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갖고 플레이 하라.” - 광주상무 2군 감독 이수철 수석코치
축구선수들은 최고가 되기 위해 그라운드를 누빈다. R-리그(前 2군 리그) 선수들은 1군으로 올라서기 위한 준비를 한다. 2군 리그를 2인자로 보는 주변의 시선들에 그들은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있다. 2군 리그는 베스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선수들이 무던히도 노력하는 무대이다. 2군들을 지도하는 감독의 마음은 1군 감독과는 또 다르다. 마음에 상처가 많은 2군 선수들을 위해 지도자는 뒤에서 묵묵히 그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96년부터 상무축구단 코치로 그리고 현재 광주상무 수석코치와 함께 2군 감독을 맡고 있는 그, 이수철 수석코치를 만났다.
상무와의 인연 그리고 2군 감독까지
이수철 수석코치, 그는 영남대를 졸업하고, 1989년부터 1995년까지 7년 동안 울산 현대 공격수로 활약했다. K-리그 91번의 출장과 9개의 득점 그리고 4개의 어시스트 기록을 남긴 채 이른 은퇴를 했다.
“95년까지 울산 선수로 있었다. 7년간 프로생활을 했는데, 공격수로써 32살은 많은 나이였기에 은퇴를 결심했다. 은퇴를 한 그 시기에 상무 코치자리가 났고, 이강조 감독님께서 나를 불러줬다.”
이강조 감독의 부름으로 95년부터 현재까지도 상무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 이수철 수석코치다.
“그 당시에는 지도자에 관한 교육이 체계적이지 않았다. 상무에 와서야 교육을 받았고,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강조 감독님 아래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도 (이강조) 감독님 옆에서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
그는 이강조 감독을 보좌하면서 2군 감독 역할을 하고 있다. 감독을 보좌하는 입장과 2군을 맡은 입장은 분명 다를 것이다.
“감독님은 전체적으로 파악을 하신다. 그리고 베스트를 꾸리시고, 전술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 그에 반해 내 역할은 2군들의 순간순간을 파악하고 참고가 되는 역할을 한다. A라는 선수가 가능성이 있다면, 그 선수 상태를 파악하고 미팅을 통해서 감독님께 얘기해준다. 그런 점을 통해 A라는 선수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고슬기 선수 같은 경우 잘하는 선수지만 1군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2군 경기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킨 바 있다.”
팀에서 감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강조 감독의 중요한 역할 뒤에는 이수철 수석코치의 보좌도 한 몫을 하고 있다. 15년 동안의 관계 유지는 서로에 대한 신뢰였다.
2군의 중요성 그리고 바람
2군에게는 2인자라는 설움이 있다. 2군에는 기량을 인정받지 못한 선수,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 부상의 늪에 빠진 선수, 재기를 원하는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은 한번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그렇지만 도약을 위해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을 뿐이다.
“1군과 2군은 컨디션의 차이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있는 무대가 2군 리그라고들 한다. 하지만 2군이라고 특별히 정해진 선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부상을 당해 재활을 하는 선수,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에게 몸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주는 준비의 공간이다. 1군 경기 운영을 위해 2군 경기가 유지하는 것이다. 리그 운영을 위해서는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게 뒷받침을 해야 한다.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1군으로 보내는 게 나의 역할이다.
올해 1군은 현재 상병(or병장) 내년 1군은 현재 이병(or일병)으로 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이것은 편견이다. 자신이 선임이라고 베스트일 수는 없다. 다음해에 더 좋은 선수들이 들어온다면 포지션 경쟁을 해서 이겨야한다. 2년 내내 2군일 수도 있고, 2년 내내 1군일 수도 있고, 1군이었다가 2군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2군이었다가 1군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 모든 선수가 경쟁자일 수밖에 없고, 본인의 노력으로 경쟁에서 살아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2군 운영에 대해서는 “기본 틀과 전술은 1군을 바탕에 두고 한다.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운영을 같이 해야 팀 운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2군에서 오르고 있는 선수에 대해 “박원홍, 김수연, 신동근, 서민국이 현재는 기량이 많이 오르고 있다. 팀이 원하는 쪽으로 좀 더 생각해야 발전이 이루어진다. 기회는 제공되고 있으니 상무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라는 평가와 조언을 했다.
광주상무에 입대한 선수들은 타 팀들의 선수들과는 다르다. 입대 전부터 소속팀에서 2군이었던 선수 혹은 피해의식에 젖어있는 선수들이 대다수다. 이수철 코치는 선수들의 큰 문제점으로 위기극복 대체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그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향상이다.
“입대 전 소속팀에서 기량이 다운된 선수는 여기에서 2년간 한 가지라도 배워서 향상돼 나가고, 정상에서 다운된 선수들은 컨디션이 침체되기 마련인데 회복을 시켜 최상의 컨디션을 되찾아 나가길 원한다. 상무를 통해 무명에서 대표까지 간 사례가 많다. 누구든지 가능하다. 열심히 하는 선수는 많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베스트가 될 수는 없다. 프로는 잘해야 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광주 상무를 통해 급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의 뒤에는 2군 경기를 통해 재발견된 선수들이 많다. 광주상무를 통해 경험한 과거 좋은 사례의 선수를 묻자 그는 “지금 포항에 있는 이광재 선수가 매우 좋은 사례다. 대구대를 졸업하고, 상무에 입대했지만 프로 등록이 되지 않은 선수였기에 2002년에는 1군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2군 경기를 통해 항상 출격을 준비했다. 2003년 전남과의 계약을 통해 K-리그 1군 경기를 뛰었고 기량이 급성장했고, 제대 후 전남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지금은 감독과 코드가 맞지 않는지 출전 기회가 줄었지만 선수 능력이나 기량이 매우 좋은 선수다.”라며 칭찬과 함께 아쉬움을 보였다.
2군 운영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그들에 대한 기대를 보인 이수철 코치는 “K-리그(1군)경기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만 R-리그(2군)경기는 보조 경기밖에 되지 않기에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다. 2군도 15개 팀이지만 1군 경기처럼 전 후반 홈 앤드 어웨이로 전 구단이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팀 당 4게임을 똑같은 팀과 한다는 것은 지루하다. 좀 더 활성화가 되어야 하고,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운동장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다. 선수 수명은 짧은데 조연 역할을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운동장에서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90분을 똑같이 뛰어도 자신 없이 뛰는 90분과 자신 있게 뛰는 90분은 확연히 다르다. 선수들은 무엇을 택하겠는가? 후회 없이 하길 바란다. 코칭스태프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끝난 후에 후회가 남지 않는 선수생활을 하길 바란다.”
이수철 수석코치는 인터뷰 내내 선수들이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길 원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어느 팀이건 2군 운영은 꼭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선수들에게 있어 1군과 2군은 따로 나뉘어있지 않다. 2군은 베스트가 되지 못한 선수들이 베스트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자리이다. 그들이 이수철 2군 감독(수석코치)의 지도 아래, 상무를 통해 더 많은 발전을 하고 베스트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지켜보자.
K-리그 명예기자 정선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