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탄 소년>을 본 지 한 달여 가까이 지났어요.
한참만인 오늘에서야 문득, 아 이런 게 아닐까 느낀 바 있어 몇자 끄적여 봅니다.
아동보호시설은 우리나라에선 기간에 따라, 크게 장기와 단기로 구분합니다.
장기는, 예전의 고아원 또는 보육원이라 불리우던 '아동보호시설'이고요.
단기는 '아동일시보호소'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주인공 시릴은 우리의 장.단기 중간 형태의 복지시설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빠의 생활고로 잠시 보호시설에 맡겨진 시릴.
그러나, 아빠와의 연락이 두절되고 시릴은 우연히 만난,
미용사 사만다의 가정위탁아동으로 살게 됩니다.
그리고 시릴과 사만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제가 의문이었던 건 두 가지였습니다.
1) 왜 감독은 시릴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배회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강조했을까.
- 아마도 시릴의 소외감, 외로움, 정신적 방황 등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아요.
자전거에 홀로 몸을 실은 채, 시릴은 낯선 세상들과 마주칩니다.
제 나이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시릴은 부모, 친구 등의 사랑과 우정을 찾아 헤매지 않았을까,
카메라는 그런 시릴을 비추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2) 시릴은 왜 세 번의 시련을 겪었을까.
- 사만다와 함께 살게 된 이후에도, 시릴의 방황은 계속됩니다.
첫번째, 시릴은 겨우 연락된 아빠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좌절합니다. 가족, 사랑.
두번째, 우정을 가장한 채 시릴에게 접근하는 불량 청소년 웨스. 다시 한번 좌절하죠. 친구, 우정.
세번째, 웨스와의 악연의 빚으로 구사일생을 겪은 시릴. 아무 말없이 사만다에게 돌아갑니다. 삶.
<자전거 탄 소년>은 다르덴 형제의 출세작 <로제타>가 끝난 바로 그 지점을 성찰합니다.
<로제타>는 한 소녀의 처참한 현실과 찢겨진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자전거 탄 소년>은 그 현실과 내면을 감싸줄 수 있는 사회의 넉넉한 품,
그리고 삶을 향한 한 걸음, 또 한 걸음의 의지를 그려냅니다.
넘 늦게 올렸네요. 영환 이미 내려버렸는데. 쩝.
그래도, 나중이라도 영활 보실 분들과 느낌을 나누고 싶어
몇자 끄적여 봅니다.
편한 밤 보내셔요.
^_^
첫댓글 같은 상황에 들어있다면 저는 사만다 남자친구처럼 할 것 같습니다. 돌던진 아이 아빠처럼도 할 것 같구요 (관대하기도 하고, 비열하기도 하고)
저도요~ 우린 항상 적당히 관대하고 적당히 비열하죠^^;
아 그랬나요 저는 그 영화의 소년의 표정없는 연기가 마음을 아렸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의 바람에 흔들리던 나무와
순간순간의 위기를 맞이할 때 마다
들려주던 베토번의 황제 피아노 콘체르토에 마음의 위로를 얻었습니다.
어쩜 감독은 이 세상에 위안과 따스함은 있다
라는 것을 영상을 통해서 말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꼈지요.
사만다의 갈등까지 영화속에 심리적으로 등장시키지 않는 것은
무조건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하고 그렇게 지켜줘야 한다는 것은 아닐까..
베토벤의 황제 피아노 콘체르토와 함께..
그래서 그런 상황을 유도하지 못한 이 사회에 미안함 반성함
그리고 되돌아봄을
유도했다고 믿습니다...
사랑받은 자만이 용서도 할 수 있다라는 마지막 장면..
성경말씀같지만 그래도 가정과 아이를 반드시 어떤 상황이든
지켜야 하기에
어떤 변명도 없다입니다.
아이를 보호하는 데에는...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한 분 있습니다.
서울대 수학과졸업 서울대 대학원 수학교육과을 나오고
수학만 가르치다 친자식 둘 고등학교 시절에
의사인 남편이 일욜마다 자원봉사하는 보육원에서 입양한 두 오누이(둘 다 유치원생)를 위해
교감승진을 앞두고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입양한 두 아이의 양육를 위해서요..
그런 선배를 존경합니다/
아이 앞에 자기를 내던지는 어른들 많다는 것..
분명 밝힙니
ㅎ 일반적인 아이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 이거나...미성숙한 사회나..자아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있을 것 같아요~ ^^ 음악이 시종일관 넘치게 흘러 나오는게 아니라... 어떤 순간에 아주 절제돼서 나오는데... 정말 더 울림이 잔잔하게 증폭되는 것 같더라구요. 감동 ^^ 그 음악이 베에토벤의 황제 였군요. ^^ 감사 ~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 2악장 아다지오입니다.
이제서야 퇴근해서 다시 댓글을 읽어요..
불편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업이라서인가요..
예민하게 반응했구나 하는 생각에 반성합니다.
하지만 우리나이 자식으로 인해 자신의 일 모든 것 내려놓고
가정으로 돌아가야 했던 세대에 대해..비록 그것이 남으
남의 자식은 아니지만..
그러나 넓지 못해 자신이 낳은 아이들이라도 어머니로써 최선을 다하고자 햇던..
비록 사만다는 아니지만 이 땅의 어머니들..모두 사만다라고 저는 칭합니다.
타인까지 아우릴 능력이 되지 않는 폐쇄성이 있긴 하지만..
저의 억지논리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말없이 자전거를 달리던 소년의 모습이 오래도록 잔영으로 남는 영화
일목요연하네요 정리가,
공문 스타일로다가 ㅜㅜ
앞뒤없고 정신없는 허접문들에 비하면 아주 훌륭함. 적어도 뭔 소린지 알 수 있고
무엇보다 핵심을 잘 짚은 듯~
박하님 칭찬 들으니 기분 좋은데요~^^ 다르덴 형제는, 나아중에 작가.작품론을 쓰고 싶은 감독 중 하나예요. 짤막하게나마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본 건데, 사소님 등이 논의를 풍성하게 해주셨네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