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사용 등으로 손과 관련된 질환들이 점점 늘고 있다.
주부들의 경우 도마질이나 요리, 청소 등 손을 이용하는 집안일을 하다보니 손저림과 주부습진, 수족냉증 등에 시달린다. 손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역할과 구조는 대단히 중요하고 복잡하다.
총 27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 손은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많은 땀샘이 있다. 손바닥은 발바닥과 함께 인체 중에서 햇볕에 타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또한 심장으로부터 먼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추운 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가장 먼저 차가워지는 곳도 손이다. 손과 관련된 질환들을 살펴본다.
▲손저림증=주부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다. 손목굴증후군(수근관증후군)은 빨래, 설거지, 청소 등 팔목에 힘주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주부들에게 많은 질환이다. 최근 컴퓨터 마우스를 오랜 시간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도 나타난다. 이는 손목 부위의 인대가 두꺼워지고 그 아래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저림증을 느끼게 된다.
대체로 저린 증상이 손바닥 쪽에서만 있고 새끼손가락이나 손등부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저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주로 늦은 저녁과 새벽에 심하며 잠자다 손이 저려서 깨어나 손을 주무르거나 털게 된다. 주로 중년 여성에서 흔하며 대부분 양손에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굴증후군은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로 확진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나 요검사는 원인 질환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손목을 과도하게 구부리거나 젖히면 저린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쉽게 자가진단할 수 있으나 원인 감별을 위하여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을지대병원 신경과 오건세 교수는 "손저림증은 무심코 넘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 원인을 알고 보면 위험한 질환의 신호일 때가 많다"며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조기에 원인을 밝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족냉증=중년 여성들 중에는 손이 유난히 차가운 사람이 있다. 보통의 온도에서 참기 곤란한 상태의 냉각과민증을 느끼는 질환으로, 발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손발 끝에서부터 팔꿈치와 무릎까지 차가워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잠자리에서까지 양말이나 장갑을 끼고 자는 사람도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연령별로는 사춘기, 갱년기, 불임증, 출산 후의 산모 등에서 빈번하다.
말초혈액순환장애에 의한 손저림의 특징은 주로 저린 증상보다는 다섯 손가락 끝 부위에 통증이 주로 나타나며 특히 다섯 개 손가락 끝이 차다. 찬물에 손을 담그면 손끝이 희게 변하며 손목부위의 맥박이 약하게 느껴진다. 영상진단법인 적외선 체열진단기기로 수족냉증을 시각적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치료는 약물로 혈관 확장을 도와주거나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 국소마취제나 신경파괴제에 의한 교감신경차단을 시행한다.
오 교수는 “평소에 충분한 운동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주고 신경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 B12 등을 많이 섭취하고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수족냉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주부습진=아토피성 피부염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잘 나타나난다. 마늘, 양파, 고추 등의 자극성 채소나 간장, 소금, 고춧가루 등의 향신료를 접촉하거나 물이나 세제가 피부에 장시간 닿아 있을 경우 피부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증상은 처음에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가 차츰 손가락 전체, 손바닥, 손목, 손 등으로 번진다.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항소염제가 섞인 국소 스테로이드크림이나 연고제를 바르면 증상이 호전되고 심한 경우에는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아서 증상을 빨리 가라앉혀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가 물이나 세제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무제품, 향료, 금속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을지대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는 "발병 초기부터 치료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너무 뜨거운 물을 쓰지 말고 손을 씻고 난 뒤에는 반드시 피부보호제를 발라줘야 한다"고 말했다.<宋延淳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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