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전신 지흡을 한 여자,날씬쟁이 , 이렇게 인사드리옵니다.
00. 수술 전 - 준비하기
전날 밤 주변정리를 좀 하느라...... 늦게 잤더니 몹시 피곤했어요.
당분간 목욕탕에 가지 못할 것을 대비하여, 목욕탕에 가서 때도 빡빡 밀고,
손톱 매니큐어도 싹싹 지워서 바짝 짧게 자르고,
지금보다 더더더 살이 쪘을 때 입었던 옷들 꺼내 챙겨 넣고...
밀린 일감 해치워 놓고 어쩌고 하다 보니까 새벽 4시. -_-
다음 날 건강하게 회복하기 위하여 종합비타민제 등을 챙겨 먹고요,
참, 엄마와 전격 합의하에 수술을 결정 내리기는 했습니다만
아빠한테는 딸내미가 전신 지방흡입을 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여
할 수 없이 수술 후 친구네 집에서 신세 좀 지기로 했네요. ^^;;;
(전에 이 친구 수술했을 땐 제가 돌봐주기도 했었죠. 이른바 성형 품앗이, 성형 메이트! )
어제 아침, 9시쯤 눈을 떴고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시간, 모친께서는 저를 위한 기도를 해주시겠다며 성당으로 향하셨습니다. ㅋㅋㅋ
수술 전 - 지흡용 복장 완료
고무줄 치마와 헐렁한 티셔츠를 준비해 오라는 말씀대로
전 제가 가진 옷 중 가장 헐렁한, 심지어 고무줄도 없는 월남치마와
기장이 긴 민소매 티에 헐렁한 티셔츠,
그리고 발이 부을 것을 대비하야 쭉쭉 늘어난 플랫슈즈를 "알흠답게 매치하여" 입고 갔어요.
지흡 수술 후에는 몸에서 수액이 흐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만약을 대비해서 까만색 티셔츠도 한 장 챙겨 갔죠.
(결국 병원 나올 땐 깜장 티셔츠 입고 나왔어요.)
. 수술 전
“자, 그럼 어디 한 번 드자인을 해 볼까요?”
원장님 능숙한 솜씨로 제 몸 구석구석 빼내야 할 지방들을 ‘부위별로’
쓱쓱- 싹싹- 표시해 나가십니다.
(요때, 솔직히 제 자신이 사람 안 같습니다... )
제가 봐도 민망한 사진들이네용... 호호.
이쁘게 빼주시겠다는 선생님께 외칩니다. “샘, 죽지 않을 만큼만 빼주세요!! ”
04. 수술실로 고고씽!
드디어 수술실로 향합니다.
아, 이때가 젤 떨렸던 거 같아요.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드는데, 울컥- 급작스럽게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거 있죠?!
뭐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복잡한 심경들이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몇시간 동안, 내가 잠들어 있는 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걱정도 되고
만에 하나 수술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
30년 동안 함께 해 온 내 애증의 살들 생각하니 문득 서글퍼지기도 하고...
암튼 딱히 뭐라 설명할 수가 없는 이상 야릇 멜랑꼴리한 기분이었어요. ^______^
근데, 또 막상 수술실로 들어가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뭐 그래서
잡다한 근심 걱정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져요. ㅋㅋㅋ 어찌나 단순한지~
05. 수술실에서는 무슨 일이?
수술실에 들어가면요,
먼저 압박복 사이즈를 잰 후, 수술대 위에 누워서 혈압 체크하고
몸에 이것저것 붙이고 주사바늘도 꽂는 등
역시나 믿음직한 간호사 샘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세요.
전 난생처음 와 본 수술실이 신기해서 눈을 말똥말똥 뜨고 두리번두리번~
그러다가 허거덩....... 큼지막하게 출력되어 벽에 붙어있는 제 사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혹시... 이게 제 몸인가요???? 맙소사!!!!”
잠시 중 한 간호사 샘이 오셔서 주사를 한 방 놓아주셨어요.
그리고 스르르륵- 잠이 들고.........
눈을 떠 보니 전 회복실이었어요.
04. 수술 후 - 회복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라는 의문을 품고 이제 마취에서 깨어납니다.
마취에서 깨어날 때의 기분, 사진 속의 저 남자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ㅋㅋㅋ
아득하고 적막하고 불안하고 아프고 갑갑하고 근데 뭐 딱히 죽을 거 같지는 않고... ㅎㅎㅎ
입에는 호흡기가 씌워져 있는데 그게 너무너무 갑갑하고 목이 마른 거예요.
그래서 전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는 말들을 마구 내 뱉았죠.
근데 왕 친절하신 우리 간호사샘, 제 말 다 알아들으시는데, 완전 신기신기~~ ^^
나 : 으으윽 ㅁ;ㅣㅏㅎ;ㅣㅏ먼;ㅣㅏㅓㅁㄹ
간호사샘 : 답답하시다구요? 네 떼어드릴게요, 숨 크게 쉬세요.
나 : 아아암;ㅣㅏㅓ;미라ㅓ;재ㅑ;ㅐㄹ먕ㄿ어ㅏㅗ리ㅣㅓ
간호사샘 : 목 마르시다구요? 마시진 말고 헹궈서 뱉어내세요.
나 : ㅁ;ㅣㅣㅏㅓㅇ;ㅣ라ㅓ;ㅣㅈ더ㅐㅑㅁ
크게 쉼호흡을 하고 정신이 돌아오고 몸은 으슬으슬 덜덜덜 춥고...
아 그 시간은 그야말로 무간도에 와 있는 거 같아요. 크허허허억!
정신이 몽롱~ 해 있는 와중에 친구가 쓱 들어옵니다.
전......... 저도 모르게 친구를 향해, 손가락 욕을 발쏴!
친구가 안 아팠다고 했거등요... ㅡ,.ㅡ
정신이 좀 돌아오고 나자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나오더군요.
걸어야한다... 걸어야한다... 수액을 빼야한다... 이대로는 갑갑해서 미쳐버릴 거 같아....
전 친구를 끌고 회복실 앞 복도를 걷기 시작합니다.
온 몸은 두드려 맞은 것처럼 욱신욱신 쑤시고 아픈데
얼핏 보이는 제 꼬락서니가 넘 우스워서 막 웃음이 나오고...
다리 사이로 수액은 뚝뚝 떨어지고... 한마디로 완전 정신 나간 여자가 따로 없죠.
복도에 예쁜 다홍빛 수액이 뚝뚝 떨어지지만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어디선가 나타나셔서는 깨끗하게 닦아주세요.
늘 보시던 장면이라 그런가, 별로 놀라지도 않으시고, 싫어하지도 않으세요.
잠시 왔다리 갔다리 하다 보니 어질어질... 속이 좀 메스껍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하고 잠이 오기도 해서 다시 침대에 벌렁 드러눕습니다.
그리고 다시 쿨쿨,,,, 자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목소리,
네, 그렇습니다, 반샘이셨어요.
저 때문에 어제 병원 수술이 죄다 딜레이 되었대요.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구요? 왜겠어요. 뺄 지방의 양이 많았기 때문이죠!!!
제가 어제 뺀 지방의 양의 무려 6000cc!!!!!!!
6000CC가 얼만큼이냐, 맥주 500이 12잔 나오는 거예요. 학!!!!!!
그래서인지 얼굴이 홀쭉해지신 반샘...
수술 잘 됐으니 걱정 말라며 잠에 취해 몽롱해져있는 절 다독이고 가시네요.
흑흑, 샘 정말 감사드려요~!! 담에 제가 고기 사드릴게효~!!
05. 수술 후 - 집으로 가는 길
택시를 타고 어기적어기적... 친구네 집으로 가는 길.
사실 이 땐 마취 때문인지 별로 아프단 느낌도 없고
별 탈 없이 수술을 끝냈다는 기쁨에 기억도 별로 없어요.
배가 고프진 않았는데 대신 갈증이 점점 심해져서 환장하겠더라구요.
달고 시원한 무언가를 먹고 싶다....... 고 생각하는데 제 눈에 띈 ‘팥빙수’ 세 글자.
그래, 이거야 이거!!!!
그리하여 전 택시를 과감하게 스탑 시키고 파리 바게트 직행, 팥빙수를 포장해 옵니다.
그 사이, 수액이 줄줄줄, 엉덩이를 흠뻑 적셨지 뭐예요.
06. 수술 후 - 이 밤이 지나면
자고 자고 또 자고.... 수술 후 집으로 돌아 와서는 그저 잠의 연속이었습니다.
수술 앞두고 밀린 일들을 헤치우느라 몇일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가,
마취가 덜 풀려서 그런가 미친듯이 잠이 쏟아졌어요.
욱씬욱씬 온 몸이 아파서 약국에서 주신 진통제 하나 먹고 자다가
몸을 옆으로 뉘이지 못하는 탓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수술 부위 통증 보다 요게 더 불편해요.)
잠시 일어나 슬슬 움직이다가... 물 한 잔 마시고... 또 자고...
그 동안 못잔 잠 한번에 몰아서 다 잔 것처럼 모처럼 푸욱~ 잘 수 있어 넘 행복했어요.
총평:
전신 지흡, 과연 얼마나 아픈가(괴로운가)?? 할 만 한가?
라고 물으신다면......... 수술 하루 지난 지금 감히 "그렇다!!" 라고 대답하겠어요. ㅎㅎ
아직 수술 결과는 확인할 수 없지만, 수술의 정도만 따지자면 그닥 겁 먹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덜 아팠어요.... ㅋㅋ
아파서 죽겠다기 보다는 온 몸이 욱씬거리고 불편하다는 느낌이 더 커요.
마취 깰 때가 제일 고통스럽구요, 내가 미쳤지... 다시는 하지 않으리 뭐 요런 생각 잠깐 들기도 해요...
하룻밤 지나고 나니까 ‘야, 전신 지방 흡입, 별 거 아니구나~’ 싶네요.
사람이 참 간사하죠? ㅎㅎ
수술하고난사진보고싶어요 ㅠㅠ
후기좀올려주세요 ㅠㅠ
맞아요 후기 기다리다 지쳐요 ㅠㅠㅋㅋㅋㅋ
후기보고싶다구용 !!!
후기좀 ...
후기를 좀 올려줘요
진짜맞음 ?
하고나서 후기보고싶은데
우와 기대되는 후기네요! 예뻐지시길!!
고생했어요 :)
힘드셨겠네요 수술잘되신거 맞죠 ?
후기가궁금하네용
후기완전기대
전신......우어....
엄청힘드셨을듯 ㅠㅠ
기대된다 기대되 ㅠㅠ
부럽네요 ㅠㅠ님용기가
후와
부럽네요 ... 저도하고싶음...
전신지방 ....비용은 어떻게되나요 ?