈이 문제였다. 얼마전 주민들이 무더기로 50배 과태료 폭탄을 맞은 바 있다. 전직군수는 뇌물수수로 물러났다.
해남ㆍ진도는 돈, 지역, 정당을 넘어 인물을 선택했던 총선의 추억을 갖고 있다. 전 국민들이 해남, 완도, 진도 군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첫댓글 어쩔수 없어요 ..ㅎㅎ 우리 나이까지 다 죽고 나면좋아 질려나 ... 솔직히 우리나라는 나이든 사람들이 정치 하는거지... 젊은이들이 선거하남유 .... 요번엔 나도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