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의 시간
1.
누구나 몇 개의 순간들을 만난다. 그 순간들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순간들이다. 첫사랑의 기억처럼, 그 첫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아이를 처음 본 그 순간, 그 희미한 초록 대문 앞에 따뜻한 햇빛들이 그 아이를 온통 감싸고, 시간이 정지하는 것 같은.. 그리고 세상이 온통 그 햇빛의 투명하고 따뜻한 노랑으로 채워지는 것 같았던 그 기억처럼..
집시의 시간 [Dom Za Vesanje. Time of the Gypsies. 1989. 136분]
감독: 에밀 쿠스트리차(Emir Kusturica) 음악 : 고란 브레고비치(Goran Bregovic)
3.
[집시의 시간]은 아름다운 영화다.
[집시의 시간]은 아름다운 영화다. 그런데 그걸 아름다운 영화라고 말하면, 그건 정말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게 아름다운 영화라는 건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아는 거니까. 그 영화는 아름다운데, 그게 아름다운 건 거기에 비루한 현실과 그 비루한 현실을 모두 자신의 삶으로 껴앉는 낙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일테지만...
내 기억들, 눈 감으면 몰려오는 그 따뜻하고, 설레는 순간들로 여행하자면, [집시의 시간]을 보면서, 나는 어쩌면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거기엔 아픈 사람들이, 그 아픈 풍경들을 따스하게 만들기 위해, 포기하고, 희생하고, 그리고 그럼에도 인간이 인간일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고 나는 찰떡처럼 믿고 있는 유머와 낙관의 끈을 놓지 않고, 환하게 웃고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평론가들은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말을 한다. 그건 참 정확한 말이긴 하다. 이 영화는 쿠스트리차의 전매특허인 마술같은 리얼리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인거다. 그런데 그건 모두 아는거니까..
그런데 나만의 목소리로, 나만의 풍경으로 이 영화를 채우기에는 내가 가진 언어들이 너무 가난해서.. 정말 이런 경우엔.. '나의 언어'는 너무 가난하다.. 내 마음을 모두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마음 속에 흐르는 공기들을 모두 숨쉴 수 있도록 풀어 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풍경들을 거울처럼 비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아쉬워하기만 하는거다, 난.
4.
쓸쓸한 따스함이란 게 있다면, 그건 어떤 기억의 풍경들일테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그리고 웃으면서 울거나, 울면서 웃을 수 있다면, 아니 내가 지금 그러고 있다면, 그건 [Ederlezi]를 들으면서 나에게 항상 머물렀던, 그런데 내가 찾아가지는 않았던, 그 모든 기억들이, 그 의미들이 나에게 몰려오고 있기 때문일거다.
당신도 스피커의 볼룸을 조금 높이고.. 당신에게 머물었던 의미들이, 다시 당신에게 돌아오기 위해 귀향의 축제를 펼치는 그 아름답고, 슬프지만 따스한 행렬들을 눈을 감고, 맞아보길.. 바란다.
[Ederlezi]
Same samala oro kelena
Oro kelena dive kenena
Sa o Roma
(Amaro dive, Amaro dive, Ederlezi Ej....)
Sa o Roma, babo, babo
Sa o Roma, babo, o daje
Sa o Roma, babo, babo
Ej, Ederlezi
Sa o Roma, daje
Sa o Roma babo, E bakren cinen
A me coro, dural besava
A a daje, amaro dive.
amaro dive ederlezi.
Edivado babo, amenge bakro.
Sa o Roma, babo. E bakren cinen.
Eeee.. , Sa o Roma babo babo, Sa o Roma babo daje.
Sa o Roma, babo babo, Ederlezi, Ederlezi, Sa o Roma daje.
Eeee.. , Sa o Roma babo babo
Sa o Roma daje, Sa o Roma, babo babo, Eeee..
Ederlezi, Ederlezi
Sa o Roma Daje..
호라 춤을 추는 우리는 모두 친구입니다.
호라 춤을 추면서 우린 그 날을 기념하지요.
모든 집시여, 우리 축제일인 에델레지가 되었어요.
모든 집시여, 노인들이여
모든 집시여, 오 어머니들이여..
모든 집시 노인들은 양을 마련하지요
불쌍한 나는 오랫동안 머물러 왔어요.
오 어머니들이여, 우리들의 축제일인 에델레지에
한 마리 양이 우리 부족에게로 끌려 왔고,
집시 노인들은 양을 준비합니다.
출처 :http://kino21.com/15
알바니아 전통민요 Ederlezi(에델레지)를
프랑스 집시밴드 Bratsch (브라츄, 5인조 밴드)가
집시 풍으로 재해석한 곡
Ederlezi.wma
Bratsch With Monika Mitsou - Ederlezi
첫댓글 도자기도 이 음악 들으면 표현이 나올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도 보고싶은데 다운 어디서 받나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영화 파일 제게 있습니다. 과연 어떤 표현이 나올까요? 저는 그저 덤덤한 그릇이나 만들줄 아는 그릇쟁이일 따름입니다.
좋은 음악과 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토인님! '덤덤한'이 어려운 거지요. 좀 살아보니 그래요^^ 애써 반짝이려하지 않고 애쓰지 않고 그저 덤덤하게.. ! 중간고사 시험기간이라 며칠 한가해지니 담양 한 번 갈까 생각중이에요. 진수샘이랑 얘기해서 한 번 들를게요. 강아지.. 고물거리는 그 귀여운 아가들 어서 보고 싶네요.
흐으~~~그 꼬맹이들... 모조리 데불고 가세요.
시험기간 쪽지 띄우세요.. 강아지들 굴비처럼 엮어서 무등산 하나 넘어봅시다.
강아지들 모조리 새주인 찾아서 떠났어요. 단촐하게 못난이 두마리만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