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김밥
채경미
머리랑 두 다리랑
꽁다리 튀어나온
돌돌돌 말아놓은
롱패딩 까만 김밥
우리는
겨울이 오면
김밥 되어 학교 간다
소풍 가는 김밥처럼
설레는 날도 있고
옆구리 터지도록
힘든 날도 있지만
오늘도 찬바람 뚫고 간다
김밥천국 학교로!
출처: 채경미 동시조집 『학교 가는 김밥』 소야주니어/2023
감상글 박영주 :
표지의 그림이 예쁘게 다가온 동시조집이다.
하지만 시조 같지 않은 동시의 느낌으로 즐겁게 읽었다.
가방 메고 분홍 신발 신고 동그란 눈으로 학교에 가는 표정이 사랑스럽다.
까만 롱패딩이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다.
‘김밥 되어 학교 간다’에서는 똑같은 옷들을 입은
친구들의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내가 김밥이 되어 걸어가는 기분이 든다.
‘소풍 가는 것처럼 설레기도, 옆구리 터지도록 힘든 날’은
학교 가는 친구들의 기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시인의 글에 친숙함을 느낀다.
첫댓글 시인은 교복이 되어버린 롱패딩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했군요.
정말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