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들어봤어도 전투의 진상은 잘 모르는 게 백마고지 전투이죠.. 뭐 백마고지 전투를 다룬 반공 극화야 꽤 많지만 전투 자체를 심도 있게 그린 건 국방부간 '한국전쟁 만화' 20권 '휴전편'과 여기서 소개할 kbs판 특집극 2부작 '백마고지'일겁니다.
이때 쯤 되서는 텔런트들의 '순환제 출연' ( 90년대까지 만해도 성우들 사이에서 있었던)이 차츰 사라져서 '좀 만 뜨면 CF나 영화로 나가는' 현상이 심화된터라.. 한번 찍는데 3-4개월은 서울에 갈수 없는 이런 작품은 '얼굴은 잘 안열려진 연극계의 중견'이거나 '한번 tv에 나올려면 무슨 일이라도 할수 있는' 분들이 대거 투입되는터...( 뭐 그래서 연극 배우 출신 공채의 '김영철'씨가 tv 문학관에 단골로 나온 거나 '전우'에서 성우출신의 이치우씨나 신동훈씨가 아주 자주 나온게 똑같은 이유)
바로 이 작품의 출연진을 제가 재대로 기억할수 없는게 바로 이때문이죠..
'실제 사건의 충실한 재현' 답게 작품 자체는 백마고지를 맡은 김종오 사단장에 포인트를 맞추어서 거의 70년대식 개그의 병영 생활을 보여줍니다. 김종오 사단장 나오는 건 완전히 '비장미'고 병영 코미디는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비극'이 되죠.. 클램프 작품도 아니고 사병 등장인물은 거의 모두 죽는 결과 -_-;;;
김종오 사단장역은 극단 미추에서 윤문식, 김성녀씨와 함께 마당놀이 공연하시는 분입니다. 주로 '배비장'이나 '변학도'로 나와서 요새도 tv를 보면 '아! 저 배비장!' 이라고 하죠.. 조선왕조 5백년 임진왜란에서 '김시민' 역에 kbs 모 특집극에서 '판소리의 대가'역으로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제가 이름을 모른다는 것 -_-;;
'한때 눈수술로 인해서 실명의 위기에 처한 경력이 있는' 김종오 사단장이 부임하는 걸로 시작되죠.. 백마고지 전투 전야, 체육대회, 중국군 장교의 귀순, 접전, 국군의 전략적 실수, 최후의 돌격등등 해서 주로 남한 전사에 아주 충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대장님! 김중사!! 으~윽' 수준의 고지 전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사병들 이야기는 뭐 누드 사진 ( 50년대 칼라누드가 있냐구!!)이야기나 늙다리 사병의 누이동생을 사모하는 청년 사병과의 갈등 구조나.. 훈련을 하도 해서 오발사고 -전시중 오발은 총살-에도 과녁을 맞추는 뭐 그런 이야기로 나가시다가.. 나중에 가서는 그 청년 사병은 대검에 찔려서 배가 토마토 터진 것처럼 되서 죽고 ( 결국 그 늙다리가 가족 사진을 짤라서 누이동생 부분을 손에 쥐어줍니다.) 늙다리 사병은 수류탄 떨어지는 걸 몸으로 덮쳐서 조각나고 ( 공중에서 나풀나풀 떨어지는 가족사진 파편 -_-;;) 누드 사진 개그 펼치던 분은 저격탄을 맞아서 헐떡헐떡 죽죠..
'조카를 살리려고 수류탄을 덮치는 노무자'의 설정은 배달의 기수틱합니다만... 그외 전투는 tv 치고는 리얼합니다. 백병전도 '태권도 시범'이 아니라 총검으로 찔러서 돌려버리는게 나온다던가.. 병원에서 다리 잘라진 단면이 나온다던가.. 총에 맞는 것도 사람이 걸레가 되서 피를 뿌린다던가 하죠...
가장 인상 깊은게 최후의 접전인데... 그건 '배달의 기수'식이 아니라 씬 레드라인 식입니다. 그렇게 천천히 가죠.. 가기 전에 '노란 편지 봉투'에 머리카락을 잘라넣는 장면도 나오고.. 하여간 마지막에는 실제도 그렇지만 육탄 3용사가 박격포탄과 수류탄을 동여매고 토치카에 뛰어들어 죽고 태극기 휘날리며 뒷병사들이 간다는 점이 거슬립니다만.. 뭐 실제가 그랬다니...
부관 ( 이름은 안나오지만 아마 이주일-코미디언 아님- 대령?)으로 전우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셨고 '왕건'에서 '수달'로 나온 김시원씨가 나왔습니다.
실제 극화라서 그런지 반공극에 잘나오는 '괴뢰군에게 성폭행 당하는 여자'류는 안나오죠.. -이런거나 찾음 -_-;; 여자는 앞부분에 나오는 '부대에 김치 가져다준 '김종오 사단장의 부인과 며느리인데.. 부인으로는 태현실씨가 나오고 며느리는 저도 모르고 대사도 없습니다. -_-;;
중공군과 싸우느라고 북한군은 '시찰하러 나온 군관'의 실루엣만 나오죠.. 실루엣만으로 정찰대가 '아마도 남일과 박금철같습니다. -_-;;라고 한건 아마 후세 역사서를 참조한 작가적 개그인것같고.. 미국판 한국전 영화와는 달리 중국군 하복이 등장합니다.
제작비상 '공중 폭격'과 '해상 지원'은 기록필름을 썼지만 '탱크지원' 같은 경우는 탱크에 연기자가 타고 폼잡는 모습이 그대로 나오고.. 탱크, 해상, 공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돌진하는 중국군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재방하면 꼭 보고 싶은 숨겨진 걸작..
PS: 미끈 미끈 한 텔런트 정보석씨를 아실겁니다. 이분 인터뷰 기사를 보니... 이분의 데뷔작이 바로 이 작품이었다죠.. 근데 어디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나니.. 더 궁금해집니다.
첫댓글..진짜 별걸 다 기억 하시내요...제 기억엔 86년도에 방영 되었던걸로 기억 합니다. 제가 기억 나는건 누드 사진...그리고 마지막 일제 돌격시....그냥 한번에 돌격한게 아니고 좀 가다가 땅을파고(주로 철모로...) 또 가다가 엎드려 땅을 파고.....마지막엔 지원자가 자폭돌격!!!
첫댓글 ..진짜 별걸 다 기억 하시내요...제 기억엔 86년도에 방영 되었던걸로 기억 합니다. 제가 기억 나는건 누드 사진...그리고 마지막 일제 돌격시....그냥 한번에 돌격한게 아니고 좀 가다가 땅을파고(주로 철모로...) 또 가다가 엎드려 땅을 파고.....마지막엔 지원자가 자폭돌격!!!
지금은 기억속에 가물가물한 작품이죠 당시에는 상당히 재미있게 보앗던걸로 기억이됩니다
사진이야기를 보니까 얼핏 본 기억이 나네요. 제목도 모르고 있었는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